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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39화 (339/1,498)

339화 봉황영의 규칙을 아시오?

대황자와 구황자는 눈빛이 흔들렸다.

그들은 백호영이 이런 차선책을 준비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이렇게 되면 왕노라도 단청을 지키는 건 불가능했다.

"하룡 대장, 우리 봉황성은 대대손손 황실에 충성했소. 이 점은 의심할 바 없소. 자네도 나에게 덤터기 씌울 생각은 하지 마시오. 이번 일은 기억진법을 움직이면 확실히 알 수 있소. 굳이 번거롭게 단청을 사흘씩이나 가둬야겠소?"

왕노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설마…… 이번 일로 우리 영장을 직접 오게 해야겠소?"

이 말에 허오는 하찮은 표정을 지었다.

'농담하나? 이런 작은 일에 주벽화가 직접 나선다고?'

"왕노, 난 자네와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소. 난 반드시 지금 단청을 데려가야겠소. 조사에 협조하시오! 자네가 만약 막는다면 대놓고 백호성에 반항하는 것이오!"

하룡은 천천히 말했다.

집법대 대장은 왕노마저 무시했다.

왕노는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백호성에 반항한다고?'

만약 그 죄명을 뒤집어쓰면 그도 처벌을 면하기 어려웠다.

이때, 싸늘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룡 대장, 이렇게 급히 사람을 잡을 필요 있소? 나에게 기억진법이 있소. 좀 전의 광경을 전부 펼쳐 보일 수 있소."

이때, 삼황자가 나타났다.

그는 진남과 왕노에게 살짝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저었다.

진법이 나타나고 그 전법의 중앙에서 광막이 뿜어 나왔다.

광막 속에서 진남은 거리를 걷다가 곱사등 노인의 공격을 당했다. 진남은 마지못해 손을 썼고 곱사등 노인이 자살한 과정이 전부 펼쳐졌다.

무인들의 시선이 모두 하룡, 허오 등에게 쏠렸다.

'이제 증거가 확실하다. 이들은 어떻게 할까?'

대황자와 구황자 송옥은 눈길이 싸늘해졌다.

일이 발생하자마자 삼황자는 소식을 받고 빠르게 반응하여 기억진법을 꺼냈다.

이런 수단은 그들 둘이라도 당해낼 수 없었다.

"삼황자 전하시군요."

하룡은 기억진법을 보지 못한 것처럼 침착하게 인사했다.

그는 말투가 더 사납게 변했다.

"기억진법은 바꿀 수 있다. 사건의 정확한 진상은 조사가 필요하다. 지금 나는 집법대 대장으로서 체포령을 내린다, 단청을 체포하거라!"

그의 말이 천둥처럼 거리에 퍼졌다.

무인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하룡의 이런 태도는 대놓고 단청을 잡겠다는 것이었다.

허오는 조롱 섞인 시선으로 진남을 바라보았다.

'우리 백호영과 싸우겠다고? 어림도 없다!'

삼황자와 왕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하룡이 감히 사리를 따지지 않고 막무가내로 행동할 줄은 몰랐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지?'

'설마 눈을 뻔히 뜨고 진남이 붙잡혀 감옥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그들은 하룡, 허오 등이 준비를 하고 왔지만, 감히 단청을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기껏해야 삼 일을 가둘 뿐이었다. 그러나 삼 일을 가둔다면 단청은 용연비경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고 형세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진남은 무덤덤하게 서 있었다.

'증거가 명백한데 이들이 권력으로 나를 붙잡으려는 건가? 그럼 나를 탓하지 말거라!'

진남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봉황영패를 꺼내 신념을 전했다.

진남은 비장의 수가 있었다.

바로 봉황 성영이었다. 봉황 성영을 움직이면 봉황영의 일 기부터 구십구 기까지의 모든 성원들이 소식을 받고 몰려올 것이었다.

"움직이거라!"

하룡이 사납게 외쳤다.

그의 체내에서 엄청난 기세가 용솟음쳐 나왔다.

존자 정상의 경지를 움직여 손을 뻗어 진남을 잡으려 했다.

"하룡 대장, 내가 집법대를 돕겠소!"

허오는 큰소리로 웃으며 진남을 공격했다.

"꿈도 꾸지 마시오!"

왕노의 표정이 변하더니, 온몸에서 불꽃이 솟아올라 봉황의 형상으로 변해 그들에게로 달려갔다.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단청이 잡혀 들어가면 다시 나오려면 삼 일 후라야 가능했다!

게다가, 이삼 일 내에 단청은 어떤 고통을 겪을지 알 수 없었다.

설사 방해함으로써 처벌을 받는다고 해도 그는 절대 그런 일이 벌어지게 할 수 없었다!

쿵! 쿵! 쿵!

수많은 폭발음이 백호성 거리에서 울려 퍼졌다.

백호성의 수많은 강자들은 모두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들은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왕노, 하룡, 허오, 삼대 거물들이 싸우다니?'

'설마……. 분천고국에 큰일이 일어나려는 건가?'

"왕노, 자네 간이 부었군!"

하룡의 두 눈에서 분노가 솟아올랐다.

그가 숨을 크게 들이쉬자 몸에서 금빛이 뿜어 나오며 부풀어 올랐다.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금빛 거인이 되어 왕노를 진압했다.

"봉황강림!"

왕노가 큰소리로 외치자 봉황의 형상이 속세에 드러났다.

이들은 모두 백호성의 거물이라 경지가 비슷했다.

거기에 하룡이 최선을 다하여 왕노는 하룡에게 잡혀 꼼짝 못 하게 됐다.

"단청!"

허오는 진남을 보며 흉악한 미소를 지었다.

"건방지게 나를 거절하더니, 이제 네가 어떻게 도망가는지 보자! 너를 붙잡으면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못하고 죽고 싶게 만들어 주겠다!"

말하는 동시에 허오는 큰 손에 엄청난 힘을 싣고 진남에게 뻗었다.

진남 머리 위의 허공이 순식간에 무너져 감옥을 만들어 그는 달아날 길이 없었다.

"안 돼!"

이 광경을 본 왕노는 안색이 크게 변했다.

하지만 그는 하룡에게 꽉 잡혀 손을 쓸 방법이 없었다.

"하하하! 셋째야, 단청이 없이 네가 어떻게 나와 싸우는가 보자!"

대황자와 구황자는 이 광경을 보고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삼황자는 안색이 굳어졌다.

이들이 이렇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대놓고 공격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삼황자의 눈에 살기가 스쳤다.

설사 숨겨둔 비장의 수를 드러낸다고 하더라도, 눈을 뻔히 뜨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음모를 달성하게 할 수 없었다.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엄청난 위압이 홍수처럼 허공의 깊은 곳에서 휘몰아쳐 왔다.

무성 위압이었다.

"무성 위압! 이건 무성 위압이다!"

"뭐라고? 설마 무성 강자가 직접 온다고?"

"어서 보러 가자!"

백호성 내 많은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분천고국에는 무성 강자는 매우 적었다.

한 번 만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런데 지금, 단청과 백호영 사람들의 갈등 때문에 무성 강자가 직접 온 것이었다.

쿵!

방원 오 리의 허공이 부서지고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 남자는 수피 외투를 걸치고 있었다.

그의 등 뒤에는 불꽃이 꿈틀거렸는데, 기세가 엄청났다. 마치 온 세상을 받들고 있는 것 같았다.

"헉……."

하룡과 허오는 몸이 굳어졌다.

그들은 고개를 들어 온 사람을 보자 몸이 굳었다.

그들뿐만 아니라 대황자와 구황자 그리고 다른 무인들도 마음속에 천둥이 터지는 것 같았다.

나타난 무성 강자는 분천고국 삼대 강자 중 한 명인 주벽화였다.

"어떻게…… 그가 어떻게 직접 왔지?"

하룡과 허오는 마주 보았다.

서로의 눈빛에서 두려움을 발견했다.

'우리는 단청을 삼 일 가두려는 것뿐이지 죽이려는 건 아니다. 주벽화가 왜 이런 일에 직접 참견하는 거지?'

'이건 도리에 맞지 않잖아!'

"영장님!"

왕노는 주벽화를 보자 정신이 번쩍 들어 분노하며 말했다.

"집법대의 사람들, 그리고 허오, 이 자들은 사실을 왜곡하고 도리를 따지지 않고 진남을 가두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벽화는 무덤덤하게 한 발 성큼 내디뎌 진남의 옆에 다가갔다.

쿵!

백호성 거리의 수많은 방어진법이 반짝거렸다.

천지를 진동하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세찬 바람이 솟구쳐 올랐다.

주위에 서서 이 광경을 보던 무인들 중 실력이 높지 않은 자들은 엄청난 바람에 연거푸 뒤로 밀렸다.

꿀꺽.

누군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유난히 높게 들렸다.

사람들은 모두 경악했다.

"저……. 주 영장, 자네가 어떻게 왔소?"

하룡은 처음에는 경악했지만 바로 정신을 차렸다.

그는 엄숙한 얼굴에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주 영장, 좀 전의 행동 때문에 우리를 욕하지 마시오. 우리도 규정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것뿐이오."

"하 대장 말이 맞습니다."

허오의 얼굴에 비꼈던 흉악스러운 웃음이 바로 사라졌다.

그들은 주벽화가 느닷없이 올 줄 전혀 예상치 못했다.

일이 이미 이 지경이 되었으니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

주벽화가 직접 왔으니 이번 계획은 진행할 수 없고 진남을 잡을 수도 없었다.

오직 굽실거리며 이번 소동을 가라앉히는 수밖에 없었다.

무인들은 이 광경을 보자 모두 황당했다.

'방금 허오와 하룡은 얼마나 건방지고 난폭했는가? 왕노를 무시하더니, 주벽화는 그저 여기 와 섰을 뿐인데도 바로 기세를 꺾고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굽실거리는구나!'

"가, 가자."

대황자와 구황자는 놀라움에서 정신을 차리고 서로 쳐다보더니 조용히 몸을 움직여 뒤로 물러났다.

이번 계획은 그들하고는 상관없었다. 그들은 그저 단청 등의 곤란함을 구경하러 왔을 뿐이었다.

주벽화가 직접 왔는데 그들이 더 있는 건 아무 의미가 없었다.

전에 진남을 지목하던 윤정, 그리고 몇십 명의 무인들은 몸이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고 눈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꺼지거라!"

주벽화는 무표정하게 보지도 않고 크게 외쳤다.

사람들 속에서 조용히 물러가던 대황자와 구황자는 안색이 크게 변했다.

이어 보이지 않는 바람이 한데 뭉쳐 두 개의 큰 손을 이루더니 그들을 호되게 때렸다.

팡! 팡!

두 개의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두 사람은 삼십 장 밖으로 날려가 다른 궁전에 부딪혔다.

무인들과 소식을 듣고 달려온 수많은 강자들의 얼굴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들은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대황자와 구황자였다. 즉, 분천 황제의 아들이었다.

황자를 때리는 것은 분천 황실에 도발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허오와 하룡, 분천 제국에 명성이 자자한 거물도 안색이 크게 변했다.

'황자들도 날아갔는데 그럼 우리는…….'

"주, 주 영장……."

하룡은 가슴이 떨렸다.

그는 억지로 침착한 척하며 말했다.

하지만 말을 더듬거렸고, 목소리는 맥이 없었다.

그 순간 강대한 신념들이 백호성에서, 황궁에서, 상도맹 본부에서 연거푸 날아와 거리에 떨어졌다.

백호성의 대부분 강자들은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렇지만 백호성은 조용하고 아무도 오지 않았다.

주벽화는 무표정하게 하룡을 바라봤다.

말투에서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

"왜 이렇게 처리하는 거지?"

"그, 그게……"

하룡은 살짝 당황하더니 바로 정신을 차리고 일부러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주 영장, 이 일은 진짜로 우리를 탓해서는 안 되오. 단청과 관련된 암살에 사시까지 엮여 매우 복잡하게 되었소. 하여 나도 어쩔 수 없이……."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벽화가 바로 자르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하룡, 봉황영의 규칙을 아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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