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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241화 (241/1,498)

241화 겸손해야지

"흠, 흠!"

주 사자가 두 번 기침했다.

방금 전에는 인재를 보고 너무 기뻐 그만 경황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파벌의 위기를 생각하고는 다시 마음을 굳혔다.

"진남아, 너의 재능으로 우리 초목봉에서 연마하지 않는다면 진짜 큰 낭비다! 이렇게 하자, 너 우리 초목봉의 특별 초청 제자가 되는 것이 어떠냐? 특별 초청된 제자가 되면 넌 우리 초목봉에 있지 않아도 된다. 즉, 네가 단목봉에서 수행하는데도 영향이 없다는 거다."

"선배님, 죄송한데 전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진남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가 연단하러 온 것은 오직 원석을 벌기 위해서였다. 정곤과 진영과 투단하게 된 것도 얼떨결에 벌어진 일일 뿐이었다.

그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여전히 무도였다!

"섣불리 거절하지 말거라."

주 사자가 당황하여 다급히 말했다.

"네가 우리 초목봉의 특별 초청 제자가 된다면 대부분의 연단고적을 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약의 자원도 얻을 수 있다. 연단사는 등급이 충분하면……."

"선배님 더 말씀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진남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주 사자는 진남의 태도가 확고한 것을 보자 우울해졌다.

일반 제자라면 그의 제안에 틀림없이 미친 듯이 기뻐했을 것이다. 그러나 진남은 하필 일반 제자가 아니었다.

"초목봉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 초목봉의 영패를 줄 테니, 받거라."

주 사자가 신속히 영패를 꺼냈다.

진남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영패를 받았다.

제자들은 이 광경을 보고 침을 꿀꺽 삼켰다.

그들은 주 사자의 단동이 될 자격마저 없었다.

그런데 진남은 초목봉에 있지 않고 특별 초청 제자로 와달라고 부탁했는데도 전혀 원하지 않았다.

"철목 선배, 저를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만든 이 단약은 선배님께 드리겠습니다."

그는 월화단을 철목에게 건네주었다.

"이래도 괜찮……."

철목은 급히 손을 저었다.

진남이 만든 월화단은 성급 오품의 이상 단약이다. 그 가치가 비범했다.

진남은 억지로 그에게 쥐여주었다.

그는 철목과 아무런 관계도 없었는데 철목이 여러 차례나 자신을 두둔해주어 존중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월화단은 매우 진귀했지만, 그는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철목 선배, 이 단약을 절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마십시오.

상대방에게 신념을 전달한 후 진남은 공수하더니 철목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신법을 펼쳤다.

"가자!"

진남은 임소우와 냉건웅을 잡고는 재빨리 떠났다.

"진남, 가지 말거라……."

주 사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러나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 진남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주 사자는 마음이 아팠다. 기분은 더 우울해졌다.

"철목!"

"철목 사형, 전에 우리 같이 술 마시던 날들을 기억하십니까?"

"……."

모든 호법들이 철목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표정은 상냥했지만 그들의 눈길은 월화단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의심할 바 없이 모두 이 월화단이 어떤 수법으로 만들어졌는지 연구하고 싶은 것이었다.

주 사자도 눈빛이 반짝였다. 그도 월화단에 관심이 갔다.

"크흠!"

이때, 위엄 서린 헛기침 소리가 울려 퍼졌다.

주 사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네 번째 시험장에 언제부터인지 도포를 입은 중년 남자가 나타났다.

중년 남자는 긴 머리가 어깨를 덮고 있었다. 그의 몸에서는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어서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사람들의 주목을 끈 것은 중년 남자 어깨의 암자색(暗紫色)의 달 표식이었다.

이 표식은 그가 월급 연단종사(煉丹宗師)라는 것을 대표했다.

"금 당주(金堂主)!"

주 사자와 호법들은 안색이 변했다.

제자들은 경악했다.

초목봉에는 삼대 당주가 있었다.

당주들은 봉주 다음의 지위로 중대한 권력이 있었다.

금 당주가 바로 그중 한 명이었다!

"너희들 지금 뭐 하는 거냐."

금당주가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오늘 진비의 말을 받고 진영의 기운을 북돋아 주기 위해 성급 사품 심사장에 온 것이었다.

그러나 심사장이 이렇게 아수라장이 돼 있을 줄을 그는 생각지 못했다.

주 사자 등이 그의 말에 미처 대답하기 전에 금 당주는 진영을 보더니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이번 심사는 잘 마쳤느냐?"

"금 숙……."

진영의 가슴이 또 한 번 칼에 찔린 것 같았다. 그녀는 하마터면 억울해서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

"당주!"

주 사자가 다급히 말하려 했다.

"응? 무슨 일 있느냐?"

금 당주의 시선이 월화단에 끌렸다. 그는 놀란 눈길로 물었다.

"이 단약은 누가 만든 것이냐? 진영, 네가 만든 것이냐?"

진영은 이 말을 듣자 더욱더 울적했다.

'주 사자가 이미 한 번 오해했었는데 금숙도 오해하다니……. 일부러 나를 망신 주려고 온 건가?'

"당주, 실은……."

주 사자가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을 자세히 설명했다.

또 진남을 초목봉에 들이려 했던 일도 함께 말했다.

"진남?"

금 당주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재촉했다.

"어서 단약을 가져오거라. 어디 보자!"

철목은 진남의 당부를 까맣게 잊고 단약을 건네주었다.

그를 탓할 수 없었다.

당주의 위엄이 이미 철목의 마음속에 든든히 뿌리 박혀 거절할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이건……."

금 당주는 슬쩍 한 번 보고는 눈을 잔뜩 찡그렸다.

그는 안색이 시뻘게지고 실성하여 큰소리로 외쳤다.

"어서 모두 내 명령을 듣거라! 진남을 우리 초목봉에 들여야 한다."

'초목봉에 들여야 한다고?'

주 사자 등은 모두 어리둥절했다.

'금 당주가 왜 이러는 거지?'

특히 진영은 이 광경을 보자 마음속의 울적함이 더욱 짙어졌다.

'다들 왜 이러는 거지? 설사 성급 오품의 이상 단약을 만들었다고 해도 금 당주가 이 정도로 흥분할 필요가 있나?'

"너희들 뭣들 하느냐! 빨리 움직이거라! 연단대사라는 자들이 이 단약의 본 모습도 보아내지 못하다니!"

금 당주가 펄쩍 뛰었다!

'본 모습?'

모두들 어안이 벙벙했다.

주 사자는 저도 모르게 월화단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이제야 그는 단약에서 특이한 점을 보아냈다.

"이것은 설마……."

그는 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주 사자의 놀라움이 가득한 시선이 금 당주를 향했다.

"맞다. 이 단약은……."

금 당주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의 손바닥에서 남색 화염이 타올라 월화단을 불태웠다.

월화단에 이변이 일어나더니 내부에서 불씨가 튀어나왔다.

불씨가 모여 작은 사람을 이루었다.

작은 사람은 눈을 크게 뜨고 신기한 듯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입에서 듣기 좋은 웃음 소리를 냈다.

"화영 단약이다! 성급 오품의 화영 단약이야!"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초목봉에 한 차례 폭풍이 일었다.

한참 후 주 사자 등은 전부 정신을 차렸다.

성급 오품의 화영 단약이었다.

그리고 진남이 만든 것이었다.

그러나 초목봉의 폭풍은 진남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그들은 재빨리 출동하여 엄청난 기세로 진남을 막으려 했다.

* * *

진남은 냉건웅과 임소우를 데리고 곧장 떠나 초목봉의 사람의 없는 곳으로 왔다.

"사형……."

냉건웅이 우선 침을 삼켰다.

"너희 둘이 신기해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진남이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 무종비경으로 갈 때 운 좋게 전승을 얻었다. 하여 연단하는 방법을 장악했어."

'그렇구나!'

냉건웅과 임소우는 깨달았다.

그렇다면 진남의 연단 수준을 이해할 수 있었다.

진남이 임소우를 보며 말했다.

"난 단도 기우를 얻었지만, 앞으로도 계속 무도를 위주로 수련할 것이다. 하여 연단 방법을 너에게 전수해 주어 네가 큰 성과를 이룰 수 있게 하려고 하는데, 어떠냐?"

진남은 이번 투단을 통해 느낀 것이 있었다.

단도의 길은 끝없이 넓어 수많은 영약지식, 연단수법, 단방 등을 장악해야 했다.

설령 그가 마단 존자의 연단기억을 갖고 있다고 해도 단도에서 조예를 이루려면 많은 정력을 들여야 했다.

사람의 정력은 한계가 있었다.

그렇기에 단도까지 신경 쓸 여력이 되지 않았다.

진남의 말을 들은 냉건웅의 호흡이 빨라졌다.

하지만 임소우가 의외로 고개를 젓더니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요. 사형, 전 사형의 연단수법이 필요 없어요."

진남은 살짝 당황했다.

그는 그녀가 거절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사형……, 이 말을 해야 할지 하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임소우의 얼굴에 망설임이 나타났다.

"말하거라. 고민하지 말고."

진남이 격려하며 말했다.

"사형은 저를 많이 도와주었어요. 저는 매우 고맙게 생각해요. 그러나 제 생각에 이제 사형은 신분이 전과 달라요. 그러니 말이나 어느 방면에서나 조금 주의해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찌 됐건 사형 언행을 조심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언행을 조심하라고?"

진남이 그 말을 듣고 고심했다.

그는 제자심사에서든 무종비경에서든 모두 수확이 컸다.

때문에 저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가짐이 변화가 생긴 것 같았다.

임소우가 일깨워주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느끼지 못하였을 것이다.

"고마워."

진남은 정중하게 말했다.

옛 사람들은 매일 삼성오신(三省吾身)하라고 했다.

진남은 스스로 잘 돌아보고 반성할 필요가 있었다.

그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기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일을 잘 처리하지 못했다.

그는 반드시 제때 깨닫고 고치겠다고 다짐했다.

"사형, 이제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냉건웅이 옆에서 말했다.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진남이 연단한 사실이 온 초목봉에 알려질 것이고 수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었다.

"난 가서 영약과 단로를 사야 한다. 그러니 너희 둘은 각자 일 보거라."

진남이 웃었다.

월급 단약을 만들어내면 원석을 바꿀 수 있을 것이었다.

냉건웅과 임소우는 서로 쳐다보더니 진남과 한창 얘기를 나누고는 더 지체하지 않고 돌아서서 떠나갔다.

진남은 고개를 숙이고 반성하기 시작했다.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 난 그동안 수많은 기우를 만났다. 때문에 더 노력하고 더 겸손해야 한다. 천지에 두려운 게 없다고 하여 건방져도 되는 것은 아니다."

진남의 머릿속에 이번에 투단하던 수많은 장면이 스쳤다.

정곤, 진영을 상대할 때 그가 했던 말들이 조금 건방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었다.

이런 태도는 안 되었다.

후!

한참 후 진남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눈빛이 확고해졌다.

이때, 전음 영패가 울렸다. 묘묘 공주가 말했다.

"진남, 너 거기 기다리거라!"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소녀가 하늘거리며 걸어왔다.

지금의 묘묘 공주는 전보다 성장했다.

얼굴의 앳된 티가 줄어들어서 지금은 열대여섯 살 되는 소녀처럼 보였다.

진남은 그녀의 변화에 살짝 놀라서 그녀를 멍하니 바라봤다.

"뭘 멍청하게 서 있어?"

묘묘 공주가 째려보면서 말했다.

"너도 대단하구나. 성급 오품 이상의 단약을 만들다니. 지금 초목봉 전체가 너 때문에 난리다. 너 혹시 마단 존자의 전승을 얻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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