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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52화 (352/1,498)

352화 미친 건가?

산꼭대기에 있던 진남의 일행들도 정신을 차렸다.

"하하하, 네놈이 죽지 않을 줄 알았다!"

용호는 좋아하며 크게 웃었다. 얼굴에 희색이 가득했다.

"단청……! 다행이다!"

삼황자는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

그는 진남이 살아서 앞에 나타나자 벅차서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단청……. 죽이기 정말 어렵구나."

강벽난은 표정이 평온했다.

마치 진남이 죽고 말고는 그녀와 상관없는 일 같았다. 그러나 아무도 보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눈에서 투명한 물방울이 소리 없이 떨어졌다.

"너, 너…… 너……."

이황자가 진남을 가리키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도 제대로 내뱉지 못했다.

"이황자, 수단이 대단하십니다. 저를 죽이기 위해 백호영과 손을 잡고 소일백호 분신을 강림하게 하다니, 참 저를 높이 평가하셨습니다."

진남의 허약한 얼굴에 화가 가득했다.

만약 전신의 왼팔이 엄청난 방어 능력을 발휘하지 않았으면 진남은 한 방에 사라졌을 것이다.

전신의 왼팔이 공격을 막아냈지만, 그 충격으로 진남은 내장과 경맥이 모두 중상을 입었다.

상처를 회복하려면 얼마나 대가를 치러야 할지 몰랐다.

그러니 화가 안 날 수 있겠는가?

"무릎 꿇으십시오!"

진남이 사납게 호통쳤다.

그는 남은 힘을 모아서 이황자의 머리 위로 날아올랐다.

커다란 종이 나타나서 이황자의 몸을 가뒀다.

종이 울리자 엄청난 힘이 이황자를 공격했다.

풉!

이황자는 몸에 심한 타격을 입어 피를 뿜었다.

삼황자와 다른 사람들은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백호성 황궁의 금란전에서 이보로 상황을 지켜보던 대신들과 적풍운, 그리고 왕노도 경악했다.

소일백호의 분신에게 얻어맞고도 이렇게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단청, 너……."

공격을 받은 이황자는 아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두 눈에 살기를 띠며 엄하게 꾸짖었다.

"좋은 길을 두고 꼭 지옥 같은 길을 선택하는구나. 마화분신단을 복용한 내게 너 따위는 상대되지 않는다! 죽어라!"

이황자 등 뒤로 일곱 개의 금빛이 번쩍였다.

빙천거수(氷川巨獸)가 나타났다.

빙천거수가 포효하자 끝없는 얼음이 뻗어왔다.

"단청!"

삼황자와 사람들은 표정이 변해서 앞으로 나서려고 했다.

"다가오지 마십시오! 취천일격!"

진남은 두 눈에 전의가 가득했다.

그는 봉황시혼화, 봉황격천술 등 의지들을 전부 모아 광점을 만들어 뿜었다.

쿵!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이황자는 엄청난 폭발에 중상을 입었다.

"허억……."

이황자의 목소리는 힘이 없고 고통스럽게 들렸다.

그의 눈에 두려움이 드러났다.

그는 분천고국의 이황자로 태어나서부터 순조롭게 살아왔다.

그러나 단청을 만나고 계속해서 실패를 겪었다.

단청은 비장의 수가 끝이 없고 힘이 엄청난 것 같았다. 어떻게 해도 쓰러지지 않았다.

"죽여라!"

진남은 눈빛이 차가웠다.

그는 망설임이 없이 폭노고도를 꺼냈다.

폭노고도는 엄청난 도기를 풍기며 이황자의 머리를 조준했다.

오늘 이황자를 죽이지 않으면 마음이 편할 것 같지 않았다.

물론 이번 사건에서 죄를 물어야 할 사람은 이황자만이 아니었다.

적풍운 그리고 소일백호도 있었다.

그렇지만 오늘 다 복수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언젠가는 반드시 복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삼황자는 그 모습에 안색이 변했다.

* * *

백호성 황궁의 금란전

진남은 엄청난 기세로 살초를 펼쳐 이황자를 진압했다. 지켜보던 대신들은 깜짝 놀랐다.

'중상을 입고도 이렇게 대단한 힘이 있다니!'

대신들은 몰랐다.

진남은 역천무황이라 원신은 무형이고 천지를 초월했으며 그의 힘은 끊임없이 생겨났다. 진남이 중상을 입고도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원인이었다.

그러나 진남이 칼을 휘두르는 것을 본 그들은 안색이 변했다.

'단청, 뭐 하는 거야?'

'설마 이황자를 죽이려는 건 아니겠지?'

이황자와 백호영이 소일백호의 분신을 불러 규칙을 파괴했다.

그러나 이황자가 죽는다면 상황은 달랐다.

어쨌든 이황자는 분천황제의 아들이었다.

게다가 용연비경의 규칙에도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고 적혀있었다.

하물며 황자 아닌가!

진남이 황자를 죽이면 분천고국에는 한바탕 폭풍이 일어날 것이다.

"안 돼!"

왕노가 굳은 표정으로 소릴 질렀다.

단청이 정말 이황자를 죽인다면 봉황영도 그를 보호할 수 없었다.

* * *

용연비경, 단장산 꼭대기.

"그만두거라!"

삼황자가 소리를 질렀다.

"단청, 절대 죽여서는 안 돼! 죽이면 그 대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진정하거라!"

용호와 강벽난은 옆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늘 위의 용연수와 소일백호는 어리둥절해졌다.

'단청이 이황자를 죽이려는 건가?'

'미친 짓이다!'

"하하하!"

소일백호는 크게 웃었다. 그는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단청, 내가 너라면 이미 공격했다. 네가 무슨 수법을 써서 살았는지 모르겠지만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이토록 큰 원한을 참을 수 있겠느냐?"

"단청, 이자의 허튼소리를 듣지 말거라. 진정해! 앞으로 이황자에게 복수할 기회는 많다. 그러나 용연비경에서 죽여서는 안 된다!"

용연수가 급히 말했다.

그는 간신히 살아난 단청이 다시 큰 화를 부르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맞다. 용연수의 말이 맞아. 공격하지 말거라! 참고 굴복하거라. 절대 흥분해서는 안 된다. 나중에 복수해. 어차피 넌 나서지도 못하는 겁쟁이 아니냐?"

소일백호는 계속해서 진남을 도발했다.

"그 입 다무시오!"

용연수는 화가 나 공격을 퍼부었다.

진남은 산꼭대기에서 칼을 든 채 이황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빛이 차갑기 그지없었다.

이황자는 벌벌 떨고 있었다. 죽음의 두려움이 가슴속에서 솟아올랐다.

그는 서둘러 말했다.

"단청, 흥분하지 말거라. 날 죽이면 황제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다. 봉황영에서도 널 보호할 수 없을 거다. 날 놔주는 게 좋을 거다."

"놔달라고요?"

진남 눈 속의 한기가 더욱 짙어졌다.

전신의 왼팔이 아니었다면 그는 벌써 죽었을 것이다.

"단청, 그만하거라!"

삼황자는 고함을 지르더니 몸을 날렸다.

그리고 손 형상의 그림자를 만들어 진남을 꽉 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막지 마십시오!"

진남은 큰소리로 외쳤다.

그의 입에서는 불꽃이 끊임없이 뿜어져 나왔다.

불꽃의 힘에 삼황자는 뒤로 물러났다.

진남은 눈빛이 더욱 단호해졌다.

그는 전신의 혼 주인이라 싸움터에서는 무소불전, 무소불승이었다.

그는 이 세상에서 무서운 것이 없고 은혜와 원한은 바로 풀어야 했다.

억울하고 양보한다면 이 세상에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더구나 그는 청룡 성주에게 약속한 적이 있었다.

이 세상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했다.

눈앞에 상황이 엄청 위험하다 해도 그는 불복하면 칼을 휘두르며 싸울 것이다.

분노한 고도는 엄청난 도기를 뿜어내며 한기를 내뿜었다.

이황자는 그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단청, 너 미쳤느냐. 날 죽이면 황제가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을 거다. 백호영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널 가만두지 않을 거다. 봉황영도 너 때문에 피해를 볼 것이다!"

쿵!

그 순간 도기가 떨어지고 고도가 이황자의 머리를 향해 날아갔다.

이기적이라고 해도 좋고 제멋대로라고 해도 좋고 미쳤다고 해도 좋았다.

진남은 오늘 이황자를 죽이기로 이미 마음 먹었다.

그는 하고 싶은 대로 했다.

"좋아!"

소일백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단청은 대담하게도 이황자를 죽이려 했다.

이제 단청이 죽든 말든 그를 감싸줄 사람은 없을 것이었다.

"안 돼!"

용연수는 깜짝 놀라 나뭇가지를 뻗으며 진남을 막으려 했다.

탁!

그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어떤 힘이 진남의 어깨를 때렸다.

힘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진남이 들고 있던 칼이 빗나가게 만들어 다른 곳을 벴다.

이황자는 죽지 않았다.

나선 사람은 뜻밖에도 강벽난이었다.

"강벽난."

진남은 굳은 눈빛으로 나지막이 물었다.

"뭐 하는 거냐?"

강벽난은 차분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느닷없이 달려들어 진남을 호되게 때렸다.

"나쁜 년, 다른 꿍꿍이가 있을 줄 알았어!"

용호는 크게 화가 났다.

강벽난이 이런 상황에서 진남을 기습했다.

진남은 동공이 움츠러들었다.

그는 전신의 왼쪽 눈에서 빛을 뿜으며 공격을 간파해 단칼에 베려했다.

슉!

강벽난이 몸을 날리더니 불가사의한 속도로 칼을 피해 이황자의 머리 위에 날아올랐다.

"강 도우, 잘했다."

삼황자는 기쁜 표정을 지었다.

어쨌든 간에 진남이 이황자를 죽이게 할 수는 없었다.

하늘 위의 용연수도 다행히 큰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에 한숨을 내쉬었다.

소일백호의 표정은 더없이 어두워졌다.

'이놈은 대체 누구길래 진남이 이황자를 죽이는 걸 막는 거야.'

"이황자를 살릴 거냐?"

진남이 으르렁댔다.

"아니."

강벽난은 예상 밖의 한마디를 했다.

그녀가 팔을 들자 다섯 손가락 끝에서 죽음의 기운이 뿜어져 나와 큰 칼이 만들어졌다.

쿵!

그녀는 예고 없이 팔을 휘저으며 이황자의 머리를 베었다.

피가 뿜어져 나왔다.

"죽여도 내가 죽일 거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 * *

백호성 황궁의 금란전.

진남이 칼을 들고 검기를 뿜으며 이황자를 죽이려고 하자 대신들은 놀라서 기겁했다.

"단청이 미쳤구나."

"진짜 미친놈이야. 이황자를 죽이려 하다니."

"이제 끝이야."

왕노는 심장이 목구멍에 걸린 듯 마음을 졸였다.

'죽이지 마. 절대 죽이면 안 된다. 단청, 참아야 해.'

적풍운은 두 눈을 부릅뜨고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이번의 계획은 완전히 실패했다. 하지만 단청이 이황자를 죽이면 죽음을 면할 수 없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강벽난이 나서서 단청을 막고 이황자를 죽였다.

일이 너무 빨리 진행되어 같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조차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이황자의 머리가 떨어져 나가고 피가 흩날렸다.

"아니……!"

사람들은 당황했다.

'저놈은 대체 누구야?'

"이런 제길!"

안색이 변한 적풍운은 욕설을 퍼붓더니 화가 나서 온몸을 떨었다.

'이 죽여도 시원찮을 놈이 단청을 막다니!'

금란전은 정적에 빠졌다.

너무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잠시 후, 한 대신이 정신을 차리고 외쳤다.

"이황자가 살해되었다. 용연비경을 빨리 열어라. 자객을 잡아야 한다!"

다른 대신들은 그 말을 듣자마자 정신이 돌아왔다.

지금은 넋을 놓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이황자가 죽은 것은 큰일이었다.

순간, 금란전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아까 울렸던 제고가 다시 쿵쿵 울렸다.

이황자가 살해됐다는 소식은 폭풍우처럼 황궁을 휩쓸었다.

병사부터 분천황제까지 모두 경악했다.

황궁은 그 소식에 들끓었다.

* * *

용연비경, 단장산.

진남, 삼황자, 용호, 용연수, 소일백호는 어안이 벙벙해서 죽은 이황자를 쳐다만 보고 있었다.

특히 삼황자와 용연수는 어안이 벙벙했다.

'단청을 막은 게 아니라 직접 이황자를 죽였어?'

"하나 가지고 모자라지. 이놈도 죽어야 해!"

강벽난은 차분한 표정으로 손을 휘둘렀다.

죽음의 기운이 큰 검으로 변하더니 먼 곳에 기절해있는 요극의 머리를 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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