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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35화 (335/1,498)

335화 청룡 성주의 안배

"영장, 단청은 독종입니다. 짐작하건대 그는 적어도 지급 육품이나 지급 칠급 정도의 무혼일 겁니다. 그가 이대로 성장하게 하면 우리의 제일 큰 적이 될 겁니다."

허오가 아래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적풍운은 의자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허오는 눈에서 빛이 반짝이더니 천천히 말했다.

"소문에 주벽화가 불사봉황술을 진남에게 전수하겠다고 하더군요."

쿵!

적풍운이 벌떡 일어섰다.

엄청난 위압이 용솟음쳤다.

마치 절세 맹호가 입을 쩍 벌린 것 같았다.

그의 검은 눈동자가 문득 시뻘게졌다.

마치 두 개의 불꽃이 끊임없이 뛰는 것 같았다.

허오는 적풍운과 함께 일한 지 오래돼서 자신의 말이 적풍운을 자극했다는 걸 알았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

"영장님. 사람을 파견하여……."

"그럴 필요 없다."

적풍운이 손을 저었다.

목소리는 강철이 부딪히는 것처럼 울려 퍼졌다.

"그가 단청을 제자로 받았으니 이미 안전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지금은 특수 상황이기에 뭘 더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단청이든 주벽화든 모두 나의 앞길을 막을 수 없을 거다!"

허오는 몸을 떨었다.

오래됐지만 적풍운을 마주하면 그는 여전히 저도 모르게 두려웠다.

"됐다, 난 나가겠다."

적풍운이 일어섰다.

엄청난 기세를 거둬들이고 평범하게 변했다.

"성진각으로 가시는 겁니까?"

"그래."

말이 끝나자 적풍운은 이미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적풍운은 모든 면에서 비범하고 비교가 될 사람이 없었다.

더구나 무도에 빠져 평균 며칠 간격으로 성진각에 가서 수련하곤 했다.

"단청……."

허오는 지난날 연무전에서의 일을 생각하자 눈에서 싸늘한 빛이 뿜어 나왔다.

* * *

"잠깐 사이에 벌써 누군가 나를 미행하기 시작했구나."

진남은 백호성의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의 왼쪽 눈에서 전광이 반짝이더니 길모퉁이에 세 개의 검은 그림자가 있는 걸 발견했다.

'황권 쟁탈은 실로 대단하구나. 크고 작은 세력이 참여하여 조금도 긴장을 풀 수 없구나.'

"그렇게 쉽게 나를 미행할 수 없을걸."

진남은 입꼬리를 실룩거리더니 몸을 날려 길모퉁이로 갔다.

그는 홍진변신술을 써 얼굴이 누렇게 뜬 중년 남자로 변하여 사람들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미행하던 검은 그림자들은 놀란 표정을 하고 다급히 그를 찾기 시작했다.

미행하는 자들을 따돌린 후 진남은 머릿속의 기억을 되살리며 성 안으로 걸어갔다.

그의 이번 목적지는 성진각이었다.

성진각은 백호성 오대 수련성지 중에서 서열이 일 위였다.

하, 중, 상, 최상 네 가지 등급의 방으로 나뉘었다.

하품 방에 들어가려면 하루에 이천 개의 원석이 필요했다.

설사 진남에게 황자영패가 있다 해도 상품 방밖에 무료로 들어갈 수 없었다.

소문에 최상품 방은 두 개밖에 없고 진정한 거물만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성진각,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란다."

진남은 걸음을 멈추고 한 궁전 앞에 서서 중얼거렸다.

홍진변신술을 물리고 진면모를 회복하고 대문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은 꽤 넓은 대전이었다.

대전 왼쪽에는 매우 현묘한 광막이 있었는데, 이 광막을 통해 성진각에 들어갈 수 있었다.

물론 광막에 들어가기 전에 비용을 지불하고 영패를 만들어야 했다.

대전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많은 강자들이 정연하게 줄을 서서 비용을 지불하고 있었다.

진남은 대전에 있는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이들 중 다섯 명의 무인이 경지가 존자에 도달했는데, 그중 한 명은 존자 정상 등급이었다.

"도우, 도움이 필요한가요?"

이때, 한 시녀가 걸어왔다.

"상품 방에 들어가겠다."

진남은 말하면서 황자영패를 꺼냈다.

"삼황자……. 맞나요?"

아름다운 시녀는 살짝 놀라며 진남을 자세히 보았다.

그녀는 무엇인가 발견한 것처럼 말했다.

"단청 대인인가요?"

"그렇다."

진남은 당황했다.

'이 여인이 나를 알고 있다니?'

"우리 각주께서 분부가 있으셨어요. 단청 대인께서 오시면 비용을 지불하실 필요 없이 최상품 방으로 가시면 된다고 하셨어요. 여기 영패예요."

아름다운 시녀가 말하며 나무로 만든 영패를 꺼냈다.

영패에는 "제 일"이란 두 글자가 커다랗게 쓰여 있었다.

'최상품 방? 오직 거물만 갈 수 있다는 두 개의 최상품 방?'

진남은 의심스런 눈빛으로 말했다.

"각주? 너희들 각주는 누구냐?"

"지금의 제 일 제후예요."

아름다운 시녀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말을 마친 후 한마디 보충했다.

"각주는 일기 봉황영의 성원이에요."

"그렇군."

그녀의 말을 듣고 진남은 바로 깨달았다.

'성진각은 원래 제 일 제후가 관리하고 있었구나. 제 일 제후가 마침 봉황영의 성원이라 내가 봉황영으로 올 것이라는 걸 알고 최상품 방의 영패를 내놓은 것이구나.'

"봉황영은 강하구나. 제 일 제후마저 봉황영의 사람이라니……."

진남은 속으로 감탄했다.

분천고국에서 일 위는 황실이고, 이 위는 상도맹이고 삼 위가 십대 제후였다. 십대 제후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 지 알 수 있었다.

"나를 대신해 각주에게 고맙다고 전하거라."

진남은 공수하고 더 말하지 않고 몸을 돌려 광막으로 걸어갔다.

제 일 제후가 그에게 선물을 줬으니 그는 봉황영의 후배로 받아야만 했다. 나중에 따로 시간을 내 신비한 제 일 제후를 찾아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진남은 자신이 광막 속으로 들어서자마자 대전에서 수피 외투를 걸친 남자가 천천히 걸어올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적풍운이었다!

"저기 봐! 적 영장이 왔어."

"헉, 저자가 오늘 왜 왔지?"

"아이고, 이번엔 망했구나."

"……."

대전에서 소동이 일었다.

강자들은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자주 성진각에 와 수련하는 강자들은 모두 적풍운이 일정한 간격으로 성진각에 와서 수련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대부분 강자들은 모두 신중하게 시간을 정했다.

자원이 제한 있어 적풍운을 만나면 그들이 얻을 수 있는 자원은 더욱 적었다.

적풍운은 무덤덤하게 영패를 내보이고 돌아서서 광막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 * *

진남은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 광막에 들어선 그는 눈앞의 광경에 놀랐다.

커다란 탑 같은 누각이 우뚝 솟아있었다.

누각 위에 부적이 떠있었다. 부적은 반짝이는 빛들이 한데 모여 별무리 같았다.

적들은 모두 간단하지 않구나. 백호성 내부의 진법과 묘하게 어우러져 누각 안에 영기가 넘치는구나."

진남은 전신의 왼쪽 눈을 움직여 광막을 훑어보았다.

아쉽게도 백호성은 반보제기여서 그는 더 깊이 볼 수 없었다.

누각은 모두 네 개 층이었다. 각각 하, 중, 상, 최상 네 개 층으로 나뉘었다. 방 개수는 일 층이 제일 많았고 이 층은 좀 적고 삼층은 더 적고 사층은 방이 오직 두 개뿐이었다.

진남이 사 층으로 왔을 때 이미 시녀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온 것을 보자 허리 굽혀 인사하며 말했다.

"단청 대인, 대인은 "좌성" 방이에요. 좌성 방은 몇백 년 전에 신비한 강자가 오셨다 뭔가 남기셨어요. 각주께서 혹시 무언가 느낄 수 있을지 대인더러 신경 쓰라고 하셨어요."

시녀가 계속 말했다.

"성진하(星辰河)는 한 시진 후에 열릴 거에요. 모두 세 번 열려요. 단청 대인 놓치지 마세요."

"응."

진남의 눈이 반짝이더니 예리한 빛이 드러났다.

그가 이곳에 온 것은 바로 성진하 때문이었다.

성진하는 백호성 깊은 곳의 어느 대진에서 하루에 세 번씩 뿜어 나왔다.

강은 한 가지 성진석으로 이루어졌다.

그 성진석을 옆에 두면 사람의 오성, 정신 등을 높일 수 있고 좋은 점이 엄청 많았다.

물론 이런 성진석은 매우 진귀했다. 한 개 강에 오직 삼백 개만 진짜고 나머지는 모두 가짜였다.

진정한 성진석을 얻으려면 동술로 일일이 구분한 후 잡아야 했다.

"전신의 왼쪽 눈은 백호성은 꿰뚫어 볼 수 없지만, 진짜와 가짜 성진석은 응당 분별할 수 있겠지……?"

진남은 입꼬리를 실룩거렸다.

그가 영패를 꺼내 진안에 꽂자 방안의 대진이 흩어지고 대문이 나타났다.

대문에 들어서자 진법들이 모두 닫히고 완벽한 방어진을 이루었다.

무성강자가 직접 온다 해도 방안을 꿰뚫어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응?"

방안에 들어선 진남은 굳어졌다.

그는 여기서 매우 익숙한 기운을 느꼈다.

"이건……."

진남은 숨을 참고 정신을 가다듬고 벽 모퉁이를 바라보았다. 벽 모퉁이에는 칼로 새긴 듯 큰 글자가 한 줄 쓰여 있었다.

고작 분천, 언급할 가치가 없다.

짧은 한마디에서 엄청난 패기가 뿜어 나왔다.

분천고국도 눈에 들어 하지 않았다.

"이 기운은……"

글자를 보자 진남은 손바닥마저 살짝 떨리기 시작했다.

이 기운은 전신의 기운이었다.

"노부"라 자칭하고 시녀의 말과 결합해 보면 분천고국에 온 사람은 바로 청룡 성주였다!

일주 향의 시간이 지나서야 진남은 복잡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청룡 성주는 몇백 년 전에 이미 몇백 년 후 내가 봉황영에 들어갈 걸 예상하고 분천고국에 와서 주벽화 선배님에게 말해놓았구나. 성주님, 설마 내가 성진각에 올 것도 몇백 년 전에 예상하셨습니까?"

'백 년 이후의 일을 알다니……. 대단하다.

그런 청룡 성주는 죽음의 바다에서 모든 적을 휩쓸고 전신의 왼팔로 변해 나의 체내에 들어가는 걸 선택했다.

그는 등불이 되어 나의 앞길을 밝혀주기를 선택했다.'

"안심하십시오. 성주님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진남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의 눈에서 예리한 빛이 반짝거렸다.

이런 두터운 사랑을 어찌 실망시킬 수 있겠는가?

이때, 옆 방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응? 우성 최상품 방에 누가 들어왔나?"

진남은 살짝 당황하더니 평온을 되찾았다.

최상품 방에 올 수 있는 걸 봐서 평범한 사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른쪽 방의 적풍운이 왼쪽 방에서 반짝이는 빛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은 걸 진남은 몰랐다.

적풍운은 자주 성진각에 와서 무도를 깨우쳤지만, 왼쪽 방에서 빛이 나오는 걸 본 적이 거의 없었다.

요 십 년 내에는 오직 세 번뿐이었다.

"어떤 거물이지?"

적풍운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백호영을 관리하고 있어 분천고국 안의 모든 소식을 잘 알고 있었다.

최근 분천 황제, 주벽화, 제 일 제후 이들은 나타난 적 없었다.

'여기 최상품 방 안의 사람은 누구지? 다른 세력의 노조인가?'

"신경 쓰지 말자."

적풍운은 고개를 저었다. 누구든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적풍운은 우성 방으로 들어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의 검은 눈동자에서 불꽃이 반짝거렸다.

마치 분노한 용암이 세게 부딪히는 것처럼 그의 기세는 맹렬했다.

지금도 그는 여전히 잊을 수 없었다.

'주벽화는 왜 불사봉황술을 나에게 전수하지 않는 거지? 왜!'

시간이 조금씩 흘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성진각의 몇백 개의 방에서 전부 빛이 반짝였다.

누각 밖은 조용하여 심장 뛰는 소리마저 들리지 않았다.

마치 모든 이들이 숨을 죽이고 무언가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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