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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30화 (330/1,498)

330화 집재전

"임백, 손님을 배웅하거라."

삼황자가 담담하게 말했다.

"네."

임백은 몸을 날리며 손을 뻗었다.

그는 윤정의 몸을 들어 그대로 던져버렸다.

관저가 조용해졌다.

"단청 도우, 실력이 이렇게 강한 줄 몰랐다. 대단하구나. 아까 단청 도우가 나서 윤정을 혼내줬으니, 내가 건배 제안을 하겠다."

삼황자는 술잔을 들고 진남이 묻기도 전에 술을 다 마셨다.

진남은 술을 한 잔 마셨다.

그 술은 일종의 영주였는데 무척이나 달고 부드러운 맛이었다.

진남은 다 마시고 나서 바로 물었다.

"삼황자, 말을 돌려서 하지 않겠습니다. 어떤 일들이 있는지 지금 말씀해주십시오."

태자의 자리, 황자 자리다툼에 진남은 참여할 마음이 없었다.

진남이 궁금한 것은 왜 많은 황제들 중 오직 삼황자가 그를 찾아왔는가 하는 것이었다.

진남은 주벽화의 후계자이다.

신분 지위나 경지나 보통 사람들과 달랐다.

황자들이 서로 데려가려고 할 만한 사람이었다.

"좋다."

삼황자는 한숨을 쉬었다.

"단청, 그건 백호영 때문이다."

"백호영?"

진남은 눈을 가늘게 뜨고 머릿속에서는 허오의 모습이 떠올랐다.

허오 때문에 진남은 백호영에 대해 아무런 호감도 없었다.

그래서 윤정의 도발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나선 것이었다.

"단청, 너와 백호영 허오 부 영장이 서로 미워하는 건 전체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상황이 이렇게 된 건 백호영의 영장 때문이다."

삼황자의 말에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진남은 백호영의 영장을 잘 알지 못하지만 신분, 경지는 범상치 않다.

"지금 백호영의 영장은 적풍운(狄風雲)이다. 동시에 우리 분천고국의 제일 강대한 천재이고 지급 팔품 무혼이다."

삼황자는 진남에게 시선을 향하며 말했다.

"너와 같은 신분으로 주 영장의 후계자였다. 다만 나중에는 주 영장을 배반하고 백호영에 합류해 백호영의 최연소 영장이 됐단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백호영 영장 적풍운이 봉황영을 배신한 놈이라고?'

"그는 왜 봉황영을 배반했습니까?"

진남은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입을 열었다.

"구체적인 건 나도 모른다. 다만 주 영장이 불사봉황술을 적풍운에게 가르치려 하지 않아 기분이 상했다고 들었다. 그 순간에 백호영은 기회를 잡아 적풍운을 꼬드겨 봉황영을 배반하게 한 것이라고 들었다.

삼황자는 진남의 표정을 살피며 천천히 말했다.

"그렇군요."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마침내 깨달았다.

적풍운은 불사봉황술을 얻지 못해 봉황영을 배반했고 봉황영에 큰 불만이 있었다.

그런데 진남이 주벽화의 후계자가 되어서 적풍운에게 찍힌 것이었다.

적풍운이 노린다는 것은 백호영이 노린다는 뜻이었다.

다른 황자들이 진남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이유였다.

"그럼 삼황자는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진남은 빠르게 평정되었다.

적풍운이 분천고국의 제 일 천재이고 백호영 영장이라고 해도 전혀 당황스럽지 않았다.

적풍운이 아무리 강해도 사대 세력보다 더 강할까?

게다가 지급 팔품 무혼이라고 해도 진남은 조만간 모두 뛰어넘을 것이다.

적풍운이 그를 상대하려고 하면 막으면 그만이었다.

"나?"

삼황자는 살짝 의아했다.

그는 이 소식을 듣고 당황할 줄 알았던 진남이 이렇게 평온할 줄은 몰랐다.

삼황자는 진정하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단청, 솔직히 말해서 많은 황자 중에 내 세력은 가장 약하다. 큰형님은 상도맹, 둘째 형님은 백호영, 아홉째 동생은 많은 권신과 현무영의 지지를 받고 있다. 나는 전에 주 삼촌이 지지해주기를 기대했지만, 그는 태자들의 자리 쟁탈전에 관여하지 않은 지 오래다."

진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때를 기다린 것이다."

진남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

한심객잔은 삼황자의 수단 중 하나였다.

소칠은 그를 도와 여러 천재를 찾고 정보를 수십하며 서로 관계를 맺도록 도와줬다.

삼황자는 계속해서 말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바마마께서 이번 용연비경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분천고국 백호영, 현무영의 진정한 천재들은 모두 다른 황자들이 뽑아갔다."

그 말을 듣자 진남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날 뽑은 겁니까?"

"아니. 내가 널 찾은 건 이기고 싶어서다."

삼황자의 눈에는 금빛이 떠올랐는데 엄청난 위압이 휩쓸고 지나갔다.

"응?"

진남은 속으로 살짝 놀랐다.

그 위압은 그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사망 대제의 몸에서 비슷한 위압을 느낀 적이 있었다.

이것은 황제의 기운이었다. 그러나 삼황자의 황제의 기운은 아직 약했다.

'다른 황자는 몰라도 삼황자는 분명 범상치 않을 거야.'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삼황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데 이변이 발생했다.

빛무리가 허공을 가로질러 마당에 떨어졌다.

삼황자와 진남은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고 일제히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마당 가운데서 임백은 번개같이 그 빛을 한 손에 움켜 쥐였는다.

서신이었다.

그는 빠르게 훑으며 말했다.

"삼황자, 대황자가 오늘 집재전에서 연회를 엽니다. 모든 황자, 군주, 천재들을 초대하니 참가하시기 바랍니다 라고 적혀 있습니다."

"알겠다."

삼황자는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

삼황자는 다른 황자들보다 지위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서신을 이런 식으로 보내는 건 예의가 아니었다.

"우린 술이나 계속 마시자."

삼황자는 진남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진남은 그 모습을 보고 속으로 감탄했다.

"좋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실컷 술을 마셨다.

진남과 삼황자는 많은 기이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하역의 천재 '진남'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지금 이 사대 시력은 진남을 쫓아가서 죽이려고 한다. 진남의 가까운 친구 소식만 제공하면 여덟 개의 성도지기를 얻을 수 있지. 게다가 문도 노조의 제자가 될 수 있고. 나는 진남이 어떤 호걸이길래 이렇게 휘젓고 있는지 보고 싶구나."

삼황자는 감탄하며 말했다.

진남은 침착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나도 한번 보고 싶습니다."

두 사람은 계속해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남은 삼황자에게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삼황자는 안목이 그보다 훨씬 넓었다.

곧 밤이 되고 날이 어두워졌다.

황궁의 벽돌은 어렴풋이 금빛을 내뿜으며 환하게 비추었다.

진남과 삼황자는 집재전(集才殿)으로 향했다.

집재전이란 분천고국 황실이 천재들을 접대하는 곳이었다.

이외에도 집존전(集尊殿), 집성전(集聖殿)이 있는데 각각 무존, 무성을 접대하는 곳이었다.

오후 동안 삼황자와 이야기하면서 진남은 상역 동주에 대해서도 더욱 뚜렷하게 알게 되었다.

무성 강자는 정상급 실력자인데 여전히 매우 드물고 귀한 존재였다.

무존 강자는 최고의 실력자들인데, 사대 세력이나 일부 무인들이 이 경지였다.

무황 강자는 중등 실력자들이고, 대부분의 천재들이 경지에 도달했다.

진남은 사대 세력의 천재적 인물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

그중 지급 팔품의 종자 천재는 모두 무존 경지였다.

분천고국에는 지급 팔품 무혼의 천재는 적풍운 한 명만이 있었다.

"상역 동주는 과연 웅장하구나. 내 실력은 아직 무황 정상이야. 이번 용연비경에서 꼭 용연과를 얻어 실력을 늘려 하루속히 존자에 도달해야 사대 세력과의 싸울 수 있는데……."

진남은 중얼거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집재전에 도착했다.

멀리서 보면 집재전은 거대한 거북이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 같았고 방원 수백 리를 차지했다.

몽롱한 보라색 빛을 뿜고 있어서 환상적이었다.

집재전은 진국 현무의 모양으로 지어졌다고 전해졌다.

시위를 지나쳐 집재전에 들어서니 열기가 얼굴에 확 닿았다.

대전에는 우두머리 자리가 없고 양쪽에 화옥탁(火玉卓)이 놓여있었다. 탁자 옆에는 시녀와 요리사들이 직접 요리를 하고 있었다.

탁자 옆에는 황자, 공주 그리고 그들이 데리고 온 천재들이 앉아 있었다.

삼황자와 진남이 집성전에 들어서자 눈길이 그들에게 일제히 향했다.

"셋째 형님."

"셋째 형님 오셨습니까?"

"이리 와서 여기에 앉으십시오."

"……."

대전의 삼십여 명의 황자들 중 몇 명만이 일어났다.

그들은 삼황자 장라(張羅)에게 친절하게 자리를 마련해 줬다.

황실은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집단이었다.

삼황자는 세 번째라 이치대로라면 오른쪽 세 번째에 자리에 있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왼쪽 여덟 번째로 밀려났다.

"십오황자, 십구황자, 삼십일황자."

삼황자가 전해준 신념을 듣고 진남은 즉시 그들을 훑어봤다.

이번에 그는 삼황자에게서 느꼈던 신비로운 금빛 기운을 만나지 못했다.

진남은 그들을 손쉽게 엿보았다.

그들은 각각 무황 경지 일 단계, 반보 무황 경지, 무황 경지 삼 단계였다.

세 사람의 곁에 있는 천재들은 현무영 사람이거나 소속 없는 무인들이었고 무황 오 단계의 경지였다.

삼황자가 눈짓하자 진남은 뒤로 물러났다.

그는 알아채지 못하게 교묘히 뒤로 몸을 숨겼다.

이것은 두 사람이 오기 전에 상의한 것이었다.

삼황자는 사람을 상대하고 진남은 적을 살펴보기로 했다.

"응?"

진남은 사람들을 한번 훑어보더니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그는 몇몇 황자가 데리고 온 천재들 대부분이 존자 삼 단계였고, 심지어 존자 오 단계도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설마 이자들은 용연비경에 들어가기 전에 경지를 누르려는 건가?'

진남은 대황자, 이황자, 구황자는 발견하지 못했다.

"대황자가 도착했습니다."

그때 밖에서 큰 외침이 울려 퍼졌다.

현장의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진남을 포함한 황자와 천재들은 일제히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사각형 얼굴에 위엄 있는 모습의 중년이 금포를 입고 엄청난 기운을 풍기며 걸어왔다.

그가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소리 없는 천둥이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중년 곁에는 흑포인(黑袍人)이 서 있었다.

진남은 그 흑포인을 보며 왼쪽 눈을 번뜩이더니 입가에 냉소를 띠었다.

'사망 대제, 오랜만이야.'

"큰형님."

"큰형님, 오셨습니까?"

황자들은 일제히 일어서서 공수하며 안부를 물었다.

대황자는 손짓으로 사람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다. 그리고 자세를 바로 하고 말했다.

"오늘은 우리 형제들이 천재들을 데리고 모인 자리이니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된다. 이제부터 즐기고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 아홉째와 둘째는 일이 생겨 못 올 것 같은데……."

바로 그때, 문밖에서 누군가가 외쳤다.

"구황자가 도착했습니다."

대전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모든 황자들의 눈빛이 번뜩였다.

대황자는 안색이 살짝 어두워지더니 곧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큰형님,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구황자 송옥은 황급히 달려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 천재들이 다 모였는데 제가 안 올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일을 빨리 처리하고 달려왔는데……."

"됐다. 왔으면 된 거지."

대황자는 활짝 웃었다.

진심처럼 느껴졌다.

그는 구황자가 데려온 청년을 바라보며 궁금해서 물었다.

"이분은……."

"큰형님에게 소개하는 걸 깜빡했습니다.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분은 현무영 구십구기 영장인 용호입니다."

송옥은 이마에 혹이 두 개 달린 청년을 가리키며 담담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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