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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85화 (185/1,498)

185화 어떻게 하든 내 마음이지!

소금은 더 활짝 웃었다.

첫 번째 보물이 이렇게 좋은 가격에 팔렸으니 이번 경매가 아주 성공적일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어서 두 번째 물품을 경매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영약입니다. 상도맹 무인이 설산 산봉에서 발견했는데 빙심불로연(冰心不老蓮)이라고 합니다. 작용은 여러분께서 다 알고 계실 테니 길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경매 시작 가격은 이백 개의……"

소금이 높게 외치자 무대 아래가 들끓었다.

육 번 방에서 묘묘 공주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진남, 나 저거 가질래!"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외쳤다.

"입미지석 이천 개요!"

이제 진남은 혼돈지기로 법보를 회복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 계획하고 있는 일이 있기에 진남은 입미지석을 아까워하지 않고 펑펑 사용했다.

경매장은 다시 조용해졌다. 빙심불로연이 귀하지만 진남이 제시한 가격은 너무 높았다.

"입미지석 이천 개요? 다른 가격을 제시할 분 계십니까? 하나, 둘, 셋…… 육 번 방 축하드립니다!"

"이제 세 번째 보물입니다. 요종 최고봉의 내단인데, 이놈이 요황을 돌파할 때 두겁에 실패하는 바람에……"

육 번 방에서 용호요종이 다급하게 말했다.

"진남, 저거 사자. 나중에 네가 나를 사흘 동안 타고 다닐 수 있게 해줄게."

"약속했어!"

진남은 용호요종을 타고 싶었기에 크게 외쳤다.

"이천 개의 입미지석!"

순식간에 또 정적이 흘렀다. 많은 사람들이 입을 삐죽거렸다.

'또 입미지석 이천 개라니!'

열 번의 호흡이 채 지나지 않은 시간에 진남은 입미지석을 육천 개나 사용했다.

"육 번 방에 계신 분 축하드립니다. 이제 네 번째의 보물을……"

"입미지석 이천 개!"

"육 번 방 축하드립니다. 다섯 번째의……"

"이천 개!"

"축하드립니다. 여섯 번째……"

"이천!"

보물이 전시대에 올라올 때마다 진남은 피 냄새를 맡은 사냥꾼처럼 끊임없이 사들였다. 매번 이천 개의 입미지석을 내걸었다. 사람들은 침을 흘리며 바라볼 뿐 감히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지도 못했다. 경매는 이제 시작이고 좋은 구경거리는 뒤에 있었다.

육이 존자와 백의 여인 그리고 소금의 얼굴에 웃음기가 점점 더 짙어졌다. 그들은 진남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상관없었다.

진남 덕분에 생각보다 경매가가 훌쩍 뛰었다. 이번 고용 경매에서 수익이 짭짤할 것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표정이 굳어버렸다.

경매장에 온 사람들도 경악했다.

열 번째!

스무 번째!

서른 번째!

오십 번째가 되자 사람들과 육이 존자 등은 피를 토할 뻔했다.

'연속 오십 번이나 전부 입미지석 이천 개를 제시하다니? 미친 게 아닌가?'

만약 진남이 몇 개 혹은 십여 개의 보물을 각각 이천 개의 입미지석으로 구매한다면 아무 문제 없었다. 하지만 한꺼번에 오십 개를 산다면 상도맹은 돈을 벌어도 우울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경매에 참가하라는 말인가? 돈이 있다고 사람을 업신여기는 거야 뭐야?'

경매에 참가한 유명한 인물들도 눈을 흘겼다. 고용 경매를 진행한 이래 손이 큰 천재들도 있었다. 하지만 한 번도 오늘처럼 연속으로 오십 번이나 나서서 입미지석을 십만 개나 소비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역에서도 이 정도면 엄청난 재산이었다.

경매의 순서를 바꾸거라!

육이 존자가 얼른 소금에게 신념을 전달했다. 그는 진 공자의 재산을 잘 알고 있었다. 경매에 내놓은 열 몇 개의 법보만으로도 거대한 재산이었다. 만약 진 공자가 계속 거침없이 사들인다면 이번 고용 경매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소금은 눈을 번뜩이더니 수십 개의 신념을 동시에 송출하고 일을 준비했다. 한참 후 그는 웃으며 말했다.

"자, 경매가 이 정도 진행되었으니 중요한 보물을 꺼낼 때가 되었군요. 상도맹의 감별에 의하면 이 검의 이름은 암화검(暗火劍)이라고 합니다. 이건 왕도지기입니다."

소금이 마지막에 목소리를 높여 황금 유리 전시대의 붉은 천을 벗겼다. 전체가 검붉은색을 띤 장검이 웅웅 소리를 내며 엄청난 검의를 전체 경매장에 풍겼다.

다들 하나 같이 그 검을 욕심 냈다. 거물들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했다.

왕도지기.

하역의 어느 나라나 어느 종문에 가져다 놓아도 대표적인 보물이 될 가치가 있었다.

"지금부터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경매 시작 가격은 천 개의 입미지석입니다. 매번 최저 백 개의 입미지석을 얹어야 합니다."

소금이 높게 외쳤다. 그의 말이 끝나자 무대 아래가 술렁거렸다.

"나는 천오백 개를 지불하겠소!"

"나는 이천 개, 이천 개의 입미지석을 지불하겠소!"

"이런, 왕도지기는 딱 내 마음에 들어. 나는 이천팔백 개를 지불하겠소!"

"......"

세 번 호흡하는 시간도 안 돼, 왕도지기의 가격은 점점 높아져 결국 사천 개의 입미지석까지 되었다.

방에 있던 진남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그는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입미지석 칠천 개요!"

그의 말이 끝나자 모든 사람들이 숨도 쉬지 않았다. 수사들의 두 눈에 불이 일었다.

'개자식이 또 가격을 올리는군, 이번에는 배나 더 늘었어!'

이 번 방의 육이 존자와 백의 여인은 두 눈을 반짝거렸다. 그들은 진남이 일부러 가격을 높인다는 것을 알았다.

그 덕분에 그들은 쓸데없는 수고를 덜었다. 자기 사람을 심어 모험하며 가격을 높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육이 존자는 더 이상 진 공자가 그렇게 얄밉지 않았다.

뜨겁게 달아오른 경매장을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몇몇 사람들이 욕하는 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팔천 개!"

이때 십삼 번 방에서 청년의 목소리가 들렸다.

"진 공자, 소인 냉건웅입니다. 왕도지기는 제가 가져야겠습니다. 그러니 진형께서 제 체면을 봐서 양보해주십시오."

적지 않은 사람들은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그들은 냉건웅이 먼저 나서서 진남의 오십 번의 신화를 깨뜨릴 줄 몰랐다.

방 안에 있던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입미지석 팔천 개는 적지 않은 가격이었다.

별안간 이상한 웃음소리가 십 번 방에서 울렸다.

"냉건웅? 네 놈이 뭐라고 체면을 봐달라는 거야? 나는 궤검황이다. 마침 적당한 검이 필요하니 입미지석 구천 개로 저 검을 사겠다."

그의 말에 사람들은 찬 숨을 들이쉬었다.

"궤검황도 왔구나. 최근 무황이 된 자인데 승급한 지 얼마 안 돼 두 개의 종문을 멸망시켰대."

"맞아, 소문에 의하면 저자는 잔인하고 악한 짓만 수없이 저질러서 많은 강자들이 저자를 죽이려고 쫓아다닌다던데 고용 경매장에 나타날 줄은 몰랐어."

"이제 좋은 구경거리가 생겼군. 냉건웅이 손을 뗄까?"

"……"

십삼 번 방의 냉건웅은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 그가 지금 속해 있는 종문의 실력은 궤검황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왕도지기를 궤검황에게 빼앗겨야 하는 건가…….'

이때 육 번 방에서 담담한 목소리가 들렸다.

"궤검황이라고? 어디서 굴러먹던 자요? 냉건웅은 참 괜찮은 아이요. 적어도 나에게 부탁을 하지 않았소? 그런 당신은 인사도 없소. 나를 안중에 두지 않는 거요? 얌전히 물러서시오. 아니면 오늘 돈으로 울게 만들겠소."

진남의 말에서 사람들은 한기를 느꼈다. 등뼈에서부터 한기가 타고 올라 모골이 송연했다.

'돈으로 울 게 만들겠다고?'

그들은 하역에서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일을 겪었지만 이런 호기로운 말은 처음 들었다.

십 번 방에 있던 궤검황은 안색이 어둡다 못해 비라도 내릴 것 같았다.

그는 무황이었다. 하역의 강자들과 어울리며 언제 이런 취급을 당해본 적이 있었던가.

궤검황은 음침하게 웃으며 말했다.

"진 공자는 왜 굳이 나에게 시비를 거는 거요? 하지만 오늘 한번 경험하고 싶소. 진 공자가 말하는 돈으로 운다는 게 어떤 건지 말이오. 그러니 가격을 더 올리겠소. 입미지석 만 개!"

'입미지석 만 개라니!'

평소 같으면 왕도지기는 그 정도 가치가 없었다.

육이 존자는 얼굴의 미소가 점점 더 짙어졌다. 그는 경매에서 수사들 사이의 신경전을 즐겼다. 그래야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고작 만 개를 가지고 입을 열 용기를 내다니, 나는 만천 개를 지불하겠소."

진남이 담담하게 말했다.

"만천 개? 나는 만 삼천 개를 지불하겠소."

궤검황은 얼굴이 시퍼레졌다. 만 삼천 개의 입미지석은 그의 재산에서 삼분의 일이나 내놓은 거였다. 하지만 그는 오늘 이 수모를 삼킬 수 없었다.

"만 오천 알을 내놓으면 내가 양보하겠소!"

"만 오천 알을 지불하면 되지. 만 오천 알!"

궤검황이 낮게 으르렁거렸다.

"대단하오. 그럼 저 물건은 당신이 가지오."

진남이 놀라운 말을 했다.

궤검황은 황당했다. 다른 사람들도 황당했다.

'이게 무슨 일이람? 진 공자가 손을 떼다니? 분명 돈으로 울게 해주겠다고 하면서 끝까지 싸울 태세더니 갑자기 물러서다니?'

이 번 방의 육이 존자는 하마터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무황 경지의 강자라는 자가 고작 진남의 몇 마디 말에 화가 나서 이성을 잃었다. 덕분에 궤검황은 두 배나 되는 가격을 지불해야 했다.

"너!"

정신을 차린 궤검황은 진남의 계략에 걸려들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손이 덜덜 떨렸다.

만 오천 개의 입미지석으로 고작 왕도지기를 사다니, 실로 큰 손해였다.

"진 공자, 이렇게 빨리 겁을 먹고 물러나다니! 이제 보니 겁쟁이군! 허허, 오늘 많은 입미지석을 사용했지만, 이 자리에 있는 군웅들에게 당신의 진면모를 보여줬으니 그거면 충분하오."

궤검황은 역시 무황이라 경험이 많았다. 그는 오히려 진남을 공격했다.

육 번 방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경멸스러웠다. 궤검황의 말처럼 진 공자는 처음에는 거만하더니 결국 겁쟁이였다.

진남은 별 볼 일 없는 도발에 사정을 봐주지 않고 받아쳤다.

"아까는 늙다리 당신을 두 배의 가격을 지불하게 할 목적이었소. 불만이 있으면 손을 쓰시오. 그럴 용기가 없으면 닥치시오! 내가 어떤 식으로 즐길지는 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오."

'이 얼마나 거만한 사람인가? 무황도 안중에 두지 않다니?'

사람들은 입가가 떨렸다.

궤검황은 안색이 어둡기 그지없었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하역을 누비면서 이렇게 건방지게 무시당한 적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그는 화가 나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강황조차 진 공자를 공손하게 대했기 때문이었다.

"씹어먹어도 시원찮을 애송이야! 그렇게 날뛰다가 반드시 너를 혼내 줄 사람을 만날 거다!"

궤검황이 혼잣말로 욕했다.

작은 풍파가 이렇게 끝났다.

경매는 여전히 뜨겁게 진행되었다.

진남은 여전히 용호요종과 묘묘 공주가 봐둔 물건들을 전부 사들였다. 그는 돈이 많았다. 그리고 함정에 빠질 사람은 상도맹이니 그는 개의치 않았다.

경매가 거의 끝나갈 무렵 진남은 백세 개의 보물을 샀다. 보물들은 전부 이천 개의 입미지석으로 사들여서 총 이십만 육천 개의 입미지석을 소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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