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8화 자업자득
"좋아."
송옥은 그 광경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구유고주(九幽古洲), 통천대극(通天大戟)."
손의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존자 정상급의 경지를 완전히 폭발했다.
그가 손에 든 창은 삼십 장의 창망(槍芒)을 뱉으며 불처럼 하늘을 태워버렸다.
"나서거라!"
손의가 고함을 질렀다.
크헝!
제구성 중앙에 서 있던 거대한 짐승이 포효했다.
거대한 광구는 엄청난 광속으로 변해 폭발했다.
지나간 곳마다 허공을 부수며 기세가 웅장하고 천지를 파괴했다.
"죽어라!"
손의가 창을 들고 뇌겁을 쏘자 창망이 솟구쳐 나왔다.
양대 존자 정상에 맞먹는 강한 일격이 폭발하여 뇌겁을 습격했다.
"하하하! 진남, 죽어라!"
송옥은 그 모습을 보고 미친 듯이 웃었다.
그는 최고의 천재를 직접 죽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뻤다.
범씨 가문 노조, 계씨 가문 노조, 범호, 계무명과 무인들도 들뜬 표정이었다.
이렇게 강하게 공격하면 이천사백 리의 뇌겁도 부서질 것이 분명했다.
백발의 왕노는 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말했다.
"아니……."
쿵!
진남의 체내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광망이 눈부시게 빛났다.
두 공격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응?"
이변으로 송옥, 손의, 기영과 범씨 가문 노조 등은 눈살을 찌푸렸다.
두 공격은 기세가 맹렬하여 천지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끝없는 뇌겁과 진남을 삼켜버렸고 크게 폭발했다.
쿵!
사람들은 거대한 버섯구름 모양의 불길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을 보았다.
방원 몇만 리를 새빨갛게 물들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뇌겁이 깨졌다……!"
송옥, 손의, 기영과 범씨 가문 노조 등은 기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 순간 버섯구름의 화염 속에서 찬란한 뇌광이 절세의 검처럼 펼쳐졌다.
"허……."
백발 왕노는 숨을 잘 쉬지 못했다.
그는 현동(玄瞳)을 움직여 진남의 체내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이미 간파했다.
쿵! 쿵! 쿵!
사람들은 거대한 먹구름이 마치 하늘을 삼키는 거대한 짐승처럼 화운(火雲) 속에서 솟아오르는 것을 봤다.
삼천 리!
사천 리!
오천 리!
육천 리!
먹구름은 엄청난 속도로 무섭게 확장했고 눈 깜짝할 사이에 칠천이백 리 정도가 됐다.
제구성의 무인들의 머리 위가 어두워졌다.
거대한 먹구름이 제구성을 뒤덮어 어두컴컴해졌다.
"이게 무슨……."
송옥, 손의, 기영, 범씨 가문 노조, 계씨 가문의 노조의 얼굴에 두려움이 드러났다.
뇌겁은 부서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강해져 칠천이백 리에 달했다.
'칠천이백 리라니…….'
스무 명 이상의 무존 강자가 도겁한 힘과 맞먹었다.
'진남……. 대체 어떤 괴물인 거지?'
"칠천이백 리."
진남은 뇌겁으로 인해 솜털이 서고 수많은 한기가 솟아올랐다.
그는 조금도 흥분하지 않고 오히려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의 경지는 무황 경지 정상급에 견줄 정도는 아니었다.
'만약 이렇게 엄청난 뇌겁이 내 몸에 떨어졌다면 눈 깜짝할 사이에 날려가지 않았을까?'
그러나 모든 것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진남의 왼팔이 떨리기 시작하더니 따뜻함이 퍼지면서 전신 원영으로 들어갔다.
전신 원영은 진남의 몸에서 뛰쳐나와 갑옷을 걸쳤다.
그것은 칠천이백 리나 되는 뇌겁을 경멸하는 듯이 크게 떨렸다.
웅!
칠천이백 리나 되는 뇌겁은 심하게 떨렸고 마치 도발을 당한 듯 화를 냈다.
손의가 화를 냈을 때보다 훨씬 더 무서웠다.
팔천 리!
팔천팔백 리!
구천백 리!
구천구백구십 리!
뇌겁은 격렬하게 불어났고 마치 미쳐 싸움을 거는 것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제구성을 반으로 가렸다.
웅!
바로 그 순간, 진남의 머릿속에 있던 구리거울이 웅웅 소리를 냈고 빛을 내뿜으며 전신 원영을 때렸다.
전신 원영은 엄청난 뇌겁에도 움츠러들지 않고 다시 한번 포효했다.
웅! 웅!
먹구름 뇌겁은 완전히 미쳐 사방으로 빠르게 뻗어나갔다.
구천구백구십 리는 세상의 극치인 숫자였다.
먹구름은 머지않아 부딪치면서 만 리가 되었다.
"만, 만 리다……. 만 리야……."
봉황영 시험관인 존자 정상 등급인 손의는 하늘이 시커메지자 목소리마저 떨렸다.
다른 사람들은 눈에 두려움이 가득하고 충격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쿵!
먹구름 속에서 번개가 번쩍거리며 손의를 내리쳤다.
천둥은 크고 검붉은 용의 형태를 이루었다.
바로 암홍용뇌였다.
암홍용뇌는 하늘을 없애고 땅을 멸하는 기운을 가지고 있었다.
"성왕(聖王) 방패!"
손의는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
마치 전에 없던 위험을 만난 것처럼 비장의 수를 드러내 방패를 연화했다.
방패 위에는 성왕이 서 있었다.
쿵!
암홍용뇌와 방패가 부딪치자마자 방패가 순식간에 깨지고 손의는 뇌겁을 맞아 땅에 떨어졌다.
몸이 시커메져서 곧 죽을 것만 같았다.
한 번의 뇌겁이 손의에게 중상을 입혔다.
쿵! 쿵! 쿵!
뇌겁은 다시 한번 천둥을 내리쳤다.
천둥들은 각각 송옥, 기영, 범씨 가문 노조, 계씨 가문 노조, 범호, 계무명 등을 향했다.
"도망가자!"
송옥 등은 안색이 모두 크게 변하더니 모든 비장의 수를 전부 드러냈다.
수많은 보광이 제구성에서 솟아올랐다.
쿵!
첫 번째 번개가 기영을 내리쳐 기영은 흩어질 뻔했다.
제구성의 빛과 기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쿵!
두 번째 번개는 송옥을 내리쳤다.
송옥은 세 장의 목숨을 지키는 부적을 써 존자 정상급 강자를 세 명 드러냈다.
그러나 번개의 위력을 막지 못하고 거의 죽은 목숨이 되었다.
쿵! 쿵! 쿵!
범씨 가문 노조, 계씨 가문 노조, 범호, 계무명 등은 한 방에 죽었다.
순식간에 제구성에 하늘 가득 울려 퍼지는 천둥소리 외에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영혼으로부터 한기가 솟아올랐다.
사람들은 당황해 전에 발생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진남은 앞서 말한 적 있었다. 그한테 손을 쓰지 말라고, 그렇지 않으면 제구성 전체가 모두 부서질 거라고! 그때 우리는 믿지 않고 콧방귀를 뀌었다. 마지막에 송옥의 명령을 듣고 연합하여 진남을 상대했다.
그러나 지금 이 광경은……. 진남은 우리를 속이지 않았던 거였어! 진남은 계속 사실대로 말했다. 심지어 혼자 성을 뛰쳐나가 뇌겁이 우리와 멀어지게 하려 했다.'
쿵! 쿵! 쿵!
만 리의 먹구름 속에서 수많은 번개가 내리쳤다.
어떤 것은 제구성에 떨어지고 어떤 것은 전에 진남에게 손을 쓴 무인들에게 떨어졌다.
순식간에 제구성 전체에서 연이은 폭발음이 울려 퍼지더니 수많은 빛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지난날의 광채가 조금도 남김없이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도망가야 해……."
송옥은 남아있는 힘으로 부적을 꺼냈다.
부적은 불타올라 방대한 성자의 힘으로 변하여 그를 완전히 감싸 허공으로 들어가더니 바로 떠났다.
"구황자, 구해주십시오……."
손의는 성자 부적이 없었다.
하늘에서 또 한 번의 번개가 무섭게 내리쳐 그를 가루로 만들었다.
"도망가려고?"
이 광경을 본 진남은 이마에 핏대가 솟아올랐다.
그의 등 뒤에서 여섯 개의 빛이 반짝이며 솟아올랐다.
길이가 백 장인 전신의 혼이 허공에 걸렸다.
진남이 재촉하자 전신의 혼은 성큼 한 발짝 내디뎠다.
주먹이 강한 위세로 찢어진 허공을 내리쳤다.
"악!"
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송옥은 완전히 사라졌다.
"다행히 뇌겁이 전에 나에게 손을 썼던 원수들만 공격하고 다른 사람들은 건드리지 않았구나."
진남은 중얼거리며 제구성을 힐끔 훑어보더니 싸늘하게 한마디 했다.
"교철의 체면을 봐서 오늘 제구성을 완전히 무너뜨리지는 않겠다."
말을 마친 진남은 한발 크게 내딛더니 하늘로 빠르게 날아갔다.
뇌겁을 완전히 폭발하여 이 자들을 죽였으니 위기를 해결한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잠시 후 혼자 만 리나 되는 뇌겁을 상대해야 했다.
이것이 진짜 위기였다.
"내가 도와주겠다!"
이때, 외침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백발 왕노였다.
백발 왕노는 소매를 저어 허공을 가르더니 진남을 안으로 끌어들였다.
"고맙습니다!"
진남은 주먹을 쥐고 공수하며 말했다.
그의 속도로 제구성을 떠나는 건 조금 어려웠다.
하지만 허공을 뛰어넘는다면 바로 다른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뇌겁도 따라올 것이었다.
"이 영패를 잘 간직하거라!"
백발 왕노가 손가락을 튕겼다.
빛이 튕겨 나와 진남을 비췄다.
진남이 말하기도 전에 허공이 천천히 닫혔다.
하늘의 만 리 되는 방대한 먹구름은 화가 나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백발 왕노를 향해 번개를 한 번 내리치더니 허공을 찢고 그 속으로 뛰어들어 갔다.
쿵!
백발 왕노는 뇌겁의 공격에 제구성에 쓰러졌다.
"뇌겁에 이런 영성이 있다니. 진남, 네가 만약 도겁에 성공하면……."
백발 왕노는 눈빛을 반짝이더니 더 말하지 않고 허공을 가르고 떠나갔다.
* * *
그 시각, 제구성 안.
범심여와 범우, 그리고 계천효는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제구성을 보며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아버지……."
범심여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왜! 왜 이들은 진남을 공격했을까? 왜 진남의 권고를 듣지 않았을까?'
"자업자득이다."
교철이 싸늘하게 말했다.
제구성은 전쟁의 불길이 조금씩 가라앉고 이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들은 교철의 말을 듣지 못했지만, 마음속으로 느낀 점이 있었다.
이 모든 것은 자신들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진남이 성 전체를 무너뜨리지 않은 것만 해도 감지덕지였다.
* * *
천험산맥.
휙!
허공이 찢어지며 진남이 그 속에서 훌쩍 뛰어나왔다.
주위의 요조들이 전부 놀라 날아갔다.
"빨리 준비하자."
진남이 손을 뒤집자 손에 두 가지 지보가 나타났다.
이 두 가지 지보는 방패와 거울이었다.
당천순(擋千盾), 마광범경(魔光凡鏡)이었다.
진남이 전에 사신대에서 얻은 방어지보였다.
쿵!
순식간에 몇만 리 되는 허공이 전부 무너지고 길이가 만 리 되는 먹구름이 솟구쳤다.
그것이 나타나는 순간, 먹구름 깊은 곳에서 수많은 번개가 일어나 일제히 내리쳤다.
뇌겁은 진남이 도망쳐서 크게 화가 난 것 같았다.
* * *
상역 동주 어느 삼림.
펑!
허공에 큰 구멍이 생기더니 송옥이 그 안에서 떨어졌다.
"진남…… 진남…… 너……."
송옥은 피투성이가 되어 기운이 없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진남이 무혼을 드러내 한 방 더 때리는 바람에 그는 상처가 더 심해져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부황, 옥이입니다. 새 소식……."
송옥은 금색 영패를 꺼내 자신의 신념을 움직여 제구성에서 일어난 일을 전부 전했다.
그는 땅에 쓰러진 채 마지막 남은 조그마한 힘으로 영약을 꺼내 삼키고 회복하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한 가지 소식이 백호성에서 나와 만향루, 상도맹, 문도산에 전해졌다.
사대 세력의 거두들은 모두 놀랐다.
진남이 다시 동주에 나타났다!
만 리 뇌겁을 일으켰다!
* * *
그 시각, 문도산 위.
"어서! 어서 제구성으로 가 진남을 잡아오시오!"
문도 노조가 명령을 내렸다.
그의 눈은 무서울 정도로 어두웠다.
'만 리 되는 대겁을 일으켰다는 건 두 가지 문제를 설명한다. 첫 번째는 진남이 이미 회복됐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진남이 한 단계 진보했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청룡 성주의 수단일 것이다!'
"알겠소!"
문도 삼노는 눈빛이 반짝이더니 허공을 찢고 날아갔다.
그 외에 분천고국, 만향루, 상도맹의 무성 강자도 소식을 듣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일제히 대진, 부적, 법보를 써 허공을 찢고 제구성으로 달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