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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97화 (197/1,498)

197화 왜 나를 싫어하는 거예요?

비양 성지 사자가 다급히 말했다.

"우리 비양 성지에도 봉래선연도지에 못지않은 수련 성지가 있고 역시 제자라면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다."

그는 무척이나 걱정되었다.

만약 천재들이 청룡 성지에 들어가기를 선택하면 그들은 잃는 것이 많을 것이었다.

이때 진남도 정신을 차렸다.

그는 봉래선연도지의 광경을 보며 두 눈이 뜨거워졌다.

이곳이야말로 진정한 수련성지였다.

"그럼 이제 심사 장소로 가겠다!"

방검이 말하더니 제자들을 거느리고 봉래선연도지를 지나 위쪽으로 걸어갔다.

가는 동안 단목봉의 많은 수사들이 제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모두 활짝 웃으며 말했다.

기질이 남달랐다.

"만일 단목봉에 들어오게 된다면 모르는 것을 언제든 따지지 말고 나에게 묻거라."

"누구든지 나에게 무도를 물어봐도 괜찮다!"

"하하하! 나는 여자 사저가 우선이다!"

"……"

그렇게 말을 편하게 하고 친절한 사람들 중에 무황 경지의 강자들이 적지 않았다. 천재들은 또 한 번 흥분되었다.

그들의 나라, 종문 내에서 무황 경지의 강자들은 모두 거들먹거리며 잘난 체했다. 필요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전혀 그들을 아는 체하지 않았다.

방검이 사람들의 생각을 눈치채고는 웃으며 말했다.

"너희들에게 말해줄 게 있다. 청룡 성지는 너희들 종문, 가문과는 다르다. 여기는 비록 경쟁이 매우 치열하지만, 지위 다툼이 적기에 만일 무혼이 황급 구품이고 상대방의 무혼이 황급 십품이라고 하여도 절대 업신여기지 않는다.

여기는 청룡 성지라 더욱 강대한 천재가 수없이 많다. 때문에 대부분은 매우 겸손하다."

그의 말은 적지 않은 천재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창람 대륙은 무혼 등급이 많은 것을 좌우했다.

만약 충분히 강대한 무혼이 없다면 평생 가난하고 기우를 수없이 만났다 해도 더 높은 바라볼 수 없었다. 때문에 무혼이 강대한 천재들이 교만하고 방자했으며, 제멋대로 행동하며 약자를 괴롭혔다.

진남도 남몰래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전에 무혼 등급 때문에 많은 멸시를 당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여기가 바로 우리의 심사장소다."

방검이 걸음을 멈췄다.

그의 앞에 넓은 도장이 있었다.

이곳엔 수백 개의 연무대가 놓여져 있었다.

연무대는 모두 태고지석으로 지어져 매우 견고했다. 무황 경지 아래는 조금도 흠집을 낼 수 없었다.

"이곳은 단목봉의 무술 경기장이다. 또한 이번 심사의 첫 번째 관문이다."

방검이 말했다.

"다른 천재 제자들이 도착하면 우린 선천 경지, 무왕 경지, 무종 경지, 이 세 개 경지로 상대를 나눌 것이다. 될 수 있는 한 모두 자신과 같은 경지의 상대를 만날 수 있도록 하여 공평하게 심사할 거다.

물론 이번 심사에 탈락자는 없다. 설사 너희들을 선택하는 사람이 없어도 청룡 성지에서는 너희들을 성지에 들어와 성지의 제자가 되도록 안배할 거다.

그렇지만 그렇게 되면 너희들은 지위가 크게 떨어질 것이다. 때문에 시합이 시작되면 너희들은 최선을 다해 발휘하여 상대방을 물리쳐야 한다. 청룡 성지, 비양 성지의 사자들이 단목봉의 주위에서 너희들이 싸우는 걸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제자를 선발하는 단계가 되면 그들이 너희들을 선택할 것이다."

천재들의 눈빛이 반짝거리고 생기가 돌았다.

그들은 시합하는 형식이 실로 마음에 들었다.

자신을 드러낼 기회를 만들어 사자 등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 자신을 고르게 한다.

매우 공평하고 기회도 훨씬 많을 것이었다. 뒤에서 조작할 수 없었다.

"열몇 명의 봉주들이 서로 나를 차지하려 하겠지?'

용호요종이 거들먹거렸다.

"허허"

묘묘 공주가 쌀쌀맞게 웃으며 말했다.

"용호, 우린 모두 무종 경지의 강자다. 그러니 나는 너와의 결투를 기대한다."

용호요종이 대뜸 안색이 크게 변하더니 서둘러 아부를 떨었다. 더는 허풍을 떨지 못했다.

옆에 서 있던 진남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도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역시 양대 성지였다.

제자를 모집할 때 요수든 다른 종족이든 모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성지 내의 분위기도 좋았으며, 여러 가지 조치가 충분히 깔끔했다.

현령종은 이곳과 비교하면, 실력은 그렇다 쳐도 기량조차도 비할 수 없었다.

"왔다!"

방검이 갑자기 낮은 소리로 외쳤다.

휙!

하늘을 가르는 소리가 울리더니 청룡 성지의 한 중년 사자가 청년 한 명을 데리고 왔다. 그는 방검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방 형, 이 자는 내가 지명한 천재요. 이름은 황지횡(黃芝衡)이오, 잘 봐주시오."

"그럼, 당연하지."

방검이 웃으며 말했다.

'사자가 지명하다니!'

사자의 지명을 받을 정도면 진남처럼 실력이 나쁘지 않았다.

천재들의 시선이 모두 청년의 몸에 집중되었다. 부러움이 가득했다.

그들은 사자가 지명한다는 뜻을 깨달았다. 심사에 참가하지 않고 바로 진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종 심사가 시작되어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틀림없이 지명한 사자가 그를 성지로 들일 것이었다.

"현급 사품 무혼, 무황 경지 팔 단계의 실력이구나."

진남이 황지횡을 훑어보더니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실력과 천부는 냉건웅과 막상막하였다.

휙! 휙! 휙!

이어 하늘을 가르는 소리가 끊임없이 울렸다. 청룡 성지의 사자 혹은 비양 성지의 사자들이 지명한 천재들이었다.

이 천재들은 모두 실력과 무혼 등급이 강대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강황성에서 온 천재들은 무감각해졌다.

적어도 백여 명의 천재들이 왔는데, 모든 천재들이 강대한 것이 아니라 선천 경지 팔 단계이고 무혼 등급이 겨우 황급 십품인 약한 자들도 있었다.

이때, 분위기가 갑자기 가라앉더니 사람 형상의 잔영이 하늘을 가로질러 왔다.

공기가 순식간에 답답해졌다. 모든 천재들은 안색이 변했다.

"봉주!"

방검이 기색이 변하더니 다급히 고개를 들었다.

잔영은 중년 남자였다. 그의 옆에 백의 여인이 한 명 서 있었다.

백의 여인을 보자 진남은 어리둥절해졌다.

"방검, 이 여인은 내가 지명한 사람이다. 이 여인은 상도맹의 성녀로 이름은 강벽난이다."

'봉주가 지명했다고? 상도맹의 성녀라고?'

"소녀 강벽난, 처음 심사에 참가해요. 모두들 잘 부탁드려요."

강벽난이 새하얀 손가락을 내밀어 얼굴에 쓴 면사포를 천천히 올렸다.

새하얗고 예쁜 얼굴이 드러났다. 콧마루가 높고 두 눈이 초롱초롱하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것이 요염한 자태와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뿜었다.

천재들은 모두 넋이 나갔다.

"쳇!"

묘묘 공주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눈을 흘겼다.

그녀는 왜 어디 가나 저 여인을 만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진남은 기색이 평온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오히려 더할 나위 없이 예리해졌다.

'저자의 이름이 강벽난이었구나! 저자는 상도맹의 성녀인데 왜 시험에 참가하러 온 거지?'

"진남 도우."

강벽난이 진남을 바라봤다.

그녀는 물처럼 맑은 두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저는 여기 상황에 대해 전혀 몰라요. 그러니 진남 도우가 저의 물음에 답해 줄 수 있나요?"

천재들은 모두 일제히 진남을 바라보았다.

사자가 지명한 많은 천재들은 머릿속에 의문이 가득했다.

'대체 누구길래 성녀의 호감을 얻은 거지?'

강황성의 천재들은 흥미진진하다는 듯이 상황을 지켜봤다.

그들은 이미 진남과 상도맹 사이의 원한을 들은 바가 있었다.

'성녀가 직접 그를 지목했는데 진남이 어떻게 대응할까?'

"꺼져!"

꺼지라는 소리는 마치 천둥 같았다.

모든 천재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강벽난이 어떤 사람인가? 그녀는 상도맹 성녀였다. 또한 봉주가 지명한 천재였다.

거기다 미모가 더할 나위 없이 뛰어났다.

강벽난은 이미 사람들 대부분의 마음을 홀렸다.

'진남이 강벽난의 체면을 봐주지 않고 꺼지라고 하다니?'

설사 진남과 강벽난 사이에 갈등이 있다 해도 이렇게 모욕할 것까지는 없었다.

천재들은 비록 피 끓는 청년들이지만 미련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진남이 성녀의 신분을 알고도 이렇게 말한 것은 분명 의지할 데가 있기 때문이란 걸 잘 알고 있었다.

"진남 도우, 왜 그렇게 나를 싫어하는 거예요?"

강벽난이 입을 삐죽거리며 가련하게 말했다.

"전에는 제가 잘못했어요. 그러나 진남 도우가 저에게 기회를 주기 바라요. 저는 진심으로 진남 도우와 친구가 되고 싶어요."

'친구가 된다고? 진심이라고?'

진남은 너무나도 어이없어서 하마터면 참지 못하고 소리 내어 웃을 뻔했다.

그는 염치없는 사람들을 많이 봤지만 강벽난처럼 이렇게 속과 겉이 다른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강벽난은 염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뻔뻔하기 짝이 없었다.

진남이 무표정하게 말했다.

"제가 꺼지라고 할 때 조용히 꺼지십시오."

진남의 성격대로라면 그는 진즉 싸대기를 날렸을 것이다. 다만 강벽난은 경지가 무왕 정상이라 그와 차이가 컸다.

만약 경솔하게 달려든다면 이건 기백인 것이 아니라 미련한 것이었다.

"진남 도우……"

강벽난은 기색이 변하지 않았다. 두 눈에 눈물이 차오르더니 더 가련하게 보였다.

묘묘 공주는 눈을 살짝 찡그렸다. 하얀 작은 손에서 어느새 한기가 뿜어 나왔다.

그녀는 감히 장담할 수 있었다. 만약 강벽난이 계속 이렇게 염치없이 굴면 그녀는 바로 강벽난의 싸대기를 날릴 것이었다.

바로 이때,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울렸다. 황지횡이 분개하며 말했다.

"진남 도우,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느냐? 너희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강벽난 성녀가 너에게 이렇게 진심인데 오히려 그녀를 모욕하다니. 설마 그 정도 아량도 없는 거냐?"

"맞아!"

"맞아!'

"아량이 너무 작구나!"

"……"

황지횡이 말하자 많은 천재들도 진남을 질책했다.

성녀의 총애를 받는다는 것은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진남은 그녀를 모욕했다. 한 번도 아니고 연속으로 두 번이나 모욕했다.

진작부터 매우 불만스러웠던 그들이 강벽난을 위해 나섰다.

"너는 강벽난이 기르는 개냐? 아니면 함부로 나서서 짖지 말아라."

진남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강벽난이 방금 한 말은 아마 그를 모해하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황지횡을 비롯한 천재들이 강벽난의 한마디에 속을 줄 전혀 예상치 못했다.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하고 아무것도 모르다니, 이런 지능으로 양대 성지 제자 선발대회에 참가한 건가?'

"뭐…? 너……!"

황지횡이 화를 냈다. 현급 사품 무혼을 가진 천재인 그가 언제 이런 치욕을 받은 적 있겠는가.

그는 크게 소리쳤다.

"진남, 나하고 싸우자는 거냐?"

'황지횡이 진남에게 결투를 신청한 건가?'

적지 않은 천재들이 살짝 놀랬다.

특히 강황성의 천재들은 모두 표정이 이상해졌다.

강벽난은 여전히 애처롭고 가련하게 낮은 소리로 말했다.

"황 사형, 싸우지 말아요. 예전의 일은 모두 저의 잘못이에요. 진남 도우가 이러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사형 너무 화내지 말아요, 제가 몇 번 더 사과하면… 그가 저의 진심을 이해하면 용서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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