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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70화 (170/1,498)

170화 부탁을 들어줘

"너도 몰랐다고?

삼대 봉주는 또 황당해졌다.

'진남에게 현급 팔품 무혼이 있는 것을 몰랐다면 당청산은 왜 진남을 뽑은 것이지?'

삼대 봉주는 의문 가득한 얼굴로 장내를 둘러 보았다. 선노, 구양패, 청룡성지 사자, 그리고 수많은 제자들의 놀란 표정을 발견하고 바로 깨달았다. 진남은 아마 어떤 방법을 써서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게 무혼 등급을 숨긴 것이었다.

"그가 자해만월석을 부쉈소."

당청산이 담담하게 말했다.

"뭐라고?!"

삼대 봉주는 말투가 확연히 높아지고 두 눈 가득 놀라움이 나타났다.

'진남이 자해만월석을 부수다니?'

다른 사람은 모를 수 있었지만 그들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당청산이 진남이 겨우 황급 십품 무혼인 걸 알고서도 왜 그를 뽑았는지 드디어 알았다.

단목 봉주, 장 봉주, 류 봉주 세 사람의 손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고 눈에 감격이 드러났다.

'자해만월석을 부셨다! 그리고 현급 팔품 무혼이야! 어쩌면, 어쩌면! 그게 진짜로 가능하겠어!'

비록 매우 작은 가능성이었지만 이건 그들이 몇백 년 만에 처음으로 본 희망이었다.

삼대 봉주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진남을 바라보는 눈빛이 더는 그렇게 고고하지 않았고 오히려 흥분한 듯 뜨거워 보였다.

"진남!"

단목 봉주가 머리를 숙이고 간곡하게 말했다.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 난 너에게 사과한다. 우리가 너를 오해했고 당청산을 오해했다."

"맞다. 크게 잘못했다."

"우리가 잘못했으니 너무 화내지 말거라."

장 봉주와 류 봉주도 모두 조금도 숨기지 않고 조금도 수치스러워하지 않고 용서를 구했다.

진남의 얼굴에 노기가 천천히 사라졌다.

삼대 봉주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품위가 있었다. 자신들이 잘못한 것을 알고는 자신이 신분이 고귀하다고 여겨 뻔뻔하게 나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에게 고개숙여 사과했다.

이때,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삼대 봉주님들, 진남을 괴롭혔는데 그에게 배상해야 하지 않겠어……?"

바로 묘묘 공주였다.

"맞아, 맞아! 반드시 배상해야 해! 당신들의 모욕이 진남에게 얼마나 큰 정신적 상처를 주었는지 아느냐?"

용호요종이 큰 소리로 떠들어댔다.

묘묘 공주와 용호요종이 감히 이렇게 말한 것은 살황의 후계자가 당청산에게만 매우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삼대 봉주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아냈기 때문이었다.

"응?"

삼대 봉주가 일제히 묘묘 공주와 용호요종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강림하고 나서 오직 당청산과 진남에게 신경을 쓰느라 그 두 사람은 주의하지 못했다.

삼대 봉주의 표정이 모두 조금 변했다.

삼대 봉주는 이미 무도지존에 도달하였기에 묘묘 공주 몸과 용호요종의 혈통에서 이 두 사람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작은 낙하왕국에 진남과 같은 절정의 천재가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또 이런 내력을 알 수 없는 두 인물도 나타나다니?'

"저 두 사람은 진남과의 관계가 모두 매우 좋은 것 같은데요?"

삼대 봉주는 저도 모르게 냉기를 들이마셨다.

'당청산, 대체 어디서 진남 이 괴물을 발견한 거냐.'

선비차림의 장 봉주가 웃으며 말했다.

"당신들 두 사람의 말이 맞소. 진남이 지금 몸에 심한 상처를 입었으니 나는 그에게 조화과(造化果)를 한 알 주겠소!"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반짝이는 과일이 진남이 몸 안으로 들어갔다.

진남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끝없는 난류가 그의 온몸을 감싸더니 아프던 몸에서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또 그의 만신창이가 된 육체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속도로 신속히 회복되고 있었다.

"조화과……"

묘묘 공주와 용호요종의 눈에 빛이 번쩍거렸다.

'부자구나! 이 봉주들은 진짜 부자구나!'

이때 단목 봉주가 당청산을 바라보았다. 그는 복잡한 눈길로 말했다.

"둘째야, 이제 후계자를 찾았으니 청룡성지로 돌아갈거냐? 만약 네가 돌아가기를 원한다면 스승께선 너를 용서하실 거다. 백 년 동안 너도 고생 많았다……"

"그래요, 둘째 형, 돌아갑시다! 스승께서도 가끔씩 형님얘기를 하시오."

"둘째 형, 옛날에 함께 싸우던 날들을 잊었소?"

장 봉주와 류 봉주의 눈에 한 가닥의 기대를 담고 있었다.

당청산은 살황이라 불리었고 매우 오만했다. 그러나 그 일이 발생한 후 다시 돌아오지 못하고 백 년을 사라졌었다.

이제 백 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후계자를 찾았으니 그 일도 누가 옳고 그름을 말할 의미가 없었다. 지나가야 할 것은 모두 지나갔고 더구나 지금은 진남이라는 한 가닥의 희망이 있다.

"잠시 돌아가지 않겠소, 아직 일을 끝내지 못했소."

당청산이 거절의 의미로 마르고 여윈 손을 흔들었다. 당청산의 눈길이 처음으로 진남의 몸에 떨어졌다. 조금의 환희와 뜨거운 희망을 담고 있었다.

진남은 은은히 무언가 느끼고 눈을 떴다.

"선배님……"

털썩!

큰 소리가 울렸다.

삼대 봉주, 모든 사람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당청산이 두 무릎을 꿇었다. 그의 그 혼탁한 눈에서 간곡함이 흘러나왔다.

"진남, 부탁한다. 나를 도와 그녀를 구해는데 도와줄 수 있겠느냐?"

무황인 구양패는 당청산이 그더러 진남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했을 때 발버둥쳤다.

그러나 지금, 당청산이 아무런 징조도, 망설임도 없이 무릎을 꿇었다.

진남은 당청산이 말하는 그녀가 누군지 몰랐다. 다만 당청산이 이렇게 무릎을 꿇자 마치 그의 심령 앞에 무릎을 꿇은 것처럼 마음이 흔들렸다.

"청산……!"

단목 봉주, 장 봉주, 류 봉주 그들 세 사람은 저도 몰래 소리쳤다.

그 일이 당청산 탓은 아니었다

게다가 백 년 동안 나타나지 않은 것이 오로지 망망대해에서 단 하나의 희망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런 그가 작은 희망 앞에 무릎까지 꿇자 그들은 가슴이 울렁였다.

당청산은 그들에게 대답하지 않고 무릎을 꿇은 채 진남을 쳐다보았다.

눈에 담긴 간절함은 살황이 아니라 생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 같았다.

"선배님."

진남이 바로 정신을 차리고 급히 손을 뻗어 당청산을 일으키려 했다. 그런데 당청산의 몸이 만근 같아 일으킬 수 없었다.

그는 다급하게 말했다.

"선배님, 선배님의 은혜는 저에게 산과 같습니다. 만약 선배님이 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저는 당연히 거부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이렇게 무릎을 꿇고 부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너…… 대답한 거냐…?"

당청산의 눈에 희망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이어 무겁게 말했다.

"진남, 너에게 숨기지 않겠다. 나는 너더러 한 사람을 구하라고 할 거다. 오직 너만이 구할 희망이 있다. 그곳은 죽음의 바다라고 불린다. 만약 간다면 넌 목숨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니 만약 네가 거절한다 해도 너를 나무라지 않을 것이다."

"죽음의 바다라고?"

묘묘 공주와 용호요종이 의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단목 봉주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죽음의 바다는 하역에서 십대 금지 중 하나이다. 소문에 의하면 안에 들어간 사람은 무황이든 무존이든 모두 죽을 가능성이 높으며, 살아 돌아올 확률이 십 분의 일도 안 된다고 한다."

당청산은 단목 봉주의 말에도 진남만을 보고 있었다.

이때 묘묘 공주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죽음의 바다쯤이야 두려워 할게 없어. 진남, 죽음의 바다에 나도 한번 가봐야겠다. 거기에 있는 한가지 물건을 나는 반드시 가져야 한다!"

용호요종도 말했다.

"나도 갈 거다. 내 가족의 시체가 바로 죽음의 바다에 깔려 있다. 내가 만약 그 것을 얻는다면 무존이 되는 건 말 할 필요가 없다!"

세 봉주가 이 광경에 순간 멍해졌다.

분명 분위기가 매우 엄숙했는데 그들이 나서자마자 분위기가 가벼워졌다.

'분명 십대 금지 중 하나인 죽음의 바다인데 아무런 위험이 없는 것처럼 변해버리다니.'

"선배님."

진남의 안색이 평온해지더니 말했다.

"들으셨을 겁니다. 일어나십시오. 죽음의 바다에 저는 꼭 갈 겁니다. 안심하십시오."

진남의 단호한 어투는 모두가 다 들었다.

진남은 당청산에게 빚을 졌기에 당청산이 그더러 가서 사람을 구하라고 하면 그는 절대로 거절하지 않을 것이었다.

'죽음의 바다. 십대 금지의 하나. 무존마저 죽는다고? 그게 무서운 것인가?'

묘묘 공주는 죽음의 바다를 무시했다.

용호요종은 그곳을 경지를 높이는 곳으로 생각했다.

그럼 진남은?

그가 갔던 곳이든 앞으로 갈 곳이든 위험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리고 만약 고작 죽음의 바다를 두려워한다면 무슨 자격으로 자신이 전신의 혼의 주인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진남……"

당청산의 목소리가 떨렸다. 격동의 떨림이었다. 다만 그도 심지가 굳건한 사람이었기에 빨리 정신을 회복하고 땅에서 일어나 지긋이 진남을 보며 말했다.

"죽음의 바다가 열리기까지 아직 삼 년이란 시간이 있다. 그 삼 년 동안 너는 청룡성지 혹은 비양성지로 가서 경지를 연마하거라. 삼 년 후 내가 다시 너를 찾아올 거다.

난 미리 준비할 것이 있어서 네 곁을 지킬 수 없다. 하지만 내 영패를 줄 테니 누구든 너를 죽이려 할 때 네가 영패를 움직이면 세 번은 내가 너를 도와 죽여주겠다."

당청산이 손가락을 굽히더니 흰색 영패를 하나 꺼내 진남의 손에 들려주었다.

이어 휙 하는 소리와 함께 그는 바로 사라졌다.

진남은 이 영패를 들고 아직도 조금 얼떨떨했다.

'이대로 가버린다고?'

묘묘 공주와 용호요종도 하마터면 침을 흘릴 뻔했다.

'방금까지 살황이라는 늙은이는 그토록 정중하더니 진남이 돕겠다고 말하자마자 간다고 말하고는 순식간에 가버리다니.'

"죄송합니다."

이때, 선노가 걸어와 많은 사람들을 향해 공수하면서 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형은 너무 오래 기다렸습니다. 때문에 더는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선노의 살황이 오래 기다렸다는 말에 사람들이 모두 침묵했다.

사람들 중에 선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진남의 왼쪽 눈이 조금 촉촉해졌다. 무엇 때문인지 너무 오래 기다렸다는 한마디에 그의 왼쪽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진남!"

이때 단목 봉주가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어떠냐? 나를 따라 청룡성지로 가지 않겠느냐? 안심하거라, 나와 장 봉주는 너의 스승과 모두 생사지교다. 네가 나를 따라 청룡성지로 가면 꼭 백방으로 보살펴주겠다. 네가 조금도 괴롭힘을 당하지 않게 하겠다. 너의 이 두 친구들도 가능하다!"

마지막에 단목 봉주는 한마디 보충하는걸 잊지 않았다.

묘묘 공주와 용호요종은 눈이 반짝였다. 진남을 대신하여 대답하지 못해 안달이 났다.

'양대 봉주가 봐준다잖아! 나중에 청룡 성지에서 사고를 쳤다 해도 두려워할 필요 없다는 말이잖아!'

"큰 형, 그게 무슨 말이오!"

류 봉주가 조급하게 말했다.

"진남아 반드시 나를 따라 비양성지로 가야 한다. 비양성지에서 무슨 일을 벌이든 내가 봐줄터이니 모두 괜찮을 것이다."

묘묘 공주와 용호요종은 류 봉주의 말을 듣고 그쪽으로 마음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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