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화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흥! 죽어라!"
진남의 눈에 한기가 뿜어 나왔다.
"사람 죽이는 걸 허용하지 않는다고? 믿는 구석이 있다고? 그렇다면 너희들은 전에 왜 다들 나를 죽이려 했느냐?"
쿵!
생사의 고비에서 양태천, 소홍, 설무극 등이 기운을 전부 폭발했다.
그들은 무혼을 드러내고 반항할 준비를 했다.
"설령 너희들이 전부 손을 잡아도 소용없다!"
진남의 외침 소리는 천둥 같았다.
그는 구룡금문원영을 드러냈다.
그의 등 뒤에 열 개의 빛이 반짝이더니 전신의 혼이 우뚝 솟아올랐다!
전신의 혼이 한 발 성큼 내딛자 양패천 등의 무혼들이 전부 벌벌 떨었다.
구룡금문원영이 성공지뇌, 봉황지화를 폭발시키며 커다란 산처럼 양태천 등의 기운을 눌렀다.
진남이 엄청난 기세로 손에 쥐고 있던 긴 칼을 휘둘렀다.
아홉 명의 뛰어난 인재들은 그의 앞에서 아무런 반격할 힘도 없이 순식간에 멸살되어 피를 흘렸다.
그런 진남의 모습을 본 뇌폭과 화패 그리고 요수들의 눈에 모두 놀라움이 스쳤다.
그들은 구룡금문원영과 현급 십품의 무혼을 처음 봤다.
때문에 그들은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진남은 혼돈지기를 가지고 있고 또 이렇게 뛰어난 전력을 가지고 있으니 미래의 성과가 보통이 아닐 거다!"
"특히 진남이 상역에 들어가 더욱 많은 요족을 만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을 일으킬 것이다."
* * *
그 시각, 청룡 성지 안.
"역시……. 이 영감탱이, 죽을 날이 머지않았구나."
전해온 신념을 보던 양 봉주의 눈에 흥분이 번뜩였다.
그는 바로 전음영패를 들어 봉주들에게 전음했다.
"청룡 성주가 곧 죽게 될 테고 죽음의 바다에 이변이 일었으니 모든 계획을 앞당겨야겠소!"
이때, 그의 마음속의 심신감응(心神感應)이 끊어졌다.
양 봉주는 잠깐 동안 멍하니 있더니 얼굴에 분노가 솟아올라 사납게 외쳤다.
"짐승 같은 놈! 네가 감히 내 아들을 죽이다니! 내 너를 가만두지 않겠다!"
그의 외침 소리에 청룡 성지의 수많은 사자, 호법들이 깜짝 놀랐다.
이어 사나운 외침 소리가 연거푸 천지에 울려 퍼졌다.
"양 봉주, 앞당겨 청룡 비경을 여시오!"
한비의 아버지인 아홉 번째 봉우리의 한 봉주가 크게 화를 내며 왔다.
"여러 봉주들 속히 오셔서 비경을 여시오!"
양 봉주가 버럭 화를 냈다.
외침 소리가 청룡 성지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들은 연합하여 봉주 영패를 꺼내 끝없는 빛을 뿜어 청룡 비경의 입구를 다시 한번 만들었다.
청룡 성지 전체가 진동했다.
"어떻게 된 거지? 양 봉주와 한 봉주가 왜 미친 짓을 하는 거지?"
"봐. 또 제일 부 봉주 네 분이 왔어!"
"와, 초목봉 봉주, 열 번째, 열한 번째, 열두 번째, 열세 번째 봉주까지 왔어!"
"허!"
"……."
그들이 연달아 강림하자 청룡 성지의 사람들이 모두 흥분하기 시작했다.
"방금 죽음의 바다에 이변이 발생했는데, 이렇게 많은 봉주가 동시에 연합하여 청룡 비경을 열려고 하다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쿵! 쿵! 쿵!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양 봉주, 한 봉주를 우두머리로 하여 열 명의 봉주들이 전부 봉주 영패를 꺼내 청룡 비경을 열었다.
* * *
같은 시각, 청룡 비경.
연이은 폭발음이 상공에서 울려 퍼져 비경 내의 모든 생령을 흔들었다.
"큰일 났다! 누군가 지금 강제로 청룡 비경을 열고 있다!"
뇌폭과 화패는 미간을 찌푸렸다.
"응?"
진남과 묘묘 공주 등은 모두 어리둥절했다.
"누군가 강제로 청룡 비경을 연다고?"
진남은 빨리 정신을 차렸다.
어쩌면 그가 양태천 등을 죽여 양 봉주 등이 분노한 것일 수도 있었다.
이때, 쿵 하는 커다란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청룡 비경 위의 허공이 무너지고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커다란 구멍의 다른 한쪽에는 양 봉주, 한 봉주 등등 열 명의 봉주들이 있었다.
그들의 살기 넘치는 시선이 진남의 몸에 떨어졌다.
"진남! 너 이 자식! 죽어라!"
양 봉주와 한 봉주는 동시에 엄청난 분노를 폭발시켰다.
존자의 기운이 천지를 휘감았다.
양대 봉주가 직접 손을 쓰려고 했다.
십대 무존이 동시에 강림하자 엄청난 기운이 천지를 무너뜨릴 것만 같았다.
뇌폭, 화패 등 커다란 짐승들도 그들의 기운에 비하면 약해 보였다.
그러니 양대 봉주의 공격을 대응한다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멈추거라!"
이때, 큰 외침이 청룡 성지에 울려 퍼졌다.
사방의 모든 것이 정지된 것 같았다.
양 봉주와 한 봉주 두 거물도 경직되었다.
어느 누구도 움직일 수 없었다.
휙!
사람 형상이 십대 봉주의 상공에 나타났다.
바로 청룡 성주였다.
청룡 성주가 손을 휘젓자 청룡 비경의 진남, 묘묘 공주 등이 모두 열여섯 번째 봉우리에 떨어졌다.
청룡 비경도 전부 열렸다.
한창 비경에서 싸우던 여러 호법들은 정신도 차리지 못하고 비경에서 끌려 나갔다.
"어떻게 된 거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
호법들은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하늘 위의 십대 봉주, 그리고 청룡 성주를 보자 안색이 어두워져 말이 목구멍에 걸렸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성주와 여러 봉주들이 모였으니, 큰일이 일어난 게 분명했다.
이 시각, 청룡 성지 전체가 모두 뒤흔들렸다.
수많은 제자, 사자들의 시선이 모두 열여섯 번째 봉우리를 향했다.
그들은 십대 봉주가 청룡 비경을 연 것이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 알고 싶었다.
"너희 열 명은 왜 함부로 비경을 연 게냐."
청룡 성주가 양 봉주와 한 봉주를 내려다보며 사납게 말했다.
"너희는 무존이 돼서 한낱 제자에게 손을 쓰는 거냐? 체통을 지키거라!"
그의 말에 모두가 당황했다.
"성주!"
양 봉주가 허공에 서서 진남을 내려다보며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날카롭게 말했다.
"진남이 규칙을 위반하고 저의 아들을 죽였습니다. 그러니 제가 어찌 손을 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저의 아들도 저자에게 잔혹하게 죽었습니다!"
한 봉주가 나섰다, 얼굴에 살기가 가득했다.
"저의 아들도 죽였습니다!"
"……."
각 산봉우리의 봉주들이 모두 나섰다.
그들은 사나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청룡 성지의 모든 제자들이 놀랐다.
"미친 거 아니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다니?"
"하하하!"
이때, 큰 웃음소리가 열여섯 봉우리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모든 이들의 시선이 소리 나는 곳을 향했다.
크게 웃는 사람은 바로 진남이었다.
진남은 크게 웃더니 고개를 들었다.
그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양 봉주와 한 봉주 등을 마주 보며 소리쳤다.
"죽였으면 어떻습니까? 저는 양태천, 설무극, 한비, 소홍 등과 아무런 원한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청룡 비경에서 여러 번이나 저에게 손을 쓰고 저를 죽이려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양 봉주, 시혈성 성주의 신념을 불러내고 세 마리 빙봉호를 끌어와 저를 죽이려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을 죽인 게 뭐가 그리 잘못되었다는 겁니까!"
모든 호법, 그리고 사자들, 제자들은 모두 진남의 말에 마음이 심하게 흔들렸다.
양 봉주가 사납게 외쳤다.
"짐승 같은 놈, 모함하지 말거라!"
"모함이라고요?"
묘묘 공주가 나서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영감탱이, 뻔뻔하게 굴지 말거라! 나에게는 기억정석(記憶晶石)이 있다. 지금 도대체 누가 모함하는지 보여주마!"
그녀는 손가락을 튕겨 정석을 만들었다.
정석은 광막을 뿜어 기혈호에서 발생한 모든 일들을 펼쳐 보였다.
십육 봉 위의 모든 청룡 성지의 제자들은 광막에 펼쳐진 장면을 보고 일제히 침묵했다.
"양태천, 소홍, 설무극이 정말 진남을 죽이려고 했잖아!"
"이런 상황에서 진남이 자신의 능력으로 요수들을 불러와 형세를 뒤집어 그들을 죽인 것은 잘못된 것이 없다!"
"진남을 공격하는 건 되고 진남이 반격하는 건 안 된단 말인가? 이치에 맞지 않다!"
모든 사자, 호법, 제자들은 또 예민하게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양태천이 어떻게 양 봉주의 의념을 불러올 수 있었던 거지? 그리고 소씨 가문 둘째 공자는 왜 온 거지? 또, 설무극은 어떻게 빙봉호를 움직일 수 있었지?"
그들은 이내 깨달았다.
"아! 진남을 죽이기 위한 함정이었구나!"
"우습다!"
양 봉주가 사납게 외쳤다.
"양태천 등은 너와 정상적으로 겨루려고 한 것이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넌 마지막에 위기를 벗어났는데 왜 그들을 죽였느냐! 청룡 성지는 반드시 진남을 사형에 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청룡 성지의 공정성을 증명하기 힘들 것입니다!"
"양 봉주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오!"
"진남은 너무 잔인하오. 바로 없애야 하오!"
"내가 보기에 진남 같은 절세 인재는 예전의 살황처럼 모두 사람을 죽이는데 이골이 났소. 그러니 반드시 없애야 하오!"
"……."
초목봉 봉주, 제 사 봉주, 제 오 봉주 등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
그들은 모두 진남을 죽여야 한다고 했다.
청룡 성지 내의 모든 제자들이 이맛살을 찌푸렸다.
"어떻게 된 일이지? 이번 일엔 진남이 전혀 잘못한 게 없는데 봉주들이 계속해서 진남을 죽이려 하다니?"
"설마……?"
모두 깜짝 놀랐다.
묘묘 공주와 사마공 등의 얼굴에 분노가 드러났다.
"상황을 보니 양 봉주가 다른 아홉 봉주들과 연합하여 진남을 상대하려고 하는구나!"
진남의 시선이 차가워졌다.
"단목 봉주와 장 봉주가 아직도 나타나지 않고 양 봉주가 이렇게 대놓고 나를 없애려고 하는 걸 보니 청룡 비경에 있을 때 내가 생각지 못한 일이 일어난 게 틀림없다."
진남이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그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것은 청룡 성주에게 달렸다.
청룡 성주는 십대 봉주가 떠드는 소리를 듣고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
그는 한참 후에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다들 잠깐 화를 가라앉히거라. 진남이 봉주의 아들을 죽인 건 좀 과한 것 같구나. 그러나 그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뿐이었다. 그러니 이번 일은 이렇게 넘어가자. 이제 결정했으니 앞으로 누구도 다시 이 일을 꺼내서는 안 된다!"
청룡 성주의 목소리가 청룡 성지에 끊임없이 메아리쳤다.
양 봉주와 한 봉주를 제외한 다른 여덟 봉주는 청룡 성주의 말에 모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청룡 성지의 사람들이 모두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일은 이제 이렇게 끝날 것만 같았다.
"안 됩니다!"
이때, 외침이 청룡 성지에 울려 퍼졌다.
성주는 무성이고 하역에서 제일로 최고의 강자로 하역에 둘밖에 없었다.
성주의 강력함에 예전의 청룡 성지에서는 그가 말하는 대로 모든 일이 정해졌다.
설사 봉주라도 청룡 성주의 말에는 반대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오늘 양 봉주가 감히 청룡 성주에게 반기를 들었다.
모든 제자들뿐만 아니라 진남도 놀랐다.
"양 봉주는 도대체 무슨 용기로 청룡 성주에게 대드는 거지?"
청룡 성주는 화를 내지 않고 평온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왜 안 된다는 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