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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43화 (343/1,498)

343화 용연비경으로

사마공의 설명을 들으니 진남은 머릿속의 생각이 명확해졌다.

'구리거울의 말대로라면 당청산 등이 시혈난해에서 연마하는 건 무성을 돌파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 달 후에 시혈난해가 열려 사대 세력의 천재들이 안으로 들어가면 당청산 등의 행적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면 당청산 등은 문도 노조 등 거두들의 연합공격을 받을 것이다.'

사마공이 엄숙하게 말했다.

"이번 용연비경에서 이기면 이황자는 지도를 상도맹에 넘기겠다고 약속했소. 진남 이 지도는 매우 중요하오. 용연비경에서 내가 자네에게 위치를 알려줄 테니 자네 반드시 이황자 손에서 지도를 빼앗아야 하오."

진남의 눈에 예리한 빛이 반짝거렸다.

'시혈난해가 열리려면 아직 한 달이 남았다. 사대 세력의 제자들이 그곳으로 가는 걸 나는 막을 방법이 없다. 그러나 절대 지도가 상도맹의 손에 들어가게 할 수 없다. 아니면 상도맹이 미리 시혈난해에 들어가면 당청산 등의 위치가 폭로될 수 있다.

위치가 폭로되면 문도 노조 등 거두들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이다. 절대 그런 일이 벌어지게 할 수 없다! 그러니 나는 꼭 지도를 가져야 해!'

진남은 확고하게 결심을 내리고 깊은숨을 들이쉬었다.

시간이 흘러 점심 때가 되었다.

휙 휙 휙.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덟 명이나 되는 금색 갑옷을 입은 무사들이 비경전 안에 들어왔다. 무사들은 모두 존자 일 단계였다.

"왔구나!"

황자들은 눈길이 싸늘해졌다.

진남도 생각을 멈추었다.

금색 갑옷을 입은 무사들은 황실의 어림군들이었다.

그들은 용연비경을 열려고 온 것이었다.

금색 갑옷을 입은 무사들 중에서 우두머리인 자가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했다.

"황자들, 지금 용연비경을 열겠습니다. 이번 비경은 모두 열흘 동안 열게 됩니다. 열흘 내에 용연의 기를 제일 많이 얻은 분이 이기게 됩니다. 만약 용연과를 얻으면 용연과 수량으로 승부를 가르겠습니다."

그의 말에 진남은 이해되었다.

예전에 용연비경이 열렸을 때 용연수가 나타난 적 없었다. 따라서 용연과를 얻을 수 없었다.

그렇게 되면 용연의 기를 비교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만약 용연과를 얻으면 용연의 기는 폐물이 되었다.

"영패를 발급하겠습니다!"

금갑 무사가 손을 젓자 금색 영패가 사람들의 손에 떨어졌다.

영패들은 특별 제작한 거라 현묘한 기운을 갖고 있었다.

영패가 있어야만 용연비경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명심하십시오. 용연비경 안에서는 절대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됩니다. 아니면 분천고국 형부의 처벌을 받게 됩니다. 지금 바로 비경을 열겠습니다."

열여덟 명의 금갑 무사들은 마음이 통한 것처럼 일제히 손바닥을 내밀었다.

그들의 손바닥 가운데에 각기 다른 도장들이 떠올라 열여덟 개의 도장이 완전히 나타났다.

동시에 윙윙 소리를 내며 진동했다.

현묘한 빛을 뿜어 가운데 모았다.

촤르륵!

대전 안의 허공은 큰 손에 찢긴 것처럼 틈이 생겼다.

틈의 끝은 시커멓지 않고 신비한 흰색 빛이 뿜어 나왔다. 틈에 들어가면 다른 세상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자!"

황자들은 이 광경을 보자 옆에 있는 인재들과 눈을 맞추더니 그 속으로 들어갔다.

"우리도 가자."

진남은 삼황자와 마주 보고는 큰 걸음을 내디뎠다.

그런데 이때 누군가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잠깐만!"

소리를 지른 자는 이황자 송입이었다.

진남과 삼황자는 걸음을 멈추고 이맛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뭐 하려는 거지?'

다른 대전 안의 황자들도 걸음을 멈추었다.

"비경전에서의 승부는 아무것도 아니다. 단청, 용연비경에 가면 넌 스스로 졌다고 인정하기 바란다. 아니면 너는 결과를 감당할 수 없을 거다."

이황자의 싸늘한 눈에 한기가 반짝거렸다.

역천무황의 기세가 용솟음쳐 위압이 엄청났다.

그가 이렇게 말하는 건 비경전에서 실패하여 기분이 매우 나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과 삼황자는 동시에 허공의 틈 안으로 들어왔다.

낮은 소리가 들려왔다.

"어."

이황자는 당황했다.

다른 황자들도 황당해했다.

'어 라고?'

'이황자의 위협에 감히 저따위로 대답하다니?'

'대놓고 이황자를 무시하는 거잖아?'

"단청!"

이황자의 눈에 엄청난 분노가 끓어올랐다.

'감히 나를 무시하다니?'

"우리도 가자!"

이황자는 화를 가까스로 참으며 요극과 사마공을 데리고 틈 안으로 들어갔다.

다른 황자들은 더 머무르지 않고 동시에 들어갔다.

비경전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열여덟 명의 금갑 무사만 남았다.

금갑 무사들이 동시에 소리 지르자 허공의 틈이 천천히 닫히기 시작했다.

"방금 단청은……."

금갑 무사들은 서로 마주 봤다.

그들은 어림군이라 당연히 수많은 비밀을 알고 있었다.

또 이번 용연비경에서 누가 이길 가능성이 큰지도 알고 있었다.

이번 용연비경에서 이길 가능성이 큰 사람은 바로 이황자였다.

그러나 단청은 이황자를 마주하고도 태연자약하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경이 정식으로 열린다는 소식이 황궁 안의 크고 작은 세력에 전해졌다.

"이번 비경에서는 누가 일 위를 할까?"

"나는 이황자가 일 위할 기회가 제일 큰 것 같아. 그는 상도맹과 백호영의 지지를 받고 있어. 얼마 전에 백호영 영장 적풍운이 진노했는데 단청에게 손을 쓰려는 것 같아."

"아쉽다. 대황자는 아쉽게 됐어."

"……."

* * *

같은 시각, 백호성, 백호영.

대전 안에 시위 한 명이 한쪽 무릎을 꿇고 비경전에서 발생한 일들을 낱낱이 보고하고 있었다.

보고를 마친 시위가 물러가서야 대전 안은 조용해졌다.

"요극은 단청의 원수 아니었어?"

적풍운의 눈에 화염이 솟아올랐다. 그의 얼굴에 스산한 기운이 비꼈다.

"그러면 뭐 해? 난 이미 수사망을 물샐틈없이 펼쳤어. 진남은 틀림없이 죽을 거야! 주벽화야, 단청을 후계자로 만들려는 거지? 그렇다면 내가 죽여주마!"

한 글자 한 마디에 엄청난 살기가 담겨 있었고, 그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말 잘했어! 이런 기세가 있어야 해! 먼저 단청을 죽이면 얼마 안 돼 주벽화를 죽일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되면 봉황 원신, 현무 원신은 하나도 도망갈 수 없을 거고!"

그때 적풍운의 등 뒤에 위엄 있고 살벌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악기가 엄청났다.

적풍운은 악기의 소리를 듣자 감염된 것처럼 두 눈에 살기가 점점 더 짙어졌다.

만약 누군가 자리에 있었다면 적풍운 등 뒤의 어둠 속에 몸집이 커다란 짐승이 있는 걸 보았을 것이다. 커다란 짐승은 눈이 시뻘게지고 커다란 입을 살짝 벌리고 있었는데 마치 온 세상을 삼킬 것 같았다.

이 커다란 짐승이 바로 분천고국 삼대 강자 중 하나인 소일백호였다.

* * *

그 시각, 봉황영 안.

"영장님……."

왕노가 근심 어린 눈길로 주벽화를 불렀다.

지금의 정보에 따르면 적풍운이 모진 수단을 쓴 것 같았다. 단청은 큰 위험에 처했을 것이다.

"걱정할 필요 없소."

주벽화는 큰 의자에 앉아 왕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침착하게 말했다.

"걱정할 필요 없다고요? 영장님, 제가 단청을 얕잡아보는 것이 아니라 적풍운이 이미 직접 손을 쓴 것에 대한 경계입니다. 게다가 이황자의 배후에는 상도맹이 있습니다. 상세한 정보는 얻지 못했지만 적풍운과 상도맹은 틀림없이 연합했을……."

주벽화의 말에 왕노는 꼬리가 밟힌 것 같았다.

그러나 그의 말은 끝나기도 전에 다시 한번 잘렸다.

주벽화가 물었다.

"왕노, 내가 왜 그자를 후계자로 삼으려는지 아오?"

왕노는 어리둥절했다. 주벽화가 왜 이걸 묻는지 알 수 없었지만 대답했다.

"봉황 원신 때문이 아닙니까?"

"그건 단지 그중의 하나요."

주벽화는 눈길이 그윽해졌다.

뭔가 추억하듯 말했다.

"몇백 년 전에 엄청 강한 영감탱이가 나에게 예언했소. 몇백 년 후 누군가 기적을 만들 거라고. 단청은 이미 기적을 하나 만들었소."

주벽화는 여기까지 말하고 더 말하지 않았다. 눈에는 이상한 빛이 타올랐다.

첫 번째 기적이 이미 나타났다.

이제는 두 번째 기적을 기다려야 했다.

* * *

휙!

진남과 삼 황자는 땅에 떨어지면서 먼지를 일으켰다.

"엉?"

진남의 왼쪽 눈은 전광을 반짝이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위쪽 하늘에 이상한 청색이 나타났다.

땅에는 별로 다른 특별한 점이 없이 천험산맥 안과 비슷했다.

그러나 진남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들 주위에 많은 요수들이 있었는데 이 요수들은 뱀, 도마뱀, 교룡 등이라 몸에 용의 기운이 있었다.

이때 강렬한 배척하는 힘이 하늘에서 밀려왔다. 마치 진남을 밀어내려는 것 같았다.

진남은 순식간에 안색이 변했다. 배척하는 힘은 무척이나 강해 그는 대항할 수 없었다.

"단청, 영패 안의 용연의 기를 먹어라!"

이 광경을 본 삼황자가 서둘러 말했다.

진남은 빨리 금색 영패를 꺼냈다.

영패 안에 용 형상의 신비한 기체가 아래위로 떨고 있었다. 바로 용연의 힘이었다.

진남이 용연의 기를 삼키자 천지간의 신비한 배척하는 힘이 사라졌다.

"용연비경 안에서는 반드시 매일 용연의 기를 복용하여 용의 기운을 갖고 있어야 한다. 아니면 비경에 밀려나 끝없는 허공에 떨어지게 된다."

삼황자가 설명했다.

"그렇군요. 삼황자, 어떻게 용연의 기를 얻습니까?"

진남이 물었다.

"여기 경지가 요존 경지에 도달한 요수들은 모두 용연의 기가 있다. 우리는 요수들을 죽여야만 얻을 수 있다."

삼황자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단청, 우리 두 곳으로 나누자. 너는 용연의 기를 얻어오고, 나는 용연수를 감지하겠다……."

"용연수를 감지한다고요?"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삼황자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 걸 보고 바로 알아차렸다.

용연비경이 열릴 때 삼황자는 이미 방법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좋습니다. 영패로 연락합시다!"

비경에서의 수련은 열흘밖에 시간이 없었다.

일 분 일 초가 매우 소중했다.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먼 곳에 있는 커다란 수림 속으로 날아갔다.

이때 진남의 머릿속에 말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마공이었다.

"진남, 나는 지금 전음 비술로 자네와 말하고 있소! 송입 그 자식이 나를 의심해 방금 용연비경에 들어오자마자 나를 내팽개쳤소."

사마공의 목소리는 크게 떨렸다.

진남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송입은 이황자이니 미련하지 않을 것이다. 사마공의 문제점을 발견했으니 틀림없이 경계할 것이다.'

"그럼 지금 이쪽으로 오겠습니까?"

사마공이 계면쩍게 웃으며 말했다.

"가지 않겠소. 나는 상도맹의 사람이라 대놓고 자네들과 같이 있을 수 없소. 아, 그리고 지도는 자네에게 맡기겠소. 이 개자식이 조만간 자네를 만나면 시비를 걸 거요. 그럼 난 보물을 찾으러 가겠소."

사마공의 신난 말투에 진남은 머릿속이 시커메졌다.

'이자식, 초연하구나. 사마공이 말한 것처럼 이황자가 십중팔구 먼저 찾아올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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