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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16화 (316/1,498)

316화 모두 기억하겠다

허오가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크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봉황영에 들어가 뭐해? 우리 백호영으로 오거라. 우리 백호영은 분천고국에서 제일 강한 천재 군단이다. 제일 대단한 천대들이 대부분 우리 백호용에 있다. 그럴 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질은 봉황영, 현무영 같은 곳에서 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위의 인재들은 놀랐다.

'백호영 부 영장마저 진남을 쟁탈하기 시작했다.'

왕노가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허오, 자네 분수를 지키시오."

"분수를 지키라고요? 왕노 가르쳐줘서 고맙습니다."

허오가 겸손한 태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는 진남을 보면서 대놓고 말했다.

"친구, 아마 너 아직 모를 거다. 봉황영의 예전의 제일 천재도 스스로 봉황영을 떠나 우리 백호영으로 왔다. 봉황영이 인간성이 없고 부끄러운 줄 모르기에 제일 천재도 떠난 거다!"

"허오, 자네……!"

이 말을 듣자 왕노는 자존심이 구겨져 화가 나 안색이 벌겋게 상기되었다.

웅 부 영장 그리고 설몽 등 천재들은 이 말을 듣자 입술을 움찔할 뿐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당년의 그 일을 그들은 들은 적 있었다.

그러나 진상은 허오가 말한 것과 같지 않았다.

"왜요? 왕노 저에게 손을 쓸 겁니까?"

허오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경멸하듯 웃었다.

왕노는 가슴이 벌렁거리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는 잠시간 침묵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진남을 보며 정중하게 말했다.

"네가 만약 우리 봉황영으로 온다면 봉황영은 절대 너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다."

그의 말은 길지 않았지만, 진지하고 간절했다.

그의 말이 끝나자 허오가 경멸하는 표정이 더 짙어져 말했다.

"봉황영은 여전히 이런 식이군요, 이렇게 많이 말했지만 모두 빈말이었고 아무런 실제적인 의미가 없었죠."

여기까지 말한 허오는 살짝 말을 멈추고 고개를 숙여 진남을 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네가 만약 우리 백호영으로 온다면 우리 백호영은 분천고국의 호국신수 소일백호의 정혈을 한 방울 준비하여 너의 육신을 씻어주겠다."

소일백호!

분천고국의 호국신수로 이미 몇백 년 전에 무성 강자를 죽일 수 있었다.

지금의 경지는 더욱 가늠할 수 없었다.

그것의 정혈을 한 방울 얻어 육신을 씻는다면 좋은 점이 엄청 클 것이었다.

천재들이 백호영에 들어가려고 애쓰는 이유가 바로 소일백호의 정혈을 얻기 위해서였다.

"허……."

설몽을 비롯한 능무쌍 등은 정신을 차리고 헛숨을 들이켰다.

그들은 진남을 대신해 대답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허오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분천고국의 정상급 천재들 중 소일백호 정혈의 유혹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얼마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앞에 있는 젊은이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대답하는 걸 보는 것 같았다.

거기다가 백호영의 세력까지 하면 아무도 거절할 수 없었다.

'만약 이 자가 우리 백호영에 들어오면 우리 백호영은 봉황영을 완전히 누를 수 있어. 또, 다른 삼대 세력과 싸울 때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허오는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떠올라 숨도 가빠졌다.

그러나 그는 바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시간이 꽤 지났지만, 앞에 있는 젊은이는 안색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어떻게 된 일이지? 소일백호의 정혈이다. 설마 이자는 마음이 설레지 않나?'

다른 사람들도 이를 발견했다.

'너무 침착한 거 아니야?'

"왜? 설마 소일백호의 정혈 한 방울로 부족하냐? 부족하면 더 추가할 수 있다!"

허오가 깊게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말했다.

다른 천재들은 다시 한번 놀랐다.

'더 추가할 수 있다니! 허오는 앞에 있는 이 신비한 청년을 꼭 얻고야 말려는 것 같구나!'

진남이 고개를 저으며 공수하고 말했다.

"저는 허 영장님의 사랑을 받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왕노, 혹시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왕노는 어안이 벙벙했다.

단청이 이렇게 물어볼 줄 몰랐었다.

그는 입을 벌리고 뭔가 말하려다 슬픈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봉황영은 현무영과 달랐다.

봉황영의 물건은 오롯이 본인의 실력으로 얻어야 했다.

설사 앞에 있는 단청이 정상급 천재라도 마찬가지였다.

이 광경을 본 허오는 눈에 경멸하는 빛이 반짝거렸다.

단청이 바보가 아니라면 백호영을 반드시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다.

진남은 한참 생각하더니 말했다.

"세 분, 어느 영에 들어갈지 결정하기 전에 저는 한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상역 동주에 이름 날린 진남을 세 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다른 뜻은 아니고 전에 그자와 겨뤄본 적 있어서 여쭙는 겁니다."

멀리 한쪽에 있던 용호는 이 말을 듣고 입을 삐죽거렸다.

'저 자식 언제 저런 것도 배웠지? 이런 식으로 자신의 소식을 알아보다니.'

그러나 그도 어떤 대답이 나올지 흥미로웠다.

그는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 세 부 영장을 바라봤다.

다른 인재들과 세 부 영장은 모두 어리둥절했다.

그들은 화제가 진남에게 돌아갈 줄 생각지 못한 게 뻔했다.

"우리 현무영에서는 전력을 다해 그자를 잡을 거다."

웅 부 영장이 입가에 흉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도 진남을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왕노는 입가에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진남은 얼마나 걸출한 인재인가?

왕노는 전에 진남을 봉황영에 들이려 했다.

그를 희망으로 생각하고 그가 형세를 뒤집길 바랐었다.

그런데 왕노는 지금까지도 진남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

왕노는 정신을 가다듬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우리 봉황영은 수련을 중히 여긴다. 이런 일에 참견하지 않을 거다."

"하하!"

허오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단청 소우, 진남 때문이라면 너는 더욱더 우리 백호영에 와야 한다. 우리 백호영은 상도맹 본부와 연합하고 있다. 진남이 나타나기만 하면 우리는 제일 먼저 나서 진남을 공격할 수 있다."

말을 마친 허오는 더욱더 자신 있는 표정을 지었다.

'단청이 진남에 대해 묻는 건 간단하다. 단청과 진남이 전에 겨뤘는데 단청이 졌거나 혹은 승부를 가리지 못하여 분이 풀리지 않아 진남의 행방을 알아내어 진남과 대결하려는 것일 거다.'

"왕노, 단청이 우리 영에 들어오면 봉황영이 어떻게 우리와 싸우는지 봅시다."

여기까지 생각한 허오는 옆에 있는 왕노를 보며 입가에 조롱 섞인 미소를 지었다.

왕노는 이럴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미안한 게 없었다.

주위의 천재들은 이 말을 듣자 마음이 흔들렸다.

'역시 백호영이구나. 진짜 패기 있어."

용호는 이 광경을 보자 얼굴에 이상한 빛이 스쳤다.

요즘 참을성이 강해지지 않았다면 그는 이미 배를 끌어안고 웃었을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진남은 바로 눈길이 싸늘해졌다.

'백호영, 감히 직접 상도맹과 연합하여 나를 죽일 준비를 하고 있다니.'

"대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남은 길게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말했다.

"결정했습니다. 저는……."

진남은 말을 멈췄다. 사람들의 주의를 불러일으켰다.

"봉황영에 가입하겠습니다!"

그의 말에 사람들은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봉황영?'

'단청이 봉황영을 선택하다니?'

'뭐, 뭐가 잘못된 거 아니야? 자원이나 배경이나 아니면 좋은 점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백호영이 봉황영보다 훨씬 더 좋잖아!'

"뭐라고?"

허오는 눈이 휘둥그래져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우리 백호영의 조건이 이렇게 좋은데 봉황영을 선택한다고? 머리가 이상한 거 아니야?"

그는 서슴없이 말을 내뱉었다.

"미안합니다, 허 영장, 저는 봉황영에 가입하겠습니다. 그리고 영장이야말로 머리가 이상합니다."

진남이 싸늘하게 말했다.

'허 영장 이 자는 진짜 재미있구나. 백호영을 선택하지 않으면 내가 틀린 건가?'

"뭐라고?"

허 영장은 황당해했다.

순간 그의 몸에서 엄청난 화가 솟아올라 대전을 흔들었다.

"간이 부었구나. 감히 나보고 머리가 이상하다고 욕하다니! 네놈이 살고 싶지 않은 게로구나."

쿵!

존자 정상의 기운이 분노와 함께 완전히 폭발했다.

"하하하! 허 영장, 뭐 하는 거요? 단청은 우리 봉황영의 사람이요. 함부로 손을 대지 마시오!"

기쁨이 섞인 큰 웃음소리와 함께 왕노가 몸을 날려 진남의 앞에 왔다.

그는 진남을 바람 한점 들지 않을 정도로 보호했다.

왕노는 기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생기가 되살아난 것처럼 그는 얼굴이 상기되었다.

이런 천재가 봉황영을 선택할 줄 누가 알았을까?

"왕노……."

허오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마에 핏대가 불끈 솟아오르고 주먹에서 까드득 소리 났다.

"단청, 나는 네가 진남과 관계가 있다고 의심한다. 아니면 어떻게 그런 걸 물을 수 있느냐? 너는 우리가 진남을 원수로 생각한다는 걸 듣고 봉황영을 선택한 거지!"

허오는 표정이 독사처럼 매우 어두워졌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진남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의심하면 어쩔 건데? 설사 무성 강자가 온다 해도 나의 진신을 알아볼 수 없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묻겠다. 너 정말 봉황영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느냐? 지금 바꾼다고 해도 늦지 않다!"

허오의 목소리는 소름 끼쳤다.

"확실합니다."

진남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백호영에 대한 인상이 점점 나빠졌다.

"좋다. 확실하다 이거지!"

허오는 분노를 가까스로 참으며 말했다.

"오늘 있었던 일을 나는 모두 기억하겠다. 너 나중에……. 무릎 꿇고 빌어도 소용없다!"

위협하는 뜻이 매우 분명했다.

"그렇습니까?"

진남은 입가에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허오, 이자는 진짜 재미있구나. 거절했을 뿐인데 대놓고 위협하네. 존자 정상급이고 백호영의 부 영장이면 대단한가?'

허오는 더는 진남에게 눈길을 보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참지 못하고 손을 쓸까 봐 걱정되었다.

그렇게 되면 백호성의 규칙을 어기게 되어 좋지 않았다.

허오가 돌아서 모두를 둘러보더니 능무쌍, 설몽, 용호를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호통쳤다.

"너희들은 우리 백호영으로 오겠느냐? 우리 백호영에 제공하는 자원은 매우 풍부할 것이다!"

"네!"

능무쌍이 바로 대답했다.

이런 기회는 진짜 얻기 힘든 거라 놓칠 수 없었다.

허오는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런데 용호와 설몽의 말에 그는 소름이 돋았다.

"전 거절합니다."

"전 봉황영으로 가겠습니다."

용호와 설몽이 말했다.

"너희들은……."

허오는 그들의 말에 이를 너무 꽉 깨물어 하마터면 이가 부서질 뻔했다.

'단청이 나를 거절한 건 그렇다 쳐도 이자들까지 나를 거절한다고?'

"가자!"

허오는 낮은 소리로 외치며 능무쌍을 데리고 떠나갔다.

계속 여기 남아있으면 스스로 굴욕을 자초하는 것이었다.

주위의 천재들은 서로 마주 봤다.

그들은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왕노, 저는 봉황영에 들어가겠습니다. 되겠습니까?"

설몽이 작게 한 발 나섰다.

설몽은 이글거리는 눈으로 진남을 바라보며 조금도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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