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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75화 (175/1,498)

175화 비술을 전수해주세요

이 옹졸한 모습의 청년이 그의 몸의 삼 흑인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에게 물건까지 파는 걸 봐선 틀림없이 무슨 현묘함이 있을 것이었다.

"비싸지 않습니다. 전혀 비싸지 않아요. 하나에 백 개의 입미지석일 뿐입니다. 세 개 다 해도 삼백 개밖에 되지 않아요."

청년이 세 손가락을 내밀었다. 진남을 보는 눈길이 더할 나위 없이 뜨거웠다.

"백 개의 입미지석이라고? 이렇게 싸오?"

진남은 약간 놀랐다.

백 개의 입미지석은 비록 큰돈이지만 하나의 왕도지기를 사기에는 불가능했다. 왕도지기라면 적어도 이백 개의 입미지석의 가치가 있을 것이었다.

'이렇게 싸고 나의 삼 흑인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분명 속임수가 있을 거야!'

진남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런데 이 옹졸한 청년이 마치 그의 생각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것처럼 허허 웃으며 말했다.

"형씨, 당신은 분명 왜 이렇게 싼지 의심스러울 겁니다, 그죠? 겁먹지 말아요. 만약 당신이 만약 동술을 쓴다면 관찰해보십시오. 이 왕도지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증합니다!"

진남이 눈을 감았다.

그는 일부 노점상들이 보물을 팔기 위해서 일부러 모종의 비법을 사용하여 후천지기를 왕도지기의 기운이 나게끔 하여 사람을 속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사람은 좀 수상해. 이 자가 도대체 어떤 점이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자.'

진남은 왕도지기보다 오히려 청년에 대해 조금 흥미가 생겼다. 바로 전신의 눈으로 훑어보았다. 보고 난 그는 안색이 확 변했다.

'다섯……? 다섯 줄의 흑인이라고……?'

지금 진남은 흑인 세 줄 때문에 강황성 내를 돌아다니기조차 힘들었다.

'얼마나 큰 죄를 범했기에 상도맹이 다섯 개의 흑인을 찍었단 말인가.'

더 중요한 게 있었다.

'흑인은 상도맹이 특수한 수법으로 만든 것이라 여러 가지 수단을 이용하더라도 가릴 수 없다고 했다. 앞에 있는 이 자는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지?'

청년이 진남의 놀란 표정을 보고 옹졸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때요? 이것들은 모두 품질이 좋고 값이 싼 왕도지기입니다. 나 사마공(司馬空)이 하역에서 이십여 년을 다니면서 왜 맞아 죽지 않았겠습니까? 바로 신용 때문입니다!"

"그렇소?"

진남이 신념을 상대방의 머릿속에 넣고 말했다.

다섯 줄의 흑인이 있다니, 난 매우 궁금하오. 상도맹이 만약 당신이 온 걸 알면 어떻게 할까?

"……네?"

사마공의 안색이 갑자기 크게 변했다.

그는 상고지술을 움직여 자신의 흑인을 가렸다. 무존 경지의 강자가 직접 와야 만이 그가 가린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

'이 청년은 분명 반보 무왕 경지밖에 안 되는데 어떻게 보아낼 수 있지? 설마 이 자의 동술이 엄청난 건가?'

사마공의 안색이 변하더니 이어 울상이 돼서 말했다.

"형제, 사람을 모독하지 말아요……!"

"허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웃는 진남의 왼쪽 눈동자에 한 가닥의 금색 빛이 스쳐 지나갔다.

사마공의 마음속에 무서운 파도가 일었다.

'과연 동술이구나.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나 무서운 동술이 있을 수 있지?'

"허허."

사마공이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형씨, 당신도 삼 흑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놓고 말하면 저는 당신의 선배입니다. 우리 좋은 곳을 찾아 잘 얘기하는 게 어떻습니까?"

진남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마공은 흑인을 감추는 기술이 있었다. 만약 그가 배울 수 있다면 지금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었다.

"갑시다, 형씨. 나를 따라오십시오"

사마공이 허허 웃고는 진남에게 길을 안내했다. 몇십 보도 걷기 전에 사마공의 몸이 갑자기 속도를 가하더니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사라졌다.

"오? 신기한 변화술이구나. 순식간에 다른 사람으로 변할 수 있다니."

진남의 눈이 반짝거렸다.

사마공은 건장한 사내로 변했다. 좀 전의 허약한 모습과 조금도 비슷한 곳을 찾아볼 수 없었다.

"흥, 고작 동술이라니, 이 사마 나리의 눈에는 전혀 대단하지 않습니다……"

사마공이 사람들 속에서 진남을 흘겨보더니 조금의 허세를 드러냈다.

비록 눈앞의 청년의 동술이 대단한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가 하역에서 수십 년 살면서 다섯 줄의 흑인을 찍히고도 살 수 있는 것은 바로 그의 이 변화술 덕분이었다.

그가 변화술을 펼치면 무존 강자가 직접 온다고 해도 그를 보아낼 수 없었다.

앞에 있는 고작 반보 무왕 경지의 어린 청년은 더 말할 나위가 없었다.

갑자기 사마공의 안색이 굳어졌다.

왜냐하면 멀지 않은 곳에서 진남이 제자리에 서서 그를 향해 담담하게 웃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설마 그가 나를 발견한 건가?"

대담한 그라도 지금은 머리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대체 동술이 어느 정도로 강해야 한단 말인가?'

'침착하자, 침착해. 그는 절대로 나를 발견하지 못했어. 그저 우연히 나를 봤을 뿐이야. 절대……'

사마공이 서둘러 자신을 달랬다.

하지만 진남이 그의 앞으로 오자 그는 사고가 정지했다

사마공의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한기가 사마공의 등에서 바로 터졌다.

'진짜 나를 발견했다!'

"사마 형, 당신의 이 변화술은 참으로 대단하오!"

진남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이런 속임수는 나에게 소용없소. 만약 당신이 상도맹의 추격을 받기 싫다면 우리 잘 얘기해봅시다!"

"맞아요, 맞아. 얘기합시다, 얘기해요……"

사마공이 흉한 웃음을 억지로 지었다.

그도 미련하지 않았다. 진남은 분명 그의 몸의 삼 흑인을 가리는 비술을 눈독 들인 것이었다.

'설마 이 사마공이 오늘 반보 무왕 경지에게 무너진단 말인가?'

사마공은 많이 얌전해졌다.

그는 진남을 데리고 바로 작은 정원으로 왔다.

진남은 직설적으로 말했다.

"사마 형, 당신도 저의 삼 흑인의 의미를 알고 있겠죠. 지금 상도맹이 나를 적대하고 있습니다. 이 세 줄의 흑인은 나에게 매우 방해됩니다. 그러니 흑인을 가리는 비술을 나에게 전수해줄 수는 없겠습니까?"

진남의 태도는 매우 간곡했다.

사마공의 안색이 조금 굳어졌다.

'비술을 전수해달라고?'

자신의 흑인을 감추는 비술은 매우 귀중했다. 이렇게 대가 없이 전수해주기에는 손실이 너무 컸다.

그러나 지금 그는 다른 선택할 여지가 없는 것 같았다. 그가 만약 진남에게 알려주지 않으면 진남이 그의 소식을 상도맹에게 알릴 것이고 아마 열 번 호흡할 시간도 되기 전에 상도맹의 그 무존 강자, 강황성의 성주 강황마저 모두 그를 죽이러 올 것이었다.

그의 모든 것을 동찰 할 수 있는 진남의 동술에 그는 사방이 캄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사마공이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딱딱하게 말했다.

"나의 이 비술은 상고에서 매우 어렵게 얻은 것입니다. 만약 당신에게 전수해주면 당신은 나에게 어떤 이익을 줄 수 있습니까?"

사마공은 결심했다. 만약 이 사람이 아무런 대가도 없이 얻으려고 한다면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는 이 비술을 내놓지 않을 것이었다.

그에게 이 비술은 그의 모든 것이나 다름없었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할 겁니다."

진남이 정중하게 말했다.

"당신의 행적을 상도맹에게 알려주지 않을 겁니다. 천지에 맹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와 상도맹 사이의 원한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기회가 있다면 저는 반드시 상도맹을 밀어버릴 것입니다."

사마공은 가슴이 떨렸다.

'상도맹을 밀어버린다고? 배짱이 크구나!'

그런데 사마공은 무엇 때문인지 그의 말을 듣자 오히려 믿음이 갔다. 만약 진짜로 기회가 있다면 진남은 반드시 상도맹에 대해 칼을 휘두를 것 같았다.

그 느낌에 사마공의 안색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사마공은 머리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오늘 반드시 비기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그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비기를 내놓을 수 없었다. 반드시 충분한 이익을 받아야 했다.

한참 깊이 생각하더니 갑자기 사마공은 무엇을 생각했는지 흥분한 듯 빠르게 말했다.

"진남 도우, 아니 아니, 진남 동생, 한 마디 묻겠소. 만약 자네에게 기회가 생긴다면 상도맹을 크게 갈취할 생각은 없소?"

"네?"

진남이 눈썹을 움직였다.

"강황성엔 열세 개의 큰 거리가 있소. 각각 영약을 바꾸고, 보물을 팔고, 무기를 구매하는 거리요. 그 중 검금타누라고 하는 거리가 있소.

상도맹이 그 검금타누(撿金打漏) 거리에 고운방을 열었소. 고운방 안에는 여러 가지 보물 잔품(殘編)과 한 무더기의 보통 잔품을 한데 섞어놓고 특수한 수법으로 가려 사람들이 구분하지 못하게 하고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오. 도박과 같소."

이 말을 듣자 진남의 눈이 살짝 빛났다.

고운방의 수법은 매우 간단했다.

보물 잔품과 보통 잔품을 한데 섞어 기운을 감춘 후 만약 수사가 분별하지 못하면 수사는 보통 잔품만 살 수 있을 터였다. 만약 보물 잔품을 사면 수사가 이득을 얻은 것이었다.

그렇다는 말은 매우 적은 가격을 지출해도 찾아내기만 한다면 보물 잔품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었다.

진남은 충동하지 않고 물었다.

"설마 상도맹이 수사가 동술을 쓰는 걸 허용한단 말입니까?"

"그건 당연하오!"

사마공이 허허 웃었다.

"상도맹은 매우 거만하오. 그래서 동술을 가졌다고 해도 도전하는 걸 환영하오. 설령 삼 흑인이라 해도 갈 수 있소. 그들은 매우 교만해서 자신들의 금제가 동술에 간파된다고 걱정하지 않소."

"동술을 가졌다고 해도 도전하는 걸 환영한다고요?"

진남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번졌다.

사마공의 생각은 매우 간단했다. 바로 진남이 고운방으로 가서 동술을 펼쳐 여러 가지 금제를 간파하여 보물을 전부 사가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상도맹의 금제가 아무리 고명하다고 해도 진남의 전신의 눈을 막아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마공은 결심한 듯이 말했다.

"진남 동생, 우리 두 사람이 고운방으로 갑시다. 만약 자네가 동술을 펼치면 난 그중 오 할의 수익만 가지고 삼 흑인을 가리는 방법을 자네에게 알려주겠소."

"오 할이요? 삼 할이요!"

진남이 바로 말했다.

그는 고운방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짧은 시간의 접촉을 통해 그는 사마공은 절대로 자신을 손해 보게 할 사람이 아니었다.

"삼 할이라고?"

사마공의 안색이 변했다.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하더니 한참 후 가슴 아파하며 말했다.

"에이! 좋소, 좋아. 내가 좀 손해 보겠소."

"허허."

진남이 그를 힐끔 보더니 말했다.

"그럼 어서 빨리 고운방으로 갑시다!"

* * *

검금타누 거리.

진남과 사마공이 오자 그 뜨거운 분위기는 조금도 식지 않고 오히려 더욱 뜨거워졌다.

"어이, 삼 흑인 동생. 나에게 시골 산의 잔품이 있소. 안에 분명 왕도지기와 제황지기의 잔품이 있을 것이요, 절대 놓치지 마오."

"저와 거래합시다. 저는 당신이 삼 흑인이든 뭐든 상관없습니다. 돈만 주면 마음대로 고를 수 있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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