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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04화 (304/1,498)

304화 뜻밖의 인물

계무명과 범호는 경악하고 달려왔다.

"묘동규현(妙瞳窺玄)!"

범호는 외치며 동술을 펼쳐 아래를 살피더니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큰일 났다!'

그들은 진남을 남길 생각만 했지, 상대방의 무혼을 생각하지 못했다.

"얼른 여시오!"

계무명도 무슨 일이 터졌다는 것을 인식하고 안색이 안 좋아졌다.

그는 성주 영패를 써 벽원동천을 열었다.

벽원동천을 여는 순간 무인들은 검은 굴 아래에 엄청난 위압을 느꼈다.

태고의 힘이 용솟음치는 것 같았다.

그들의 영혼은 두려움에 떨었다.

"이게 뭐야……."

무인들은 무종 경지 심지어 무황 경지에 도달하여 경험도 풍부했다.

그러나 기운만으로 그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기운은 처음이었다.

"아버지!"

"얼른 막아야 해요! 지급 육품 무혼을 이대로 두면 벽원동천을 전부 빨아들일 거예요!"

범우와 계천효는 그림자가 검은색 굴에 나타나자 희망을 본 것처럼 말했다.

그의 말은 청천벽력 같았다.

강자들은 충격받은 표정이었다.

'지급 육품 무혼!'

'하역 사람이 그렇게나 강하다니!'

"그자더러 그만하라고 하거라!"

그때 화가 잔뜩 난 호통 소리가 울려 퍼졌다.

제구성의 기영이었다.

진남이 계속 흡수하도록 두면 그는 적어도 오 분의 일이나 되는 힘을 잃을 것이다.

계무명과 범호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 지경까지 되었지만, 진남을 막을 수 없었다.

아니면 진남은 제구성을 떠나서 천험산맥에 수련하러 갈 게 분명했다.

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진남을 놔둘 수밖에 없었다.

"기영 선배, 조급해하지 마십시오. 이자는 제구성의 희망입니다. 사흘만 참아주십시오. 사흘만 참아주신다면 충분합니다. 그때 가서 제가……."

범호는 심호흡을 하고 기영을 달랬다.

기영이 바로 화가 나서 으르렁거렸다.

'이 두 놈이 내 생사는 상관하지도 않는구나.'

그러나 결국 무기력해졌다.

진남이 벽원정석을 통해 수련을 하고 있었기에 그는 공격할 수 없었다.

그는 결국 범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무인들은 상황 파악을 하고 안색이 변하더니 웅성거렸다.

"성주, 이게 무슨 말입니까? 그자가 많은 힘을 흡수하면 우리 제구성에 영향이 있는 거 아닙니까?"

"맞습니다. 얼른 나오라고 합시다."

"더는 못 흡수하게 해야 합니다."

제구성의 궁전, 점포, 수련장은 모두 기영에 의지했다.

만약 기영의 손실가 심하다면 그들이 얻을 수 있는 자원도 적어질 게 분명했다.

진남이 수련을 하지 못하게 될 것 같아서 범우와 계천효는 그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다.

"다들 닥치거라!"

계무명이 엄한 소리로 꾸짖었다.

"벽원동천은 한 번 열리면 반드시 사흘을 채워야 한다. 도중에 멈추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 불만 있는 놈들은 성주부에 와서 나를 찾아라!"

범호의 눈빛도 차가워졌다.

"아버지……."

범우와 계천효는 당황했다.

다른 강자도 어안이 벙벙했다.

양대 강자가 진남을 두둔해주니 그들은 계속 말할 수 없었다.

두 강자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결과는 그들이 감당할 수 없었다.

하나, 그들이 어떻게 알겠는가? 계무명과 범호가 속으로 피를 흘리고 있다는 것을.

기영이 상처를 입으면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것은 이 두 가문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기영이 그들에게 불만을 품는다면 이후에도 제대로 도움을 주지 않을 수도 있었다.

'사흘, 사흘만 있으면 진남의 모든 것을 우리가 가질 수 있다!'

계무명과 범호는 이를 악물었다.

더 강해지기 위해서는 지금 희생하는 것들은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었다.

* * *

풍파가 끝난 벽원동천.

범심여와 여섯 인재는 모두 떠났다.

그들이 계속 있어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원영은 세례를 받으라!"

진남은 방대하고 끊임없이 흘러오는 힘을 원영에 주입했다.

전신의 원영은 빛이 더욱 강렬해졌다.

보라색 빛으로 만들어진 갑옷이 더 단단하게 보였다.

"안 돼, 사흘 동안 흡수한다고 해도 전신의 원영이 원만 단계에 못 오른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두 가지 물건을 꺼냈다.

하나는 문도 노조가 탐내던 시혼화였고 다른 하나는 손바닥만 한 과일이었다.

과일은 파란색이었는데, 여러 가지 무늬가 있으며 엄청난 힘이 담겨 있었다.

이 열매는 무화과였다.

무화과를 먹으면 수명이 백 년 늘고 경지가 십 년 늘었다.

천지 이보였다.

"일곱 가지 지보에는 방어지기 두 개, 창 한 자루, 그리고 차천초, 중생영이 있다. 차천초는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삼대 세력이 다 차천초를 노리는 걸 봐서는 큰 작용이 있는 것 같으니 잠시 넣어두자."

진남은 잠시 생각하더니 무화과와 시혼화를 먹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두 보물을 동시에 입에 넣었다.

만약 일급 연단사가 이 모습을 봤다면 피를 토할 것이었다.

무화과 같은 이보는 단약으로 제련해야 그 효과를 최대로 발휘할 수 있었다.

진남처럼 무작정 삼키는 건 이보에 대한 모욕이었다.

쿵! 쿵!

무화과는 엄청난 힘으로 변해 전신의 원영에 흘러 들어갔다.

원영은 격렬하게 떨렸다.

시혼화는 진남의 몸에 들어가 봉황지화와 엉켰다.

둘은 서로 누가 더 센지 힘을 겨루고 있었다.

진남은 일심이용을 했다.

그는 성공뇌정으로 두 힘을 눌러 무화과의 힘이 원영에 녹아들게 했다.

시간이 천천히 흘러 사흘이 지났다.

사흘 동안 제구성은 어두컴컴했다.

궁전들도 빛을 잃고 가끔 폭발이 일었다.

방어 대진이 영기의 지지가 없어지자 깨졌기 때문이었다.

범호와 계무명은 타격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

그러나 둘은 진남이 가지고 있는 비밀 때문에 모든 속쓰림을 참았다.

* * *

그 시각 벽원동천.

쿵!

진남의 몸속의 시혼화와 봉황지화는 사흘 동안 싸우고 합을 맞추며 하나로 합쳐졌다.

그것들은 어두운 화염으로 변했다.

화염은 영혼을 불태울 수 있고 강한 소각지력(消却之力)을 가졌다.

봉황지화와 시혼화의 특성을 전부 가지게 되었다.

새로운 화염이 탄생하면서 생긴 방대한 영기는 전신의 원영에 스며들었다.

전신의 원영은 무화과, 화염지력, 벽원지력을 빨아들였다.

펑 하는 커다란 소리와 함께 온몸을 감싸는 보라색 갑옷이 만들어졌다.

쿵!

전신 원영에서 신비한 힘이 터져 나왔다.

그 힘은 수직으로 내려오더니 원영의 미간에서 꿈틀대다가 '전(戰)'자를 이루었다.

글자의 마지막 획이 그려지는 찰나 진남의 기운은 정상까지 솟아올랐다.

웅웅웅.

주위의 천지지력이 무언가 느낀 듯 들끓기 시작했다.

전신 원영은 영지라도 있는 듯 고개를 들더니 허공에 대고 신비한 흡입력을 발휘했다.

"드디어 원만 경지다……. 드디어 도겁할 수 있게 되었어!"

진남은 기쁜 표정을 지었다.

* * *

그와 동시에 범호와 계무명도 기쁜 표정을 지었다.

노조가 곧 도착한다!

"아직 돌파하면 안 돼. 아니면 제구성이 전부 재가 될 거야."

진남은 심신을 동원해 전신 원영을 진압했다.

'지난번에 도겁할 때 삼중뇌겁을 일으켜 백 분의 일의 경지라고 했어도 사망대제마저도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지금 전신의 원영은 더 큰 뇌겁을 불러올 수 있기에 더 대단할 것이다.'

"며칠 동안 고마웠습니다."

진남은 일어나 십 분의 일밖에 남지 않은 벽원정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구성 깊숙한 곳에 있던 기영은 그의 행동을 보고 기뻐했다.

'이놈, 드디어 가는구나.'

쿵!

폭발음이 들리더니 진남의 머리 위에 커다란 틈이 천천히 벌어져 빛이 새어 들어왔다.

진남이 발로 땅을 차며 날아오르니 범호와 계무명이 보였다.

그는 얼른 공수하고 인사했다.

"두 선배님들, 저는 이제 경지를 돌파해야 합니다. 그래서 천험산맥에 다녀오려고 합니다. 도겁에 성공하면 다시 제구성에 와서 봉황영 선발대회에 참가하겠습니다."

"경지를 돌파한다고?"

범호와 계무명은 모두 진남에게 눈을 돌렸다.

두 사람은 진남의 기운이 전보다 더 엄청나게 상승한 것이 느껴졌다.

"진남, 서둘러 떠나지 마시오. 봉황영의 심사관이 미리 올 거요. 내 자네를 데리고 가 인사를 시키려고 하니 기운을 잠시 억제하시오."

범호는 눈을 굴리더니 느릿느릿 말했다.

계무명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건 범호가 둘러댄 말이었다.

봉황영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일을 처리하는 곳인데 어떻게 일찍 올 수가 있겠는가.

그저 범호가 진남을 붙잡아둘 핑계였다.

진남을 잠시만 붙잡아두면 그들의 계획도 끝날 수 있었다.

"그렇군요……."

진남은 전신 원영의 상태를 살피더니 말했다.

"선배님들, 세 시진 더 머물 수 있습니다. 세 시진 후에도 심사관이 나타나지 않으면 저는 반드시 가야 합니다. 아니면 제구성이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진남의 말은 협박이 아니었다.

하지만 범호와 계무명은 시큰둥했다.

'네가 도겁을 하는데 제구성이 무슨 피해를 입는다는 말이냐? 웃기는구나!'

물론 그들이 이런 감정을 드러낼 리 없었다.

지금 제일 중요한 임무는 바로 진남을 범씨 가문으로 데려가는 일이었다.

* * *

진남은 그들을 따라 범씨 저택에 돌아왔다.

오는 도중에 범우를 만났다.

그런데 범우는 예전의 오만한 모습이 아니라 진남을 보자 얼른 피했다.

범호는 진남을 데리고 가주 대전에 도착했다.

범심여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

그녀는 흥분된 표정으로 쫑알쫑알 진남에게 말을 걸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진남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는 범호와 계무명이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어디가 이상한지 정확히 짚어내기 어려웠다.

전신의 원영은 웅웅 거리며 울음소리를 냈다.

마치 곧 돌파를 하겠다고 진남에게 알려주는 것 같았다.

시간은 유유히 흘러 두 시진이 금세 지났다.

진남은 이마에 식은땀이 났다.

전신 원영의 반항은 더 커져서 진압하는데 꽤나 애를 먹었다.

"선배님들, 심사관은 언제 옵니까?"

진남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다 왔다, 다 왔어……."

범호는 손을 흔들며 얼버무렸다.

말이 끝나자마자 그와 계무명의 허리에 찬 영패가 살짝 진동했다.

둘은 신식을 안에 주입하며 입가에 기쁨에 찬 미소를 지었다.

'왔어!'

'노조가 드디어 왔어!'

"진남, 심사관이 왔다."

범호는 기쁨을 참으며 애써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그래요?"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이라도 왔다니 다행이었다.

아직 한 시진을 더 참을 수 있었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어떤 그림자가 엄청난 기운을 풍기며 달려오더니 외쳤다.

"진남! 얼른 가. 이들이 너를 해치려고 한다!"

진남은 고개를 들어 그림자를 보고는 당황했다.

청룡 성지 제자 선발대회에 함께 참가했던 교철이었다.

다만 지금의 교철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무황 경지 오 단계였고 바른 기운이 가득했다.

"교 맹주, 그게 무슨 허튼소리요!"

계무명이 벌떡 일어났다.

그의 몸에서 기운이 솟구쳤다.

교철은 진남을 보며 빠른 속도로 말했다.

"지금 사대 세력이 너를 추격하고 있다는 것을 동주의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너의 소식을 사대 세력에게 알리면 문도 노조의 제자가 될 수 있고, 네 개의 성도지기를 얻을 수 있다. 범호와 계무명은 너를 알아봤지만, 사대 세력에게 알리지 않았다. 이들은 너를 잡으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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