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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283화 (283/1,498)

283화 신비한 사내 '영'

"내하교를 건너면 사신대로 들어갈 수 있고 세 번째 관문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럼 이제 두 번째 관문을 시작하겠다. 시간은 두 시진이다. 그리고 내하교에서는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

사시관은 담담하게 말했다.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니!'

짧은 한마디에 분위기가 긴장됐다.

소중황과 양 봉주 등은 눈길이 일제히 진남에게 쏠리며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

진남의 표정은 여전히 담담했다.

그의 뒤에 있는 묘묘 공주와 용호요종, 사마공, 조방의 두 눈에는 무언가 끓어오르는 것만 같았다.

'연속 두 관문이나 우리를 괴롭히다니, 만만해 보였나 보지?'

십여 명의 무인들은 소름이 돋았다.

그들은 잠시 후의 싸움에 말려들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시작!"

사시관이 크게 외치더니 장포를 휘둘러 사람들을 내하교에 내려놓았다.

진남이 막 내하교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양쪽 귀가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들렸다.

비명은 고막을 찢고 심신에 파고들어 심신을 부술 것만 같았다.

내하교 아래 맹파하의 사령들은 먹이를 만난 듯 흥분했다.

그것들은 흉악하고 일그러진 몸으로 뛰어올라 다리 위의 사람들에게 달려들었다.

"너희들은 첫 번째 관문에서 부정행위를 하지 않아 특히 사신부를 내려 사악한 마귀들의 방해를 받지 않게 하겠다."

사시관이 높이 날아올라서 손가락을 한 번 튕기더니 스물아홉 개의 부적들이 소중황 일행들의 몸에 떨어졌다.

부적들은 사기(死氣)로 변해 그들의 몸을 감쌌다.

소중황 등은 일제히 몸을 떨더니 고통스러워하던 표정이 펴지고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사령들은 그들을 발견하지 못한 듯했다.

사령들의 광기 어린 시선은 진남 등에게 떨어졌다.

그들은 입을 쩍 벌리고 포효하며 달려들었다.

"염치없기 끝이 없구나! 그냥 두고 볼 수 없다. 도심만법, 호심주!"

사마공은 이 광경을 보고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소중황 일행이 무사히 강을 건너게 하려고 사시관이 이런 방법까지 사용할 줄 몰랐다.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빛이 나와서 진남 등을 감쌌다.

진남은 빛이 강직해서 사악한 마귀가 방해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귓가에 울려 퍼지던 비명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래쪽에서 끊임없이 밀려오는 사령들은 천적을 만난 듯 꼼짝도 하지 못했다.

"허허."

사마공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도발적으로 사시관을 바라보았다.

사시관은 표정이 싸늘해졌다.

'이놈이 도술을 알고 있다니!'

"진남을 막으십시오, 맹파하에 떨어뜨리면 더 좋습니다. 저는 먼저 가겠습니다!"

소중황은 내하교의 끝으로 달려갔다.

"진남! 죽어라!"

양 봉주 등과 무황 경지의 강자들이 달려들었다.

예전의 원한들이 이전부터 그들 마음속에 억눌려 있었다.

게다가 그들은 스물여덟 명이나 되고 진남은 다섯 명뿐이니 마침 혼내주기 좋은 기회였다.

"나쁜 놈들! 안 그래도 네놈들이 무척 거슬렸다!"

용호요종이 말했다.

그는 몸에서 금빛을 반짝이더니 용두호신의 거대한 몸집으로 변했다.

"타거라!"

용호요종이 진남 등에게 외쳤다.

진남과 묘묘 공주, 사마공과 조방은 동시에 뛰어올라 용호요종의 등에 올라탔다.

그들과 거대한 몸집이 순식간에 힘을 폭발시키며 양 봉주 등에게 달려들었다.

양 봉주 등 스물여덟 명은 얼굴에 비웃음이 번졌다.

'겨우 다섯 명이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대적하려고 하다니!'

그들은 전에는 모두 봉주였다.

대법을 통해 무황 정상으로 눌렀다고 해도 그들은 무도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높아서 보통의 무황 정상과 달랐다.

그리고 다른 열 명도 무황강자 중의 우수한 인물들이었다.

이렇게 방대한 세력을, 진남 등이 어찌 대항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사시관까지 그들을 두둔하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사시관도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십여 명의 무인들은 싸움이 시작되자 얼른 자리를 비켰다.

그들은 내하교 양쪽에 붙어 서서 법보와 공법을 사용해서 사령들을 물리치며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무인들 중에서 영이라는 검은 도포를 입은 사내가 고개를 들었다.

그의 두 눈에 예리한 빛이 드러났다.

'권력을 남용하고 규칙을 바꾸며 진남을 억압하더니 이제는 사람이 많은 것을 믿고 진남을 괴롭혀? 진남은 내 형제야!'

검은 도포를 입은 사내는 순식간에 엄청난 살기를 내뿜었다.

* * *

죽음의 바다 밖, 양대 성지가 모이는 곳.

비양 성주의 손에 있는 사망수가 펑 하고 폭발하더니 검은 안개로 변했다.

다들 의심스런 눈길로 보자 비양 성주는 살황 등을 힐끗 보며 말했다.

"사망수는 첫 번째 관문밖에 보지 못하오. 두 번째 관문 내하교는 볼 수 없소. 하지만 두 번째 관문 내하교에서는 무력을 사용할 수 있소."

두 번째 관문은 볼 수 없었지만, 비양 성주의 마지막 말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무력을 쓸 수 있다니!'

소중황의 곁에는 열여덟 명의 봉주가 있고 무황 경지 정상급의 강자들도 많았다.

진남 일행은 몇 명밖에 안 됐기에, 부딪히면 진남이 불리했다.

당청산은 싸늘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번째 관문의 상품은 도법액인데 무예 천부를 높일 수 있다."

문도 노조가 한마디 했다.

그의 말은 또 한 번 벼락이 친 것 같았다.

대 세력의 제자들인 송옥, 육간, 묘어심은 저도 몰래 감탄했다.

'문도 노조의 계략이 뛰어나구나. 첫 번째 관문에서 보리심을 얻고, 두 번째 관문에서 도법액을 얻으면 사신대에 오를 때 소중황은 무예 천부가 얼마나 강할까? 아마 우리 모두라고 해도 소중황과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청룡 성주, 진남이 사신대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소?"

문도 노조가 별안간 청룡 성주에게 질문했다.

그의 시선에는 경멸이 가득했다.

청룡 성주는 담담한 표정으로 그를 한 번 쳐다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탄식했다.

'내하교 위에서 진남은 강한 무력의 방해를 받게 될 것이다. 설마 진남이 열여덟 봉주들의 연합을 이겨낸다고 해도 세 번째 관문인 사신대에 오르면 소중황과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번 대결의 결과는 이미 정해졌다.'

* * *

죽음의 바다, 두 번째 관문, 내하교.

"죽어라!"

열여덟 봉주들 중 세 명의 몸이 동시에 커지며 방대한 힘을 터뜨렸다.

그들은 모두 육체를 단련한 강자였다.

혈사대법에도 육신은 엄청나 산처럼 사납게 달려들었다.

용호요종은 포효하더니 거대한 호랑이 몸뚱이에 수많은 금빛을 뿜어내며 주저 없이 세 봉주와 부딪혔다.

쿵!

내하교에 엄청난 힘이 터져 사방으로 번졌다.

세 봉주는 안색이 변했다.

용호요종이 그들과 실력이 비슷할 줄 몰랐다.

그들은 당연히 알 수 없었다.

용호요종은 몇 달 동안 폐관 수련하면서 용 한 마리를 삼켰다.

신체가 무척이나 강해져서 존자 일 단계의 공격이라도 막아낼 수 있었다.

그러니 무황 경지 정상급 셋을 막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죽여라!"

양 봉주 등 스물다섯 강자는 동시에 엄청난 살기를 드러냈다.

그들은 각종 무혼, 공법, 법보들을 펼쳤다.

빛이 현란하게 천지를 뒤덮고 홍수처럼 진남 일행을 사납게 덮쳤다.

이에 묘묘 공주가 손가락을 튕겼다.

수많은 분홍색 빛이 스물다섯 사람의 몸에 활짝 피었다.

이어 칠색의 기이한 꽃이 활짝 피어나더니 그 속에서 검기를 풍겼다.

묘묘 공주는 아직 무황 경지로 진급하지 못했다.

아직 무종 경지의 정상급이지만 진남의 혼돈지기를 흡수해 본원을 많이 회복했기에 무황 경지 오 단계의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무황 경지 오 단계는 이 싸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스물다섯 명의 발목을 잠깐 잡는 정도는 충분했다.

잠깐이라는 시간은 매우 중요했다.

"난심산!"

조방은 두 팔을 벌리고 입에서 연기를 내뱉었다.

연기가 사람들을 뒤덮었다.

난심산은 태고의 금지약이었다.

난심산에 감싸이면 무황 경지의 정상급의 강자라도 한동안 머리가 어지러웠다.

진남에게 사용하기 위해 가져왔는데 여기에 쓰게 될 줄은 몰랐다.

"도파부!"

사마공은 외치면서 소매를 흔들었다.

스물다섯 장의 부적이 칠색 꽃잎에 내려앉더니 터져서 화염으로 변했다.

화염이 스물다섯 명의 강자를 전부 덮었다.

묘묘 공주, 조방, 사마공의 경지는 무황 경지 사, 오 단계였지만 세 사람 모두 경험이 풍부하고 손발이 잘 맞아 빈틈이 없고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웠다.

스물다섯 명이 폭풍우처럼 쏟아지는 공격에 발이 묶였다.

그 순간 진남이 공격했다.

그와 용호요종은 다섯 사람 가운데 무황 경지 정상급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용호요종이 육신으로 무리를 막고 묘묘 공주 등이 기회를 봐 무리를 붙잡으면 그가 공격했다.

진남이 원영을 토했다.

원영이 나타나자 하늘에 떠 있던 사시관은 얼굴에 활짝 핀 웃음이 굳고 동공이 커졌다.

'이건……?'

원영은 스물다섯 명의 머리 위로 날아올랐다.

서른세 개의 금색 용이 번쩍거렸다.

수많은 성공지뇌, 봉황지화, 차가운 도기가 하늘에 홍수가 진 것처럼 쏟아져 내려와 스물다섯 명의 무인들을 순식간에 덮었다.

"안 돼!"

양 봉주등은 얼굴빛이 변했다.

그들은 진남의 원영이 더 강해졌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살초를 사용하거라!"

양 봉주가 버럭 외쳤다.

봉주들의 기세가 엄청나게 커졌다.

초식마다 천지의 힘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연거푸 원영을 공격했다.

단순해 보이는 이들의 공격은 매우 강력한 힘이 실려 있었다.

진남의 서른세 개 금색 룡문 원영도 맹렬한 공격에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하하! 진남, 두 무황 경지 정상급이 우리를 막으려고? 어림도 없다. 죽어라!"

양 봉주는 귀가 아플 정도로 큰소리로 웃었다.

묘묘 공주 등은 안색이 변했다.

양 봉주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진남의 원영이 아무리 대단해도 잠깐 누르는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진남은 한 명뿐이었다.

"흥!"

양 봉주의 웃음소리가 끝나기 전에 진남은 두 눈에 전의가 가득 솟아올랐다.

'오늘 백 명이 와도 나는 쓰러질 때까지 싸울 것이다.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쿵!

끝없는 빛이 반짝이며 엄청난 힘을 가진 용으로 변하더니 양 봉주 등의 사이로 들어가 폭발을 일으켰다.

폭발의 힘에 양 봉주 등은 안색이 변했다.

너무 갑작스러운 공격이라 진남도 예상치 못했다.

"죽어라!"

하늘을 찌르는 듯한 분노와 함께 그림자 하나가 엄청난 기운을 풍기며 나타나서 주먹을 휘둘렀다.

"누구지?"

사시관과 양 봉주 등은 놀랐다.

기운은 진남에 뒤지지 않았다.

'누가 감히 비양 성지에 대항하고 진남을 돕는 거냐?'

사시관, 양 봉주 등의 머릿속에 그림자 하나가 스쳤다.

'영'이라는 무인이었다.

"어……?"

묘묘 공주도 어리둥절했다.

그림자는 고개를 돌리고 진남을 보며 담담하게 웃었다.

"반년만이지 우리? 진남아, 하나도 안 변했구나."

나타난 사람은 궁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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