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화 대전을 시작하겠다
담검의 안색이 조금 어두워지더니 바로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아니다. 네가 우리 군맹과 맞서는데 당연히 내가 나서야지."
"그리고 너는 우리 두 사람이 힘을 합쳐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거냐? 너 자신을 너무 높게 평가하는 거 아니냐? 우리 두 사람은 지금 바로 여기서 너에게 도전하겠다. 생사전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자!"
"염치없구나!"
사람들이 반응할 새도 없이 궁양 등이 앞에 나서서 그들을 욕했다.
만약 냉봉과 담검 두 사람이 연합하면 무왕 일 단계의 강자와도 싸울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런 그들 두 사람이 함께 진남한테 도전한다는 건 억지였다.
종주 편의 장로들은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번 도전을 묵인했다.
"너희 두 사람이 함께 나에게 도전한다고?"
이 말을 듣자 진남은 왼쪽 눈과 몸 안의 전신의 혼이 순간 모두 격렬하게 뛰고 꿈틀거리고 전의가 짙었다.
담검은 내원 일 위였고, 냉봉도 내원 이 위였다.
만약 그들 두 사람을 격파하면 진남은 바로 내원 일 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사내대장부의 가슴 속에는 모두 일 위가 되는 꿈이 있었다.
"진남……!"
궁양 등 사람들은 진남의 생각을 눈치챈 것처럼 큰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그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무대 위의 진남이 크게 웃었다.
"좋다! 내원 일 위, 그리고 선천 십 단계의 존재! 너희 둘이 합친다면 나와 싸울 자격이 돼!"
장내의 사람들은 모두 황당했다. 진남이 승낙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냉봉과 담검이 서로 마주 보았다. 눈에 한 가닥의 기쁨이 스쳤다. 진남은 역시 진남이었다. 여전히 충동하고 계획이 없었다.
이어 담검이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
"지금 너의 뒤에 무종 강자 두 분이 너를 지지해 주고 있는데 만약 우리가 생사결전 할 때 두 강자가 관여하면 우린 틀림없이 너를 죽일 수 없을 것이다! 넌 우리의 결전이 공평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담보할 수 있느냐?"
장로들과 사대 전주 모두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었다. 담검을 보는 눈빛에 한 가닥의 만족감이 더 나타났다. 반드시 공평을 유지할 수 있어야만 싸움을 시작할 수 있었다.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안심하거라."
진남이 대답하기도 전에 모두들 예상치 못했던 사람이 나섰다. 바로 생사전 전주였다. 그는 구속을 벗어나 방금 전의 포위 공격의 영향을 조금도 받지 않고 말했다.
"누구든 생사전에서는 생사를 논하지 않는다. 이건 규칙이다!"
모든 사람들이 뜻밖이라는 듯이 그를 보았다. 그들은 생사전 전주가 진남 편에 설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들은 그가 모든 일을 생사전의 규칙에 근거하여 처리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두 동생들, 너희들 안심하거라, 난 절대로 간섭하지 않을 것이다."
용호요종이 흘겨봤다.
"응. 너희 두 사람이 만약 그를 죽인다면 나는 이후부터 너희 두 사람을 진전 제자로 받을 것이다."
묘묘 공주가 눈을 깜박거렸다.
"……"
사람들은 무종 경지의 강자들의 말에 어이없어했다.
진남이 웃으며 말했다.
"난 이 자리에서 하늘에 맹세한다. 우리 사이의 싸움은 공평하다. 난 절대로 도움을 청하지 않을 것이고 또 절대로 누구도 나를 돕지 못하게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청천벽력을 맞고 영원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진남의 기백에 마음이 흔들렸다. 진남이 천지맹세를 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다만 그들은 진남이 이미 전신의 혼의 이름으로 원수면 누구든 반드시 쓸어버리겠다고 맹세한 걸 몰랐다.
"좋아!"
담검과 냉봉은 이 광경을 보자 눈에 한 갈래 빛이 스치더니 두말없이 몸을 날려 무대 위로 내려왔다.
내원의 진정한 천재들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흥! 진남은 참으로 배짱이 크구나!"
삼대 전주 그리고 많은 거물, 장로들은 모두 눈빛이 반짝이고 입가에 냉소가 비꼈다.
그들이 보기에 진남의 이런 행동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같았다.
'분명 두 무종 경지의 강자가 지지하고 있는데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천지맹세를 하고 두 천재와 대전하다니. 진남은 자신이 진짜로 담검과 냉봉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때, 형벌전 전주가 머리카락을 풀어 헤치고 두 눈이 충혈되어 갈라진 목소리로 외쳤다.
"담검, 냉봉, 오늘 너희들이 만약 진남을 죽인다면……! 아니! 그를 폐인으로 만들기만 하면 이제부터 십 년 동안 너희들이 나에게 어떤 부탁을 해도 된다!"
연무대 위의 담검과 냉봉은 이 말을 듣더니 몸이 부르르 떨었다. 눈길에 흥분이 드러났다.
그들이 이번에 온 것은 처음엔 구양군의 명령을 받고서였다.
후에 그들은 용호요종과 묘묘 공주를 보고 바로 중도에 포기하려 했다. 종주가 무황으로 승진하든 말든 적어도 지금은 현령종 내에서 두 명의 무종 경지의 강자와 대항할 사람이 없었다.
다만 그들 두 사람은 구양군을 배신할 수도 없었다. 하여 한참 가늠해보고서야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진남에게 도전한 것이었다.
그들 두 사람의 경지로 진남을 상대하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남이 만약 거절하면 그들은 스스로 물러날 것이었다.
"지금은 아직 그를 죽여서는 안 돼. 이따 우리 두 사람이 연합하여 그의 한쪽 손과 한쪽 발을 분질러 놓으면 돼. 그러면 구양군의 명령을 완성할 뿐만 아니라 형벌전 전주를 십 년 동안 마음대로 부릴 수 있어. 그리고나서 겸사겸사 진남의 재산을 약탈하자."
담검과 냉봉은 마주 보았다. 전음비술을 통해 두 사람의 목표가 통일되었다.
"대전을 시작한다!"
생사전 전주가 무뚝뚝한 표정으로 크게 외쳤다.
"죽어라!"
담검과 냉봉은 역시나 내원에서 서열 일 위, 이 위의 천재였다. 생사전 전주의 말이 떨어지자 두 사람의 몸이 마치 활시위를 벗어난 화살처럼 발사되어 좌우에서 진남을 향해 돌진했다.
"잘 왔다!"
진남은 온몸의 전의가 들끓어 큰 웃음소리를 내더니 크게 한 걸음 내디뎌 수많은 권영을 쏟아냈다.
쿵! 쿵! 쿵! 쿵!
연이은 폭발음이 울리자 놀라운 광경이 일어났다. 진남의 몸이 한 마리의 무서운 요수로 변한 것처럼 사방으로 종횡했으며, 권력이 용솟음쳐 끊임없이 냉봉과 담검의 몸을 공격했다. 진남의 공격에 두 천재들이 연거푸 패퇴했다.
사대 전주와 많은 거물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대단한 육신이구나!"
"육신만으로 두 천재와 맞서 싸우다니, 그의 육신은 도대체 얼마나 강하단 말인가! 설마 그가 육신 비술을 수련했나?"
"어떻게 이럴 수가, 난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 한 달 전에 진남의 육신은 이렇게 강하지 않았어."
"……"
사람들이 진남을 보는 눈빛이 모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짧은 한 달 내에 경지가 여덟 경지나 폭등하고 또 수천만 무왕단의 가치가 있는 재산을 얻었는데 육신마저 이렇게 강해졌다.
많은 사람들은 왜 군맹의 사람들이 거대한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진남을 처리하려는 지 드디어 알게 되었다.
만약 용호요종과 묘묘 공주가 없었다면 아마 그들이라도 진남을 처리하려 했을 것이었다.
"일권당허무(一拳蕩虛無)!"
진남이 큰소리로 외치며 주먹 날리자 그의 주먹 끝에서 한 가닥의 격렬한 강기가 뿜어 나와 냉봉과 담검의 몸을 때렸다. 두 사람은 바로 뒤로 물러났다.
"젠장!"
냉봉은 안색이 더할 나위 없이 보기 흉해지더니 바로 소리쳤다.
"사방극도(四方極刀)!"
냉봉이 손목을 돌려 저장 주머니에서 고도 한 자루를 뽑았다. 고도는 칼날이 없었지만, 한기를 사방으로 뿜어냈다. 하나의 극품 영기였고 전력이 비범했다.
냉봉은 칼잡이로서 이미 수년간 수련하여 온몸의 도의가 소성 입미지경에 도달하여 심상치 않았다.
그는 사방극도를 손에 들고 바로 달려들었다. 엄청난 도의가 사방에 퍼졌다. 도의는 순식간에 하나의 커다란 수룡으로 변하여 진남의 머리를 뒤덮었다.
"너의 도의는 나보다 많이 부족하다!"
진남의 눈에 한 갈래 살기가 스쳤다. 폭노 고도가 하늘로 치솟아 올라 한번 베자 대성 입미지경의 도의가 장룡처럼 울부짖으며 솟아올랐다.
"아차……!"
냉봉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그는 진남의 도의가 이런 경지에까지 도달했고 이렇게 무서울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는 바로 신형비법으로 몸을 움직여 여러 겹의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그렇게 위험을 거듭하며 진남을 교란하고 나서야 진남의 엄청난 도의를 겨우 피해냈다. 식은땀 한 방울이 냉봉의 얼굴을 따라 흘러내렸다.
"진남, 넌 실로 대단하구나! 그러나 너만 대성 입미지의를 장악한 것은 아니다."
호통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담검이 한 편에 서서 기회를 엿보다가 기회가 생기자 바로 뛰쳐나왔다. 그의 등 뒤에 있는 거대한 장검이 웅혼한 검기를 내뿜으며 극품 영기 장검이 가지고 있는 빛과 결합해 한 갈래의 혈색 칼날을 이루어 진남에게로 떨어졌다.
사방에서 피 냄새가 이는 것 같았다.
"사방무극(四方無極), 사방환살(四方幻殺)!"
냉봉은 이 광경을 보자 밝아진 표정으로 발끝을 찍어 하나의 비술을 펼쳤다. 그의 몸이 네 개의 그림자로 변했다. 그는 고도를 들고 담검과 함께 진남에게 달려들었다.
"좋아!"
진남의 속에서 한 가닥의 압박이 솟아났다. 한 가닥의 압박은 그의 온몸의 혈액을 점차 들끓게 했다. 한데 엉켜있던 혈맥이 마치 이 순간 모두 깨어나는 것만 같았다.
"전신의 위압!"
진남의 왼쪽 눈동자에 청색 빛이 크게 뿜어 나왔다. 보이지 않는 위압이 태고의 거대한 흐름처럼 순식간에 솟아올랐다.
쿵!
담검이 펼친 예리한 일 검이든 냉봉의 비술이든 전신의 위압이 충격해 오는 순간 전부 모두 공중에 진압되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니!"
담검과 냉봉 두 사람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무형의 큰 산이 그들의 몸을 내리눌러 그들은 모두 움직일 수 없었다. 마음속에 두려움이 피어났다.
전신의 위압은 그저 한 가닥뿐이었다. 그러나 그들 두 사람에게는 맹수에 못지않았다.
사방팔방의 전주, 거물 장로들은 모두 일제히 안색이 변했다.
"이건 무슨 동술이지?"
"빨리 보시오, 그의 왼쪽 눈동자가 청색으로 변했소!"
"진남이 이렇게 무서운 동술을 가지고 있다니."
"이제 큰일 났소!"
"……"
견고하여 파괴할 수 없던 연무대가 전신의 위압에 격렬하게 흔들렸다. 마치 붕괴할 것만 같았다.
담검과 냉봉 두 안하무인이던 천재들도 이 시각,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들은 무형의 압박을 받아 몸이 끊임없이 떨렸다. 곧 바닥에 무릎을 꿇을 것만 같았다.
진남 얼굴의 전의가 점차 사라지고 담담하게 말했다.
"나의 위압마저 받아내지 못하다니, 나를 너무나 실망하게 만드는구나."
담검과 냉봉의 일그러진 얼굴에 순간 한 줄기 분노가 솟아올랐다.
'진남은 정말 너무 오만하구나! 감히 우리 두 사람을 이렇게나 무시하다니!'
담검과 냉봉이 굳어진 몸을 억지로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