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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07화 (307/1,498)

307화 내 탓하지 마라

'무존 경지 정상급이 한 명 더 있구나.'

진남은 몸이 굳었고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전신 원영은 여전히 삼 분의 일의 힘도 사용하지 않았다.

지금 떠나지 못한다면 잠시 후에 진남은 전신 원영을 진압할 수 없었다.

"신마인(神魔印)."

그때, 하늘 가득한 뇌겁이 포효하는 소리가 허공을 뚫었다.

손의는 두 손으로 태고 법인을 뽑아냈다.

수많은 신마의 빛이 높이 솟구치면서 하늘을 가득 채운 뇌겁을 부셨다.

"막으라!"

손의는 두 손을 꼭 잡고 수많은 신마광망(神魔光網)을 손바닥에 모았다. 그리고 앞으로 밀며 진남의 몸으로 날렸다.

두둑!

관절이 뒤틀리는 듯한 소리가 났다.

진남의 온몸은 신마의 빛으로 가득 찼다.

신마광망은 엄청난 봉쇄의 힘을 지녔기에 진남은 옴짝달싹 못 했다.

"개천분(蓋天盆)."

손의가 손가락을 튕기더니 이보가 나타났다.

그것은 큰 그릇으로 변해 진남과 그들의 머리 위를 뒤덮었고 빼곡한 뇌겁을 철저히 막기 시작했다.

구황자 송옥은 그 모습을 보고 진남을 향해 크게 웃었다.

"하하하! 진남, 또 만날 줄 생각도 못 했다! 지금 온 상역이 널 수배 중이다. 그런데 이렇게 눈에 띄게 돌아다니다니, 대단하구나!"

여기까지 말한 송옥의 안색은 더욱 싸늘해졌다.

"몸에 지니고 있는 차천초를 내놓거라! 그리고 청룡 성주에 대한 비밀도 말하거라. 내, 기분이 좋으면 목숨은 살려주겠다. 그러나 협조하지 않으면 분천고국의 형벌수……."

그러나 그가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진남이 소리쳤다.

"송옥, 그리고 봉황영, 허튼소리 하지 말고 날 풀어라. 그렇지 않으면 제구성이 없어질 거다. 너희들도 다 죽게 된다."

그 말에 송옥뿐만 아니라 송의와 한쪽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백발노인도 어이없어 했다.

'제구성이 멸망한다고? 우리들도 죽어? 미친놈이구나.'

송옥은 곧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제구성을 무너뜨리고 우리를 죽인다니. 진남, 대체 무슨 배짱이냐? 나에게 겁을 줄 작정이었느냐? 가소롭구나. 손의 장로, 이자의 뇌겁을 부수거라."

송옥은 비아냥거렸다.

진남이 일으킨 삼중 뇌겁은 사망대제가 부쉈다.

지금의 천이백 리의 강한 뇌겁은 손의가 부술 수 있었다.

"흡."

손의는 입술을 핥았다.

온몸의 근육이 펑펑 터지며 엄청난 존자의 힘이 뿜어져 나왔다.

마치 잠든 용이 깨어난 것 같았다.

"너희들……."

진남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이 사람들이 설마 내가 농담하고 있는 줄 아는 건가?'

펑!

진남 체내에서 폭발 소리가 났다.

전신 원영이 다시 심신의 진압을 뚫었다.

엄청난 천지의 힘이 뿜어져 나오면서 허공 속으로 들어갔다.

"응?"

송옥, 손의와 백발노인은 무언가를 느끼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그 백발노인은 동술로 진남을 살피더니 안색이 약간 변했다.

'이, 이럴 수가'

쿵!

하늘의 뇌겁오운(雷劫烏雲)은 마치 난폭한 요수처럼 사방으로 퍼졌다.

천사백 리!

천육백 리!

천팔백 리!

이천사백 리가 돼서야 완전히 멈췄다.

그 순간, 먹구름에서 반짝이는 뇌정도 달라졌다.

피처럼 빨간 홍색뇌정으로 변했다.

삽시간에 엄청난 뇌정 기운이 사나운 파도처럼 제구성으로 몰려왔다.

크허헝!

제구성의 기영은 불안한 듯 하늘을 우러러 포효했다.

수많은 방어대진이 거의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여러 가지 빛을 뿜었다.

"맙소사……."

성 안의 범씨 가문 노조, 계씨 가문 노조, 범호, 계무명, 범우, 계천효, 범심여와 온 성의 무인들은 눈빛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이천사백 리!'

'진남의 뇌겁이 다시 배로 급증했다.'

"이럴 수가……."

분천고국 구황자가 저도 몰래 감탄했다.

이천사백 리의 뇌겁은 예전의 삼중뇌겁보다 더 대단했다.

'진남은 대체 뭘 수련한 거지?'

"휴……."

진남은 힘껏 숨을 내쉬었다.

그는 전신 원영의 엄청난 힘에 깜짝 놀랐다.

원영이 능력을 삼 분의 일도 발휘하지 못했는데도 이천이백 리의 뇌겁을 일으켰다.

'힘을 전부 사용하게 된다면 더욱 대단하지 않을까?'

"물러가라! 너희들을 상대할 시간이 없다."

진남은 송옥 등에게 화를 내며 꾸짖었다.

그는 정신을 집중하고 전신 원영을 계속 눌렀다.

그는 원영이 능력을 완전히 못 발휘하게 하는 한편, 걸음을 옮겨 먼 곳으로 날아갔다.

"저자를 보내면 안 된다! 꼭 잡아야 한다!"

송옥은 정신을 차렸다.

그는 머리를 빠르게 굴리며 생각하더니 눈에 광기가 돌았다.

이번에 진남을 놓치면 다음에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진남을 잡으면 큰 공로였다.

송옥이 다른 황자들을 물리치고 태자가 되는 것도 문제없을 것이었다.

"가려고? 어림도 없다."

손의는 고함을 지르며 창을 더 꺼냈다.

존자의 힘은 무섭게 폭발하며 하늘의 뇌겁을 뚫었다.

"아직도 도둑놈의 심보를 버리지 않았구나."

진남은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렇다면 뇌겁의 맛을 보거라."

진남이 떠나려고 한 것은 제구성 무인들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아니면 이미 전신 원영의 능력을 모두 발휘하여 이들을 죽였을 것이다.

그럼 뇌겁을 막을 수도 있고 도겁도 할 수 있었다.

쿵! 쿵! 쿵!

거대한 먹구름 속 혈색뇌정(血色雷霆)은 강자가 몰려오는 것을 느껴 난폭해졌다.

수많은 혈색뇌정은 매섭게 손의를 때렸다.

펑!

손의는 존자의 정상급 힘으로 강한 일격을 가했지만 뇌겁에 맞아 흔들리면서 물러갔다.

뇌정의 힘은 엄청났다.

송옥은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소리쳤다.

"왕노! 빨리 나서거라."

왕노라고 불리는 백발노인은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구황자, 이런 뇌겁은 우리가 상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하더라도 우린 모두 중상을 입을 것이고 진남은 도겁에 성공할 수도 있는데……."

"넌 반드시 싸워야 한다! 꼭 진남을 잡거라. 황자의 신분으로 명령한다!"

송옥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쳤다.

백발노인은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그는 손을 가볍게 휘둘러 진남을 공격했다.

그는 경지의 백 분의 일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

송옥과 손의는 그 장면을 지켜보다 화가 치밀어올라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저건 공격을 하지 않은 거나 마찬가지 아니야?'

"죽여라."

손의는 창을 휘두르며 일어났다.

그의 웅장한 기세가 창끝에서 해와 달을 그려내 천지를 빛냈다.

해와 달의 조수는 사방팔방을 감싸더니 뇌정을 전부 없애버리는 대단한 힘이었다.

손의는 역시 존자의 정상급이라서 대단했다.

강한 뇌겁에도 막상막하로 맞설 수 있었다.

다만 송옥은 맞서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뇌겁을 완전히 뚫어야 했다.

"분천고국 구황자 송옥, 제구성의 사람들에게 명령한다."

송옥은 정신을 차리고 돌아서서 호통을 쳤다.

"상역의 사대 세력은 진남을 지명수배한다. 이제 너희들은 양대 노조와 양대 가문과 함께 힘을 제구성에 주입하거라. 그래야 제구성이 최강의 일격으로 진남을 죽일 수 있다. 진남이 죽으면 분천고국에서 너희들에게 후한 상을 내리겠다."

왕노는 나서지 않았고 제구성 성도지기의 도움을 빌렸다.

만약 무인들의 힘으로 제구성을 움직인다면 존자 정상급의 힘보다 더 강한 일격을 가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진남의 뇌겁을 뚫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제구성의 범씨 가문 노조, 계씨 가문 노조 등은 상황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

하지만 그들도 상황 파악을 할 만큼 똑똑했다.

진남은 구황자에게 이런 의도가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큰소리로 외쳤다.

"모두들 멈추거라. 그렇지 않으면 제구성이 멸망할 것이다. 이건 농담이 아니다. 건방을 떠는 것도 아니다."

외치고 나자 진남은 가슴이 심하게 떨렸다.

전신 원영은 더욱 격렬하게 버둥거렸다.

제구성의 무인들은 황당했다.

그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진남이 그렇게 말할 줄은 전혀 몰랐다.

"저놈의 허튼소리 그만 듣거라! 무종 경지 이상의 사람들은 모두 다 나서거라. 우리 협력하여 제구성을 움직여야 한다. 구황자를 도와 저놈을 죽이자!"

범씨 가문 노조와 계씨 가문 노조는 몸을 날리며 소리쳤다.

"그래. 우리 함께 구황자를 돕자."

범호와 계무명도 다시 일어나 큰소리로 외쳤다.

그들은 제구성에서 신망이 두터웠다.

게다가 구황자 송옥이 직접 입을 열어 후한 상이 있다고 하자 무종 경지 이상의 무인들은 피가 끓어올랐다.

"나도 놈을 죽이는 일을 돕겠소."

"그래, 절대 벗어나지 못할 거야."

"반드시 그의 뇌겁을 뚫어야 해."

"……."

하나, 둘, 여덟, 스물, 서른…….

눈 깜짝할 사이에 제구성 무종 경지의 무인들이 모두 모였는데 무려 칠백여 명이나 되었다.

그들은 진남의 경고를 잊고 구황자를 도우려고만 생각했다.

'제구성이 멸망한다고? 장난해?'

진남은 눈앞의 장면을 보자 마음이 싸늘해졌다.

그는 오직 제구성을 멀리하여 사람들을 해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을 믿지 않고 구황자를 도우려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들이 진남을 믿지 않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 내 탓하지 말아라."

진남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더니 원영을 누르던 심신을 전부 거뒀다.

전신 원영은 힘을 전부 발휘할 수 있었다.

"성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봉화를 올리고 제구성은 현문을 열어라!"

제구성에서 계무명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는 낡은 영패를 손에 들고 반보 무존 경지의 힘을 모두 영패에 주입했다.

쿵!

많은 궁전들이 전부 산산조각이 나고 금빛 무늬가 허공에 펼쳐지며 호랑이처럼 생긴 크기가 이십 장이 되는 거대한 짐승이 기어 나왔다.

그것은 두 눈에 핏발이 선 채 허공에 떠 있는 뇌겁을 주시하며 살기를 풍겼다.

거대한 짐승인 범호는 제구성의 기영이었는데, 진남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성주의 명이 없으면 나설 수 없었다.

범씨, 계씨 가문의 두 노조는 동시에 무존 경지의 힘을 전부 진법에 주입했다.

"모두들 나와 함께 싸우자!"

범호는 큰소리로 부르짖었다.

그는 칠백여 명의 무인들을 한데 모았다.

범호가 오른팔을 휘두르자 칠백여 명의 무인들은 체내의 힘을 폭발시키며 서로 다른 홍광(虹光)으로 변했다.

그들은 허공을 넘어 진법 속으로 빠져들어 홍수처럼 포효했는데 놀랍기 그지없었다.

어흥!

기영은 몸에서 빛이 뿜어 나왔다.

이십 장이나 되던 몸이 순식간에 커졌다.

칠십 장, 팔십 장, 구십 장…….

백오십 장이 되어서야 멈췄다.

멀리서 보면 제구성의 가운데 태고 거인이 서 있는 것 같았다.

"제구법칙, 무극포살(無極炮殺)."

기영은 커다란 입을 쫙 벌렸다.

제구성은 수많은 빛을 뿜었고 숨어 있던 대진마다 움직이며 힘을 보냈다.

그것은 마치 혈관처럼 기영에게 전달됐다.

기영은 제구성의 모든 힘을 모았다.

그리고 양대 노조, 칠백여 명 무인들의 힘을 모아 최고의 살초를 준비했다.

웅!

사람들은 기영의 입에 수많은 빛이 모여 방원 스무 장에 이르는 광구가 형성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천지 사이에 엄청난 기운을 내뿜자 허공에 파문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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