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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18화 (318/1,498)

318화 진남과 무슨 관계냐

왕노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봉황영에서는 실력으로 모든 걸 결정한다. 웅령, 너 내키지 않으면 스스로 한번 겨뤄보거라."

"좋습니다!"

웅령은 눈이 반짝이더니 진남을 보며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단청 조장, 나와 겨뤄보지 않겠소? 세 수를 양보해줄 수 있소."

"겨뤄보자고?"

진남의 눈에 빛이 반짝였다.

그는 무황을 이루고 아직 싸워보지 못했다.

웅령이 괜찮은 상대인 것 같아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나는 너와 겨루겠다. 그런데 세 수를 봐줄 필요는 없어."

"시작합시다."

웅령이 바로 기세를 폭발시켰다.

그의 체내에서 야수가 부르짖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한발 성큼 내디디고 주먹을 꽉 쥐었다.

주먹 끝에 사나운 요수의 그림자가 나타나 진남을 내리쳤다.

흉수멸살권(凶獸滅殺拳)!

주위의 천재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웅령의 경지는 그들보다 훨씬 강했다.

진남은 발끝을 튕겨 흉수멸사권을 피했다.

"너무 느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흉수멸사권의 위력은 셌지만, 속도가 너무 느렸다.

"역천무황은 보통 강한 게 아니구나. 존자 일 단계와 대결할 수 있겠어."

진남이 중얼거렸다.

자신의 전력을 정확히 알게 되었다.

"빠르구나!"

주위의 천재들은 눈에 놀란 빛이 스쳤다.

그들은 진남의 그림자도 따라가지 못했다.

심비와 소선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은 한가지 문제를 잊고 있었다.

'왕노의 선택을 받아 조장이 된 사람이다. 아무리 부족하다고 한들, 목성야를 이기지 못한다 해도 우리를 상대하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응? 좀 능력이 있는 것 같군. 그럼 나도 봐주지 않겠소……."

웅령의 눈에 놀란 빛이 반짝이더니 사라졌다.

그는 빨리 정신을 차리고 크게 소리쳤다.

쿵!

그의 커다란 몸이 순식간에 폭등하여 오 장 정도로 커져 멈췄다.

온몸에 쇠못 같은 털이 일어나 진짜 흉수 같이 변했다.

"죽어라!"

웅령이 큰소리치자 몸에서 끝없는 강기가 일어나 온 천지를 덮는 수많은 권영(拳影)을 날렸다.

"느려, 여전히 많이 느려……. 너희들 중에서 목성야만이 나와 겨룰 수 있겠구나."

진남이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주위의 천재들은 이 광경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들이 단청을 얕본 것 같았다.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움직임만 봐도 그들은 상대가 아니었다.

"실로 강하구나!"

설몽의 눈에 이상한 빛이 뿜어 나왔다.

멀리에 있는 목성야도 고개를 돌려 싸움을 바라봤다.

그는 담담한 표정을 하고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웅령은 끊임없이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진남은 모두 피했다.

"능력이 되면 나와 정면 승부합시다!"

그는 가슴이 답답해 크게 소리쳤다.

"그래?"

진남은 걸음을 멈추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성큼 내딛더니 번개처럼 오른 주먹을 휘둘렀다.

쿵!

큰 산이 무너지는 것 같은 웅장한 힘이 솟구쳐 올랐다.

엄청난 강기가 도장의 모래를 전부 쓸어 올렸다.

윙!

진남이 걸음을 멈추자 오른 주먹이 웅령의 코끝에서 삼 촌 되는 곳에 멈췄다.

주먹을 거둬들이자 도장은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이건……."

웅령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방금 순식간에 그는 천지를 뒤흔드는 큰 산이 자신을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

그는 숨이 막혀 죽음의 기운도 느꼈다.

"진짜 대단하구나!"

다른 천재들은 이 광경을 보고 모두 경악했다.

'좀전의 그 한 방은 우리를 죽이기 충분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말은 이자가 자신의 힘을 정확히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목성야는 싸늘한 눈길로 진남을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진남은 기운을 가라앉히더니 공수하고 말했다.

"양보해줘서 고맙다."

"난……. 진심으로 탄복하오."

정신을 차린 웅령은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다른 천재들도 아무 말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속으로 후회했다.

왕노는 눈앞의 광경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다들 마음에 걸리는 게 없으니 본론을 얘기하자. 이번 삼 개월 동안의 훈련은 아주 간단하다. 첫째, 공법전에 가 너희들이 배우고 싶은 공법을 고르거라. 둘째, 두 달 동안 선택한 공법을 수련하고 두 달 후에 출관한다. 셋째, 출관한 후 일 조와 이 조는 대결을 한다. 이긴 쪽이……."

다들 여기까지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심비와 소선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진남의 강대한 실력에 그들은 조금 자신이 생겼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그들에게 불리했다.

일 조와 이 조의 전력 차이는 하늘과 땅이었다.

"봉황지혈(鳳凰之血)의 세례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긴 조의 조장은 구십구기 제자의 영장이 된다. 이긴 조의 조장은 주 영장이 진전제자로 받아들여 직접 가르칠 것이다!"

진남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얼굴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표정이 싸늘한 목성야마저 숨이 가빠지고 눈에 뜨거운 열기가 드러났다.

"습! 주 영장이 직접 제자로 받아들이다니!"

"이 상품은 실로 크다!"

"주 영장은 몇십 년 동안 제자를 들이지 않았어! 한데, 이번에 전례를 타파할 줄이야."

"……."

천재들 중 감탄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진남은 참지 못하고 설몽에게 물었다.

"주 영장이 누구야?"

"너 몰라?"

설몽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말했다.

"주 영장, 소일백호, 현재 분천고국의 황제, 이들은 분천고국의 삼대 강자이다. 주 영장이 서열이 제일 낮지만, 그는 혈익봉황의 본명공법(本命功法)인 불사봉황술(不死鳳凰術)을 장악하고 있어. 소문에 이 공법을 얻으면 되살아날 수 있대. 머리가 잘리고 원신이 사라졌다 해도 죽지 않는대."

"불사봉황술? 원신이 사라져도 죽지 않는다고?"

진남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래. 주 영장은 이 공법을 봉화영 칠십 기 제 일 천재에게만 전수해줬어. 그는 우리 분천고국의 제 일 천재이기도 해. 그런데 나중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여기까지 말한 설몽은 다급히 화제를 돌렸다.

"어쨌든 이 불사봉황술은 수많은 천재들이 욕심내고 갖고 싶어 해."

설몽은 목성야를 힐끔 봤다.

진남도 목성야를 힐끔 봤다.

그는 그의 표정을 보고 바로 알아차렸다.

지급 칠품 무혼인 목성야가 봉황영으로 온 이유는 바로 불사봉황술 때문이었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대진 위의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먹구름 속에서 엄청난 기운이 내려왔다.

이어 천둥 같은 호통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단청! 어디 있느냐? 봉황영, 속히 그자를 내놓거라!"

호통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사람 형상이 떠올랐다.

맨 앞에 선 사람은 바로 문도 삼노 중의 한 사람이었다.

기질이 독사처럼 어두웠다.

무성 경지의 위압이 조금도 줄지 않고 하늘에서 꿈틀거렸다.

그 노인의 뒤에 허오 부 영장 그리고 구황자 송옥, 상도맹의 육간, 만향루의 묘어심이 서 있었다.

진남은 허오를 제외하고 이들을 전에 죽음의 바다에서 만난 적 있었다.

봉황영 안의 천재들은 불사봉황술의 엄청난 소식에 정신을 놓고 있다가 호통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

그들은 맨 앞에 선 노인을 보자 안색이 변했다.

"저분은 문도 삼노 중의 음노 아니야?"

"그리고 옆에는 구황자 송옥이잖아!"

"이들이 왜 단청을 찾는 거지?"

모든 천재들은 눈앞의 광경에 끌렸다.

목성야도 예외가 아니었다.

"저들이 왜 여기로 왔지?"

진남은 허오의 싸늘한 표정을 보고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왕노가 고개를 들고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

"음노께서 오셨군. 무슨 일로 단청을 찾는 거요? 단청은 우리 봉황영 구십구기 제자요."

봉황영은 그들의 제자를 보호했다.

상역 동주에서 이미 모든 이들이 알고 있었다.

왕노의 말은 음노를 경고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음노가 안색이 변하지 않고 싸늘하게 웃으며 천둥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단청을 찾는 건 그저 이 자식이 진남이 맞는지 아닌지 확인하려는 것뿐이오. 왕노, 우리 세력은 사대 세력이 연합하여 이루어진 것이오. 누구든 진남과 조금이라도 엮여있으면 우리의 조사를 받아야 하오!"

음노는 멈칫하더니 말했다.

"물론, 이 자가 만약 진남이 변한 것이 아니면 우리는 바로 떠나갈 것이오."

그들의 말에 다른 천재들의 시선이 진남을 향했다.

'진남에 대해서는 당연히 알고 있지. 하역의 정상급 천재이고 사대 세력의 추격을 받고 있잖아. 그런데 단청이 그와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거지?'

왕노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도 처음에는 단청의 신분을 의심했었다.

그렇지만 단청이 봉황영에 들어왔으니 진짜 신분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허오가 앙심을 품고 사대 세력의 연합세력을 전부 불러올 줄 생각지 못했다.

만약 음노 등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 봉황영은 시끄러워질 게 뻔했다.

"왕노, 괜찮습니다. 저는 떳떳하여 두렵지 않습니다. 들어오라고 하십시오. 저자들이 어떻게 저를 조사하는지 보고 싶습니다."

진남은 사대 세력이 자신을 잡기 위해 전문적인 조사조를 성립하고 자신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으면 다 조사할 줄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홍진변신술은 매우 현묘하였다.

게다가 그가 무황을 이루어 음노 등이 그의 진신을 알아보는 건 쉽지 않았다.

"그게……."

왕노는 잠깐 망설였다.

이때 신식이 그의 머릿속에 들어왔다.

그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다."

왕노가 손가락을 튕기자 빛이 대진 위에 떨어져 작은 구멍을 냈다.

음노 등이 그 구멍으로 날아 들어왔다.

음노 등은 들어오자 진남을 아래위로 훑어봤다.

지금의 진남은 단청으로 변한 후 생김새가 완전히 달라져 백옥처럼 하얀 사람이 되어 있었다.

말하는 풍격이나 기질이나 조금도 이상한 낌새를 보아낼 수 없었다.

송옥, 묘어심, 육간은 모두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단청이 진남이 아닐 수도 있었다.

"너는 진남과 무슨 관계냐?"

음노가 위에 서서 싸늘한 눈길로 물었다.

말속에 커다란 위압이 풍겨 심신이 약한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진실을 말할 수도 있었다.

"천험산맥에서 만났을 때 겨뤘던 적 있습니다. 그 후로 그자가 어디로 갔는지는 모릅니다."

진남은 안색도 변하지 않고 긴장하지도 않고 말했다.

음노는 그의 설명을 의심하지 않고 빠른 속도로 물었다.

"너는 어디서 왔느냐?"

"냉수촌(冷水村)이요, 촌민들이 모두 죽고 저만 살아남았습니다."

진남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홍진변신술을 쓸 때 구실을 생각했었다.

육간은 아무 말 없이 손을 뒤집었다.

책에 옥간이 나타났다.

그는 옥간에 신식을 주입했다.

냉수촌은 삼 년 전에 몰락했다.

온 마을이 몰락하여 증인이 없고 조사할 수 없었다.

"하하하, 증인이 없다니. 음노 그리고 여러분 단청의 혐의는 보통 큰 것이 아닌 것……."

이때 허오가 큰 소리로 웃으며 싸움을 부추겼다.

음노, 송옥 등은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허오의 말을 들으니 진남이 이상해 보였다.

"네가 누구든 조천경(照天鏡) 아래에서는 본 모습을 드러내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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