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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45화 (145/1,498)

145화 누가 죽으러 오겠느냐?

"하하하!"

장건은 그를 비웃었다.

"네놈은 냉봉 사제에게 싸움을 걸고 후에 두려워서 스스로 패배를 인정했다. 그런데 지금 감히 생사전에서 싸우자고 싸움을 걸다니!"

진남은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만약 나를 이기면 내 몸의 재산을 마음대로 가져가거라!"

"진남!"

궁양 등이 그 말에 놀라서 정신을 차리고 외쳤다.

비록 그들이 진남이 남은 사실을 받아들였지만, 생사전에서 무왕 경지 아래의 사람들에게 싸움을 거는 건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나 다름없었다.

진남은 그들을 힐끔 봤다. 궁양 등 사람들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그들은 진남의 두 눈에서 결심을 보았다.

궁양 등은 그런 진남을 보자 생각이 들었다.

'이제껏 줄곧 진남이 진 적이 있었던가?'

"좋다! 네가 한 말은 장내의 장로 제자들이 모두 증인이다."

장건의 시선이 반짝이었다.

진남은 명예 장로, 태상 장로가 봐주고 있어 그들이 함부로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진남이 스스로 싸움을 거니 그들은 이게 웬 떡이냐 싶었다.

"진남, 지옥엔 나갈 문이 없는데 스스로 들어오는구나."

팽우와 주귀력이 웃기 시작했다.

비록 얼마 전에 진남이 주양 등 사람을 무릎 꿇게 했지만, 그들 두 사람은 선천 팔 단계의 경지이고 또 많은 보물이 가지고 있었기에 진남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가자, 생사전으로!"

장건, 팽우, 주귀력 그리고 스무여 명의 천재들, 그리고 진남, 궁양 등도 전부 생사전으로 향했다.

용호요종과 묘묘 공주는 이런 수준의 싸움에 흥취가 없어 정원 문도 나서서 않고 폐관하고 수련했다.

* * *

진남이 군맹을 쓸어버리겠다고 큰소리친 일은 마치 회오리바람처럼 매우 빠르게 전체 현령종 아래위에 전해졌다.

삽시간에 소문이 퍼져 놀라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미쳤구나, 미쳤어! 진남이 무왕 경지 아래를 쓸어버리겠다고 큰소리치다니!"

"고작 한 달 만이잖아. 기우를 얻었다 해도 선천 경지 팔 단계와 싸우려고 하다니!"

"가자, 빨리 생사전으로 가 진남이 어떻게 죽는지 보자!"

"허허, 전에 그가 냉봉에게 싸움을 걸고 후에 스스로 항복했어. 그러니 그는 분명 또 얼마 지나지 않아 항복하고 도망갈 것이야."

"……"

놀란 후 장로든 제자든 진남을 우습게 보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 * *

같은 시각, 제일 마당 안.

이 소식을 들은 구양군은 기뻐하며 말했다.

"진남은 참으로 재미있구나, 냉봉에게 싸움을 걸고 후에 무서워 스스로 항복했으면서 또다시 큰소리치다니. 이번엔 그가 항복하려 해도 안 된다. 반드시 모든 재산을 나에게 바쳐야 해.

그리고 만약 이 자식이 진짜로 생사전에 오른다면 군맹 구성원을 통해 그를 불구로 만들면 돼. 아버지가 무황으로 승진하시기 전에 죽일 수는 없지만 말이야."

려홍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보기에 진남이 생사전에서 싸우자고 한순간 진남의 미래는 이미 결정된 거나 다름없었다.

오직 소경설만이 우울해했다. 그녀는 코끝이 살짝 찡해졌다.

전에 그는 진남의 안위를 걱정하여 진남을 찾아가 항복하라고 부탁했었다. 이 일은 아마 그녀의 인생에서 제일 잘못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일찍이 머리를 숙이는 것을 선택했었다. 그녀는 진남과 함께 하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다.

* * *

이와 동시에 산봉우리 꼭대기의 한 저택 안.

"허, 녀석이……"

선노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내 말을 전혀 듣지 않는구나. 내가 가라고 했는데 기어코 남으려 하다니!"

분명 매우 분노한 말투였지만 말하면서 그는 웃기 시작했다.

"친구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구나. 진남답다. 그 녀석은 머리를 숙이지 않고 굴복하지 않아. 네가 진남더러 떠나라고 한 것은 그더러 머리를 숙이라는 것과 같다. 그러하기에 진남이 친우들과 함께 하는 걸 선택한 것이 더 녀석의 성격과 맞다."

저택 안에서 한 신비한 노인이 담담하게 말했다.

선노는 이상한 듯 눈썹을 움찔거리며 말했다

"사형, 몰랐는데 형님은 진남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네요."

"진남은 처음으로 자해만월석을 폭파시킨 사람이다."

신비한 노인은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진남이 만상도에 있을 때 나는 줄곧 녀석을 지켜봤다. 진남이 외원 심사에 참가했을 때도 나는 있었다. 무연각에 있을 때도, 용호산맥에 있을 때도 나는 가봤다. 비록 진남의 전부를 보아내지 못했지만, 적어도 녀석의 됨됨이를 나는 매우 잘 알고 있다."

선노의 얼굴에 띤 의아함이 점점 사라지더니 말했다.

"사형, 그럼 진남이 바로 사형이 찾는 사람입니까?"

"맞는지 아닌지는 진남의 선택에 달렸어."

신비한 노인이 말했다.

"넌 진남이 냉봉에게 싸움을 걸고 후에 스스로 굴복했을 때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느냐?"

"무슨 말을 했습니까?"

선노는 생각나지 않았다.

"난 진남이 다시 돌아올 때 분명 한 번의 폭풍을 일으킬 거라 했다."

신비한 노인이 말했다.

"그가 만약 그 폭풍을 일으킬 배짱이 있으면 그는 바로 내가 찾는 그 사람일 테다. 만약 아니라면 설사 다른 자격이 이미 충족하더라도 나는 더 기다릴 수밖에 없을 테고."

"내가 찾으려는 사람은 무예 천부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배짱도 있어야 한다. 평범한 사람인데 칼을 주고 기회를 주면 한 나라의 황제도 죽일 수 있는 배짱 말이다."

* * *

생사전.

현령종의 여섯 개의 전당 중에서 제일 신비하고 강대했다. 소문에 생사전의 전주는 이미 반보 무종 경지에 도달했고 무종 경지와 한 걸음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기에 종주도 예를 갖추어 대해야 했다.

멀리서 보니 생사전은 온통 검붉었다. 마치 무형의 대진이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더할 나위 없이 스산해 보였다.

이 시각, 생사전의 대문 앞에 두 무리의 제자들이 서 있었다. 그 뒤로는 장로와 제자들이 소문을 듣고 오고 있었다.

"누가 결전하느냐."

생사전 대문 앞에 한 노인이 앉아있었다. 노인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상황을 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전주를 뵙습니다!"

이때 장건, 궁양 등 사람들, 그리고 여러 장로가 모두 일제히 일어나 공손하게 말했다.

이 문지기 노인이 바로 생사전의 전주였다.

"다시 묻겠다. 누가 결전하는 거냐."

노인은 여전히 담담하게 다시 묻기만 했다.

"접니다."

진남이 크게 한발 나서며 두 손을 들고 장건 등 사람을 훑어보면서 말했다.

"무왕 경지 이하는 누구든 마음껏 오거라. 너희들 누가 먼저 죽겠느냐?"

사람들은 모두 말문이 막혔다.

'진남은 정말 오만방자하구나!'

궁양 등이 남몰래 쓴웃음을 지었다. 진남은 역시 진남이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전혀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

동시에 그들의 마음속에도 조금의 기대가 드러났다. 진남은 예전처럼 그들에게 놀라움을 줄 것이다.

'이번에 그는 어떤 기적을 창조해낼까?'

"너무 자신만만하구나! 팽우 사형, 주귀력 사형, 이 자식을 처리하는데 사형들이 나설 가치가 없습니다."

장건 등 사람 뒤에 있던 험하게 생긴 제자가 크게 한 걸음 내딛더니 사납게 말했다.

"이번엔 저 이팔경(李八瓊)이 그를 상대하겠어요."

"이팔경? 그는 전에 상위 존재인 선천 팔 단계의 존재를 죽였어."

"진남이 그의 상대가 될까?"

"……"

주위의 제자와 장로들은 의견이 분분했다.

"나를 따라 생사전으로 들어오거라!"

생사전의 전주가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려 했다.

"잠깐만요!"

진남이 외쳤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할 때 그가 담담하게 말했다.

"이팔경이라고? 미안하다. 난 너의 결전을 받지 않겠다. 왜냐하면 너는 아직 나와 대결할 자격이 없어."

쿵!

생사전 대문 앞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사람들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팔경은 필경 선천 팔 단계의 존재를 죽였고 실력을 얕볼 수 없었다. 한 달 전의 냉봉이라도 이팔경을 만나면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었다.

"뭐라고? 내가 자격이 없다고?"

이팔경이 노발대발했다.

그는 진남이 주양 등 사람들을 무릎 꿇게 한 일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몸엔 '호심경(護心鏡)'이라고 불리는 영기가 있어서 외부의 악이 침범할 수 없고 방해를 받지 않았다. 때문에 그는 진남의 사술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무릎을 꿇거라!"

이때 진남의 왼쪽 눈동자에 청색 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전신의 위압이 쏟아져 내리는 홍수처럼 밀려 나왔다.

악!

비명이 바로 울려 퍼졌다. 이팔경이 큰 두려움을 느낀 것처럼 땅에 무릎을 꿇고 창백한 얼굴로 벌벌 떨었다.

"꺼지거라!"

진남이 또 한 번 크게 소리쳤다. 그의 전신의 위압이 형체가 있는 것처럼 한데 모여 이팔경의 몸을 때렸다.

펑!

터지는 소리와 함께 이팔경은 마치 거대한 망치에 맞은 것처럼 뒤로 날아갔다.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하며 삼 장 밖에 쓰러지더니 인사불성이 되었다.

웅성대던 생사전 대문 앞이 침묵에 빠졌다.

모든 장로, 제자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져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장건, 팽우, 주귀력은 더 그러했다. 그들은 비록 주양이 무릎 꿇은 일을 들었지만 진남이 두 번 소리치자 이팔경이 바로 무릎 꿇고 또 날려 나가는 걸 직접 보고는 더 놀랐다.

"진남……"

궁양은 처음에 놀라더니 마음속에 다시 저도 모르게 설렘이 일었다.

'진남은 역시 진남이야. 두 번 소리쳐 선천 칠 단계의 천재를 무너뜨렸는데 누가 감히 그에 비할 수 있을까?'

"응?"

생사전의 전주는 처음으로 놀란 눈길로 진남을 바라보았다. 마지막에 뭘 발견했는지 눈길이 진남의 왼쪽 눈에 모이더니 이내 뭔가 생각하는 것 같았다.

진남은 여전히 담담하게 장건 등을 훑어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누가 죽으러 오겠느냐?"

장건 뒤의 많은 천재들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그들은 전에 진남이 날뛴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직접 보고 난 후 마음속에 오히려 두려움이 밀려왔다.

팽우와 주귀력도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지금 진남이 나타낸 전력으로 보니 아마도 선천 경지 구 단계의 존재에 대등했다.

그들 두 사람도 마음속의 전의가 완전히 사라졌다.

"팽우, 주귀력, 전에 너희 둘은 아까 그렇게 날뛰면서 내 친구들에게 죄명을 정하더니 지금은 왜? 설마 겁먹은 거냐?"

진남이 크게 웃었다.

"이왕이면 너희 두 사람이 함께 오거라. 어차피 하나를 죽여도 죽이는 거고 둘을 죽여도 죽이는 거다."

"진남!"

진남의 말에 궁양 등은 모두 안색이 변했다.

"허……"

장내의 사람들은 혀를 차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너무 지나치게 날뛰잖아? 한 번에 팽우와 주귀력 두 사람에게 도전하다니.'

그들은 진남이 확실히 강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팽우와 주귀력 모두 내원 제자 서열 십 위 안에 드는 존재였고 선천 팔 단계에 도달하고 황급 십품 무혼과 많은 영기를 갖고 있었다.

진남이 그중 한 사람과 대전한다면 승산이 있을 테지만, 두 사람과 대전하는 건 분명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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