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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33화 (333/1,498)

333화 큰, 큰일 날 뻔했어

"세 초식 양보한다고?"

진남은 눈을 찌푸렸다.

사망대제는 그를 일반적인 역천무황 정도로만 알고 있고 아직 그의 경지를 정확히 보아내지 못한 것 같았다.

이런 좋은 일을 진남이 어찌 거절하겠는가?

진남은 바로 반응을 보이며 크게 외쳤다.

"대황자가 모셔온 강도우는 기세가 엄청납니다. 강도우가 세 초식 양보하겠다고 하니 제가 어찌 거절하겠습니까? 강도우의 강한 기세를 위해 이 잔은 기탄산하(氣呑山河)라고 부릅시다."

진남은 술잔을 들더니 느닷없이 기세를 폭발했다.

쿵!

술잔이 튕겨나 한 마리 봉황으로 변하자, 방대하고 예사롭지 않은 울음소리가 온 세상에 울려 퍼졌다.

황자들은 심신이 심하게 흔들렸다.

'기탄산하! 대단하구나!'

'기세만으로 두려워 술을 받을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다니!'

"잔재주에 불과하다!"

사망대제가 하찮은 표정을 지으며 팔을 저었다.

그녀의 손바닥 위에 수많은 영혼이 타올랐다.

영혼들은 한데 뭉쳐 보이지 않는 귀신의 발톱을 이루어 허공을 사납게 그었다.

죽음의 손이 나타나자 만물이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휙!

봉황이 하늘을 뚫을 듯한 기운도 죽음의 손 앞에서는 모두 허약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술잔 위의 봉황이 하늘을 뚫을 듯한 기운은 약해져 처음의 십 분의 일도 안 되었다.

사망대제는 주먹을 다시 움켜쥐며 술잔을 쉽게 잡았다.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허……."

황자, 천재들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강도우가 이렇게 쉽게 대처하다니?'

'이자는 분명 반보 무존 경지밖에 안 되는데 어떻게 이토록 엄청난 전력이 있지?'

"하하, 좋아!"

대황자는 큰소리로 환하게 웃으며 주위를 둘러봤다.

삼황자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주먹을 꽉 쥐고 미동도 없었다.

"단청, 이건 첫 잔이다."

사망대제가 술잔을 들어 다섯 손가락으로 으깨자 술잔이 펑 하고 깨지며 술이 사방으로 날렸다.

"역시 강도우군. 온몸의 실력이 짐직할 수 없이 깊으오. 그럼 나도 하찮은 재주를 보여주겠소. 이건 두 번째 잔이오."

진남은 술잔을 들더니 기세가 확 변했다.

"봉황! 신불을 뿜고, 불꽃은 영주로 변하거라."

그의 입에서 봉황시혼화가 뿜어 나왔다.

불꽃은 끈적한 물방울처럼 술잔 안으로 흘러 들어가 술과 한데 섞여 봉황화주(鳳凰火酒)가 되었다.

"봉황은 날개를 펼쳐 술잔을 물어 호걸에게 주거라!"

진남의 몸에서 커다란 봉황이 솟아올랐다.

봉황은 소리를 지르며 뾰족한 부리를 벌려 술잔을 물고 날개를 젓더니, 하늘을 뚫을 기세로 사망대제에게 날아갔다.

'불을 붙여 술잔을 나르다니!'

그의 수단에 황자와 천재들은 모두 가슴이 떨렸다.

그들이라면 이 술을 받지 못했을 것이었다.

받았다 해도 마시면 불꽃 영주에 온몸이 타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사망대제는 눈썹을 움찔했다.

그의 안색이 변했다.

'단청! 대단하구나!'

'봉황화가 영혼을 죽이는 의지를 발휘하다니. 죽음의 영혼을 억제하는 힘이 강하구나.'

사망대제는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듯했지만, 속으로는 오히려 이를 꽉 깨물고 조용히 금술을 드러내 자신의 전력을 끌어올려 제고되게 했다.

그녀가 신념을 움직이자 수많은 죽음의 기운이 체내에서 솟구쳐올라 탄식(歎息)으로 변했다.

죽음의 탄식!

쿵!

마치 시공이 한데 뭉친 것 같았다.

술잔을 물어 온 봉황은 생명력이 다 한 것처럼 기운이 빠르게 약해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술잔은 봉황이 물지 않자 허공에서 떨어져 팍! 하는 소리와 함께 깨졌다.

술이 바닥에서 타올라 대전 전체가 불빛으로 환해졌다.

공격이 또 격파되었다.

"좋구나. 강도우의 경지가 대단하구나."

대황자는 더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셋째 형, 이번에는 큰일 났구나."

"이번에 셋째 형은 크게 진 것 같구나."

"강도우는 진짜 대단하구나. 큰형님은 어떻게 저자를 끌어온 거지?"

황자들도 모두 정신을 차리고 소곤거렸다.

적지 않은 황자들은 연민이 가득한 눈길로 삼황자를 바라보았다.

'지금의 형세는 매우 분명하다. 단청은 절대 강도우의 상대가 안 된다.'

'세 초식 후면 삼황자는 중심액을 잃게 된다!'

'중심액이 진귀할 뿐만 아니라 오늘 일이 전해지면 삼황자를 지지하던 사람들도 분명히 실망하고 기세가 한풀 꺾일 것이다.'

삼황자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도 안색이 물처럼 고요하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사망대제는 뒤짐을 쥐고 검은 두루마기 속에서 진남을 보며 하찮은 듯 말했다.

"너도 실력이 괜찮지만, 내 앞에서 너는 개미일 뿐이다! 이미 두 초식을 양보했다. 어서 세 번째 초식을 쓰거라. 꾸물거리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황자와 천재들은 모두 심신이 흔들렸다.

그들은 두려운 눈길로 사망대제를 봤다.

대황자는 속으로 더욱더 흥분되었다.

'이것이 바로 강자지!'

'말로 모든 것을 멸시하잖아! 주벽화의 후계자면 뭐해? 강도우 앞에선 별거 아니군!'

단청을 격파하면 얻게 될 여러 가지 좋은 점을 생각하자 대황자는 손뼉 치며 크게 웃었다.

그러나 그들은 몰랐다.

사망대제는 말할 때 검은 두루마기 안에서 두 손을 살짝 떨고 있었다.

방금 두 초식에 그는 죽음을 탄식을 썼다. 손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대제의 위엄 때문에 이를 악물고서라도 버텨야 했다.

'휴, 이번 일이 끝나면 대황자더러 톡톡히 보상하라고 해야겠구나.'

사망대제는 속으로 욕했다.

그러나 조금도 티를 내지 않고 여전히 높은 기세를 내뿜었다.

"강도우는 역시 대단합니다. 전 강도우의 실력에 탄복합니다. 우리 분천고국에 언제 이런 천재가 나타났습니까? 여러분들도 아마 저처럼 매우 궁금하실 겁니다. 저에게 남은 대단한 초식이 있는데 오늘 드러내어 강도우가 검은 두루마기를 벗고 진면모를 나타내게 하겠습니다."

진남이 말했다.

그의 말은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꾸고 수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맞아. 강도우는 도대체 누구지?'

사망대제는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너의 경지로 검은 두루마기를 벗기겠다고? 헛된 생각을 하는구나!'

"이 잔은 제가 여러분을 대신하여 올리겠습니다."

진남은 왼팔을 뻗어 술잔을 잡았다.

왼팔에서 엄청난 힘이 깊은 잠에서 점차 깨어났다.

만약 누군가 주의하며 자세히 봤다면 진남의 왼팔 주위의 허공이 살짝 휘어지기 시작한 걸 발견했을 것이다.

"응?"

사망대제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의 두 눈에서 검은빛이 불타올라 죽음의 왼쪽 눈을 이루어 진남의 왼팔을 훑어보았다.

그녀는 표정이 크게 변했다.

'어…… 어떻게 이럴 수가!'

'역천무황이 이렇게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니?'

"헉! 이 자식이 경지를 숨기다니!"

사망대제의 예쁜 얼굴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는 단청은 기껏해야 역천무황의 경지이고 그녀가 쉽게 대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기운으로 보니 단청이 어떤 금술을 장악하고 있었고 최강 일격을 펼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나는 사망대제인데 너 같은 개미가 어찌 나와 겨룰 수 있겠느냐? 이번에 수명을 조금 태워야겠지만, 너의 금술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나를 이길 생각은 하지 말거라!"

사망대제가 중얼거렸다.

그녀의 얼굴에서 어두운 표정은 사라졌고, 하찮다는 듯한 표정이 드러났다.

무제의 자신감과 자부심이었다.

황자와 천재들도 무거운 분위기를 느꼈다.

세 번째 초식이 아마 승부를 가릴 한 방이고 단청이 제일 강한 살초를 펼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황자도 슬그머니 주먹을 꽉 쥐었다.

진남의 왼팔에서 신비한 힘이 깨어나 술잔을 꽉 쥐었다.

'아쉽다, 아쉬워. 전신의 왼팔의 힘을 아직 조금밖에 움직일 수 없구나. 그렇지 않으면 사망대제를 오늘 여기서 죽일 수 있을 텐데…….'

진남은 속으로 한탄하더니 빨리 마음을 다잡고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사망대제가 오늘 죽지 않는다고 해도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거다.'

휙!

진남은 순식간에 손을 썼다.

몸을 날려 허공에 떠오르더니 손에 잡은 술잔을 사망대제에게 겨누었다.

보이지 않는 엄청난 기세가 뿜어 나왔다.

대전 전체가 살짝 떨리고 화옥탁(火玉卓)도 조금 흔들렸다.

"좋아!"

삼황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며 크게 외쳤다.

"좋긴 뭐가 좋아? 잔꾀를 부리는군! 단청, 네가 아무리 강하다 해도 내 상대가 아니다!"

사망대제는 뒷짐을 쥐고 서서 고개를 들어 진남을 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멸시가 가득했다.

대황자 등은 이 광경을 보자 정신이 번쩍 들고 마음속의 불안이 사라졌다.

'그래!'

'강도우의 이런 대단한 경지를 고작 단청이 비교가 될까?'

'획주 겨루기는 강도우가 이길 것이다!'

대황자 등은 검은 두루마기 속의 사망대제의 표정이 어두워진 걸 몰랐다.

그녀는 이미 금술을 움직여 수명을 불태우며 죽음의 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녀는 수명을 태우고 있었다.

'상역 동주에 이런 천재가 나타나 내가 많은 수명을 낭비하게 됐을 줄 누가 알았을까? 이번 획주 겨루기가 끝나면 대황자에게서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겠다.'

사망대제는 속으로 결심했다.

이때 천둥 같은 폭발음이 허공에서 울려 퍼졌다.

"강도우, 받으시오!"

사망대제는 깜짝 놀라 빨리 고개를 들었다.

다른 황자와 천재들도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진남의 몸에서 뿜어 나온 방대한 기세가 사납게 변하여 대전 전체에서 꿈틀거렸다.

윙 윙 윙.

살짝 떨리던 대전이 심하게 흔들렸다.

여러 황자, 천재들 앞에 있던 화옥탁이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하고 위에 놓여있던 여러 가지 영주들이 모두 흔들려 땅에 떨어졌다.

만약 방금의 진남이 맹호였다면 지금의 진남은 절세 살신이었다.

'취천일격!'

진남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스쳤다.

그가 잡고 있는 술잔에서 엄청난 흡인력이 폭발했다.

봉황시혼화, 성공지뇌, 자신의 의지, 대단한 원신 등이 전부 모여들어 빛으로 변하더니 영주에 주입되어 광채영주를 이루었다.

취천일격은 최강 일격과 비교하기엔 부족했지만 이미 매우 대단했다.

쿵!

번개가 번쩍이더니 진남은 손가락을 튕겨 술잔을 날렸다.

허공이 모두 이 엄청난 기세에 부딪혀 파문이 일었다.

사망대제 뒤에 서 있던 황자들은 경악했다.

마치 신룡 한 마리가 폭풍을 몰고 와 천지를 뒤덮는 것 같았다.

"헉!"

사망대제는 안색이 확 변하고 깜짝 놀랐다.

'단청이 방금 드러낸 기운이 제일 강한 기운이 아니었구나! 이런 공격은 존자 이 단계도 죽이고 존자 삼 단계도 다치게 할 수 있잖아!'

사망대제는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수명을 더 미친 듯이 태워 매우 들끓는 죽음의 기운으로 변화시켰다.

"죽음의 신!"

사망대제가 호통치자 죽음의 기운이 끓어올라 보이지 않는 커다란 형상을 이루었다.

형상은 천지를 관통했다.

신위가 드넓고 죽음을 장악하고 있었다.

죽음의 신이 나타나자 술잔이 형상을 공격했다.

방대한 충격에 죽음의 신은 금이 가고 거의 부서질 것 같았다.

"큰, 큰일 날 뻔했어."

사망대제는 이마에 식은땀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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