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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57화 (157/1,498)

157화 조금 더……!

백옥도장 싸움터 위.

진남은 머리카락을 날리고 온몸이 극도로 긴장되었다. 설사 전신의 눈이 이미 오묘함을 보아냈지만, 그의 속도로는 도망칠 수 없었다.

진남의 뇌가 극도로 긴장되어 끊임없이 전세를 분석해갔다. 그의 머릿속에 빛이 번쩍였다.

"전신위압(戰神威壓)!"

진남의 왼쪽 눈동자에 금광이 뜨거웠다. 전신의 위압이 방원 오십 리 이내를 흔들었다.

쿵!

시공이 멈춘 것 같았다. 하늘의 검우와 양대 살초가 모두 제압되어 속도가 늦춰졌다.

이때 진남이 발끝을 찍자 몸이 튕겨 나왔다. 손에 오만 고도를 들고 온몸의 힘을 최대로 끌어올려 조범과 이청우가 날린 두 갈래 살초를 향해 내리찍었다.

쿵!

폭발음과 함께 진남이 양대 살초를 억지로 잘라 부서뜨렸다. 다만 진남도 남은 힘에 밀려 몇십 걸음 밀려났다.

하늘을 뒤덮은 검우가 이때 일제히 내려와 진남의 몸을 때렸다.

"열염금갑체결!"

진남이 크게 소리치자 몸 안의 화염이 점점 더 짙어져 검우를 받아냈다.

펑! 펑! 펑!

진남의 몸에서 터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연거푸 쏟아지는 검우의 공격에 그의 육신도 크나큰 중상을 입어 입가에 피가 흘러나왔다.

조범, 이청우와 양일명은 그 광경을 보고 경악했다.

'진남이 먼저 양대 살초를 쪼개고 또 검우를 맞다니. 왜지? 죽음을 자초하는 건가? 그럴 바에는 양대 살초를 피하고 검우와 싸우면 진기를 절약할 수 있을 텐데?'

* * *

장교전.

조방이 이 광경을 보고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선노 봤소? 내가 말했잖소. 이건 무조건 진남이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이라고. 아무리 진남이 대단하다고 하더라도 이건 피할 수 없을 거요."

주위의 전주와 장로들은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눈에 아쉬움이 드러났다.

만약 진남이 일 대 일로 싸우는 걸 선택했다면 다른 삼대 천재들과 실력이 엇비슷해서 누구일지 승자가 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조방은 말을 딱 멈췄다. 전주들의 표정이 일제히 굳었다.

* * *

진남이 몸을 움직이더니 화염으로 변해 순식간에 양일명 앞으로 쳐들어갔다.

이때 정신을 차린 조범과 이청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들이 틀렸다. 그들은 진남이 양대 살초를 자르고 검우에 대항한 것이 우습다고 생각했지만, 진남은 일부러 이런 행동을 해 사람들의 방심을 끌어냈던 것이었다.

진남은 순식간에 양일명에게 살초를 펼쳤다.

양일명을 장외시키면 조범과 이청우는 큰 공격을 할 수 없어 진남을 막을 수 없었다.

"무서운 전투 본능이구나! 자신의 몸이 상처를 입는 걸 마다하지 않고 우리의 방심을 유도하다니!"

조범과 이청우가 동시에 찬 공기를 들이마셨다.

잠깐의 방심이었지만, 고수들에게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역습의 순간이 되기도 했다.

"어이쿠! 주천무혼!"

양일명은 안색이 변했다. 그러나 진남이 이미 눈앞까지 쳐들어와 그는 피할 수 없었다.

그는 바로 크게 소리를 질렀다. 등 뒤에 열 갈래의 노란빛이 동시에 솟아올랐다. 고검무혼이 천천히 솟아올랐다.

바로 그의 무혼 주천검(周天劍)이었다.

주천검이 나오자 순식간에 수없이 많은 검영이 뽑아 나와서 검룡으로 변해 진남을 향해 공격했다.

"물러가거라!"

진남이 크게 소리쳤다. 왼쪽 눈에서 위압이 모두 한데 모여 검룡을 내리쳐 잠시 멈추게 했다. 그는 몸을 날려 검룡을 피하고 양일명 앞까지 쳐들어갔다. 그는 양일명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호되게 한 방을 날렸다!

펑!

큰 소리와 함께 양일명의 몸이 커다란 힘에 맞아 열 걸음 밀려났다.

그의 오른발이 마지막 한 발에 동그라미 밖을 디뎠다.

생사전 전주는 표정이 변하지 않고 크게 소리쳤다.

"양일명이 전패했다!"

양일명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이어 그가 정신을 차리고 깊게 숨을 들이쉬더니 진남을 향해 공수했다. 방금 진남의 한 방은 매우 정확하게 계산되었다. 사정을 봐줘서 그를 동그라미 밖으로 밀어내기만 하고 그에게 중상을 입히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비장의 무기를 펼치지 않았기에 진짜 진 건 아니었다. 그러나 승복할 수밖에 없었다.

양일명의 행동에 모든 제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졌다고? 양일명이 졌다고? 삼대 천재가 연합공격을 펼쳤는데 졌다고?'

"제길……"

사람들 속에 있던 구양군은 이 광경을 보고 안색이 더 나빠졌다.

* * *

장교전.

조방은 안색이 더할 나위 없이 굳었다. 그는 뒤에 와서 전세가 이렇게 순식간에 변할 줄 전혀 예상치 못했다.

전주들 중에 눈이 휘둥그레지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대단하다, 대단해."

"진남은 전투력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형세를 장악하는 능력 또한 대단하구나."

"……"

장교 대전에 있던 전주들은 모두 작은 목소리로 감탄했다. 조금 전 진남의 초식에 두 천재뿐만 아니라 전주들도 모두 속았다.

언제부터인가 구양패와 청룡 성지의 사자는 술을 마시면서 백옥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담담한 시선은 여전히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 * *

백옥도장 위.

조범과 이청우는 놀란 눈빛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재빨리 정신을 차렸다. 진남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에서 불꽃이 일었다.

진남은 역시 강했다. 하지만 그가 강할수록 두 사람 마음속의 승부욕이 끓어올랐다.

"진남, 정말 강하구나. 넌 내가 만난 동급 경지에서 가히 최강의 천재이다."

조범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래서 나는 이청우와 손잡고 널 상대할 거다."

이창우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일이 이렇게 되자 두 사람은 망설임 없이 손을 잡았다.

만약 혼자 싸운다면 진남의 적수가 아닐 테니 차라리 두 사람이 손잡는 것이 나았다.

"얼마든지 덤비시오!"

진남의 눈에서 금빛이 뿜어 나왔고 머리카락이 흩날렸으며 기세가 드높았다.

진남 체내의 전혈(戰血)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요화무혼(妖火武魂)"

조범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의 등 뒤에서 열 갈래의 노란 빛이 뿜어져 나왔고, 요사스러운 화염이 솟아올랐다. 주위의 온도는 높아진 게 아니라 오히려 기이하게 낮아졌고 마치 찬 바람이 부는 것 같았다.

"대화분천(大火焚天)"

요화무혼이 천하를 불태울 듯한 기세로 진남을 진압했다.

제자들 중 안색이 변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주변에 서 있던 그들조차 요화무혼의 강함을 느낄 수 있었고 마치 몸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아주 강한 무혼이구나."

진남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요화무혼은 위호의 무혼보다 더 강한 것 같았다. 조범이 무왕 경지의 최고봉이라서 무혼 능력을 더 잘 알고 더 강하게 발휘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를 가두기엔 아직 한 수 모자라다!"

진남이 나지막이 외쳤다. 그는 요화무혼이 솟구치는 찰나에 잽싸게 빠져나왔다. 그는 기이한 자세로 조범을 향해 달려들었다.

"진남! 날 무시하지 말거라!"

이청우의 눈이 검처럼 날카로워졌다. 그녀의 등 뒤에서는 노란빛이 반짝였고 분홍색 뭉게구름이 걸려 있었다.

"낙운무혼(落雲武魂), 구구변화(九九變化), 운낙천장(雲落千丈), 대운쇄라롱(大雲鎖羅籠)!"

이청우의 외침과 함께, 분홍색 뭉게구름 무혼이 수천 가닥의 구름이 되더니 진남을 덮쳤다.

구름마다 강철 검처럼 날카로웠는데 구름들이 결합하여 거대한 감옥으로 변해 진남을 가두고 방원 백 척을 뒤덮었다. 방원 백 척의 구름으로 만든 감옥은 진남이 있는 방향을 향해 빠르게 조여왔다.

"나를 가두려고?"

진남의 눈에 전의가 일렁였다. 그는 몸을 움직이더니 주먹을 휘둘렀다.

펑!

큰 소리와 함께 진남의 안색이 변했다. 주먹으로 견고한 큰 산을 치는 느낌을 받았을 뿐 상대방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충격은 오히려 그의 몸에 되돌아와서 혈기가 들끓었다.

"네가 얼마나 단단한지 보겠다."

진남은 두 눈에 전의가 더욱 강해졌고 몸은 폭풍우가 되어 주먹을 연신 휘둘렀다.

쿵쿵쿵!

머리털이 곤두서게 하는 폭발음이 들렸고 구름으로 만든 감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계속 조여왔다. 진남의 몸은 되돌아오는 힘의 충격으로 숨결이 더없이 거칠어졌다.

하늘에 떠 있던 요화무혼은 위로 떠올라 무수한 화염을 내뿜으며 진남을 파묻으려 했다.

진남은 한발 물러나 등 뒤에서 고도를 뽑아 들었다.

"상황이 좋지 않아"

진남은 굳은 안색으로 열양금갑체결을 운행해 자신의 몸을 화염으로 변화시켰다.

찰나에 진남의 몸이 요화에 묻혔다.

지글지글!

진남은 요화 속에서 연이은 불의 공격을 받으며 체온이 빠르게 상승했고 피부가 붉어졌다. 그가 수련했던 열양금갑체결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화염에 심한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제자들은 그 모습을 보고 몸서리쳤다. 그들이었다면 어느 무혼도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속으로 이쯤 되면 진남이 반드시 패한다고 생각했다.

* * *

장교 대전

사람들은 진남의 모습을 보고 시름을 놓기는커녕 오히려 눈빛이 더 굳어졌다.

조방조차 비난하는 말을 내뱉지 않았다.

진남은 아직 자신의 무혼을 펼치지 않았다.

진남의 무혼이 어떤 능력이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세의 결과는 전혀 판단할 수 없었다.

* * *

백옥도장

"진남, 무혼을 왜 방출하지 않는 거야? 방출하지 않는다면 넌 산 채로 타 죽을 것이다."

조범은 큰소리로 외쳤다.

이청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왜 진남은 아직도 무혼을 방출하지 않을까?'

운무 감옥에 갇히고 요화 불바다에 삼켜진 진남은 뜨거운 열만이 느껴졌다. 그는 날카로운 통증으로 인해 이마에 핏대를 세웠다.

'지금 무혼을 펼쳐야 하는 걸까? ……아니야.'

진남의 눈빛은 차가웠다. 그는 무혼을 펼칠 필요가 없었다. 그가 취천일격을 펼치면 감옥을 때려 부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단지 그렇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안 돼, 아직 한계는 아니야. 아직은 비장의 무기를 꺼낼 때가 아니야. 난 더 싸울 수 있어."

'이 감옥을 어떻게 부수지? 불바다는 어떻게 맞서야 하는 거지? 반드시 방법이 있을 거야. 방법이 있을 건데……'

진남은 두뇌를 빠르게 움직였다.

진남의 머릿속은 마치 현을 꽉 조인 듯 팽팽하게 조여졌다.

요화는 점점 더 세차게 타올랐다. 진남의 피부는 끊임없이 파열되기 시작했고 강했던 육신은 점차 소각되기 시작했다.

'아직이야…, 좀 더 버틸 수 있어…….'

진남의 마음속에서 누군가가 나지막이 외치는 듯했다. 그는 죽음의 위협을 느꼈는데 그 느낌이 점점 더 강해졌다. 하지만 힘을 폭발하기까지 아직 자극이 조금 모자라서 계속 버티고 있었다.

"그만!"

생사전 전주는 안색이 변하면서 손바닥을 들어 진남을 구하려고 했다.

그러나 바로 그때였다.

'조금 모자라! 더 버틸 수 있어! 조금 더!'

윙!

진남의 육신이 완전히 무너지고 무혼을 펼치려는 순간, 체내의 내단이 격하게 떨리며 빛을 뿜었다. 은연중에 알을 깨고 나올 것 같았고 천지의 힘도 떨리게 했다.

무왕 내단이 이 순간 무왕겁(武王劫)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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