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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44화 (344/1,498)

344화 네 입에서 협력하자는 말이 나와?

"송입이라고? 네가 어떤 수단이 있는지 보자!"

진남은 눈에 싸늘한 빛이 반짝이더니 수림 속으로 들어갔다.

수림 속에는 요수들이 수없이 많았다.

진남은 두 눈을 크게 뜨고 끊임없이 훑으며 요수들을 찾았다.

"구리거울이 도와주면 덜 힘들 텐데……."

진남이 중얼거렸다.

구리거울 속의 신비한 여인은 요수와 신비한 인연이 있었다.

그런 구리거울이 도와준다면 틀림없이 상상할 수 없는 기적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삼황자는 혼자서도 괜찮으려나?"

'음……. 삼황자는 경지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 나도 알아볼 수 없다. 위험에 부딪히면 그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진남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민을 그만두고 계속 수림으로 들어갔다.

변두리에는 요존 등급의 존재가 전혀 없었다.

계속 걷던 진남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앞에 호수가 나타났다.

호수는 방원 오 리나 되었다. 호숫물은 혼탁하고 어둑어둑했다.

호수에서 가끔씩 커다란 소리가 들려 왔다. 두 개의 무척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요존 이 단계구나."

진남은 눈빛을 반짝이더니 천천히 고도를 뽑았다.

그는 손을 쓰려다 눈길이 싸늘해졌다.

호수 맞은편에 몇 개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다른 황자들과 천재들이 분명했다.

진남은 전신의 왼쪽 눈을 움직여 집중하고 바라봤다.

그는 바로 굳었다.

그들은 대황자와 강벽난, 구황자와 용호 그리고 다른 천재였다.

대황자와 구황자는 서로 상대를 발견했지만, 검을 뽑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진짜 인연이구나."

진남은 중얼거렸다. 그의 눈에 한기가 스쳤다.

용연비경에서 이황자는 제일 강한 상대였다.

그러나 강벽난도 마찬가지로 큰 적이었다. 강벽난이든 사망대제든 그와 원한이 있었다.

그러니 그녀를 죽이면 적을 두 명 제거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 * *

그 시각, 호수 맞은편.

"아홉째야, 우리는 지금 열세다. 우리는 절대 싸우면 안 된다."

대황자가 망설이더니 말했다.

"그러니 우리 연합하는 게 어떠냐?"

이 말을 들은 송옥은 매우 기뻤다.

만약 연맹을 이루면 둘째 형님과 셋째 형님과 싸워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그러니 나중에 이겼을 때 이익을 어떻게 나눌까?'

이때, 강벽난이 빨간 입술을 살짝 벌리고 말했다.

"호수 맞은편에 단청이 있어요."

그 말에 대황자와 송옥은 모두 깜짝 놀랐다.

그들이 알기론 단청은 지금 비경에서 가장 강한 존재였다.

'만약 지금 단청의 미움을 산다면 우리는 끝이잖아?'

"두 분, 오랜만입니다!"

진남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성큼 내딛더니 호수 맞은편에서 바로 날아왔다.

"감히 내 영역에 들어오다니. 죽음을 자초하는구나!"

커다란 외침이 울려 퍼졌다.

우르릉!

호수에서 길이가 몇십 장 되는 큰 뱀 두 마리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뱀은 비늘이 빛을 받아 반짝거리며 눈부신 청색 빛을 뿜었다.

그들은 시뻘건 아가리를 쩍 벌리고 좌우에서 진남을 물려 했다.

"죽어라!"

진남은 대황자와 구황자 등이 보는 앞에서 손에 쥐고 있던 고도를 뽑았다.

고도에서 엄청난 불꽃이 뿜어 나와 봉황으로 변해 하늘을 찢었다.

"어……."

큰 뱀의 눈에 비꼈던 살기는 놀라움으로 변했다.

'혈익봉황이잖아?'

그것들은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이 찢어져 하늘 가득 혈우(血雨)를 이루었다.

펑!

진남은 혈우를 뚫고 바닥에 떨어졌다.

대황자와 구황자는 강한 위기감을 느꼈다.

단청은 너무 강했다. 그들이 단청을 만난 건 큰 위험을 만난 것과 같았다.

"아홉째야, 우리 연합해서 단청을 죽이는 게 어떠냐?"

대황자는 빨리 정신을 차리고 구황자에게 전음했다.

"단청을 죽이자는 말씀입니까?"

송옥은 순간 멈칫했지만, 이내 알아들었다.

단청이 이미 그들을 발견했으니 그냥 넘어갈 리 없었다.

쫓기는 것보다 연합해서 단청을 없애는 편이 훨씬 나았다.

혼자인 삼황자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단청이 강하긴 하지만 다섯 명이 연합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좋습니다."

송옥은 결심을 내렸다.

태자가 되려면 반드시 삼황자와 이황자를 없애야 했다.

마지막에 이득을 나누는 건 실력으로 해결을 볼 문제였다.

합의를 보자 두 황자의 진남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좀 전에는 조금 꺼리는 게 있었다면 이제는 완전히 사라졌다.

특히 대황자는 진남에게 여러 번 타격을 받았던 터라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단청, 네가 세상에서 제일 강한 줄 알지? 너에게 기회를 주마. 투항을 할 거냐, 아니면 우리의 공격을 받을 거냐? 눈치껏 행동하거라! 나중에 가서 후회하지 말고!"

"단청! 상황을 잘 살펴보거라."

송옥이 호통쳤다.

두 황자는 기운이 크게 강해졌다.

진남은 둘이 연합했다는 것을 눈치챘다.

"제가 투항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송옥은 데리고 온 천재 용호가 진남과 목숨 걸고 싸우던 용호요종이라는 것을 아직 눈치채지 못했다.

"투항하지 않겠다고? 그럼 어쩔 수 없다. 강도우, 함께 공격합시다."

"용호, 큰형님과 연합해서 진남을 공격하거라!"

대황자와 구황자는 동시에 외쳤다.

두 그림자가 앞에 나서자 무황 경지 정상급의 힘이 퍼졌다.

잠깐 후, 진남과의 거리가 몇십 장 남았을 때 둘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앞으로 돌진하던 둘은 제자리에 멈췄다.

'어? 뭐야. 이게 아닌데……?'

대황자와 구황자는 그제야 자신들만 나선 것을 발견했다.

강도우와 용호 그리고 현무영의 천재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이지?'

"송옥 동생, 이건 나를 탓하면 안 되오. 우리는 단청의 상대가 못 되오. 단청과 척을 지는 건 사서 고생하는 거요."

용호는 마른기침하며 어색하게 말했다.

"우리 단청을 공격하지 않는 게 좋겠소."

며칠 동안 송옥은 좋은 술과 미인으로 용호를 접대했다. 그렇기에 용호는 그의 기대를 저버려서 미안했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그는 진남을 공격할 수 없었다.

둘은 우정을 나눈 사이였다.

그리고 용호가 진남을 공격한다면 공주가 그 사실을 알고 용호를 가만두지 않을 게 분명했다.

용호 옆에 있던 현무영의 천재는 구십구기 성원이기에 용호 영장의 말을 들어야 했다.

구황자는 어이가 없었다.

'집재전에서 일 대 일로 맞붙을 때 겁을 먹은 건 그렇다 치고 지금도 겁을 먹었어? 일 대 일 싸움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진남을 상대하는 건데 이것도 못 이겨? 장난해?'

"대황자, 저는 단청을 공격하지 않을 겁니다."

이때 강벽난이 말했다.

대황자는 어안이 벙벙했다.

'왜 단청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거지?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응?"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용호가 자신을 공격하지 않는 건 당연했다.

'강벽난이 공격하지 않겠다는 건 왜일까?'

용호는 의문스러운 시선으로 진남을 바라보았다.

"강벽난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둘이 강벽난을 죽이는 게 어떻습니까?"

진남은 용호에게 전음했다.

강벽난은 음모 계략이 많고 수단이 잔인했다.

그리고 그녀의 체내에 있는 사망대제는 그들에게 살길을 주지 않을 게 뻔했다.

이때, 강벽난이 입을 열었다.

"대황자, 구황자 제 말 좀 들어보시겠습니까? 이제 상황이 거의 정해졌습니다. 태자는 삼황자와 이황자 중에서 결정이 날 겁니다. 대황자와 구황자는 이제 기회가 없습니다. 삼황자는 의리를 중하게 여기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두 분은 삼황자를 도우십시오. 삼황자가 황제가 되면 두 분의 지위도 확고해질 것이고 만인지상이 될 겁니다."

그의 말에 어리둥절해 있던 대황자와 구황자는 더욱 얼떨떨했다.

'강도우는 지금 우리더러 삼황자를 도와주라는 건가?'

황자들 중에서 실력이 약하고 희망이 없던 황자들이 실력이 강한 황자에게 기대는 경우는 있었다.

그러나 이 둘은 오랫동안 태자의 자리를 바란 사람들이었다.

갑자기 포기하라는 말에 그들은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송옥 동생, 나도 이 자식 말이 일리가 있는 것 같소."

용호도 한마디 보탰다.

그가 보기에 송옥이 태자가 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대황자와 구황자는 혼란스러웠다.

강도우와 용호는 그들이 도움을 받으려고 데려온 천재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도움을 주기는커녕 태자 자리를 포기하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 두 녀석 설마……. 삼황자가 우리 곁에 심은 간첩 아니야?'

"그만!"

별안간 진남의 고함이 이상한 분위기를 깨뜨렸다.

그는 강벽난을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시간 낭비하지 말고 우리 원한은 여기서 해결하자!"

강벽난은 표정이 굳어지더니 대답했다.

"좋다."

"시작하거라!"

쿵!

진남과 용호는 준비가 다 되었다.

둘은 기운을 드러내며 강벽난의 머리 위로 날아갔다.

강벽난은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순간 그녀의 발아래서 회오리바람이 불더니 번개처럼 강벽난이 빠른 속도로 수림으로 날아갔다.

"도망가려고?"

진남과 용호는 육체가 무척 강했다.

그들은 발을 굴러 허공에 파문을 만들더니 뒤를 쫓아갔다.

순식간에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이들의 엄청난 기운 때문에 수림 속에는 거대한 폭풍이 일었다.

대황자와 구황자 그리고 다른 천재는 떨떠름해서 제자리에 서 있었다.

'용호가 단청과 같은 편이 되었어? 왜 저 둘이 연합하여 강도우를 공격하는 거지?'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야? 관계가 왜 이리 복잡해?

그들의 의혹은 풀릴 수 없었다.

* * *

같은 시각 수림.

짧은 시간에 셋은 몇십 리 밖으로 날아갔다.

진남과 용호는 강한 수단으로 강벽난을 공격하고 그녀를 잡아두려고 했다.

그러나 강벽난은 속도가 이상하리만치 빨랐다. 진남과 용호가 아무리 방해해도 그녀를 쫓아가기 어려웠다.

"성공의 눈!"

진남이 호통을 치자 강벽난의 머리 위로 눈의 형상이 나타나고 수많은 번개 빛이 번쩍거렸다.

"잠깐!"

강벽난은 걸음을 멈추었다.

검은 도포가 바람에 날려 그녀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녀는 다급하게 말했다.

"진남, 이번에는 너와 적이 되고 싶지 않다. 우리 협력하는 게 어때?"

"협력?"

진남과 용호는 어안이 벙벙했다.

진남과 용호는 강벽난이 협력하자고 할 줄 몰랐다.

"네 입에서 협력하자는 말이 나와? 이제 와서 우리와 협력하겠다고?"

용호는 하찮은 시선을 보냈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비경전에 있을 때 강벽난은 그의 본 모습을 발견했다.

그러나 사대세력에게 고발하지 않았다.

그녀가 진남을 적발했다면 상주 동역은 시끄러워졌을 게 분명했다.

문도 노조 같은 거물들이 다 몰려오면 진남은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제 와서 협력하자고 하는 건 대체 무슨 꿍꿍이일까?'

"허튼소리 그만하거라!"

진남은 장도를 꽉 잡았다. 잠시 의혹이 가득했던 두 눈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하역 마왕곡에서 묘묘 공주가 중요한 도겁을 할 때 강벽난의 계략 때문에 실패하고 죽을 뻔했던 일을 진남은 잊을 수 없었다.

이런 원한은 영원히 잊으면 안 되었다.

강벽난의 피로 보상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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