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화 왕노가 한 말이 있었다.
제자들을 불구로 만들면 안 되고 죽여도 안 되었다.
목성야는 탄혼고충을 풀어서 설몽 일행의 무혼을 다치게 했다.
이게 그들을 불구로 만든 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베거라!"
진남은 크게 소리쳤다.
마치 구천의 벼락이 보라색 수림에 내리치는 것 같았다.
그가 들고 있던 고도는 웅웅 거리며 진동했다.
성공지뇌, 봉황시혼화, 봉황격천술 등 기운과 의지들이 파도처럼 고도의 깊은 곳에서 밀려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기운들이 하나로 합쳐졌다.
웅!
보이지 않는 위압이 퍼지더니 보라색 수림의 하늘이 어두워졌다.
"단청, 너……."
목성야는 크게 놀랐다.
그는 엄청난 기운을 느끼고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그는 두려운 마음을 억누르고 일갈했다
"불사봉황술은 반드시 내가 가져야 한다! 오직 나만이 이 공법을 더 빛나게 할 수 있다. 이제 내가 잔인하다고 원망하지 말거라. 잔창무혼! 온 세상 모든 것들을 죽이거라!"
목성야의 등 뒤로 일곱 개의 금빛이 솟아올랐다.
길이가 이 장이나 되는 창이 공중에 떠올랐다.
창은 차가운 기운을 풍겼다.
허름하기는 했지만, 저승의 기운은 생명을 가진 것들이면 두려움에 떨게 했다.
"단청, 나는 지급 칠품 무혼을 가진 초월급 천재다. 이번 시합에서 이길 사람은 나야! 불사봉황술을 가질 사람도 반드시 나여야만 해!"
목야성은 소리치며 창을 진남에게 힘껏 날렸다.
그는 이제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최강 일격을 사용해서라도 단청을 죽이고 일 위를 해야 했다.
쿵!
창끝에서 칠색 빛이 뿜어 나오더니 엄청난 속도로 회오리바람을 만들어 주변의 모든 것을 삼켰다.
그 힘은 엄청났다.
지급 칠품 무혼이 온 힘을 다해 공격하면 보통의 존자 일 단계를 죽이는 건 전혀 문제없었다.
"베거라!"
엄청난 공격 앞에서 진남의 옷에서 바스락 소리가 났다.
그러나 그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고도를 들고 휘둘렀다.
그 순간, 하늘이 변했다.
보라색 수림은 마치 먹구름에 덮인 듯 어둠에 빠져들었다.
지급 칠품 무혼이 풍기는 엄청난 힘도 이 어둠에 묻혔다.
그때 눈부신 도기가 막을 수 없는 기세로 어둠을 갈랐다.
도기는 뇌정처럼 패기가 있고 불꽃처럼 맹렬했으며 하늘에 솟을 듯 호기로웠다.
만물이 빛을 잃고 앞을 막는 자는 모두 부셨다.
지급 칠품 무혼도 도망갈 수 없었다.
설몽 일행과 천재들은 두려운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나 강력한 공격이라니!'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안 돼!"
목성야는 안색이 크게 변했다. 그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진남이 공격을 펼치자 그의 지급 칠품 무혼은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
'단청이 이렇게 대단하다고?'
그가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엄청난 도의가 덮쳐왔다.
창의 힘은 순식간에 꺼지고 기운도 사라졌다.
죽음의 공포가 목성야의 마음속에 번졌다.
"왕노, 구해주십시오!"
생사의 중요한 순간에 공포가 목성야의 오기, 고집 등등 의지를 전부 없앴다.
그는 온 힘을 다해 살려달라고 빌었다.
그러나 도기는 하늘을 가르고 만물을 때려 부수며 사정없이 날아왔다.
"멈추거라!"
그때 호통 소리가 하늘에서 울려 퍼졌다.
왕노였다.
쿵!
왕노는 손을 내밀어 법인을 만들었다.
보라색 수림을 덮었던 진법이 빠르게 모여 얇은 광막이 생기더니 엄청난 도기를 전부 그 속에 가두었다.
펑! 펑! 펑! 펑!
끊임없는 폭발음이 들렸다.
진법은 검기의 공격에 격렬하게 흔들리더니 찢어졌다.
왕노는 깜짝 놀랐다.
'이 진법은 존자 오 단계의 공격도 막아냈다. 그런데 단청이 한 방에 진법을 찢다니!'
"왕노……."
죽다 살아난 목성야는 얼굴에 희색이 돌았다.
슉!
왕노가 경악하고 있을 때 진남은 몸을 날려 목성야의 머리 위로 날아갔다.
그의 차가운 시선은 얼음장 같았다.
"네가 저들에게 어떻게 했는지 똑같이 갚아주마!"
진남은 냉소를 지으며 손에 칼을 들고 목성야의 단전을 찔렀다.
목성야가 규칙을 지키지 않고 탄혼고충을 사용했으니, 진남도 규칙을 지킬 필요가 없었다.
'나를 건드리는 사람은 누구든지 대가를 치러야 한다.'
"흥분하지 마라!"
왕노는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앞으로 성큼 나섰다.
그의 두 손은 발톱으로 변하여 진남의 어깨를 잡고 뒤로 당겼다.
"왕노!"
진남은 표정이 굳었다.
존자의 육신을 빠르게 움직여 격렬하게 저항했다.
"단청 이번 대결은 상대방을 불구로 만들 수 없다. 이건 규칙이다. 거역한다면 봉황영의 처벌을 받는다. 너는 이미 이겼다. 정신을 차리거라."
왕노는 진남을 꽉 잡고 호통쳤다.
"정신 차리라고요? 저더러 정신을 차리라고 하셨습니까? 목성야가 탄혼고충으로 이들의 무혼을 다치게하게 한 것은 규칙을 어긴 것이 아닙니까? 왜 그에게 벌주지 않습니까? 목성야는 규칙을 어겨도 되고 우리는 규칙을 어기면 안 됩니까?
진남의 실력으로 이번 경기를 이기는 건 쉬웠다.
하지만 그는 규칙을 지키기 위해 최강 일격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목성야는?
목성야는 이성을 잃고 규칙을 위반했다.
수림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걱정 말거라. 규칙을 위반했으니 반드시 처벌할 것이다. "
왕노는 목성야를 향해 싸늘하게 외쳤다.
"이번 시합에서 목성야가 이끈 이 조는 규칙을 위반하고 일 조의 성원들의 무혼을 다치게 했으니 자격을 잃었다. 이번 대결은 일 조가 승리했다. 동시에 너희 여덟은 주 영장이 직접 처리할 것이다."
목성야와 천재들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일그러졌다.
'실패했다, 이번에는 완벽하게 졌다!'
왕노는 차가운 얼굴로 손을 크게 흔들었다.
빛이 이들을 각각 감싸더니 봉황영의 영지로 데려갔다.
"이들은 무혼이 중상을 입었으니 봉황영에서 책임지고 치료해주겠다."
왕노는 진남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그제야 진남의 표정이 누그러졌다.
만약 목성야 같은 사람을 처벌하지 않고 설몽 일행을 구하지 않았다면 이 화를 그는 절대 삼킬 수 없었다.
"조장……, 우리가 이긴 거예요?"
설몽 일행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걸 까맣게 잊었다.
그들은 이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이겼어?'
'우리가 정말 이긴 거야?'
"그래, 우리가 이겼다."
진남의 입가에 엷은 미소가 떠올랐다.
"우리가…… 이겼다!"
설몽 일행은 정신을 차리고 얼굴에 감격과 놀라움이 드러났다.
이겼으니, 이제 봉황 정혈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외에 연합하여 적을 이겼다는 생각에 그들은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축하한다. 너희들이 이겼다. 단청, 봉황영의 구십구기 영장이 된 걸 축하한다. 이번 기의 성원들은 반드시 네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왕노는 진남을 쳐다봤다.
왕노는 모든 싸움을 지켜봤다.
목성야가 탄혼고충을 꺼냈을 때 끼어들지 않은 것은 진남의 실력이 대체 어느 정도인지 보기 위해서였다.
마지막 결과도 그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진남이 휘두른 일격은 존자 삼 단계를 죽이기에도 충분했다.
무황 경지 정상급의 경지로 존자 삼 단계를 죽인다는 건 웬만한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가자, 봉황영으로 돌아가자! 주 영장이 너희들을 기다리신다!"
왕노는 손을 휘젓더니 그들을 감싸 봉황영으로 날아갔다.
* * *
황토 도장에는 주벽화가 수피 외투를 걸치고 앞에 서 있었다.
그는 마치 높다란 산처럼 아무런 기운을 풍기지 않아도 위압감을 주었다.
그의 곁에는 목성야와 천재들이 모두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짧은 시간에 목성야와 천재들 몸에 많은 혈흔이 생겨나고 바닥은 피로 물들었다.
그들은 저마다 괴로운 표정으로 고함을 질렀다.
설몽 일행은 전설 속의 인물을 보자 활짝 피었던 표정이 불안해졌다.
그들은 감히 고개를 들고 보지 못했다. 심장이 쿵쾅쿵쾅 빠르게 뛰었다.
'분천고국의 삼대 강자 중 한 명이다.'
'상역 동주를 통틀어 진정한 거물이다.'
"세상 모든 것은 규칙에 의해 세워진다!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말로가 이렇다."
주벽화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말 한마디 했을 뿐인데 기운이 가득했다.
"축하한다. 이번 대결에서 승리했구나. 이건 봉황 정혈 한 방울이다."
주벽화는 손을 한 번 튕겨 옥병 네 개를 진남 일행에게 떨어뜨렸다.
옥병 중앙에는 한 방울의 불꽃 같은 피가 떠 있었다.
피에서는 짙은 패기와 화염의 기운이 어렴풋이 배어 나왔다.
"엄청난 힘이야."
진남의 눈에 희색이 스쳤다.
봉황의 피를 삼키면 그의 경지도 한 단계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너희 셋은 수행전에 가서 수련하거라."
주벽화는 손을 저었다.
정신을 차린 설몽 일행은 옥병을 들고 수행전에 들어갔다.
주벽화는 진남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웃었다.
"나는 이들을 죽이지 않을 거다. 그러나 걱정 말거라. 내 친히 이들을 가르쳐서 비뚤어진 마음을 바로 잡아 네 명령에 따르도록 만들마."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목성야 일행이 마땅한 벌을 받는다면 그는 불만이 없었다.
이어서 주벽화는 진남에게 봉황영 영장의 직책을 설명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세 개 있었다.
첫째, 분천고국에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둘째, 주동적으로 싸움을 일으키면 안 된다. 세 번째, 봉황영의 요청이 있으면 반드시 와서 도와야 한다.
물론 진남이 원할 때는 봉황영에서도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다.
"알겠습니다."
진남이 시원하게 대답했다.
조건에 대해 아무런 이의가 없었다.
진남 전에 이미 아흔여덟 기의 천재들이 있었다.
그들은 분천 고국의 상역 동주에서 자리를 잡고 거물들이 되었다.
그들 중 한 명이 된다면 진남의 날개도 단단해질 것이다.
"자, 이제 본론을 말하마."
주벽화는 말투가 변했다.
그는 왕노를 쳐다봤다.
왕노는 눈치 빠르게 고통에 몸부림치는 목성야와 천재들을 데리고 나갔다.
"청룡 성주 그 영감탱이가 백 년 전에 이미 약속했다. 네가 나를 위해 한 가지 일을 완성할 수 있다고. 이제 그 약속을 실현할 때이다."
주벽화가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임무를 완성하면 불사봉황술을 전수해주겠다. 만약 못한다면……. 나는 네 진짜 신분을 사대 세력에게 알려주겠다."
주벽화의 말투는 차가웠다.
황토 도장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진남은 눈빛이 사나워졌다.
"무슨 일입니까?"
진남의 눈에 의혹이 드러났다.
'주벽화가 불사봉황술을 내 걸 만큼 신경 쓰는 일은 무엇일까?'
"따라오너라."
* * *
주벽화는 수행전 이 층에 들어섰다.
이 층은 일 층과 달리 평범한 서재였다.
양쪽에 나무 가구를 놓고 그 위에 고적들을 올려놓았다.
대전의 중앙에는 향로가 있고 향을 태우고 있었다. 향기는 마음을 차분하게 했다.
"오늘 일은 너와 나만이 알고 제삼자는 알아서 안 된다. 알겠느냐?"
주벽화는 진남이 대답하기도 전에 돌아서서 수피 외투를 벗었다.
쿵!
무서운 기운이 순간적으로 커지더니 대전을 채웠다.
진남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주벽화의 널찍한 등 뒤에 그림이 있었다.
큰 새 한 마리가 시뻘건 날개를 펼치고 있었는데, 몸은 원앙 같고 다리는 학 같았다. 그것은 도약하려는 듯 도사리고 있었는데, 살짝 든 고개는 천지를 굽어보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