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화 탄혼고충
"개세봉황권!"
목성야는 힘껏 외쳤다.
그의 주먹이 봉황으로 변해 달려들었다.
뒤에 있던 일곱 천재도 진남에게 잔뜩 화가 나 있었기에 사정없이 살초들을 날렸다.
살초들은 엄청난 기세로 몰려왔다.
눈 깜짝할 새에 보라색 수림에 강기가 불어 나무들이 흔들렸다.
"존자의 몸!"
엄청난 공격을 받았지만, 진남은 물러서지 않고 맞서서 싸웠다.
온몸의 혈관이 튀어나오고 엄청난 힘을 주먹으로 만들어 허공을 내리쳤다.
"주먹을 날리다니?"
순식간에 목성야와 천재들은 어리둥절했다.
'미친 거 아니야?'
그때 그들은 놀랄만한 장면을 목격했다.
진남의 주먹은 가득 날아오는 살초에 부딪혀 엄청난 폭발음을 냈다.
그의 주먹의 힘은 여덟 명의 연합 공격에도 전혀 밀리지 않고 비슷했다.
"깨져라!"
진남은 엄청난 기세로 연거푸 주먹을 날렸다.
무시무시한 육체의 힘으로 날아오는 공격들을 일일이 터뜨렸다.
그 장면을 보고 놀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여덟 명의 연합 공격을 고작 주먹으로 다 대응하다니? 육체가 대체 얼마나 단단한 거야?'
"하하, 계속 싸우자!"
진남은 크게 웃더니 목성야와 천재들 앞으로 다가가 주먹을 연거푸 휘둘렀다.
끝없는 주먹의 힘으로 여덟 명의 머리 위를 전부 막았다.
그들은 움직일 수 없어 도망가지 못했다.
"혼자서 천재 여덟을 당해내다니!"
그 광경을 본 설몽 일행의 눈에는 놀라움이 가시지 않았다.
단청이 강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강할 줄은 몰랐다.
처음부터 무적의 힘으로 천재들을 전부 눌렀다.
"가자, 상자를 가져가야지!"
설몽 일행은 정신을 차리고 다시 돌기둥에 다가갔다.
얼마 되지 않는 거리였기에 잠깐이면 도착했다.
"잡았다!"
설몽은 여섯 장 밖에서 힘을 솟구쳐 큰 손을 만들어 덥석 잡았다.
그는 기쁜 표정을 지었다.
상자를 가지면 승자는 그들 일 조였다.
그러나 그때 이변이 벌어졌다.
"꿈 깨!"
호통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에게 발이 묶였던 여덟 천재 중 한 명이었다.
그의 무혼은 투명한 야수였다.
그가 손을 휘두르자 야수는 포효하며 그의 몸을 잡고 땅속으로 꺼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 천재는 돌 기둥과 가까운 곳에서 솟아올랐다.
"나도 돕겠다!"
진남에게 눌렸던 다른 천재는 부적을 꺼내 부셨다.
신비한 힘이 그의 몸을 감싸 돌기둥 여섯 장 밖에 내려줬다.
부적은 진귀하기 그지없다는 공간 이동 부적이었다.
두 천재는 설몽에게 달려들었다.
"썩 꺼지거라!"
심비와 소선은 호통을 치더니, 고술을 움직여 그들을 눌렀다.
진남이 이들 셋을 함께 움직이라고 한 게 이것 때문이었다.
진남은 여덟 천재들의 무혼과 법보를 이미 알고 있었다.
다들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효과를 낼 수 있었다.
그가 이들을 전부 잡아둘 수 있지만, 이들도 방법을 대서 빠져나갈 것이었다.
하지만 함께 다니면 심비와 소선은 연합하여 저항하며 설몽을 보호할 수 있었다.
"잡았어!'
설몽의 눈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강기로 이루어진 손은 상자에서 일 촌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그때 또 이변이 벌어졌다.
"공간 이동 부적!"
목성야가 부적을 꺼내 태웠다.
신비한 힘이 그를 돌기둥 위에 데려다 줬다.
"안 돼!"
진남은 안색이 변했다.
'이렇게 많은 공간 이동 부적이 있을 줄이야!'
"단약을 삼켜!"
목성야가 고함을 질렀다.
그는 사실 단청이 이렇게 실력이 대단할 줄 몰랐다.
그러나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조원들에게 여러 수단들을 준비시켰다.
"알겠어!"
이 조의 다른 천재들은 시선이 날카로워지더니 빨간색 단약을 꺼내 삼켰다.
쿵!
천재들의 기운은 빠르게 폭등했다.
전보다 배는 늘어난 것 같았다.
단약은 풍마광화단인데 먹으면 경지가 배로 늘었다.
이런 단약은 무인들에게 입히는 피해가 컸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봉황 정혈을 위해, 불사봉황술을 위해 이기는 것이 중요했다.
"죽어라!"
천재들은 고함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그들은 호랑이나 늑대 같이 진남을 에워쌌다.
진남이 존자의 육신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런 포위를 받으면 갇혀 눌릴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진남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그는 천재들을 상대하면서 설몽 일행을 살폈다.
"팔황유력, 만고회취!"
목성야가 왕처럼 강림했다.
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설몽을 보았다.
그의 손바닥에서 모래바람이 불더니 이내 모래 탑이 되어 그녀를 눌렀다.
펑!
설몽은 몸이 굳었다.
강한 타격을 받은 그녀는 피를 토하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고작 무황 팔 단계의 경지였다.
목성야는 반보 무존 경지의 존재였다.
게다가 지급 칠품 무혼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한 방을 맞았을 뿐인데 그녀는 중상을 입었다.
"상자를 가져가려고? 어림도 없다!"
설몽은 고개를 들고 손을 휘둘렀다.
그녀의 손에 검이 나타났는데 목성야를 가리켰다.
그녀는 목성야를 이길 수 없었지만, 이대로 패배를 인정할 수 없었다.
'단청 조장이 충분히 잘해줬는데 내가 걸림돌이 될 수 없어.'
쿵!
설몽의 등 뒤에 금빛이 번쩍이더니 무혼이 드러났다.
그녀의 눈에 핏발이 섰다.
'죽더라도 상자는 지킬 거야!'
"우리가 도와줄게!"
심비와 소선은 그 모습을 보자 화가 나 최강일격으로 두 천재를 무찔렀다.
그리고 날아서 설몽의 뒤로 왔다.
그들의 등 뒤에서 금빛이 번쩍이더니 무혼이 드러났다.
세 개의 무혼이 우뚝 솟아올랐다.
"간이 부었구나!"
목성야는 더욱 화가 났다.
'단청은 나보다 강하니 그렇다 쳐도, 이 세 놈도 내 앞길을 막다니!'
순간, 목성야의 주변에 모래바람이 일고 눈보라가 홍수처럼 쏟아지며 설몽 일행을 덮쳤다.
푸확!
설몽 일행은 동시에 피를 토했다.
그러나 그들 체내에 어떤 강인한 의지가 그들을 지탱해주는 것처럼 쓰러지지 않았다.
"목성야, 죽으려고 작정했구나!"
그 모습에 진남은 눈에 살기를 띄었다.
'이들은 내 사람이다. 누구도 내 사람을 괴롭히면 안 돼!'
봉황시혼화, 성공뇌정, 청심당마결 등이 진남의 몸 안에서 깨어났다.
역천무황의 힘이 모두 깨어나서 여러 공법들을 운행했다.
남은 다섯 천재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이런!"
목성야는 안색이 변했다.
그는 단청이 힘을 숨겼을 줄 몰랐다.
풍마광화단을 먹은 다섯 천재도 그의 힘을 당하지 못했다.
"그럼 어쩔 수 없다!"
목성야는 사나운 표정을 지었다.
지급 칠품 초월급 천재인 그는 하역에서 평범하지 않고 미래도 창창했다.
그런 그가 봉황영에 온 것은 불사봉황술 때문이었다.
불사봉황술을 얻으면 상역 동주를 흔들 수 있었다.
'내 길을 막는 자는 인정사정 봐주지 않을 거야!'
"탄혼고충!"
목성야는 사납게 소리 질렀다.
손바닥에 보판(寶盤, 일종의 항아리)이 나타났다.
보판 위에 신비한 빛이 번쩍이고 주먹만 한 고충이 안에서 계속 날아 나왔다.
고충들은 나오자마자 설몽 일행의 무혼을 노렸다.
"이건 무혼을 삼키는 고충이다! 너희들이 빨리 꺼지지 않으면 고충들이 무혼을 물어뜯을 거다."
목성야는 고개를 숙이고 지독하게 바라보았다.
"탄혼고충?"
다섯 천재를 상대하던 진남은 그 말에 동공이 작아지더니 외쳤다.
"설몽, 심비, 소선 얼른 피하거라!"
이들은 진남을 따라온 자들이었다.
진남이 어떻게 그들을 다치게 할 수 있겠는가!
"목성야, 이런 고충까지 준비하다니! 비열하기 그지없구나! 불사봉황술이 네 놈 손에 들어가게 할 수 없다!"
설몽, 심비, 소선은 화가 났다.
왕노가 이번 대결에서 중상을 입혀서도 안 되고 사람을 죽여서도 안 된다고 했다.
탄혼고충은 무혼을 물어뜯으면 무혼에 중상을 입힐 수 있었다.
그들에게는 평생 남는 상처였다.
이건 규칙을 위반하는 일이었다.
"목숨 걸고 싸울 거야!"
설몽 일행은 서로 마주 보더니 단호하게 말했다.
단청은 예전의 잘못을 따지지 않고 그들에게 고술을 찾아줬다.
오늘 단청이 혼자서 여덟 천재를 상대하는 걸 보면 경지가 강한 게 분명했다.
'그럼 우리가 단청 조장이 숨을 돌릴 시간을 마련해주자!'
천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몽설 일행은 뜻밖의 행동을 했다.
셋은 한 걸음 내디디며 공법을 움직여 무혼을 드러내더니, 삼각형을 만들어 목성야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은 육체와 무혼으로 목성야를 막았다.
"너희들 미쳤구나!"
목성야는 두려웠다.
'이건 탄혼고충이다!'
고충에게 물리면 무혼은 중상을 입게 된다.
중상을 입은 무혼을 회복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다.
쿵!
셋은 주저하지 않고 탄혼고충와 목성야에 부딪쳤다.
스스슥.
순식간에 탄혼고충은 피 냄새를 맡은 늑대들처럼 달려들어 그들의 무혼을 물어뜯었다.
"아!"
세 개의 비명 소리가 하늘에 울려 퍼졌다.
무혼이 고충에게 물리자 그들의 육체도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를 악물고 아픔을 참으며 힘을 최대로 발휘하여 목성야를 공격했다.
단지 진남에게 숨을 돌릴 틈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그들은 목숨을 걸고 싸웠다.
"죽으려는 거냐!"
목성야는 놀라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다만, 놀란 것은 이들이 단청에게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는 점이었다.
화가 난 것은 이들이 그의 계획을 망쳤기 때문이었다.
펑! 펑! 펑!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설몽 일행의 무혼은 빠른 속도로 물어 뜯겨 기운마저 허약해졌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버티고 있었다.
"죽어!"
목성야의 등 뒤에 금빛이 번쩍거리더니 무혼을 드러내 최강의 일격을 가했다.
"목성야……!"
이때 화난 목소리가 허공에서 터졌다.
진남이 이성을 잃었다.
쿵!
무서운 기운이 진남의 몸에서 터져 나와 강풍을 일으켜 방원 세 장을 휩쓸어 바닥의 부서진 돌을 산산조각 냈다.
"썩 꺼져!"
진남의 눈에 번개 빛이 번쩍거렸다.
그는 폭노 고도를 꺼내 다섯 천재를 향해 내리쳤다.
쿵!
엄청난 도기는 봉황으로 변해 날개짓을 하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봉황격천술!
다섯 천재의 표정이 변했다.
무혼을 드러내고 법보를 운행하여 방어벽을 치며 도기를 막아보려고 했다.
펑!
놀라운 폭발음과 함께 다섯 천재의 몸은 칼에 맞아 날아갔다.
그들은 중상을 입고 피를 토했다.
"어, 어떻게……."
다섯 천재들 눈에는 놀란 빛이 드러났다.
그들은 풍마광화단을 먹었기에 연합하면 존자 일 단계와 싸울 수 있었다.
그런데 진남의 한 방을 막을 수 없다니?
눈 깜짝할 사이에 진남은 돌아서서 목성야를 노려봤다.
목성야는 몸이 굳어서 설몽 일행에게 날리던 살초를 멈추었다.
그는 다섯 천재가 진남을 막지 못할 줄은 몰랐다.
"불태워라!"
진남은 봉황시혼화를 토해냈다.
봉황시혼화는 활활 타오르며 탄혼고충을 전부 태웠다.
보통 불꽃이라면 탄혼고충을 태울 수 없을 테지만, 봉황시혼화는 무혼도 태울 수 있는 힘을 가졌다.
탄혼고충들은 불길에 휩싸여 비명을 지르며 버둥거렸다.
"무슨……."
목성야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목성야! 오늘은 규칙 때문에 손을 쓰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너는 일 위가 되려고 이렇게까지 하는구나! 오늘 내 무정함을 탓하지 말아라!"
진남의 화가 폭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