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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258화 (258/1,498)

258화 구리거울의 도움

"죽여라!"

성공뇌수가 입을 열자 천둥이 튀어나와 빠른 속도로 진남을 향해 꽂혔다.

"감히! 죽으려면 같이 죽자!"

진남은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났다.

그는 두 손에 뇌화를 튕기며 검은색 요수의 목을 꽉 잡았다.

그는 검은색 요수가 있어야 목숨을 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

"응? 존자지뇌? 뇌화?"

성공뇌수는 눈에 이상한 빛이 돌더니 의념으로 천둥을 흩어지게 했다.

진남의 생각이 맞았다.

요수들은 함부로 공격하지 못했다.

"갑시다!"

진남은 고개를 돌려 사마공 일행을 행해 외쳤다.

"우리는……."

세 사람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무도 못 간다!"

성공뇌수의 눈에 번개 빛이 번쩍거리더니 사방팔방을 전부 가둬버렸다.

"내가 한 일은 내가 책임지겠다. 내가 이놈과 함께 죽는 것을 원치 않으면 저 사람들은 보내거라."

진남의 검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렸다.

엄청난 요수 무리들을 마주하고도 진남은 전혀 겁먹지 않았다.

"성자의 사람을 건드리는 자는 아무도 가지 못한다."

성공뇌수는 물러서지 않고 허공을 전부 봉쇄했다.

여덟 마리의 화익조와 마흔여 마리의 요종은 모두 서늘한 살기를 풍겼다.

금방이라도 방원 몇십 리를 다 없애버릴 것 같았다.

"그래?"

진남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큰 손으로 검은색 요수를 세게 꼬집었다.

검은색 요수가 괴로운 듯 소리를 질렀다.

"잠깐만……."

성공뇌수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

눈앞의 남자가 정말 이렇게 미친 행동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조금 전 비열한 표정을 보니 성자(聖子)를 죽일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 조건에 응하겠다!"

성공뇌수는 화를 참으며 입을 열었다.

사방을 봉쇄했던 힘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빨리 가시오."

진남이 다시 고개를 돌려 크게 외쳤다.

"진남, 우리는……. "

사마공, 엄자함, 주립청은 진흙에 발이 빠진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가시오!"

진남은 날카롭게 소리쳤다.

사마공은 진남의 흉악한 표정을 보자 이를 악물고 고개를 돌려 빨리 자리를 떴다.

"진남……. 좋소……갑시다……."

사마공은 진남의 흉악한 표정을 보고 이를 악물고 돌아서서 빨리 자리를 떠났다.

엄자함도, 주립청도 복잡한 마음을 추스르고 빨리 걸음을 옮겼다.

그들은 정신없이 달려 족히 이 리쯤 떨어졌을 때 고개를 돌렸다.

진남은 커다란 요수 앞에서 더 작아 보였지만 소나무처럼 꼿꼿이 서 있었다.

사마공과 주립청은 저도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

차갑기만 하던 엄자함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진남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평온하지 않았다.

하늘을 꽉 채운 맹수들 앞에서 그의 마음도 팽팽하게 조인 현처럼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아홉 마리의 요황 경지 정상급과 사십여 마리의 요종들은 진남이 조금이라도 경계를 늦추면 달려들어 갈기갈기 찢을 수 있었다.

후회?

그는 당연히 후회하지 않았다.

검은색 요수가 그의 원석을 빼앗아갔으니 요존이 온다고 해도 죽일 것이었다.

역린을 건드리면 누구도 봐줄 수 없었다.

"네가 의리를 지키는 것을 높이 사서 성자를 풀어주면 완전한 몸으로 죽을 수 있게 해주마."

성공뇌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완전한 몸으로 죽게 해준다고?"

진남의 입가에 냉소가 번졌다.

"성자란 놈이 괜히 내 원석을 뺏어가도 나는 그저 토해내라고만 하고 죽일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나에게 무슨 죄가 있느냐?"

성공뇌수와 화익조는 분노했다.

'고작 원석을 빼앗았다고 성자에게 손을 대? 정말 간덩이가 부었구나!'

"우리 성자가 네 원석을 빼앗은 것도 너에겐 영광인 줄 알아!"

그때, 하늘 위에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허공이 빠르게 무너지며 온몸이 불에 휩싸인 노인이 나타났다.

존자의 위엄이 순식간에 사방을 휩쓸었다.

진남은 안색이 변했다.

노인은 화익조의 족장이자 최강자로서 반보 무존 경지였다.

'이런!'

진남은 마음속으로 위기감을 느꼈다.

그러나 망설임 없이 손을 검은색 요수에게 들이밀었다.

그는 빠른 속도로 손을 내밀어 왼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노인은 서슴없이 행동했다.

손바닥이 허공을 넘어 진남의 앞에까지 왔다.

그 속도가 무척 빨랐다.

노인은 진남이 손을 쓰기 전에 검은색 요수를 낚아챘다.

"죽여라!"

노인은 눈도 깜박이지 않고 명령을 내렸다.

쾅!

사방 십 리의 허공이 들끓기 시작했다.

성공뇌수와 여덟 마리 화익조 그리고 사십여 마리의 요종까지 엄청난 공격을 퍼부었다.

그들의 공격이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며 진남을 향해 덮쳤다.

이 한 방이면 사방 십 리의 어떤 것도 빠져나갈 수 없었다.

"구리거울! 아직도 나서지 않을 거냐?"

위급한 순간에 진남은 크게 소리 질렀다.

"좋다. 나에게 열 개의 혼돈지기를 빚진 거야."

진남의 식해에 있던 구리거울에서 여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의 몸에서 태고의 광채가 솟구치더니 하나의 형상으로 응집되었다.

"감히 건방을 떨다니, 죽어라!"

형상은 기세가 엄청났다.

그녀가 손뼉을 치자 하늘에 가득 찬 공격은 모두 산산조각이 나고 허무하게 흔들렸다.

온몸이 화염에 휩싸인 노인은 넋이 나갔다.

다른 모든 요수들도 어안이 벙벙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고작 무왕 경지 정상급이 어떻게 이런 강자를 불러들인 거지?'

"무릎 꿇어라!"

형상은 크게 호통쳤다.

성공뇌수와 여덟 마리의 화익조 그리고 사십여 마리의 요종 강자들이 쿵 소리를 내며 하늘에서 떨어져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그들은 벌벌 떨면서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

"혹시……."

온몸이 화염에 쌓인 노인의 표정이 변했다.

'아니다, 이런 경지는 청룡 성지의 사람이 아니다.'

진남도 넋이 나갔다.

그는 구리거울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은 알았다.

그러나 그는 구리거울 속의 여인이 이토록 무서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림자의 실제 용모를 볼 수 없었지만, 그녀의 눈에서 차가운 빛이 나와 노인을 감싸고 있는 것 같다.

노인은 몸이 크게 떨렸다.

"선배님, 한 번만 봐주십시오!"

그때 쉰 목소리가 울렸다.

허공이 다시 갈라지고 숨이 쇠한 노인이 천천히 그 속에서 걸어 나왔다.

노인은 보기에 매우 늙어 보이고 곧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그러나 노인의 기세는 뜻밖에도 대단했다.

화염에 둘러싸인 노인보다도 더 강했다.

진남은 흠칫했다.

노인은 성공뇌수 무리의 족장이자 청룡 비경 최강자이며 반보 무존 경지였다.

"선배님, 선배님에게서 요족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혹시 저희와 연관이……."

노인이 천천히 말했다.

"맞다!"

그림자가 차갑게 말했다.

"너는 성공뇌수로서 성공뇌정이 근원이구나. 좀만 있으면 뇌존으로 진급할 수 있을 텐데 수명이 거의 다 되었구나."

노인의 안색이 굳어졌다.

그림자가 하는 말은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 그의 수명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림자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말했다.

"너희들 두 종족이 길러낸 성자의 혈통은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다. 옛 조상들의 체면을 봐서 죽이지는 않겠다. 그리고 이자의 이름은 진남인데, 그의 몸에 네가 돌파할 수 있는 기연이 있다."

말을 마친 그림자가 사라졌다.

사방이 고요해졌다.

땅바닥에 납작 엎드린 요수들은 얼굴에 두려움이 채 가시지 않았다.

화염 노인과 성공뇌수 족장은 모두 넋을 놓고 서 있었다.

검은색 요수는 구리거울이 위엄을 펼치자 어른을 만난 것처럼 제자리에서 벌벌 떨었다.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오늘의 일은 그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그는 이런 상황을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

구리거울은 줄곧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보니, 구리거울 속 신비로운 여인이 요족과 인연이 있는 것 같았다.

'근데 구리거울의 마지막 말은 무슨 뜻이지?'

"자네……."

숨이 쇠한 노인과 화염노인은 경이로운 눈빛으로 진남을 바라보았다.

'방금 그 선배가 말하길 우리가 돌파할 기연이 고작 무왕 경지 정상급인 제자에게 있다고 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

많은 의혹이 들었지만, 그들은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아까 그림자에게서 성공뇌수의 시조, 화익조들의 시조 그리고 또 다른 시조들의 기운이 느껴졌다.

그래서 그림자가 경지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한마디에 모든 요수들이 무릎을 꿇었다.

요족들은 혈통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혈통이 강할수록 기운만으로 혈통이 낮은 요수를 누를 수 있었다.

"진남 동생, 방금 일은 우리 두 종족의 잘못이오. 너그러이 용서해주게나. 그리고 방금 선배님이 말씀하신……."

숨이 쇠한 노인은 혼탁한 두 눈에 희망이 생겼다.

"선배님이 하신 말씀이 진짜요?"

진남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구리거울은 내가 이 노인들을 위해 경지를 돌파해 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노인들은 반보 무존 경지인데 내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한참을 생각해보니 자신의 혼돈지기만이 가능할 것 같았다.

"이걸 말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요수들의 주목을 받으며 진남은 손바닥을 위로 했다.

그의 손바닥 위에서 회백색의 기운이 흔들리며 올라왔다.

기운이 쇠한 노인과 온몸이 화염에 휩싸인 노인은 그 기운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건 본원지기……?"

기운이 쇠한 노인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본원지기가 무엇을 대표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다른 요수들은 본원지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이 기운을 삼키면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게……."

진남은 놀란 눈빛이었다.

그도 혼돈지기가 이렇게 귀할 줄 몰랐다.

원영을 제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리거울도 이것을 필요로 했고, 요수들도 필요로 했다.

"진남 동생, 아니, 진남 공자, 내가 어려운 청을 들려고 하는데……."

기운이 쇠한 노인은 반보 무존 경지답지 않게 허둥댔다.

그의 눈에는 짙은 갈망이 드러났다.

그는 수명이 거의 다했다.

그런데 만약 혼돈지기를 얻게 된다면 요존이 될 수 없다고 해도 경지를 제고하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그러면 요존으로 진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었다.

기운이 쇠한 노인뿐만 아니라 검은색 요수와 화염 노인도 혼돈지기를 뚫어져라 노려봤다.

마음속에 이성이 남아있지 않았다면 그들은 아마 진작 달려들었을 것이었다.

진남은 거절하려고 했다.

그는 구리거울이 나서지 않았더라면 이들 손에 죽었을 수도 있었다.

기운이 쇠한 노인은 그의 기분을 눈치채고 얼른 말했다.

"진 공자, 혼돈지기를 나에게 준다면 우리 종족의 보물인 뇌수 한 방울을 대가로 지불하겠소! 자네도 존자뇌겁을 장악한 것 같던데, 이 뇌수를 복용하면 자네의 경지에 좋은 점이 많을 거요."

그 말에 화염 노인이나 요수들이나 놀라지 않는 자가 없었다.

뇌수는 성공뇌수가 요황 경지를 돌파할 때만이 한 방울 생기는 것이었다.

뇌수에는 성공뇌정의 신비함을 담고 있었다.

그 가치가 엄청났다.

진남은 요수들의 태도에서 뇌수의 가치가 무척이나 뛰어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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