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화 역천무황
천험산맥, 큰 산속.
커다란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용솟음치는 천둥이 하늘을 뒤흔들었다.
방원 몇십만 리의 요수들은 모두 놀라 혼비백산하고 도망쳤다.
"미쳤구나!"
진남은 안색이 크게 변하더니 전신 원영의 힘을 써 당천순, 마광범경을 움직였다.
이 양대 방어 지보는 모두 성도지기에 못지 않은 힘을 갖고 있었다.
스르륵!
당천순이 부풀어 오르며 커지더니 빛을 뿜었다.
커다란 산이 앞처럼 앞을 가로막아 수많은 공격을 방어할 수 있었다.
마광범경은 진남을 감쌌다.
거울 면이 여러 가지 빛을 반짝거렸다.
마치 공격이 거울 면에 떨어지면 모두 강제로 반사될 것만 같았다.
쿵!
당천순은 뇌겁의 백 개에 달하는 공격에 절반의 위력밖에 막지 못하고 부서졌다.
나머지 번개가 마광범경을 내리쳤다.
마광범경이 빨리 움직여 뇌광을 반사하려 했다.
그러나 힘이 너무 강하여 썩은 나무 부러지듯이 거울 면이 빠르게 갈라졌다.
진남이 반응하기도 전에 남은 천둥의 힘이 전신의 원영을 공격했다.
펑!
전신의 원영은 심하게 흔들렸다.
원영에 수많은 금이 퍼지기 시작했다.
푸!
진남은 심한 충격을 받은 것처럼 하늘로 피를 내뿜고 기운이 급격히 쇠약해졌다.
이번의 뇌겁은 너무 대단했다.
하늘 위의 먹구름은 조금도 쉬지 않고 오히려 더욱 기세가 강해졌다.
수백 개의 천둥이 끊임없이 중앙으로 몰려들더니 암홍용뇌가 되어 떨어져 내려왔다.
윙 윙 윙.
방원 몇천 리의 땅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땅 위의 돌들도 극에 달하는 억압에 산산조각 났다.
"큰일 났구나……."
진남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가 강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뇌겁의 힘이 그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를 훨씬 넘어섰다.
"백 개의 혼돈지기다!"
이때, 여인의 목소리가 진남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진남이 대답하기 전에 식해 속의 구리거울이 스스로 날아와 진남의 앞에 떨어졌다.
거울 면이 시커메졌다.
시커먼 거울 면이 계속 비틀려서 검은 동굴 같아졌다.
쿵!
암홍색 용뇌가 연거푸 떨어져 구리거울에 부딪혔다.
용뇌가 터지려고 할 때 구리거울에서 엄청난 흡인력이 퍼져 나와 암홍색 용뇌를 전부 삼켜버렸다.
쿵! 쿵! 쿵!
하늘 위의 방대한 먹구름에서 수많은 암홍색 용뇌가 미친 듯이 내리쳤다.
그러나 구리거울이 뇌전을 모두 삼켜버렸다.
"이렇게 강하다고?"
진남은 몸이 떨렸다.
'이런 암홍색 용뇌는 한 방에 존자 정상의 강자들을 중상을 입힐 수 있는데…….'
미친 듯한 공격이 반 주 향의 시간쯤 지속되었을 때 여인의 목소리가 구리거울에서 울려 퍼졌다.
"천지뇌겁이 이렇게 폐물이라니? 진짜 망신이구나!"
이 말에 진남은 살짝 당황하여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방대한 먹구름이 천둥을 치지 않아 조용해졌다.
마치 신비한 여인의 말이 뇌겁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것 같았다.
여인의 목소리가 계속 말했다.
"폐물!"
윙!
방원 만 리의 먹구름이 급격히 줄어들어 순식간에 동정(铜鼎, 작은 솥)만한 크기의 검은 뇌구(雷球)로 변했다.
뇌구에서 암홍색 용뇌보다 몇십 배나 되는 엄청난 기운이 흘러나왔다.
쿵!
검은 뇌구는 전에 없이 분노하며 내려와 구리거울에 부딪혔다.
마치 함께 죽으려는 것만 같았다.
방원 몇만 리의 대지가 엄청난 기운에 흔들려 일제히 갈라지고 수많은 나무, 화초, 바위가 모두 귀청이 째질듯한 폭발음을 냈다.
"진남, 너에게 맡기겠다!"
구리거울 속 여인의 목소리는 한마디하고 사라졌다.
"나에게 맡긴다고?"
진남은 공격해오는 검은 뇌구를 보자 표정이 굳었다.
'구리거울은 뇌겁을 도발하고는 이제 나에게 맡긴다는 거야? 대체 뭐 하는 짓이야!'
잠깐 사이에 뇌구가 진남의 머리 꼭대기의 십 촌되는 곳까지 와서 멈추었다.
뇌구 안에서는 수많은 뇌광이 뿜어 나왔다.
쿵!
뇌구가 완전히 터져 순식간에 방원 오만 리를 휩쓸어 하늘이 뇌역으로 변했다.
"큰일 났어."
진남은 자신이 연속 두 번 도겁했는데 두 번 모두 실패하고 마지막에 원수의 손에 죽은 것이 아니라 뇌겁에 의해 죽게 될 줄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바로 그때, 진남의 왼쪽 팔이 엄청난 기운을 뿜었다.
"창람, 이 자는 전신의 주인이다. 너희 같은 하룻강아지들이 감히 손을 쓰다니!"
분노한 목소리가 구천에 울려 퍼졌다.
이어, 우람한 형상이 우뚝 솟아오르더니 손을 들어 뇌역을 움켜잡았다.
바로 청룡 성주였다.
"성주……."
진남의 얼굴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그는 줄곧 청룡 성주가 왼쪽 팔로 변한 후 완전히 죽은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다시 세상에 나타났다.
몇만 리를 뒤덮은 뇌역이 청룡 성주의 손에서 미친 듯이 발버둥쳤다.
청룡 성주는 손을 꼭 잡았다.
몇만 리의 뇌역이 그대로 터져 보라색 빛으로 변하여 천지에 퍼졌다.
그는 뇌겁의 정화를 뽑아냈다.
청룡 성주는 손에 투명한 천둥의 기운을 잡고 전신의 원영 속에 주입했다.
쿵!
전신의 원영은 뇌겁의 정화를 흡입하여 기운이 미친 듯이 폭등했다.
원영 안에서 여러 개의 빛이 뿜어 나왔다.
펑!
전신의 원영이 터져 가지각색의 빛의 점으로 변했다.
빛의 점들은 한참 흩어지더니 순식간에 모여 천천히 진남과 똑같은 투명한 사람 형상을 이루었다.
투명한 사람 형상은 바로 원신이었다.
원신은 의념이 변한 것이다.
원신은 무인의 두 번째 영혼이고 모은 기대가 걸려 있었다.
육신이 소멸되어도 원신은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그저 다시 살아난 후 전보다 못할 뿐이었다.
우지직!
진남의 관절에서 펑펑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의 체내의 청심당마결, 열양금갑체결, 봉황시혼화, 성공지뇌, 자아도의, 자아의지, 왼쪽 눈의 의지가 모두 진급하여 다른 단계로 올라갔다.
진남의 몸이 금빛으로 도금됐다.
금빛은 무황의 위압이었다.
그러나 아직 모든 게 끝난 것이 아니었다.
쿵!
진남의 원신 속에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원신이 휘어지기 시작하더니 모든 힘이 안으로 수축되었다.
안에서 존자의 기운이 흘러나왔다.
진남은 청룡 성지에 있을 때 체내에 이미 방대하고 드넓은 힘을 축적하고 있었다.
무왕 정상의 기운밖에 안 되었지만 존자를 돌파하기에 충분했다.
"원신을 안정시키고 원신을 강화하거라, 존자를 돌파해서는 안 된다!"
이때, 구리거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응? 왜 존자를 돌파하면 안 돼?"
"원신은 세 개가 있다. 한 원신은 보라색이고, 다른 원신은 금색이고 또 다른 원신은 붉은색이고 투명한 건 극한이다. 너는 지금 극한밖에 안 된다. 원신의 힘을 더욱 대단한 정도까지 높여야 한다."
구리거울 여인의 목소리가 말했다.
"아니면 내가 왜 뇌겁을 도발했다고 생각하니? 바로 그것이 수축하면서 뇌겁의 정화를 만들어내게 하기 위해서이다."
'뇌겁의 정화?'
진남은 청룡 성주가 나타나 뇌겁의 정화를 만들어 원영 속에 주입했던 일이 떠올랐다.
"지금 만약 존자가 된다면 기초가 불안할 것이다."
여인의 목소리가 계속 말했다.
"기초가 불안하다고?"
진남은 얼굴에 의문이 더 짙어졌다.
'나는 청룡 성지에서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쌓아왔고, 무왕 경지로도 이미 무황 정상과 맞먹었는데 기초가 불안정하다고?'
"너의 안목은 아직 너무 낮다. 하역의 무황만 보지 말거라. 설령 네 전력이 비범하다 해도 동역에서는 아직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다. 그리고 상역의 중주에는 천급 무혼의 절세의 천재들이 있다! 또한, 더욱 대단한 원신을 응집하고 역천무황이 되어 대단한 자질을 갖추어야만 나중에 정상에 올라 구천으로 갈 수 있다!"
쿵!
진남은 방망이에 얻어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맞다. 이 창람대륙에 천급 무혼을 가진 절세 천재들이 있다는 걸 잊고 있었어. 구천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구천이 뭔지 진남은 몰랐다.
그러나 전신이 있는 구천은 분명 더 엄청날 것이라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
"역천무황, 대단한 자질……."
진남은 중얼거리며 눈에서 정광을 뿜었다.
그는 전신의 주인이기에 미래에는 구천에 있을 것이었다.
때문에 그는 미래에 진짜로 대단한 사람이 될 때까지 자질을 키워야 했다.
"원신은 수그러들고 한계를 돌파하거라!"
진남이 외쳤다.
투명한 원신이 심하게 떨더니 이내 수축을 멈췄다.
이어 원신에서 뇌광이 불타더니 원신 전체에 퍼져 원신을 세례했다.
펑! 펑! 펑!
연이은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원신은 뇌광의 세례를 받고 더 투명해졌다.
마지막에 원신은 완전히 사라져 세속을 벗어나 천지의 구속을 받지 않는 것만 같았다.
쿵!
진남의 체내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만약 누군가 동술을 움직인다면 여러 개의 현묘한 힘이 그의 근육에서 퍼지기 시작하여 눈 깜짝할 사이에 온몸에 퍼지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진남은 엄청난 기운을 품었다.
이 기운이 바로 존자였다.
역천무황, 존자 육신이었다.
진남은 미래의 길을 선택했다.
무인들은 모두 대단한 원신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럴 만한 담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의 무혼 등급이 그들의 미래를 구속하기에 평생 아무리 노력해도 겨우 무존 정상이나 무성 정상 정도밖에 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진남은 달랐다.
그는 전신의 혼을 가지고 있었기에 무혼 등급은 그를 제한할 수 없었다.
때문에 진남이 가는 길이 바로 대단한 길이었다.
"드디어……."
진남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의 눈에 기뻐하는 기색이 드러났다.
그는 지난번에는 사망대제, 이번에 제구성에서 협공을 당했었고 또 뇌겁의 힘이 너무 대단해 하마터면 그를 죽일 뻔했다.
중요한 순간에 만약 청룡 성주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죽었을 것이다.
'잠깐, 청룡 성주!'
진남은 서둘러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청룡 성주가 보이지 않자 다급히 소리쳤다.
"성주……!"
구리거울 여인의 목소리가 말했다.
"부르지 말거라. 그는 없다."
진남은 당황했다.
"너는 역천무황에 진급하고 대단한 자질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난 천지뇌겁은 엄청 대단했지. 청룡 성주는 이미 짐작하고 너의 왼쪽 팔에 의지를 남긴 것이다."
여인의 목소리가 말했다.
"이제 도겁에 성공했으니 그의 의지도 사라졌다."
여인이 멈칫하더니 말했다.
"물론 그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가 바로 너의 왼팔이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자신의 왼팔에 신비하고 익숙하고 또 강한 힘이 그가 역천무황으로 진급할 때 깨어나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성주……."
진남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람 형상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폐허가 된 땅에 바람이 가볍게 불며 모래가 흩날렸다.
진남은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자신을 보고 있는 청룡 성주가 보이는 것만 같았다.
* * *
분천고국, 제구성.
휙!
세 개의 형상이 내려왔다.
그들은 방대한 위압을 조금도 가리지 않아 무참히 파손된 성에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바로 문도 삼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