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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41화 (141/1,498)

141화 참으로 못났습니다!

제자들은 입가에 경련을 일으켰다.

'스스로 무릎 꿇었다고? 일어나려 하지 않는다고? 이 거짓말쟁이!'

'진남은 건방지긴 하지만 간단한 놈이 아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선천 경지 이 단계였는데 벌써 이 정도 경지까지 돌파하다니.'

장 부전주는 표정이 음침했다. 그는 속으로 샅샅이 분석했다.

'아쉽다, 아쉬워! 앞날이 창창한데 하필 구양군에게 미움을 사다니……. 태상 장로가 지켜준다고 해도 소용없다.'

진남의 경지에 속으로 감탄한 장 부전주였지만, 싸늘하게 말했다.

"진남, 너는 이보전에서 강매를 하려고 했다. 설마 규칙을 위반한 걸 모르는 게냐?"

"규칙이요? "

진남은 서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장 부전주, 구양군의 지시를 받았나 보죠? 나를 상대할 거라면 얼른 하세요. 말을 빙빙 돌리며 쓸데없는 소리나 지껄이지 말고요."

제자들은 모두 흠칫했다. 진남이 건방지다곤 해도 감히 장 부전주를 혼낼 줄은 몰랐다.

장 부전주의 안색이 흉악해졌다. 당장이라도 진남을 때려죽일 것 같았다. 다행히 그는 인내심이 강했기 때문에 화를 억지로 눌렀다.

비록 지금은 상황이 변했지만, 그래도 태상 장로에게 밉보일까 봐 진남을 상대하기가 조심스러웠다.

"무슨 지시? 무슨 말인지 모르겠구나."

장 부전주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래요?"

진남은 거침없이 말했다.

"눈이 멀지 않았으니 이것들이 팔만 알의 무왕단 가치는 한다는 걸 알겠죠? 그런데 왜 이보전 놈들이 저에게 무왕단 천 알밖에 못 준다고 한 겁니까? 내가 만만하다고 생각한 겁니까?"

마지막 말에 힘을 주면서 진남은 저장 주머니에서 영패를 꺼내 들었다.

자룡적아령을 보자 장 부전주는 흠칫했다. 그는 외문 장로나 조 부전주처럼 멍청하지 않았다.

"그런 일이 있었느냐? 안심하거라, 이놈은 내가 반드시 잘 처리하겠다."

제자들은 어리둥절했다.

'장 부전주가 왜 이렇게 쉽게 굴복한 거지?'

바로 이때 장 부전주의 말투가 갑자기 바뀌었다.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아까의 일은 미안하다. 다만 내 말 좀 들어보려무나. 이처럼 무왕단 팔만 알에 해당하는 보물은 수보당에서 받지 않는다. 이 보물의 가치가 너무 낮기 때문이다. 수보당에서 단약으로 바꾸려면 적어도 무왕단 삼백만 알 이상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

그의 말에 사람들이 갑자기 깨달았다.

장 부전주는 역시 부전주들 중 으뜸이었다. 그의 수완은 대단했다. 앞에 말은 집사를 탓하고 진남에게 답을 주는 것 같았지만 뒤에 말은 완곡하게 진남을 거절한 것이었다.

평소 같으면 수보당은 번갯불에 콩 볶듯 낚아챘을 것이다. 판매자가 고민할 틈도 주지 않을 것이었다.

'무왕단 팔만 알 값어치를 하는 보물은 받지 않는다고? 무왕단 삼백만 알의 가치를 할 보물을 어느 내문 제자가 내놓을 수 있을까?'

장 부전주는 속으로 실소했다.

'진남은 얼마 전까지 빌린 단약을 갚으려고 임무를 수행하러 나갔다. 그렇게 가난한 진남이 어떻게 그만한 보물을 내놓을 수 있겠어.'

진남이 눈썹을 꿈틀거렸다.

"참 재미있군요. 무왕단 삼백만 알의 가치를 하는 보물이 있어야 수보당에서 단약을 바꿀 수 있다고요? 규칙이 그렇다고 하니 규칙대로 합시다."

장 부전주를 포함하여 모두가 황당해했다.

'무슨 뜻이야? 설마 진남이 무왕단 삼백만 알의 가치를 하는 보물을 가지고 있다고?'

"허허, 그럼 그렇게 하자."

장 부전주는 억지로 웃었다.

'진남은 체면을 세워줘도 물러날 줄 모르는구나. 그럼 내 탓이 아니지.'

"네."

진남은 천천히 저장 주머니에서 청동 고검을 꺼내며 물었다.

"이 물건은 가치가 얼마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선천지기!"

장 부전주의 안색이 변했다.

제자들은 숨을 죽이고 진남의 손에 들려 있는 청동 고검을 매섭게 노려봤다.

선천지기였다.

내문 제자의 천재도 못 가졌다는 선천지기였다.

"이 선천지기는 무왕단 칠십만 알이다."

장 부전주는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냉소를 지었다.

진남이 선천지기를 꺼내서 놀랐지만 고작 하나의 선천지기로는 부족했다.

그는 진남이 계속 선천지기를 꺼낼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무왕단 칠십만 알이라. 좋습니다."

진남이 고개를 약간 끄덕이며 손을 뒤집더니 입미지석 하나를 꺼내 물었다.

"이건 가치가 얼마나 됩니까?"

"입미지석!"

장 부전주의 얼굴에는 경이로운 기색이 역력했다.

제자들 중에 물건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헛숨을 들이쉬었다.

입미지석은 돌 속에 입미지의를 품고 있었는데 극히 드물어서 하나의 가치가 무척 높았다.

"입미지석의 가격은 상황을 봐야 한다. 개당 오십만 알을 바꿀 수도 있고 삼십만 알을 바꿀 수도 있다. 수보당에서는 이십만 알밖에 쳐주지 않는다."

장 부전주는 마음을 가다듬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작 입미지석 한 개와 선천지기 하나를 가지고 우리 기준의 절반도 안 된다."

"그래요?

진남도 똑같이 큰 손을 한 번 뒤집으면 다른 네 가지 선천지기를 전부 꺼냈다. 그것들은 진한 보광을 반짝였다.

사람들은 보광을 보자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장 부전주의 얼굴도 심하게 일그러졌다.

'다섯 개의 선천지기? 진남이 무려 다섯 개의 선천기지를 가지고 있다니?'

"이런 돌은 더 있습니다."

진남은 냉소하고 손을 크게 흔들자 백 개의 입미지석이 사람들 앞에 나타나 짙은 입미지의를 사방팔방으로 풍겼다.

다섯 개의 선천지기에 사람들이 놀랐다면 백 개의 입미지석에 그들은 충격을 받았다.

'입미지석 백 개! 진남이 백 개의 입미지석을 가지고 있다니!'

현령종의 창고에도 이렇게 많은 입미지석은 없었다.

입미지석을 전부 무왕단이라고 환산하면 무려 이천만 알의 무왕단이었다.

무종단(武宗丹)으로 바꿔도 이십만 알은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경악할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진남은 손을 크게 뒤집어 남은 사백사십 개의 입미지석을 모두 끄집어냈다. 입미지석은 작은 산을 이루었는데 엄청난 빛이 사람들의 눈을 찔렀다.

사람들이 반응하기 전에 진남이 싸늘하게 말했다.

"죄송한데, 제가 손이 작아서 두 번에 나누어서 이것들을 꺼내야 합니다. 장 부전주 이제 물어봅시다. 제가 수보당에서 단약을 바꿀 자격이 있습니까?"

이보전 이 층이 크게 웅성거렸다.

'다섯 개의 선천지기! 오백사십 알의 입미지석!'

장 부전주는 수많은 보물을 봐왔지만, 이처럼 대단한 재산을 본 적이 없었다. 그의 머리는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어지러웠다.

"이, 이게……"

진남의 물음에 장 부전주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장 부전주를 쳐다봤다.

'그가 어떻게 대답할까? 진남은 자격이 없다고 할까?'

이제는 진남이 자격이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가 아니었다. 수보당에는 이 보물들에 지불할 단약이 없었다.

"왜 아무 말도 안 합니까?"

진남은 장 부전주가 주모자 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그냥 보내줄 수 없었다. 그는 성큼성큼 다가가 우레 같은 소리로 호통쳤다.

"선천지기, 입미지석들도 수보당에서 천 알의 무왕단으로 바꾸겠습니까?"

장 부전주는 뺨을 호되게 맞은 것 같았다.

'천 알의 무왕단?'

수만 알의 무왕단 가치를 하는 보물을 무왕단 천 알에 사들이겠다고 한 건 단지 사람을 업신여겼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천만 알이나 되는 보물을 무왕단 천 알에 사겠다고 하면 그건 망신이었다.

"왜요? 못 사들이겠습니까? 돈이 없습니까?"

진남은 또 한마디로 했다.

장 부전주는 또 뺨을 맞은 것 같았다.

그는 연속 세 걸음 뒤로 물러났다. 왜냐하면 그는 이 보물들을 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참으로 못났습니다!"

진남은 차갑게 한마디를 던지고 선천지기와 입미지석을 전부 거두고 자리를 떴다.

장 부전주 등 사람들의 연속되는 시비에 진남은 흥이 깨졌다.

그는 종문의 분위기가 무척이나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빨리 선노에게 가봐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사람들은 진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쥐 죽은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담이 작은 제자들은 안색조차 창백했다.

이것이 바로 진남이었다.

한마디 말로 주양과 아홉 천재 제자들을 무릎 꿇렸다.

장 부전주가 와도 대세를 역전하고 대단한 재산으로 장 부전주를 눌렀다.

이런 무서운 존재가 정말로 냉봉이 무서워서 패배를 인정했을까?

* * *

진남은 빠르게 움직여 제삼 정원에 도착했다.

용호요종이 그를 보고 화가 나서 펄쩍 뛰며 말했다.

"진남, 대륙을 돌아다니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나를 이 작은 뜰에 있게 하다니! 고작 반 시진밖에 안 된 사이에 적어도 삼십여 개의 신식이 와서 염탐했다고!"

방금 일어난 일을 떠올리니 용호요종은 피가 거꾸로 솟았다.

원래 그는 묘묘 공주와 함께 두 사람의 세계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염탐할 줄 알았겠는가! 낭만적인 분위기가 다 깨졌다.

"삼십여 개의 신식이 염탐을 왔다고?"

진남이 냉소하며 말했다

"용호요종, 지루하지? 현령종을 뒤집어엎을 준비해."

"현령종을 뒤집어엎을 거냐?"

용호요종은 순식간에 흥분했다.

'현령종을 뒤집어엎다니? 이 얼마나 멋있는 말인가? 이 얼마나 패기 있는가!'

"왜? 무슨 일 있느냐?"

묘묘 공주가 방 안에서 나오며 무심하게 물었다.

"진남, 현령종처럼 코딱지만 한 곳에서 소란을 피우려는 거냐? 시간 낭비일 뿐이다. 얼른 양대 성지로 가자. 그게 네가 할 일이다."

"맞아, 정말 맞는 말이다. 어쩜 말도 이리 재치 있게 하는지. 혀가 아니라 금련인가 보구나!"

용호요종은 염치도 없이 눈 깜짝할 새에 진남을 배반하고 알랑거리는 표정을 지으며 묘묘 공주의 환심을 사려 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해결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진남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소경설과 약속하고 냉봉에게 고개를 숙이면 아무 일도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고작 하루 사이에 이렇게 많은 일을 당할 줄은 몰랐다. 일을 벌인 사람은 보나마나 구양군일 것이었다.

진남이 태상 장로와 명예 장로의 제자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 신분이 구양군보다 전혀 뒤지지 않았다. 그런데 왜 장 부전주 등이 모두 감히 그를 공격했는지 진남은 알 수 없었다.

또한 주양도 진남을 병신으로 만들겠다고 달려들었다.

'여러 가지 사건들을 추리해보면 현령종에서 보이지 않는 변화가 일어난 게 분명해. 그리고 그것 때문에 구양군의 콧대가 높아진 것일 테다.'

"소경설이 나더러 패배를 인정하라고 한 건 무언가 알고 있었기 때문인 거 같은데……"

진남은 중얼거리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잠시 후, 그는 생각을 멈추고 궁양을 찾으러 가려고 했다.

'궁양은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가 움직이려고 할 때 밖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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