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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265화 (265/1,498)

265화 청룡 성지의 반란

"진남 저놈이 제 아들을 죽였습니다. 그러니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양 봉주가 청룡 성주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만약 성주가 저놈을 죽이지 않는다면 전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다른 봉주들과 다른 제자들도 이 결정에 불복할 것입니다!"

말을 마친 양 봉주는 전음영패를 향해 신념을 보냈다.

다른 아홉 봉주들은 눈빛을 반짝거리며 소통하더니 한참 후 결정을 내렸다.

"맞습니다!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성주, 만약 죽이지 않으면 어떻게 이 상황을 정리하겠습니까!"

"전 양 봉주를 지지합니다!"

"……."

아홉 봉주가 잇달아 말하며 양 봉주 편을 들었다.

그 외에 네 명의 부 봉주도 양 봉주 편에 섰다.

그와 동시에 하늘을 가르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단목봉의 제일 부 봉주 모용 봉주구나!"

"저 사람은 초목봉의 금 당주 아니야?"

"천선봉(天璿峰)의 두 부 봉주도 왔어!"

"……."

수많은 청룡 성지의 사자, 제자들은 이 광경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제 스무 명의 부 봉주가 모두 강림했다.

청룡 성지에는 모두 열여섯 개의 산봉우리가 있는데 부 봉주는 서른두 명뿐이었다.

그중 지금 절반이 넘게 여기 온 것이었다.

"전 양 봉주를 지지합니다! 진남을 죽여 공평성을 지켜야 합니다."

"진남은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

"만약 진남이 죽지 않으면 어찌 우리 청룡 성지가 공평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

스무 명의 부 봉주가 하나같이 전부 양 봉주의 뒤에 섰다.

그와 동시에 또 여러 개의 하늘을 가르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다섯 명의 청년, 그리고 두 명의 여인이 나타났다.

"예비 성자 이도, 엽고, 만상언이잖아?"

"와, 도파립, 용쌍, 용훤, 육금도 왔어!"

"저들이 왜 전부 다 온 거지?"

"……."

전체 청룡 성지의 사자, 호법, 제자들의 눈빛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청룡 성지는 제자, 호법, 사자 세 가지 등급으로 나뉘었다.

그리고 그 위에 또 한 제자가 있었는데 바로 예비 성자였다.

예비 성자는 바로 성지 내의 절세 인재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미래에 성자가 되어 청룡 성지를 계승할 수 있었다.

양대 성지의 미래는 바로 예비 성자에게 달렸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런 그들이 오늘 전부 한 자리에 모였다.

"우린 양 봉주를 지지합니다!"

"진남은 이번 일을 공평하게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맞습니다,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

일곱 명의 예비 성자들은 강림하더니 일제히 양 봉주 편을 들었다.

그들의 말이 번개처럼 모든 제자들의 마음을 내리쳤다.

"모두 청룡 성주를 반대하고 진남을 죽이려 하다니?"

청룡 성지의 제자들은 미련하지 않았다.

당연히 청룡 성지에 전에 없던 폭풍이 일 거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청룡 성주는 안색이 여전히 평온했다.

그가 말하려는데 어디선가 또 한 번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저도 진남을 죽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 곳에서 백의 청년이 허공을 밟으며 천천히 걸어왔다.

무황 경지의 강한 위압이 뿜어 나왔다.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그를 바라봤다.

"주현(周玄)이다! 청룡 성지의 성자! 청룡 성지 미래의 성주!"

"성주, 성주께서 내리신 결정에 전 동의하지 않습니다."

주현이 청룡 성주를 향해 공수하고 나서 담담하게 말했다.

"진남이 다른 제자들을 죽였으니 규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저는 성자의 입장으로 성주에게 불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말에 수많은 제자들이 동시에 헛숨을 들이켰다.

"대단한 수완이구나! 십대 봉주, 스무 명의 부 봉주, 성자, 일곱 명의 예비 성자가 동시에 연합한 목적이 오직 진남을 죽이기 위해서라니."

묘묘 공주 등은 모두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양 봉주가 진남을 죽이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을 동원할 줄 전혀 예상치 못했다.

진남의 눈빛이 더 싸늘해졌다.

"너희들 지금 나를 위협하는 거냐?"

청룡 성주가 봉주, 부 봉주, 예비 성자, 성자를 일일이 훑어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양 봉주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눈빛이 살짝 흔들리며 고민하는 듯했다.

그러나 다음 바로 일어난 상황에 그들의 눈에 비꼈던 고민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확고해졌다.

"그럴 담은 없습니다."

양 봉주가 청룡 성주와 마주 서서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목소리를 높여 힘있게 말했다.

"저는 진남이 제자를 죽였으니 그 죄를 용서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만약 성주께서 진남을 봐주겠다고 하시면 이건 한쪽 편을 드는 것입니다. 때문에 성주께서 진남을 죽이지 않는다면 저 양기해는 더는 청룡 성지의 사람으로 살지 않을 것입니다!"

"양 봉주를 지지합니다! 진남을 죽이지 않으면 저도 더는 청룡 성지의 사람으로 살지 않을 것입니다!"

"양 봉주를 지지합니다! 진남을 죽여야 합니다. 반드시 진남을 죽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도 청룡 성지에 더 있고 싶지 않습니다!"

"……."

청룡 성지 열여섯 번째 봉우리 위에 엄청난 광경이 펼쳐졌다.

한 제자를 죽이기 위해 열 명의 봉주, 스무 명의 부 봉주, 한 명의 성자, 일곱 명의 예비 성자가 모두 연합했다.

태도도 매우 확고했다.

이를 본 청룡 성지의 모든 사자, 호법, 제자들은 모두 심신이 크게 흔들렸다.

그들의 머릿속에 동시에 단어 한 개가 떠올랐다.

"핍궁(逼宮, 신하가 황제에게 퇴위를 강요하는 것)이구나!"

양 봉주 등은 청룡 성주를 핍박하는 것이었다.

제자들은 모두 진남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두 진남이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연합하여 진남을 죽이려고 하니 진남은 죄가 없어도 반드시 죽을 것만 같았다.

그들은 청룡 성지의 최고의 전력이자, 젊은 세대를 대표했기에, 만약 그들이 모두 청룡 성지를 떠나면 성지에 중대한 손실을 초래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적어도 백 년 내에는 원기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었다.

그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모두 진남을 죽이는 것을 선택할 것이었다.

양 봉주는 으쓱했다.

그의 이번의 계획은 완벽하다고 할 수 있었다.

만약 진남을 죽인다면 그들은 죽음의 바다로 가는 길에 더는 어떠한 위협도 받지 않을 것이었다.

만약 청룡 성주가 진남을 죽이지 않는다고 해도 그들은 당당하게 반란을 일으킬 수 있었다.

양 봉주는 칠 할 정도 확신이 생겼다.

"청룡 성주는 반드시 진남을 죽일 것이다! 내 아들? 다시 한 명 낳으면 되지."

"너희들……."

이때, 청룡 성주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시끄럽던 장내가 고요해졌다.

사람들의 눈길이 모두 성주를 향했다.

다들 성주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해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치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다.

청룡 성주의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담이 크구나!"

전체 청룡 성지가 그 소리에 들끓기 시작했다.

열여섯 주봉이 일제히 포효하며 천지를 뒤흔들었다.

성주가 진노한 것이었다.

청룡 성주가 화를 내자 양 봉주는 안색이 굳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성주, 부 성주, 성자, 예비 성자들도 안색이 모두 굳어져 눈에 두려움이 드러났다.

청룡 성주의 기세 앞에서 그들은 한 마리 개미가 거인을 마주하고 있는 것 같았다.

청룡 성주는 세상에서 높은 곳에서 양 봉주 등을 내려다보며 소리쳤다.

"청룡 성지의 사람이 감히 공개적으로 나를 위협하다니, 진짜 담이 크구나! 너희들이 성지를 떠나든 말든 청룡 성지는 절대 진남을 죽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진남의 행동엔 죄가 없었고 정의를 널리 알렸으니 청룡 성지에서는 진남에게 큰 상품을 줄 것이다!"

청룡 성지의 호법, 사자, 제자들은 모두 속으로 크게 놀랐다.

그들은 청룡성주가 진남을 위해 이 정도까지 할 줄은 생각지 못했었다.

"처벌하지 않고 오히려 상품을 준다고?"

양 봉주 등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들은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도장 위의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지만, 동시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는 청룡 성지에 들어온 후로 줄곧 당청산, 단목 봉주, 장 봉주의 총애를 받았다.

청룡 성주는 중요한 상황에 그를 보호해주었다.

"나를 위해 십대 봉주, 스무 명의 부 봉주, 성지의 성자, 칠대 예비 성자를 포기하다니! 다른 어떤 종문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좋습니다. 성주가 성주의 고집대로 하시니 저는 이제부터 청룡 성지의 사람이 아닙니다!"

양 봉주가 사납게 소리쳤다.

"저도 더는 청룡 성지의 사람이 아닙니다!"

"오늘부터 저와 청룡성지는 더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이런 종문에 미련을 가질 게 뭐가 있습니까?"

"……."

봉주, 부 봉주, 예비 성자들 모두 잇달아 말했다.

이런 큰 규모의 배신은 청룡 성지 역사에서 처음이었다.

사자들, 호법, 제자들은 모두 심신이 크게 흔들렸다.

그들은 이 일이 지난 후 청룡 성지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청룡 성지의 여러분, 성주가 진남을 감싸기 위해 터무니없는 결정을 했소. 이런 종문은 계속 있을 의미가 없소. 난 이미 비양 성지에 가입하기로 결정했소. 그러니 나와 함께 합시다!"

이때 양 봉주가 몸을 돌려 청룡 성지를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그의 말이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사자, 호법, 제자들은 잠깐 생각하더니 바로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이번 일은 진남이 잘못하지 않았다고 생각했기에 당연히 청룡 성주가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게다가 청룡 성지에서는 이미 그들을 잘 대해줬기에 더욱더 떠날 수 없었다.

"아마 여러분은 한 가지 일을 모를 거요."

양 봉주는 열여섯 개 산봉우리에서 아무도 움직이지 않자 입가에 담담한 미소를 짓더니 엄청난 말을 했다.

"청룡 성지의 성주는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소! 이제 성주가 죽으면 비양 성지가 틀림없이 청룡 성지를 삼켜버릴 거요!"

그 말은 청천벽력이나 다름없었다.

"성주가 곧 죽는다고?"

"지금의 청룡 성주는 삼백 년 전에야 정식으로 청룡 성지를 이어받았는데? 이렇게 빨리 죽을 수 없어!"

진남은 안색이 어두워져 청룡 성주를 바라보았다.

청룡 성주는 안색이 평온했다.

"여러분들이 믿지 않을 거란 걸 아오. 나에게 보물이 하나 있소. 여러분에게 제대로 보여주겠소!"

양 봉주가 큰소리로 외쳤다.

"조천신경(照天神鏡), 하늘을 비추는 신의 거울이여 허망을 깨거라!"

양 봉주의 머리 위에서 찬란한 보광(寶光)이 솟아올랐다.

보광 속에서 조천신경이 나타났다. 조천신경이 빛을 뿜어 청룡 성주의 몸을 비췄다.

슥!

청룡 성주의 형상이 순식간에 격렬한 변화를 일으켰다.

청룡 성주의 검은 머리카락이 순식간에 새하얘졌고, 얼굴에는 주름이 생겨났고, 강한 기운도 죽음의 기운에 뒤덮였다.

그 모습이 마치 무덤 길에 선 노인 같았다.

그리고 청룡 성지의 열여섯 개의 산봉우리에도 모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산봉우리의 기운이 모두 떨어졌고, 수많은 나무와 꽃들이 시들기 시작했다.

용 형상의 열여섯 개의 산봉우리들이 지금은 죽음의 구역처럼 생기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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