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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21화 (321/1,498)

321화 한 시진 만에 다 익혔다고?

목성야는 말하면서 그를 따르는 천재들에게 눈짓했다.

천재들은 곧 그의 뜻을 알아차렸다.

"그래, 심비 뭘 망설이는 거야?"

"허허, 나도 단청 조장에게 공법을 가져다 달라고 하고 싶다. 하지만 기회가 없어서 아쉽구나."

"그럼. 복에 겨운 줄 알아."

"……."

천재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그들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진짜로 아쉬운 것처럼 행동했다.

설몽 일행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단청 조장에게 공법을 가져다 달라고 하고 싶다니? 단청은 고술이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동술을 조금 사용할 줄 안다고 해도 고술을 찾을 수 있을까? 게다가 기회는 한 번밖에 없어.'

"그, 그럼 잘 부탁하오."

설몽은 잠깐 생각하더니 결심한 듯 말했다.

그의 뒤에 있던 심비와 소선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동술을 모르니 단청에게 부탁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었다.

"그래!"

진남은 목성야 일행을 힐끗 쳐다봤다.

지금은 그들과 입씨름할 시간이 없었다.

진남은 왼쪽 눈동자가 반짝하더니 힘껏 땅을 차며 어떤 빛을 향해 손을 뻗었다.

"단청 도우, 좋은 뜻으로 충고 한마디 할게. 그 빛은 속이 비었다."

이때 목성야도 날아올랐다.

그의 눈에는 차가운 빛이 반짝거렸는데 주변의 온도가 내려갔다.

"비었는지 아닌지를 네가 알려줄 필요가 없다!"

진남은 돌아보지도 않고 손을 휘둘러 그 빛을 저장 주머니에 넣었다.

설몽 일행은 안색이 변했다.

'저 빛이 설마 진짜로 빈 건 아니겠지?'

"호의를 악의로 받아들이는구나!"

목성야는 차갑게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조금 전에 그 빛을 확인해보았다.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지만 팔 할은 가짜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목성야는 서두르지 않고 계속 진남을 바라보았다.

진남은 망설임 없이 연속 손을 뻗어 세 개의 빛을 잡아 저장 주머니에 넣었다.

속도가 무척 빨라 천재들은 당황했다.

'왕노가 불을 붙인 향이 오 분의 일도 타지 않았는데 이미 다 선택했다고? 아무리 강한 동술이라도 이렇게 빠를 순 없지 않아?'

설몽 일행은 모두 안색이 변했다.

'설마 단청이 이번에 아무거나 고른 건 아니겠지?'

"단청 조장, 대단하다. 빈 것이 세 개였는데 네가 모두 다 골랐구나."

목성야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의 두 눈에서는 차가운 빛이 계속 번쩍였다.

그의 말은 마치 벼락이 내리치는 것 같았다.

"다 빈 거라고?"

"단청 조장의 동술은 참 대단해."

"대단하군, 대단해!"

다른 천재들은 정신을 차리고는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설몽 일행의 얼굴은 완전히 창백해졌다.

'다 빈 것이라니!'

'그럼 봉황영에 온 의미가 없잖아?'

'고술을 얻지 못했는데 어떻게 목성야 일행과 싸운단 말인가?'

"단청 조장, 내가 어떻게 고르는지 보여주마."

목성야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고개를 들었다.

그의 두 눈에서 차가운 빛이 쏟아져 어두컴컴한 대전을 파랗고 몽환적인 얼음 빛으로 물들였다.

슉슉!

목성야는 몸을 흐르는 물처럼 움직이며 빠른 속도로 공법들을 전부 낚아챘다.

"여덟 개의 공법, 두 개의 고술!"

목성야는 똑바로 서서 손을 흔들며 확신에 차서 말했다.

이 조의 일곱 천재는 그 말을 듣자 눈이 반짝거렸다.

고술을 두 개 찾았으니 하나는 목성야가 가져가고 나머지 하나는 그들 일곱 중에 한 명이 가질 수 있었다.

나머지 여섯 명은 고술을 수련하지 못하더라도 공법은 확실히 하나씩 가질 수 있으니 일 조의 상황보다 나았다.

"그래?"

진남은 담담하게 웃으며 두말없이 손가락을 튕겨 빛을 감싼 금제를 풀고 옥간을 드러냈다.

옥간에서 태고의 정취가 강물처럼 콸콸 흘러나왔다.

목성야의 올라간 입꼬리, 일곱 천재의 표정 그리고 안색이 창백하던 설몽 일행은 모두 그대로 굳었다.

'이건 설마……, 고술인가?'

"이것뿐만이 아니다."

진남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다시 손을 뻗어 세 개의 빛의 금제를 풀었다.

세 개의 짙은 옛 기운이 쏟아져 나왔다.

네 가지 옛 기운이 공법대전에서 용솟음쳤다.

눈앞의 광경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내리친 것처럼 목성야 일행을 공격했다.

'네 개의 고술?'

설몽 일행의 머릿속에서는 윙윙 소리가 났다.

'네 개의 고술이라고?'

왕노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네 개의 공법 모두 정확히 고술을 골랐다는 건 단청의 동술이 대단하다는 뜻이었다.

"좀 전에 뭐라고 했지?"

진남은 목성야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의 말에 모든 시선이 저도 몰래 목성야에게 쏠렸다.

좀 전에 목성야는 네 개의 빛이 전부 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빈 게 아니라 모두 고술이 들어 있었다.

"그게……."

목성야는 입을 벙긋거렸다.

마치 커다란 손이 목구멍을 누른 것처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명백한 상황이 진남의 동술이 그보다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이 세 개의 공법은 너희들에게 어울린다."

진남은 세 공법을 설몽 일행에게 던져주었다.

설몽 일행은 옥간과 고적을 들고 여전히 어리둥절해 있었다.

방금 전까지 그들은 이것이 빈 공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 깜짝할 사이에 진귀한 고술로 바뀌었다.

그들은 순식간에 지옥에서 천당으로 오고 모든 것이 꿈만 같고 진실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직 옥간, 고적의 옛 기운만이 그들에게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님을 알려줬다.

설몽 일행은 정신을 차리고 신식을 옥간 속으로 들여보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들고 있는 고술이 어떤 공법인지 보려고 했다.

공법을 확인한 세 사람은 안색이 확 변했다.

"이, 이건 혈법쉬체술이잖아?"

설몽은 심한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봉황화검술! 봉황화검술이라니!"

"봉황구변결, 이건 봉황구변결이다!"

그녀뿐만 아니라 심비와 소선의 목소리도 떨리기 시작했다.

이 공법들은 모두 그들이 꿈꾸던 고술들이었다.

진남은 입가에 웃음을 머금었다.

전신의 왼쪽 눈은 엄청 강했다. 세 사람을 훑어보기만 해 어떤 고술을 수련하기에 적합한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공법을 취할 때 일부러 이 세 가지 공법을 골랐다.

왕노와 목성야 그리고 다른 천재들은 이 광경을 보고 몸을 흠칫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고술도 많고 공법도 많았다. 그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공법, 심지어 자신에게 맞는 고술을 고르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런데 그 어려운 걸 단청이 해냈다.

네 가지 공법과 네 가지 고술은 모두 그들에게 적합한 것들이었다.

"단청 조, 조장……."

설몽, 심비, 소선은 정신을 차렸다.

진남을 바라보는 눈빛에 감격과 미안함이 가득했다.

그들은 예전에 모두 단청을 무시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한가?

단청은 그들에게 고술을 찾아줬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적합한 것으로 골라서 가져왔다.

"그런 말은 필요 없다. 시간이 촉박하니 빨리 가서 수련하자."

진남은 손을 저어 세 사람을 제지하고 먼저 공법전을 나섰다.

설몽, 심비, 소선은 어안이 벙벙했다.

진남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은 미안함에서 존경으로 변했다.

"네, 조장!"

세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

그들은 더 이상 머물지 않고 빠르게 나갔다.

공법전에 남은 목성야와 천재들은 눈앞의 이 모든 것을 바라보면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특히 목성야 수하의 일곱 천재는 더욱 할말이 없었다.

질투, 부러움, 후회 등 감정이 북받쳤다.

그들은 전에 단청을 무시하고 조롱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한가?

현실은 그들의 뺨을 호되게 때렸다.

목성야는 지급 칠품 무혼의 초월급 천재가 틀림없었다.

그러나 단청은 그보다 약하지 않으며, 심지어 동술은 목성야보다 몇 배나 강했다.

"다들 얼떨떨해서 뭐 하느냐? 얼른 공법을 골라서 수련하거라!"

목성야는 정신을 차리고 나지막이 으르렁거렸다.

무덤덤하던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목성야는 지상 칠품 무혼을 가진 천재답게 수행이나 결투 등 면에서 다른 사람에게 져본 적이 없었다.

그는 오늘 완벽하게 졌다.

* * *

봉황영의 수련 장소는 허름했다.

황토도장 주변에서 천재들은 마음대로 자리를 찾아야 했다.

설몽 일행은 흐뭇하게 좋은 자리를 골라 지체하지 않고 수련을 시작했다.

진남은 커다란 바위를 찾아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는 고적을 꺼내 들더니 눈에서 빛을 반짝였다.

전신의 왼쪽 눈으로 모든 공법을 훑어보았을 때 이 고적에 익숙하고 따뜻한 기운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고술은 마치 그를 위해 준비한 것만 같았다.

"나를 실망시키지 않길 바란다."

진남은 중얼거리며 천천히 고적을 펼쳤다.

첫 장에는 큰 글자 몇 개가 있었는데, 글자는 용이 날아오르고 봉황이 춤추는 것처럼 패기가 넘쳤다.

'봉황격천술!'

진남의 왼쪽 눈은 빛을 반짝이며 빠르게 고적을 펼쳐보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시진이 지났다.

한 시진 사이에 진남의 눈에는 빛이 점점 짙어졌다.

봉황격천술은 도법이었다.

이 검법을 최고의 경지까지 연마하면 칼을 휘두를 때마다 봉황의 울음소리가 울리고 하늘을 가를 듯한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도법이라……. 내 체내에 있는 봉황시혼화와 이 도법을 결합하면 위력이 엄청날 거야."

진남은 호흡이 가빠지더니 혈액에서 어떤 것이 깨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진남은 칼을 좋아해서 열 살 때 이미 검법 무예를 만든 적이 있었다.

"일단 이 도법을 익히자."

진남의 왼쪽 눈에서 번개가 번쩍이더니 심신이 고적에 깊이 빠져들었다.

진남은 방금 대충 훑어봤기에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 시각 황토도장에서는 진남 일행과 목성야 일행이 모두 심신을 가라앉히고 공법을 터득하고 있었다. 분위기가 화목했다.

왕노는 공법전 대문어귀에 서서 놀라고 감탄하는 눈빛으로 진남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이제 거의 단청이 바로 진남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진남……. 단청……."

왕노는 중얼거렸다.

한참 후 차분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누구든 간에 봉황영에 최고의 영예를 가져다줄 수 있으면 된다.'

왕노는 돌아서 수련대전에 들어가려 했다.

고술은 매우 신비했다.

아무리 지급 칠품의 무혼을 가진 천재라도 확실히 깨우치려면 닷새가 필요했다.

때문에 왕노는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가 한 발 내딛자마자 소리가 울려 퍼졌다.

"왕노, 여쭈어볼 일이 있습니다."

그는 깜짝 놀랐다.

진남이었다.

"너……."

왕노는 몸을 돌렸다.

그는 귀신을 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고작 한 시진 좀 넘게 지났는데……. 설마 한 시진에 고술을 익힌 걸까?'

"고술을 다 익힌 게냐?"

왕노는 침착하게 물었다.

그러나 목소리에는 여전히 놀라움이 드러났다.

"네, 기초만 익혔습니다. 아직 더 연마해야 합니다."

진남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전신의 왼쪽 눈을 가지게 된 후 한 번 훑어보기만 해도 공법의 의미를 전부 알 수 있었다.

"뭐라?"

왕노는 흠칫 놀랐다.

'정말 한 시진에 다 익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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