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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17화 (317/1,498)

317화 잠깐!

"하하, 된다. 당연히 된다."

그의 말에 왕노가 큰 소리로 웃었다.

'얼마 만인가, 우리 봉황성이 한꺼번에 두 명의 분천고국의 정상급 천재를 들인 게 대체 얼마 만인가?'

진남은 설몽이 자신을 보자 소름이 끼쳤다.

이런 눈길은 예전에 묘묘 공주가 자신을 보던 눈길보다 더 무서웠다.

그는 서둘러 고개를 돌려 용호를 보며 말했다.

"용호, 너……."

"단청, 난 봉황영에 가지 않겠어. 난 현무영에 갈 거야!"

용호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는 진남과 함께하고 싶지 않았다.

진남과 함께 있으면 그의 천룡뇌호의 혈통도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럴 바에는 현무영에 가서 위엄을 펼치는 편이 나았다.

"진짜로 하는 말이냐?"

웅 부 영장은 기쁜 표정을 지었다.

'용호, 이자도 설몽보다 못지않은 존재다.'

"당연히 진짜지. 영감탱이, 내가 현무영에 가는 건 자네들을 존중한다는 거요. 좋은 술, 맛있는 고기 그리고 미녀들을 많이 준비해야 하오."

이 광경을 본 진남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그러나 그는 긴말하지 않았다.

그는 형제들과 함께 싸우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다들 스스로 바라는 바가 있었다.

"가자, 내가 너희들을 봉황영 본부로 데려다주마!"

왕노는 바로 그들을 잡고 하늘 밖으로 날아갔다.

백호성에서 나는 걸 금지한 건 일반 사람에 한해서였다.

* * *

백호성에서 날아 나온 왕노는 손으로 허공을 가르고 그들을 잡은 채 허공에서 뛰기 시작했다.

네다섯 번 정도 뛰어서 왕노는 멈췄다.

"여기가 바로 봉황영 본부다."

왕노는 뒷짐을 지고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

진남은 고개를 숙여 봤다.

설몽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래에는 커다란 산맥이었다.

산맥은 규모가 험준한 요새 못지않았다.

산맥의 가운데에 커다란 진법이 있었다.

커다란 사발이 거꾸로 엎어진 것처럼 무척 넓은 범위를 뒤덮었다.

진법은 투명한 빛을 뿜었다.

진법을 통해 산맥 안에 기운이 대단한 궁전이 우뚝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진남은 전신의 왼쪽 눈을 움직여 진법이 엄청 대단하고 온 산맥의 기운이 모여 있다는 걸 발견했다.

진법을 움직이면 설사 무성 경지의 강자가 와도 맞서 싸울 수 있을 것이었다.

"이건 봉황 영패다. 이것이 있어야만 안전하게 봉황영에 들어갈 수 있다."

왕노가 진남과 설몽에게 영패를 던져주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봉황영에 들어가기 전에 규칙을 알려주겠다."

"네."

진남과 설몽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봉황영은 규칙이 간단하다. 첫 번째, 배신하면 안 된다. 두 번째, 명령에 따라야 한다."

왕노가 말했다.

"이 두 가지 중 첫 번째를 위반하면 아무리 강한 천재라 해도 우리 봉황영은 전력을 다해 배신자를 죽일 것이다."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앞서 허오가 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봉황영의 제 일 천재가 설마 봉황영을 배신했었나?'

왕노는 뭔가 생각난 듯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너희들은 이걸 명심하거라. 너희들이 잘못한다고 해도 오직 봉황영의 사람만 훈육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누구든, 설사 분천고국의 황제라도 기세를 믿고 너희들을 괴롭힐 수 없다."

왕노는 기세등등하여 말했다.

진남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자신이 봉황영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몽은 진작에 규정을 알고 있었기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

커다란 눈은 줄곧 진남을 지켜보고 있었다.

눈을 깜빡이며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우리 봉황영은 금년에 너희 둘을 포함하여 열두 명의 제자를 모집했다."

왕노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들은 삼 개월 동안의 특훈을 할 것이다. 특훈 기간이든 아니면 특훈이 끝난 후든 충분한 자원을 얻으려면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야 한다."

"천재가 열 명이나 더 있습니까?"

왕노의 말에 진남은 눈에 정광이 스쳤다.

마음속에 기대감이 생겼다.

"그래, 일단 가자."

왕노는 손을 젓더니 진남과 설몽을 데리고 산속 대진 안으로 들어갔다.

대진에 뛰어드니 도장이 눈에 들어왔다.

도장은 모래로 만들어졌고 아무런 특이한 점이 없었다.

도장 위에 열 명이 서 있었다.

사내 일곱 명과 여자 세 명이었다.

"응? 진짜 강……."

진남은 왼쪽 눈으로 훑어보더니 눈빛이 굳었다.

이 열 명은 경지가 무황 경지 오 단계 이상이었다.

그중 세 명은 무황 정상급에 도달했다.

그 외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 무혼이 지급 사품 이상이었다.

진남의 눈길이 한 청년에게 떨어졌다.

청년은 시커먼 머리카락에 파란색 눈동자를 갖고 있었다.

기운이 바다처럼 깊었다.

등에 장검을 메고 조용히 서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커다란 압박을 느끼게 했다.

'이자가 제일 강하구나. 경지가 반보 무존에 도달하고 지급 칠품 무혼을 갖고 있어. 그런데, 지급 칠품 무혼은 온 분천고국에도 스무 명을 넘지 않을 건데?'

진남의 눈에 의아한 빛이 드러났다.

'이렇게 강한 천재가 봉황영에 오다니.'

그의 온몸의 피가 천천히 빨라지기 시작했다.

진남과 설몽이 천재 열 명을 훑어보았다.

청년을 제외한 천재들도 마찬가지로 그들을 훑어보고 있었다.

그 청년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런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됐다. 다 왔구나. 이제 조용하거라. 내가 우리 봉황영에 대해 소개하겠다. 봉황영은 대전이 세 개뿐이다. 공법전, 자원전, 수련전이다. 우리 봉황영의 영주께선 지금 수련전 안에 계신다. 때가 되면 나와서 너희들을 만날 것이다."

왕노가 사람들 앞에서 소개했다.

진남은 세 개 대전을 훑어보더니 눈길이 차가워졌다.

세 개 대전은 신비한 기운이 덮고 있어 조금밖에 볼 수 없었다.

수련전 안에서 진남은 엄청난 기운을 느꼈다.

이 기운은 문도 삼노보다 더 강했다.

"이 안에 있는 사람이이 봉황영의 영주인 것 같구나……."

진남이 중얼거렸다.

"이제 봉황영 그리고 현무영, 백호영이 설립된 이유를 소개하겠다."

왕노가 천천히 말했다.

진남은 왕노의 소개를 듣고 조금씩 알게 되었다.

백호영, 봉화영, 현무영은 분천고국이 건립될 때 분천고국의 삼대 진국신수인 소일백호, 혈익봉황(血翼鳳凰), 진해현무(鎭海玄武)가 세운 것이었다.

그러나 후에 싸움으로 혈익봉황과 진해현무는 모두 사라지고 지금은 소일백호만 남았다.

삼영이 성립된 건 분천고국에 인재를 보내기 위해서였다.

천재들은 삼 영에 들어가면 강자에게 훈련받게 된다.

훈련이 끝나면 분천고국 아래의 백여든여덟 개의 성에 가거나 황도로 가거나 다른 군대에 가서 분천고국의 대들보가 된다.

분천고국 아래의 삼대 군단의 대부분 사람은 삼영 중 천재였다.

그 외에 황실과 상도맹 본부의 십대 제후도 삼영 출신이었다.

나중에 다른 삼대 세력의 싸움에서 큰 공을 세우거나 경지가 강하여 황실에서 제후로 책봉되었다.

"너희들은 구십구기 봉황영 제자들이다. 훈련 기간은 삼 개월이다. 삼 개월 후 너희들은 봉황영에 계속 남아있기를 선택할 수 있고 떠나는 걸 선택할 수도 있다. 이제 이해가 되었느냐?"

왕노의 상냥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말투가 엄격해졌다.

"알겠습니다!"

진남 등은 일제히 대답했다.

"좋다."

왕노가 뒷짐을 지고 예리한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훈련은 두 개 조로 나누고 한 조에 여섯 명이며 한 조에 조장이 한 명 있다. 단청, 목성야(牧成野) 둘은 나오거라. 나는 너희 둘을 구십구기 제자들 중 일 조 조장과 이 조 조장으로 임명한다. 거절할 수 없다."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오자마자 조장으로 임명될 줄 몰랐다.

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자가 목성야구나……."

진남은 방금 그 청년을 힐끔 봤다.

그 청년도 진남을 힐끔 봤다.

그러나 그저 잠깐일 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너희 둘은 조장으로서 앞으로 삼 개월의 훈련 중에 조원들을 돌봐야 한다. 알겠느냐?"

왕노는 두 사람을 힐끔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남은 열 명은 자원해서 일 조, 이 조를 선택하거라."

왕노가 남은 열 명을 보고 말했다.

"나는 이 조에 들어가겠습니다!"

"당연히 목 형님과 함께하겠습니다."

"저도 이 조에 들어가겠습니다."

"……."

열 명 중에 설몽이 일 조에 들어가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이 조에 들어갔다.

그들 아홉 명은 목성야가 지급 칠품 무혼의 정상급 천재이고, 실력이 매우 강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단청은 누구인가?

그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

"허!"

설몽은 콧방귀를 뀌었다.

'지급 칠품 무혼이면 어때서? 목성야와 단청이 진짜 싸우면 누가 이기고 누가 질지 모를걸?'

진남은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설사 혼자라도 그는 괜찮았다.

왕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 조에는 많아야 여덟 명밖에 들어갈 수 없다. 너희들 중에 두 명은 이 조를 떠나야 한다."

그 말에 아홉 천재들은 서로를 마주 보며 경계하는 표정을 지었다.

누구도 이 조를 떠나고 싶지 않은 게 분명했다.

마지막에 목성야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이 조는 강자만 요구한다. 약자는 필요 없다. 심비(沈飛), 소선(蘇蟬), 너희는 일 조에 들어가거라."

그의 말은 간결하고 힘 있어 거절할 수 없었다.

"목 형, 우리를……."

우락부락하게 생간 청년과 키가 크고 청순하게 생긴 소녀는 싫은 표정을 지었다.

진남은 그들을 힐끔 봤다.

심비는 천부가 괜찮고 지급 오품 무혼을 갖고 있었다.

다만 경지가 무황 경지 사 단계밖에 안 됐다.

소선은 경지가 무황 경지 칠 단계에 도달했지만, 지급 사품 무혼 밖에 안됐다.

열두 명 중에서 그들이 제일 약한 건 확실했다.

"왜? 내 말을 무시하는 거냐?"

목성야는 눈썹을 찡그렸다.

그의 파란 눈에서 예리한 검광(劍光)이 뿜어 나왔다.

차갑고 살벌한 기세가 폭풍처럼 폭발했다.

심비와 소선은 안색이 창백해져 뒤로 한발 물러섰다.

"좋다. 심비와 소선은 일 조 성원이다."

이 광경을 본 왕노는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그럼……. 단청 형님, 잘 부탁하오."

심비와 소선은 입가에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들은 진남에게 공수하고 말했다.

진남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 상황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그들이 마음만 바르게 한다면, 잘 돌봐줘 헛되이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잠깐!"

이때 거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왕노, 목성야 형님이 이 조 조장이 되는 것에는 저희는 이견이 없습니다. 그런데 단청은 전혀 들어보지도 못했습니다. 왕노께서 저자를 일 조 조장으로 지명하셨는데, 저는 승복할 수 없습니다."

말한 사람은 체구가 매우 우람하고 근육이 크게 솟아 웅 부 영장과 매우 비슷했다.

"저자는 웅 부 영장의 아들이다. 지급 오품 무혼이고 실력이 무황 정상……."

진남 옆에 있던 설몽이 살짝 흥분한 표정으로 그에게 전음했다.

그녀는 진작부터 진남의 경지를 보고 싶었다.

모든 천재들의 눈길이 모두 진남을 향했다.

그들은 왕노의 선택을 받은 단청이 도대체 어떤 능력이 있는지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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