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173화 (173/1,498)

173화 다시 만나다

"여기 보시오! 이건 방금 나온 천급 비기요! 어서 와서 보오, 싸게 팔겠소."

"세 영웅, 여기 방금 나온 신선한 태고 법기가 있소, 빨리 와서 보시오!"

"밑지는 가격이요! 밑지는 가격에 무종단을 팔겠소. 하나의 입미지석이면 천 알을 바꿀 수 있소!"

"……"

상인들은 모두 진남 등 세 사람을 보는 눈빛이 불타올랐다.

용호요종이 깜짝 놀라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젠장……"

이때, 갑자기 한 사람이 뛰쳐나와 알랑거리고 굽실거리며 말했다

"세 분 선배님들, 처음 강황성에 오셨죠? 저는 원숭이라고 불립니다. 단 한 개의 입미지석만 내시면 온종일 선배님들과 동행하여 모든 것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먼 곳에 있던 몇몇 사람들은 원숭이가 한발 앞선 것을 보고 모두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진남이 원숭이를 한번 훑어보았다. 상대방은 선천 경지 십 단계였다. 그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원숭이가 만면에 기쁨이 가득하여 신속히 말했다.

"세 분께서는 무슨 일로 강황성에 오셨습니까? 보물을 바꾸러 오셨습니까? 아니면 양대 성지의 선발에 참가하기 위해서? 아니면 이번의 고용 경매에 참석하려고 오셨습니까?"

"고용 경매?"

묘묘 공주가 호기심을 갖고 물었다.

"고용 경매에 대해서 모르시는군요."

원숭이가 설명했다.

"강황성은 보성이라고 불립니다. 양대 성지에서 매년 여기서 제자를 선발하는 것 외에 상도맹도 매년 여기서 대형 경매를 진행합니다.

이 대형 경매에는 중요한 보물이 수없이 많이 나옵니다. 마침 열흘 후에 열리는데, 매년 다른 왕국의 천재 혹은 양대 성지의 제자들이 여기로 와 경매에 참석합니다. 그러니 이번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겠죠."

"가자, 진남! 우리도 이 경매에 참석하러 가자!"

묘묘 공주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녀는 당연히 보물을 경매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약탈하러 가는 것이었다.

"상도맹? 고용 경매?"

진남의 눈빛이 흔들렸다.

전에 무연각에 있을 때 상도맹의 여인이 진남에게 그가 상도맹의 어떤 경매장에 들어가든 모두 상도맹의 추격을 받을 거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진남은 당연히 상도맹의 추격을 신경 쓰지 않았다. 상도맹이 가지 말라고 하면 그는 기어코 갈 것이다.

이때, 갑자기 이변이 일어났다.

강황성의 가운데 부적이 갑자기 하늘로 솟아오르더니 빛으로 변해 엄청난 속도로 진남의 몸에 들어왔다. 진남의 이마 중간에 흑인 세 줄이 찍히더니 반짝반짝 빛났다!

"아차!"

진남의 안색이 변했다. 부적이 너무 빨라서 그뿐만 아니라 묘묘 공주와 용호요종마저 반응하지 못했다.

그는 바로 열양금갑체결을 움직여 몸을 화염으로 만들어 끊임없이 불태웠다. 그러나 미간에 찍힌 세 줄의 흑인은 아무런 영향도 받지도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그러자 그는 바로 전신의 눈을 움직여 미간을 주시했다. 이 세 줄의 흑인은 그의 몸에 아무런 영향을 일으키지 않았다. 그저 기묘한 힘을 가지고 있어 아무리 해도 사라지지 않았다.

"이건…… 삼 흑인이군요."

원숭이가 이 광경을 보고 바로 실성한 듯 말했다.

"당신이 삼 흑인이라니……, 난 안내할 수 없습니다."

그는 두말하지 않고 몸을 날려 멀리 도망치려 했다.

"서라!"

진남이 바로 신식을 움직여 원숭이의 머릿속에 넣었다. 원숭이는 몸이 굳어져 그 자리에 꼼짝 못 하고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세 분 선배님, 저는 당신들께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저에게 손을 쓰지 마십시오. 그리고 강황성에서는 손을 쓰면 안 됩니다……"

진남이 무표정하게 말했다.

"말하거라, 삼 흑인이 무엇이냐?'

"삼 흑인을 모릅니까?"

원숭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묘묘 공주와 용호요종의 놀란 모습을 보고 그는 망설이더니 그제야 말했다.

"상도맹은 신용이 좋지 않은 수사를 상대로 흑인을 만들어 미간에 찍습니다. 어떻게 해도 사라지게 할 수 없습니다. 흑인은 한 줄, 두 줄, 세 줄로 나뉩니다. 만약 세 줄이면 바로 강탈, 기만, 위장 이 세 가지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원숭이가 멈추더니 계속해서 말했다.

"상도맹은 매우 공평한 세력입니다. 만약 삼 흑인이 찍히면 모든 수사들의 미움을 받을 것이고 아무도 당신과 교역하지 않을 것입니다. 믿지 못하겠으면 한번 보십시오."

세 사람은 강황성 큰길을 바라보았다.

원래 더할 나위 없이 시끌벅적하던 노점상들이 진남의 미간에서 반짝이는 세 줄의 흑인을 보고 안색이 일제히 변하더니 뜨거운 눈길은 깡그리 사라지고 쌀쌀한 눈빛만이 남았다.

보물을 파는 노점상들이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바로 삼 흑인이었다.

진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상도맹이 공평 공정하다고? 내가 무연각의 비밀을 팔지 않았다고 이런 잔혹한 수단을 쓰다니. 이건 나더러 강제로 비밀을 내놓으라고 핍박하는 것이잖아.'

진남이 깊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입미지석을 두 개 줄게."

말을 마치고 그는 바로 두 개의 입미지석을 튕겨 원숭이의 손에 떨어뜨렸다.

"아니……"

원숭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원래 멀리 도망치려고 했다. 그러나 두 개의 입미지석은 그에게 며칠 동안의 수입이었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기왕 이러하니 제가 마저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미간에 삼 흑인이 있으면 고용 경매에 참석할 수 없고, 또 양대 성지 제자 선발에도 참석할 수 없습니다."

"뭐라고?'

진남은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가 했다.

원숭이가 정색해서 말했다.

"왜냐하면 엄청난 잘못을 해야만 상도맹이 삼 흑인을 찍기 때문입니다. 양대 성지는 이런 사람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만약 선배님께서 후회되신다면 이 두 개의 입미지석을 돌려드릴 수 있습니다."

"그럴 필요 없다."

진남이 안색이 변하더니 눈빛에 냉기가 스쳤다.

'좋다. 무연각의 비밀을 얻기 위해 나에게 이런 짓까지 하다니. 진짜 나를 만만하게 보는구나.'

무연각 행은 묘묘 공주도 그 자리에 있었다. 그녀는 그 말을 듣고는 표정이 싸늘해졌다.

"상도맹은 사람을 너무 업신여기는구나. 너는 지금 속히 우리를 그 고용 경매회로 안내하거라. 전부 다 빼앗을 거다!"

"맞아, 전부 빼앗아 버리자!"

용호요종이 흥분해서 날뛰었다.

그들은 지금 살황 그리고 삼대 봉주가 뒤를 받쳐주고 있었으니 상도맹을 약탈하는 것이 전혀 두려울 게 없었다.

원숭이가 놀란 얼굴로 급히 손을 흔들었다.

"두 분 이러시면 안 됩니다. 매년 고용 경매가 열릴 때마다 존자가 지킵니다. 그리고 강황성 내에서는 손을 쓰면 안 됩니다. 설사 봉주라도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존자?"

용호요종이 경악했다.

"흥!"

콧방귀를 뀌는 묘묘 공주도 안색이 좋지 않았다.

상도맹의 세력은 그들의 생각을 훨씬 뛰어넘었다. 설령 그들이 살황과 삼대 봉주의 지지를 받는다고 해도 함부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진남이 억지로 가슴의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

"그럼 지금 삼 흑인이 찍혔으니 난 반드시 강황성을 떠나야 한다는 말이냐?"

"원칙대로면 계속 강황성에 있어도 아무런 문제는 없습니다."

여기까지 말한 원숭이가 잠시 고민하더니 그들에게 제안했다.

"만약 세 분이 꺼리지 않는다면 저의 집으로 가셔도 됩니다. 다만 매일 두 개의 입미지석을 지불하셔야 합니다!"

평소에도 원숭이는 손님을 받아 집에 머물게 했다. 다만 열흘에 입미지석 한 개였다.

"좋다!"

진남이 아무런 표정이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입미지석이 아까웠지만 지금 그는 아직 강황성에 대해 잘 모르기에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

그는 상도맹과 강황성의 규칙을 파악하기만 하면 그 여인과 상도맹을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럼 세 분, 저를 따라오세요."

원숭이가 진남 세 사람을 데리고 신속히 큰길을 떠나 강황성의 외진 곳의 평범한 정원으로 왔다.

정원에 들어서자 진남이 바로 말했다.

"묘묘 공주, 용호요종, 이 상도맹의 고용 경매는 열흘 후에 열린다. 나는 들어갈 수 없으니 너희들이 먼저 가서 살펴보거라."

"좋아!"

묘묘 공주와 용호요종이 고개를 끄덕였다. 상도맹의 수법이 너무 치사하여 이대로 떠나는 건 너무 분했다.

원숭이가 황당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상도맹에 무존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설마 이 세 사람이 지금에 와서도 여전히 복수하려는 건가?'

원숭이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 갑자기 조금 후회되기 시작했다.

이때, 갑자기 신념이 먼 곳에서 전해와 진남의 머릿속으로 들어갔다.

진남 도우, 벌써 강황성에 올 줄은 생각지 못했네요. 아마 당신은 이미 삼 흑인에 대해 알았으리라 생각해요. 청심 객사 일호 방으로 와서 이야기 나누는 게 어때요?

"응?"

진남이 눈썹을 추켜 올렸다.

익숙한 목소리였다. 바로 그때 무연각에서 봤던 그 여인이었다.

상도맹이 그에게 삼 흑인을 찍었다. 한데, 상대방이 오히려 찾아오다니.

'좋아,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확인해 보러 가야겠다.'

진남이 속으로 중얼거리더니 바로 원숭이를 향해 말했다.

"가자, 나를 청심 객사로 데려다주거라."

"네? 청심 객사요?"

원숭이는 깜짝 놀랐다.

강황성에서 청심 객사는 제일 좋은 술집이었다.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반드시 존귀한 신분이 있어야 했다. 대부분의 무인들도 청심 객사에 들어가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크게 자랑했다.

원숭이는 강황성에서 힘들게 수십 년을 살아왔어도 청심 객사 대문에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네, 알겠습니다."

원숭이가 정신을 차리고 바로 진남을 데리고 한 객사로 왔다.

이 객사는 높이가 약 다섯 장이었고 연한 보라색 고목으로 지어져 있었다. 밖에서 보면 전혀 특별함이 없었다.

"넌 여기서 기다리거라."

진남이 몸을 돌려 객사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들어서자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중년이 걸어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청심 객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예약하셨습니까?

'무황 강자?'

진남은 내심 놀랐다. 낙하왕국에서 무황이 나타날 수 있는 건 매우 힘든 일인데 이 작은 청심 객사는 무황 강자가 사람을 접대했다.

"전 진남이라고 합니다. 일호 실에서 요청했습니다."

진남이 담담한 표정으로 공수하고 말했다.

"일호 실이라고요?'

중년의 얼굴에 의아함이 드러났다. 청심 객사의 주인으로서 그는 당연히 일호 실 안에 어떤 인물이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는 아래위로 진남을 훑어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진남이었군요. 일호 실은 문을 나가서 왼쪽으로 돌면 용머리가 걸려있는 곳입니다. 가시면 아가씨께서 기다리고 계실 겁니다."

진남이 고개를 끄덕이고 일호 실을 향해 걸어갔다.

진남은 일호 실 문 앞에 도착했다. 문은 눈처럼 하얀 거석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문 중앙에는 용머리가 걸려있었다. 용머리는 표정이 흉악하고 뿔 두 개가 굽혀져 있어 짙은 위압감을 풍겼다.

진남이 바로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