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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44화 (144/1,498)

144화 모조리 죽여 버리겠다!

장건이 말을 하기도 전에 팽우와 주귀력은 함께 나서서 말했다.

"진남의 재산은 선천지기 다섯 개, 입미지석 오백사십 알입니다. 궁양 사형이 정말 대신 배상할 수 있습니까?"

그들의 말이 현장을 들끓게 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선천지기 다섯 개? 오백사십 알의 입미지석?'

그것들을 무왕단으로 바꾼다면 족히 수천만 알의 무왕단의 가치를 할 것이었다.

"응?"

궁양은 심장이 떨렸다.

군맹이 기세등등하게 온 걸 보면 결코 농담이 아니었다.

"진남, 너……"

궁양과 소냉 등이 일제히 진남을 바라봤다.

진남은 기침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미처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선천지기 다섯 개, 입미지석 오백사십 알을 가지고 있는 게 맞습니다."

"……"

사람들은 매우 놀라 동시에 몸을 흠칫 떨었다.

선천지기 다섯 개와 입미지석 오백사십 개가 나타나는 장면, 심지어 수천만 알의 무왕단이 쌓이는 장면까지 머릿속에 그려졌다.

상상만으로도 사람들의 피가 빨리 흐르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그들도 왜 군맹의 기세가 그렇게 대단한지 알게 됐다. 군맹뿐 아니라 내문 장로, 전주 급의 존재들도 더 이상 평온을 유지할 수 없었다.

'설마 나간 지 한 달 만에 용호산맥의 기우를 얻은 거야?'

궁양의 입가에는 담담한 미소가 드러났다. 그는 단지 그의 형제 진남이 더 대단해졌다는 것만은 알고 있었다.

"장건, 그리고 너희들. 실망스러운 소식을 전해야겠다."

궁양은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말했다.

"태상 장로가 진남은 이제 더이상 현령종의 제자가 아니라고 친히 명령했다. 게다가 명예 장로는 지금 제삼 정원에 계시는데 곧 진남을 데리고 현령종을 떠날 거다."

그 말에 진남에게 쏠려있던 관심이 자연스럽게 명예 장로로 옮겨갔다.

장건, 팽우, 주귀력의 안색이 두렵게 변했고 무의식적으로 제삼 정원을 향했다.

그들뿐 아니라 현자의 모든 제자와 장로들의 눈길이 제삼 정원으로 향했고 공포에 떨었다.

명예장로는 무종 경지일 뿐만 아니라 더없이 난폭했다.

소문에 의하면 그녀의 미움을 샀든 안 샀든 마주치기만 하면 재수 없는 일이 생긴다고 했다. 그녀에게 재산을 몽땅 약탈당할 것이고 약탈 과정에서 말을 잘 안 들으면 심하게 때리기도 했다.

태상 장로의 명성에 비교하면 명예 장로는 이름 높은 악명을 가지고 있다.

"빌어먹을, 생각지도 못했어. 태상 장로가 진남의 제자 신분을 박탈하고 명예 장로까지……"

장건, 팽우와 주귀력의 얼굴이 더욱더 어두워졌다.

지금 보면 명예 장로가 진남을 데리고 먼 길을 떠날 것 같았다. 정말 그렇다면 수천만의 재산은 그들의 손에서 날아갔다.

"아니다. 진남은 우정을 중히 여긴다고 하더구나. 만약 그가 떠나려고 한다면 그의 주변 세 사람에게 손을 대면 된다."

장건의 눈빛이 반짝였다.

팽우와 주귀력의 표정이 활짝 펴졌다. 그들은 장건의 말을 알아들었다.

"하하! 진남 사제, 현령종을 떠나게 될 줄이야. 정말 아쉽네."

장건은 갑자기 큰 소리로 웃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는 진남을 바라보며 입술을 쓱 핥았다.

"정말 탄복했어. 네가 이렇게 하는 건 정말 잘한 거야. 혼자서 도망치면 네 친구한테 그 죄를 대신 지게 해줄게."

그 풍파 속에서 진남은 시종일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 말을 듣더니 미간을 살짝 움직였다.

"장건, 당신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궁양은 성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궁양, 계속 방해할 거라면 사생전에서 결전하든지."

장건의 몸에서 하늘을 찌르는 살기가 솟구쳤다.

"당신……!"

궁양의 얼굴빛이 달라졌다. 그는 장건이 그에게 도전할 줄을 몰랐다.

"거절해도 돼. 그런데 그러면 지금부터 끊임없이 뒤쫓아가서 널 죽일 거야."

장건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한마디만 충고할게. 영원히 현령종에 있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죽게 될 테니까."

그 말에 궁양이 대답하기도 전에 갑자기 주귀력이 일어서서 말했다.

"소냉, 초운, 오늘부터 너희 둘은 형벌전의 제자 신분을 박탈당할 거야. 너희들은 공공연히 종문 규칙을 어기고 반란을 계획해 종문을 배반했어. 그러니 형법에 따라 너희들을 백 년 동안 가둘 것이야."

주귀력은 황용 등을 기세등등하게 일일이 훑었다.

"그리고 너희 무리들은 모두 공범자이니 오십 년 동안 가둘 거야. 수감과 동시에 현령종의 심문을 받아야 해. 지금 팽우를 판사로 특별 초빙할 거야."

팽우는 일어서서 흉악하게 황용 등을 바라봤다.

사람들은 경악했다.

주귀력이 소냉, 초운 등에게 종문을 배반했다는 죄명을 씌울 줄 몰랐다.

"너……!"

궁양은 물론 소냉, 초운 등은 화가 나 덜덜 떨었다.

'종문을 배반했다고?'

장건은 그 모습을 보더니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크게 웃은 뒤 진남을 바라보며 말했다.

"진남, 봤지? 네가 종문을 떠나도 우리 군맹에게는 여전히 수많은 방법이 남아있어. 네 주변 친구들 모두 한 명도 놓치지 않을 거야. 그들이 그렇게 고초를 겪게 되는 건 다 너 때문이야."

진남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의 눈에서 세차게 타오르는 불꽃이 그 순간에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진남, 우린 괜찮으니까 저 사람 헛소리 듣지 마."

궁양, 소냉, 초운 등은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지금 장건, 주귀력 등의 방법이 진남을 핍박하려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때 주귀력이 큰 소리로 말했다.

"팽우, 지금 종문을 배반한 자들이 바로 눈앞에 있어. 언제까지 가만둘 거야."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팽우가 먼저 반응을 보였다. 선천 경지 팔 단계의 기세가 폭발하더니 소냉, 초운 등을 향해 걸어갔다.

"건방지구나!"

궁양은 화가 난 표정을 지었다.

"궁양, 네 상대는 나야. 네 실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궁금하구나."

장건의 작은 두 눈에서 음흉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현장에 있던 장로 제자들은 하나라도 놓칠세라 숨을 죽이고 정신을 집중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이때 갑자기 우레와 같은 큰 웃음소리가 내원봉 전체에 울려 퍼졌다.

"하하하! 하하하하!"

장건, 주귀력 등과 궁양 등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쳐다봤다.

크게 웃은 사람은 바로 진남이었다.

"진남, 왜 웃는 거지?"

장건은 얼굴이 굳어졌다.

'설마 진남이 사실과 다르게 주변의 친구를 중시하지 않는 건가?'

"왜 웃냐고?"

진남의 얼굴에 드러난 웃음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만면해졌다.

"주변엔 좋은 친구들이 있다는 걸 알아서 기뻐서 웃었어. 그런데 또 내가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하고 웃는 거야."

전신의 왼쪽 눈의 출현으로 진남은 한가지 도리를 깨달았다. 친구를 위해서 하는 것들은 가치가 있다는 신념이 생겼다.

그러나 진남은 궁양 등의 부탁, 선노의 명령에 직면하면서 그 신념이 조금 흔들렸다.

진남은 두려운 것이 없었다.

그는 현령종 종주가 무황이 되는 문제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 누구라고 해도 적이라면 계속 싸워나가야만 했다. 전신은 결코 물러설 수 없었다.

그러나 진남의 친구들이 그더러 떠나라고 할 때 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진남은 고민하고 발버둥 쳤지만,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때문에 장건, 팽우와 주귀력이 왔을 때, 진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한쪽에 서서 그들과 궁양이 신경전을 벌이는 것을 지켜봤다.

그리고 진남은 형벌전 전주인 주귀력이 소냉 등에게 벌을 받게 하겠다고 했을 때, 그리고 궁양과 장건이 부딪히게 되는 것을 보고 깨달았다.

궁양, 소냉, 초운, 황용, 묵자삼, 서유는 진남의 안전을 위해 찾아와서 떠나라고 부탁했다.

선노는 진남을 위해 제자의 신분을 없애고 명령을 내리는 것도 불사했다.

하지만 만약 진남이 정말 친구들이 부탁한 것처럼 그냥 가버린다면 현령종을 떠난 뒤 전신의 혼도 상할 것이었고, 친구들도 다치게 될 것이었다.

진남이 가면 궁양, 소냉, 초운은 현령종에 있으니 군맹의 보복을 받을 것이었다. 궁양, 소냉 등이 현령종을 떠나도 현령종의 추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었다.

그러니 같이 싸우는 것이 나았다.

'현령종 종주가 무황 경지를 돌파하러 간 것만으로 피바람이 불고 군맹의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그러니 종주가 무황 경지를 돌파한다면 선노와 궁양 등도 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야.'

"전신의 혼은 전천전지, 무소불전, 무소불승이다. 이렇게 된 이상 칼을 들고 올라가서 적들을 모두 죽어야 했어. 감히 내 친구들 다치게 하는 사람은 누구든 죽여야 해."

진남의 모든 괴로움을 깨끗이 사라지고 생각이 정리되었다.

진남은 궁양 등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들도 무언가 느낀 듯 일제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미안해요. 하지만 여러분의 부탁을 들어줄 수 없어요. 저는 혼자 도망가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같이 싸워요!"

진남이 단호하게 궁양 등을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전에 없이 맑고 굳셌다.

궁양 등은 가슴이 떨리고 코끝이 찡했다. 진남이 그들의 부탁을 거절했지만 감동하여 울컥했다.

장건 등은 그 모습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진남, 내놓든지 아니면 다른 놈들이 너를 대신해……"

장건이 말을 마치기 전에 갑자기 이변이 생겼다.

진남의 검은 머리카락이 휘날리고 끝없는 전의가 그의 몸에서 솟아올랐다.

"군맹! 이 잡것들아, 너희들이 계속 날 압박하고 권세를 동원하여 내 친구들까지 건드려? 오늘 전신의 이름으로 맹세하겠다. 진기가 다 빠지는 한이 있어도! 뼈가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너희들을 모조리 죽여 버리겠다!"

쿵!

현령종 전체가 진동하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귀청이 떨어지는 듯하고 머릿속이 흔들렸다.

장건, 팽우, 주귀력 등 천재들도 얼굴에 생기가 없었다.

그들은 진남이 군맹 전체에 도전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현령종 종주가 무황 경지에 진급한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었다.

비록 아직 성공하지는 못하였지만 모든 사람들은 모두 두려워했고, 만일을 대비하여 군맹의 무리한 압박에도 모두 못 본 체하며 대항하지 못했다.

그러나 진남이 군맹 전체에 도전장을 던졌다.

'종주가 무황에 진급하는 게 두렵지 않단 말인가?'

"모조리 죽여 쓸어버리겠다고?"

장건이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말했다.

"너 같은 놈이 감히 우리 군맹에 도전하는 거냐? 네깟놈이 어떻게 우릴 죽이겠다는……"

"무왕경지 아래는 생사전에서 마음대로 결전할 수 있어!"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이 다시 한번 말을 내뱉었다.

사람들이 눈이 휘둥그레졌다.

한 달 전까지 진남은 경지가 고작 선천 경지 이 단계밖에 안 되었다. 설령 황급 십품 무혼이 있다 해도 한 달 내에 모든 무왕경지 아래를 쓸어버리는 건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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