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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55화 (155/1,498)

155화 청룡 성지 사자

"진남, 여기요!"

소냉이 구세주를 만난 것처럼 다급히 손을 흔들었다.

그들은 생일잔치에 참석하러 오는 길에 묘묘 공주와 용호요종을 만나 어쩔 수 없이 한 상에 앉게 되었다.

진남을 고개를 끄덕이더니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공수하며 말했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저는 이미 다른 사람과 약속이 있습니다."

제자들은 방금 진남과 구양군이 만나는 걸 보고 모두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그들은 진남의 말에 정신을 차리더니 화도 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심지어 눈치 빠른 제자는 앞으로 나와 진남에게 길을 안내했다.

진남이 오자 묘묘 공주는 얼굴이 상기되고 두 눈이 흐릿해서 말했다.

"소남자, 빨리 오거라. 청병산이 진짜 맛있어……"

"빙청산이다."

용호요종은 이번에 사람으로 변해 이마에 표식으로 커다란 혹 두 개를 달고 있었다. 새하얗고 잘생긴 얼굴은 이미 시뻘게져 있었고 술 냄새가 사방에 진동했다.

"입 다물어!"

묘묘 공주가 손바닥을 날리며 입을 삐죽 내밀고 말했다.

"청병산이야! 청병산!"

"그래, 그래……. 자! 계속 마시자!"

용호요종은 뺨을 한 대 맞고 술을 깨더니 웃으며 계속 술을 부었다. 두 사람은 계속 술잔을 기울였다.

진남은 어이가 없었다.

빙청산은 이번 생일잔치의 영주(靈酒)였다. 그는 묘묘 공주와 용호요종이 술을 좋아할 줄 몰랐다.

그는 이제야 소냉이 왜 그런 눈길이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진남이 빙청산을 한 병 갖고 와 물었다.

"궁양 형님은?"

"모르겠소. 며칠 전에 그는 임(臨)이라는 자가 자신을 찾아서 종문을 떠난다고 했소."

소냉이 대답했다.

"임?"

진남이 손목을 살짝 흔들었다.

'임은 임자진언이 아닌가? 설마 구자진언이 궁양을 전인으로 선택했나?'

"궁양 형님에게 기연이 온 것 같구나."

진남이 중얼거렸다.

이때 이변이 발생했다. 머나먼 하늘에서 위압이 밀려왔다.

수백 리 떨어져 있었지만, 살이 떨릴 정도로 강력한 위압이었다.

제자들의 안색이 변했다.

휙! 휙! 휙!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구양패를 우두머리로 뒤에 선노가 따르고 그 뒤에 삼대 종문의 종주와 전주들, 거두들, 여러 종문의 정상급 천재들이 모두 장교전 문 어귀에 나타났다.

"사자를 맞이합니다!"

구양패 그리고 모든 종주, 전주, 거두들이 동시에 공수하고 높이 외쳤다.

모든 제자들은 이 광경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대체 어떤 사자가 오는 걸까?'

진남은 표정이 살짝 일그러지더니 바로 고개를 들어 멀리 있는 엄청난 위압을 바라봤다.

쿵 하는 소리가 나더니 몇백 리 밖에 있던 위압이 현령종 대문 어귀에 떨어졌다. 그 엄청난 위압이 거산처럼 백옥도장을 눌렀다.

펑! 펑! 펑!

백옥도장의 대진이 빛이 반짝이더니 그 위압에 눌려 폭발음을 냈다. 수많은 부문도 잇달아 찢어졌다.

악!

이어 비명 소리가 울렸다. 백옥도장의 많은 제자들 중 오십여 명이 이 위압에 피를 토하고 날아갔다.

다른 경지가 높은 제자들은 설사 내문 제자라도 안색이 창백해지고 엄청 괴로웠다.

진남도 안색이 살짝 변했다. 온몸의 피가 굳어지고 경맥이 터질 것 같았다.

그러나 이 위압은 전신의 왼쪽 눈의 위압과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는 몸이 영향받은 외에 아무런 이상한 점이 없었다.

"엉?"

한창 술을 마시고 있던 묘묘 공주와 용호요종의 눈길이 굳어졌다.

진남은 두 사람에게 눈짓을 한번 하더니 호흡을 고르고 바로 고개를 들고 바라봤다.

약 오십여 살 되어 보이는 중년 남자가 보였다. 그는 얼굴은 백옥처럼 희었고 파란색 옷을 입고 있었다.

그는 백옥도장의 제자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마치 무시하는 것 같았다.

진남은 전신의 눈을 움직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청룡 성지의 사자는 무황 경지의 강자가 뻔했다.

무황 강자는 이런 엄청난 위압이 있었다.

"이것이 바로 예전에 살황이 있던 문파구나."

중년 남자가 한탄했다.

"살황은 얼마나 대단했던가, 하역을 휩쓸었으니. 그런데 지금 그의 종문은 이토록 쇠락해 인재가 전혀 없구나. 진짜 아쉽다, 아쉬워……"

장내의 적지 않은 현령종의 장로, 전주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예전에 현령종에 살황이 태어나 온 하역에 피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양대 성지에서 얼마나 많은 천재들이 그에게 머리를 잘렸는지 알 수 없었다.

그가 활동할 때는 흑도가 하늘에서 내려와 땅에 떨어지면 모든 걸 버리고 흑도와 방원 최소 오십 리는 떨어져야 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흑도는 바로 살황의 칼이었다. 살황이 나타나면 방원 오십 리 안은 어떤 생명체도 남기지 않았다.

"사자 대인, 오늘은 저의 생일이니 장교대전 안에 들어와 제자들의 투무를 보며 남혈하(藍血河)를 마시는 게 어떤지요."

구양패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남혈하?"

중년 사자의 눈이 반짝였다.

"구양아, 제자들의 투무가 별로 재미없는 걸 알고 남혈하를 준비했느냐? 허허, 잘했구나!"

말을 마친 중년 사자는 성큼성큼 걸어 장교전에 들어갔다. 그는 이곳에 한시도 더 머물고 싶지 않는 것 같았다.

다른 종주들은 이 광경을 보고 서둘러 중년 사자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장교대전에 들어선 구양패는 잠시 멈추더니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진남! 장교대전으로 오거라!"

모든 눈길이 일제히 진남을 바라봤다. 부러움이 가득했다.

사람들은 사자의 내력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진남에게 커다란 기연이 될 수도 있었다.

진남은 이맛살을 살짝 찡그렸다.

묘묘 공주와 용호요종과 암암리에 눈길을 마주치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날려 장교대전으로 들어갔다.

장교대전은 백옥도장과 달랐다.

대전 안에는 각종 이보를 태우고 있어 향기로운 향기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생일상에 차려진 요리들은 요종 경지의 기운을 뿜고 있었고 술에는 영력이 넘실댔다.

진남은 대전을 훑어봤다.

청룡 성지의 사자는 구양패의 옆에 앉아있었다. 그는 파란색의 술을 들고 음미하고 있었다. 구양패의 왼쪽에는 선노와 여러 종문의 종주들이 차례로 앉아있었다.

그 아래 양쪽에는 많은 전주와 장로들이 있었다.

진남은 둘러보다가 눈치챘다. 장교대전 안에 청년 두 명과 여인 한 명이 있었다. 그들 세 사람의 몸에서는 무왕 강자의 기운이 풍기고 있었는데 가히 예사롭지 않았다. 다른 삼대 종문의 제자들 같았다.

그가 들어오자 모든 사람들의 눈길을 돌렸다.

진남의 모든 일이 이미 낙하왕국을 뒤흔들었기에 그들은 당연히 진남을 알고 있었다.

"제자 진남, 종조, 태상 장로, 사자, 여러 선배님께 인사드립니다."

진남은 공수하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봤지만, 전혀 비굴하지 않았다.

"응."

구양패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진남, 소문을 들으니 명예 장로가 너의 스승이라며? 그리고 용호요종도 너의 곁에 있고. 그 두 명은 왜 함께 장교대전으로 오지 않았느냐?"

그 말에 많은 사람들의 표정이 변했다.

"사실 그 두 선배님은 성격이 괴상합니다. 들어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지금 제자들과 술을 마시고 있습니다."

진남은 이맛살을 살짝 찡그리며 대답했다.

"그렇구나. 그럼 방해하지 말자."

구양패가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말했다.

"진남, 오늘은 나의 마흔 살 생일이다. 풍속대로 각 종문에서 한 명의 제자를 뽑아 무예를 비겨 흥을 돋운다. 네가 우리 현령종을 대표해 출전하거라, 어떠하냐?"

진남은 눈길이 싸늘해졌다.

그는 세 제자를 이미 관찰해보았다. 모두 무왕 정상급 존재였다.

그런데 구양패가 그더러 그들 세 사람과 싸우라고 하다니.

백옥도장에는 현령종의 많은 천재들이 앉아있었다. 진전 제자를 제외하고 내문 제일, 내문 제이의 마건(馬乾) 등이 모두 있었다.

"하하! 그 제안이 참으로 좋소. 오래전부터 진남의 이름을 들었지만,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말이오."

난염문 장로 위통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난염문에서 온 제자는 우리 내문 제일의 조범(曹凡)이요. 조범아 공평을 위해 경지를 반보무왕으로 낮추거라. 알겠느냐?"

한 청년이 담담한 표정으로 공수하고 말했다.

"제자 반보 무왕으로 진남과 한번 겨루어보겠습니다!"

이때 선노가 웃으며 참견했다.

"재미있군, 공평하게 싸우거라! 조방 형님과 임선 종주께선 어떻게 생각하시오? 우리 현령종이 오늘 당신들 요구에 따르겠소."

조방이 중얼거리며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의견 없소. 공평하게 싸우는 게 맞소!"

"저도 의견 없어요."

구양패는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었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모든 제자들이 보고 경험을 쌓게 너희들 넷은 백옥도장에서 싸우거라. 이번 싸움은 규칙이 매우 간단하다. 방원 삼백 척을 밀려나면 진 거로 치겠다."

"좋소!"

"좋소."

장교대전 안의 분위기가 끓어올랐다. 모든 전주, 거두의 눈길 속에 이상함이 모든 걸 드러냈다.

'구양패 종주는 도대체 무슨 뜻이지?'

진남은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될 줄 생각지 못했다. 그는 안색이 여전히 좋지 않았다.

다른 세 사람은 내문 제일의 존재였다.

그들이 설사 경지를 반보 무왕 경지로 공제한다 해도 무도 경지는 비할 바 없이 깊어 입미지경을 초월해 취세지경에 도달했다. 또한 그들의 몸에는 많은 법보가 있었다.

이 세 사람과 싸우면 그는 완전히 열세일 것이었다.

그는 그들과 싸우는 건 두렵지 않았지만 구양패의 이런 행동이 매우 언짢았다.

'종문에 이렇게 많은 천재들이 있는데 왜 하필 나를 선택했을까. 설마 구양패가 일부러 나를 누르려는 건가?'

진남은 의문이 떠올라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때 짜증 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용하거라. 내가 술 마시는 걸 못 봤느냐? 싸울 거면 어서 나가서 싸우거라. 무예를 겨루려면 어서 겨룰 것이지 이렇게 지루하게 지껄일 필요 있느냐?"

순식간에 대전 안이 조용해졌다. 왜냐하면 입을 연 사람이 바로 청룡 성지의 사자였기 때문이다!

"맞습니다. 너희들은 어서 내려가 싸움을 시작하거라!"

구양패는 무표정하게 조금도 난처해하지 않고 손을 저었다.

진남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는 이 청룡 성지의 사자의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았다. 게다가 구양패의 태도와 여러 종문들이 자신의 실력을 두고 놀리듯 떠드는 게 그는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진남은 두말하지 않고 몸을 날려 장교대전을 나섰다. 다른 세 명의 천재도 분분히 나왔다.

그들 네 사람이 나오자 백옥도장의 수천 명의 제자가 그들을 바라봤다.

생사전 전주가 장교대전에서 날아 나와 높게 외쳤다.

"종주의 생신 축하하여 제자들이 무예를 겨루겠다! 이번 시합은 모두 경지를 반보무왕으로 제한한다. 이번 시합은 우의를 다지는 게 첫 번째고 시합의 결과는 그다음이다. 그러니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되고 중상을 입혀도 안 된다! 동그라미 밖으로 밀려나면 진 거로 친다!"

말을 마친 그는 손바닥을 내밀어 기를 내뿜어 백옥도장으로 그었다. 방원 삼백 척의 동그라미가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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