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196화 (196/1,498)

196화 청룡 성지로 가다

강황이 손에 중검유봉을 들고 칼날에서 반짝이는 한기를 보고 있었다.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다시 한번 감탄했다.

"이제야 왜 오랜 시간 동안 영지를 전부 깨우지 못했는지 알게 되었다. 내가 줄곧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었구나. 진남아, 정말 고맙구나!"

진남이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전신의 눈동자를 움직여 우연히 중검유봉이 가지고 있는 오묘함을 발견하고 그것을 깨운 것이었다.

물론 중검유봉이 이런 오묘함이 없었더라도 그는 자신이 검을 전부 뽑아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진남아, 기억하건대 칼을 사용하지 않느냐? 마침 이것도 네가 뽑은 것이니 선물로 너에게 주겠다. 어떠냐?"

강황이 진남에게 제안했다.

진남은 가볍게 놀랐다. 그는 강황이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진남은 바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강황, 중검유봉은 한 가지 이보입니다. 매우 얻기 힘들고 가치가 거대합니다. 그리고 중검유봉은 저에게 맞지 않습니다."

강황성에 온 후 진남은 왕도지기 심지어 제황지기의 칼로 바꿀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는 칼을 잡은 사람이 강대하면 기영도 제황지기도 모두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하여 진남은 오직 자신의 실력만이 진리라고 생각했다.

묘묘 공주와 용호요종은 얼굴에 원망이 가득했다.

'진남 이 바보, 받은 후 다시 팔아 버릴 줄 모른단 말인가? 이것도 비쌀 텐데!'

강황의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 그가 천천히 말했다.

"진남, 나는 비록 너의 무혼 등급과 구체적인 실력이 어떤지 모른다. 하지만 미리 알려주마. 청룡 성지의 시합은 여기에서의 시합과는 완전히 다르다.

각 사자, 각 봉주들이 하역에서 발견한 천재를 전부 데리고 올 것이다. 그러니 얕잡아 보아서는 안 된다."

"물론 가능하다면 난 네가 이번 대회의 천재왕이 되기를 바란다."

진남이 물었다.

"천재왕이요?"

방검이 입을 열고 말했다.

"양대 성지에서 제자를 선발하는 것은 일반 종문과 다르다. 우리는 모든 천재들을 한데 모은 다음 심사를 통해 천재들더러 자신의 실력을 펼치게 한다.

그다음 양대 성지는 자신이 좋아하는 천재들을 선택한다. 이때 양대 성지의 봉주들이 한 천재를 두고 치열하게 겨루게 된다면, 그 천재는 천재왕으로 불린다,"

"그렇군요."

양대 성지에서 천재들을 모이게 한 다음 심사를 진행하여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천재를 양대 성지의 사자, 봉주들이 손을 써 성지로 끌어들이게 된다. 그중에 가장 큰 쟁탈을 일으키는 자가 바로 천재왕이 되는 것이었다.

"재미있네요."

진남이 웃었다. 체내의 혈액이 언제부턴가 또 꿈틀대기 시작했다.

이어 그들은 조금 더 얘기하고 자리를 파했다.

* * *

다음 날이 되자 진남 일행은 방검과 비양 성지 사자의 안내 하에 청룡 성지로 향했다.

청룡 성지는 하역 양대 최고 세력의 하나로 하역 북부에 위치해 있었다. 강황성에서 출발하여 스무여 개 대국을 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시각 겹겹이 쌓인 구름과 안개 속에서 길이가 삼십 장에 달하는 커다란 배가 영광을 반짝이며 빠르게 전진하며 하늘을 가르는 소리를 냈다.

하늘의 요조들이 전부 놀라 흩어지고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

이 배는 양대 성지 제자 선발대회에서 특별히 준비한 왕도지기였다. 아무런 공격 능력이 없었지만, 사람을 싣고 비행하는 데 사용되었다.

진남은 술로 주위의 모든 사람을 쓸어 눕히는 묘묘 공주, 그리고 천재들과 모여서 내기하는 용호요종을 모르는 체하고 바로 자신의 선실로 돌아갔다.

그의 선실은 보통 선실보다 배는 더 컸고 세 그루의 용연향이 꽂혀있었다. 용연향이 불에 타며 마음을 깨끗하게 해 평온하게 했다.

가운데는 또 영옥으로 만든 수련하는 부들방석이 놓여있었다.

"청룡 성지에 도착하려면 아직 닷새가 남았어. 이 닷새 동안 반드시 내단의 오묘를 알아내야 해."

진남이 중얼거렸다.

그는 무혼이 현급 십품이었다. 그러나 진남은 무혼을 가지고 사람을 업신여기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때문에 지금 제일 급한 건 바로 무왕으로 진급하는 것이었다.

이 선발대회에 참가한 제자들만 해도 대다수가 무왕 이상이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무왕 정상의 경지에 도달했다.

양대 성지의 천재들은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

그에 비하면 그의 현재 실력은 실로 너무 낮았다. 거의 밑바닥이나 다름없었다.

"세 줄의 금색 무늬는 도대체 뭐지?"

진남이 내단 위의 세 줄의 금색 무늬를 보면서 미간을 심하게 찌푸렸다.

그는 어제 종일 생각했지만, 실체를 알아내지 못했다.

결국 마지막에 그는 강황에게 물어봤다. 그런데 강황도 이 세 줄의 금색 무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다.

"지난번에는 한 갈래의 혼돈지기를 넣어 이런 모습으로 되었잖아. 그럼 혼돈지기를 계속 넣을까?"

진남의 머릿속에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혼돈지기를 한 가닥 움직여 내단 속에 넣었다.

내단은 과연 피비린내를 맡은 늑대처럼 혼돈지기를 빠르게 삼켰다.

진남이 오래 기다렸지만 내단은 아무런 동정도 없었다. 오히려 몸 안의 기운이 점점 더 희미하고 흐릿해졌다.

"몇 갈래 더 줘보자!"

진남은 이를 악물고 끊임없이 혼돈지기를 공급했다.

그렇게 열여섯 갈래의 혼돈지기를 공급하자 내단의 깊은 곳에서 다시 한번 몽롱한 기운이 뿜어 나와 온몸을 감쌌다.

그러나 금세 고요해져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진남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상황은 지난번과 완전히 똑같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혼돈지기를 공급해도 진급할 수 없다니! 이대로라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나야 무왕으로 진급할 수 있다는 거야!"

진남이 미간을 찌푸리고 바로 식해 속의 구리거울에 말했다. 말투가 좋지 않았다.

"지난번에 나는 네가 말한 대로 혼돈지기를 넣었다. 그래서 지금 문제가 생겼는데 넌 한마디도 하지 않는 거냐? 이유를 알려줘! 너에게 다섯 갈래의 혼돈지기를 주면 될 거 아니야!"

지금 진남의 몸에 아직 구십 갈래의 혼돈지기가 남아 있었다.

비록 다섯 갈래를 주는 게 마음 아팠지만, 해답을 얻기 위해서라면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구리거울은 그런 진남의 말에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진남이 답답해하며 소리를 지르기 직전에 구리거울이 현광을 뿜더니 여인의 차가운 목소리가 구천에서 다시 한번 울렸다.

"응."

말을 마치고 다시 조용해졌다.

진남은 황당했다.

'무슨 뜻이지?'

"관두자!"

진남은 마음속의 분노를 가까스로 참았다.

구리거울은 신비하여 아직은 그가 통제할 수 없었다. 나중에 기회를 봐서 단단히 따지기로 했다.

해답을 얻을 수 없으니 더는 깊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내단은 결국 어떻게 하든지 뇌겁을 일으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그 후 닷새 동안, 진남은 수련에 빠졌다.

끊임없이 열양금갑체결, 청심당마결을 움직여 더 깊게 깨달으려 했다.

그러나 한 가지가 진남을 무척이나 우울하게 했다. 그건 바로 내단의 영향 때문에 두 공법이 멈춰서 더 발전하지 못했다.

진남은 할 수 없이 공법수련을 포기하고 묘묘 공주에게서 입미지석을 좀 얻어 무도 경지를 높이기 시작했다.

충분한 입미지석이 있고 거기에 진남의 감오가 더해지자 그의 입미지경은 바로 원만의 경지까지 올라 취세경지의 직전이 되었다.

"모든 천재들은 주목하거라, 청룡 성지에 도착했다!"

이때, 방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커다란 배가 바로 시끌벅적했다. 모든 천재들은 흥분하여 청룡 성지의 풍채를 보려 했다.

진남도 양대 성지를 동경했기에 빠르게 걸어 나왔다.

어디선가 한숨을 짓는 목소리가 들렸다.

눈앞의 광경을 본 진남도 저도 모르게 기색이 흔들렸다.

머나먼 허공을 지나 땅 위에 열여섯 개의 커다란 산봉우리가 우뚝 솟아있었다.

만 리 쭉 뻗은 것이 마치 한 마리 태고거룡이 땅에 엎드려있는 것 같았다. 기세뿐이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위압이 마음속으로 느껴졌다.

"여러분, 여기가 바로 청룡 산맥이다. 태고 청룡이 죽은 후 그 몸이 변해 생긴 것이라고 한다. 하여 우리는 청룡 성지라고 이름 지었다."

방검이 웃으며 계속 말했다.

"이 열여섯 개의 산봉우리가 바로 열여섯 개 주봉이다. 주봉마다 모두 봉주가 한 분씩 계신다. 우리 청룡 산맥에서 첫 번째 봉우리가 바로 단목봉이다. 이번 양대 성지의 최종 심사는 바로 이 단목봉에서 진행된다!"

말을 마친 방검은 진남을 힐끔 바라봤다.

진남은 심신이 흔들렸다.

'단목 봉주가 엄청나게 강대했구나. 열여섯 봉의 우두머리였다니.'

옆에 있던 묘묘 공주는 오히려 흥분한 표정을 지었다.

'단목 그 늙은이는 과연 내력이 작지 않구나. 이젠 일을 저질러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어.'

많은 천재들의 놀란 표정을 짓고 있을 때 커다란 배가 천천히 첫 번째 주봉으로 날아갔다.

배의 길이가 삼십 장이 되었지만, 우뚝 솟은 거대한 단목봉 앞에선 마치 개미 같았다.

쿵!

커다란 배가 단목봉의 도장으로 날아가 천천히 내려앉으며 부딪치는 소리를 냈다.

배 안의 천재들은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

모두 놀란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진남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 도장은 길이가 삼백육십칠 장이고 너비가 이백십이 장이고 주위에 현옥을 쌓아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게 했다.

도장 가운데는 길이가 이백이십삼 장, 너비가 백구십 장인 커다란 연못이 있었다.

연못 가운데는 넓고 큰 녹색 연잎이 자라나 알록달록한 연꽃이 피어있었다.

어떤 연꽃은 활짝 피어있었다. 흰 기운이 감도는 게, 마치 선경 같이 느껴지게 했다.

사람들을 놀라게 한 건 연잎 위, 연대 위에 모두 제자들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던 것이었다.

어떤 사람은 두 눈을 꼭 감고 몸을 살짝 움직이며 무술을 연마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현급 무혼을 달고 무언가 느끼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누워서 쿨쿨 자고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연못의 깊은 곳에서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었다 하고 있었다.

별의별 사람이 다 있었다.

연못에는 적어도 수천 명의 제자가 있었다. 그중에는 무왕 경지도 있고 무종 강자도 있었다.

심지어 무황 경지의 거물들도 있었다.

그들은 경지를 따지지 않고 무혼 등급을 따지지 않았다.

그저 연못에서 열심히 수련하기만 할 뿐이었다.

"여기는 우리 단목봉의 첫 번째 수련 요지다. 이름은 봉래선연도지(蓬萊仙蓮道池)다. 이곳의 연꽃, 연잎, 못은 모두 천지가 만든 기물이고 우리 단목봉의 용맥과 하나다. 이곳에서 감오, 정신, 경지 등을 증강할 수 있다."

방검이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단목봉의 제자라면 모두 이곳에서 수련할 수 있다."

천재들은 그 말에 정신을 차렸다. 두 눈이 불타올라 뜨거워졌다.

이 봉래선연도지는 절대 평범하지 않았다.

만약 하루를 수련한다고 해도 틀림없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한 수련 요지인데 그냥 제공되는 건 매우 매력적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