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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98화 (98/1,498)

98화 무한한 가능성

‘무조 경지라고? 진남이 미래에 무조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경지는 쉬체 경지, 선천 경지, 무왕 경지, 무종 경지, 무황 경지, 무존 경지, 무성 경지, 무조 경지, 무제 경지, 무신 경지로 나뉜다.

무조 경지까지 도달하면 온 창람대륙에서도 최고의 강자에 속한다.

‘고작 황급 팔품 무혼의 존재가 미래에 창람대륙의 최고 강자가 될 수 있다니?’

진남은 사람들의 놀라움을 뒤로 하며 다시 한번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말투는 평온했다.

“조도광망, 나는 미래에 무조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무조 경지, 이것도 시작일 뿐이다.”

자질석은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다만 한 줄기 우레와 같은 폭발 소리가 자질석에서 터져 나와 천지를 흔들었다.

자질석에서 강렬한 적색빛이 뿜어 나왔다. 적색 빛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위압이 방출되었다.

위압은 무상지제(無上之帝)를 대표하고 중생지전(眾生之巔)을 대표했다. 그 위압하에선 쉬체 경지든 무조 경지든 모두 똑같이 개미 같을 뿐이었다.

‘적색빛! 제도광망이다! 진남이 미래에 무제지경에 도달할 수 있다니!

사람들은 혼란스러웠다. 적색 빛은 마치 그들의 영혼에 들어간 것처럼 그들에게 각인됐다.

그들의 심정은 어떤 단어로도 형용할 수 없었다.

’무제지경이라고? 황급 팔품 무혼의 존재가 무제지경을 이룰 수 있다고?‘

그들은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눈앞의 눈부신 적색빛은 현실이었다. 적색빛에서 나온 공포스러운 제도의 위압이 그들에게 이 모든 것이 모두 꿈이 아니라고 일깨워주었다.

노인은 이제는 정신을 놓고 그저 본능적으로 중얼거렸다.

“제도광망……, 무제경지……. 무제다, 무제……. 온 대륙에서 찾아봐도 진정한 정상의 자리인 무제…….”

노인은 태어나서 처음 겪는 일에 침착할 수 없었다.

그때 진남의 말투가 갑자기 거칠어졌다. 그가 기세를 폭등시키더니 외쳤다.

“무제경지? 무제경지가 얼마나 대단하다고. 나의 성과가 이뿐이겠어요? 무제지경도 그저 시작일 뿐이에요!”

눈부신 적색 빛을 펼치던 자질석에서 갑자기 아홉 갈래의 여러 색의 빛이 자질석에서 뿜어 나왔다. 빛이 온 하늘, 모든 것을 가렸다.

’구채지광! 신도광망! 무신지경! 진남이 미래에 무신이……!‘

창람대륙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수많은 인걸, 수많은 천재, 수많은 영웅들 중에서 무신이 된 사람은 아주 적었다. 손가락으로 셀 수도 있었다.

이때 진남의 고조되었던 말투가 순식간에 평온을 찾았다. 그는 무연각의 제자들을 보면서 입가에 천천히 웃음을 짓더니 말했다.

“너희들은 고작 황급 팔품 무혼인 내가 미래에 창람대륙의 무신 경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의문스럽지? 나는 미래에 무왕에 도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신이 될 수도 있어. 심지어 무신 경지를 초과할 수도 있다.”

“미래는 변화가 가득하다. 말 한마디, 행동 한 가지, 잠깐 멈추는 순간 등 수없이 변화가 미래를 바꾸어놓을 가능성이 있어. 때문에 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미래에 자신이 어떤 모습일지 아무도 알 수 없어.”

“자질석이라는 건 무연각의 최종 심사일 뿐이야. 한 사람의 미래를 측정할 수는 없어.”

진남이 천천히 말했다. 이어 아홉 갈래의 빛을 뿜는 자질석을 가리키며 웃으며 말했다.

“나의 미래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어.”

자질석은 갑자기 큰 소리를 내더니 돌에서 무궁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이어 평온해지더니 더는 아무런 현묘한 점이 없었다.

아홉 갈래의 빛이 모두 사라지고 평온함을 되찾았다. 자질석은 그저 하나의 평범한 돌이었다.

무연각의 제자들이 침묵했다.

이 모든 것이 너무 빨리 바뀌어 그들의 사고가 따라갈 수 없었다.

그들은 진남이 황도광망, 존도광망, 성도광망, 조도광망, 제도광망, 신도광망을 촉발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에는 진남이 자질석은 그저 하나의 평범한 돌이고 무연각에서 준비한 심사일 뿐이라고 했다.

노인은 반 주 향의 시간 동안 침묵한 후 깊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는 첫 번째 관문 심사를 맡은 사람으로 이미 자질석을 수년간 연구했다. 그런데 자질석이 그저 평범한 돌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맞다, 맞아. 미래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데 누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겠느냐.”

말을 마친 노인은 진남을 바라봤다. 그는 감격스러운 눈길로 말했다.

“만약 네가 아니라면 나는 앞으로도 몰랐을 거다.”

진남은 노인을 향해 공수하면서 말했다.

“선배님, 여러 번 자질석에 접촉하게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안에 든 진실을 알 수 없었을 거예요.”

“녀석, 겸손하기는……”

노인이 손을 저었다. 그는 엄숙한 표정을 짓고 큰소리로 선언했다.

“이번 무연각 첫 번째 관문의 심사는 이것으로 끝났다! 일 위를 차지한 사람은 진남이다! 그리고 아홉 사람이 진급했다. 위호, 황궐, 황용, 왕약림……”

노인의 말이 끝나고서야 제자들이 정신을 차렸다.

다만 이번엔 진급하지 못한 제자들은 조금도 실망한 기색이 없었다. 진급한 제자들의 얼굴에도 아무런 기쁨도 없었다.

이번 심사에서 그들은 모두 진남에게 진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었다.

“진남!”

위호가 살기 가득한 시선으로 진남을 노려봤다.

위호는 자질석이 평범한 돌이든 아니든 상관없었다. 그는 한 가지만이 중요했다. 진남이 일 위였던 자신을 밀어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장은 무연각에 있는지라 위호는 살기를 거둘 수밖에 없었다. 그는 차후에 기회를 엿보아 진남에게 복수하려 했다.

“하하하! 자질석은 당연히 평범한 돌이지. 만약 평범한 돌이 아니면 네가 무신 경지를 이룰 수 있다는 거잖아. 말도 안 되는 소리지! 하하하!”

황궐은 속으로 매우 불쾌했다.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비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네가 미래에 무슨 무한한 가능성이 있단 말이냐. 황급 팔품 무혼은 평생을 노력해도 무종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어. 그건 이미 정해진 것이다!”

다른 제자들은 그의 말을 듣고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황궐을 쳐다봤다.

‘황급 팔품 무혼? 진남이 고작 황급 팔품 무혼이면 또 어때서? 그는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문제를 발견하고 이번 심사의 일 위를 차지했어. 그러지 못했으면서 낯짝 두껍게 저따위 말을 해?’

하지만 제자들은 황궐의 신분, 재능을 염두에 두고 있어서 대놓고 말하지는 못했다.

황궐은 원래 더 비웃으려 했다. 그러나 자신을 바라보는 제자들의 시선을 느끼고 얼굴이 화끈거려서 입을 다물었다.

* * *

그 시각, 추산 산봉우리.

무인들과 사대 종문 장로는 무경 속의 기적 같은 반전을 보고 다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장태억이 한참 넋이 나가 있다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말했다.

“하하하! 진남이 일 위를 차지했어! 진남이 일 위를 차지해! 역시 우리 현령종의 천재야! 역시 양대 무종 경지의 제자다워, 하하하!”

장태억은 진남에게 원한이 모두 사라졌다.

형세가 바뀌어

만오천 알의 무왕단을 얻게 됐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고작 황급 팔품 무혼의 진남이 위호, 황궐 등 사람들마저 발견하지 못한 문제를 발견하고 첫 번째 관문 심사에서 일 위를 차지했다. 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장태억은 얼굴이 잔뜩 상기됐다. 그는 일부러 방 장로 등을 힐끔 보더니 말했다.

“여러 장로들 미안하오. 이번 관문에서 우리 현령종이 이길 줄은 나도 몰랐소. 그러니 너무 상심하지 마시오. 위호, 황궐 그들의 성적도 괜찮았소.”

이번엔 장태억이 방 장로, 난염문 장로 등을 위로했다.

방 장로와 난염문 장로는 바로 얼굴이 보기 흉하게 일그러졌다.

방 장로가 깊게 숨을 들이마신 후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장 장로, 너무 일찍 기뻐하지 마오. 진남은 겨우 황급 팔품 무혼이오. 이번 관문에서 비록 요행으로 일 위를 했다만, 두 번째 관문, 세 번째 관문은……”

방 장로의 말이 끝나기 전에 상도맹 가마 안의 백의 여인이 입을 열어 그의 말을 끊었다.

“방 장로, 당신은 아직도 첫 번째 관문에서 진남이 얼마나 큰 성과를 이루었는지 모른단 말인가요? 진남의 말대로 자질석은 그저 하나의 평범한 돌일 뿐이고 무연각의 한 차례의 시험일뿐이에요.

그러나 우리는 처음에 자질석에 대해 들었을 때 의식적으로 자질을 측정하는 천재들이 미래에 도대체 얼마나 큰 성과가 있을 지만을 알려고 했어요.”

백의 여인이 짧게 한숨 쉬고 계속 말했다.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진남은 오히려 자질석의 실체를 꿰뚫고 자신을 증명했어요.”

그녀는 방 장로를 힐난하듯이 물었다.

“입장을 바꿔서 만약 당신이 무연각 심사에 참가한 천재라면 해낼 수 있었겠어요?”

그녀의 말에 무인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했다.

“맞아, 맞는 말이야.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는데 진남만이 발견해냈어. 이 점만 봐도 그는 당당한 일 위야.”

“맞아, 첫 번째 관문의 일 위는 무조건 진남이야.”

“하하하, 미래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말은 심금을 울리는구나. 내 가능성에 대해 흥분되기 시작했어.”

“......”

방 장로는 사람들의 말에 얼굴이 붉어졌다.

그는 속으로 분노가 폭발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감히 상도맹 가마 안 여인의 말을 반박할 수 없었다.

상도맹 가마 안의 백의 여인이 무경 속의 진남을 보며 탄식했다.

“내가 너를 크게 오해했구나…….”

백의 여인의 눈이 깊어졌다.

* * *

같은 시각 무연각 일 층 안.

노인은 사람들을 훑어보더니 맑고 우렁찬 소리로 말했다.

“첫 번째 관문의 심사가 끝났다. 이어 보상을 나눠주겠다. 그리고 진남은 자질석의 오묘함을 꿰뚫고 무연각의 심사를 통과했기에 일 위 장려 외에 진남에게 특별보상을 하나 주도록 하겠다.”

노인의 말에 사람들의 얼굴에 흥분이 어렸다.

‘특별보상? 진남이 두 개의 보상을 받는다고?’

진남의 두 눈에도 기대감이 어렸다.

노인이 이어서 계속 말했다.

“이건 이번 심사에서 십 위 안에 든 사람에게 주는 보상이다. 각자 힘의 열매 하나씩이다. 일 위는 총 세 개의 힘의 열매를 받게 된다.’

주먹만 한 크기의 수정과 같은 열매가 하나씩 사람들의 손에 떨어졌다.

“네? 힘의 열매요?”

진남은 그 즉시 전신의 눈을 움직여 손에 있는 세 개의 열매를 살펴봤다.

그의 두 눈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세 개의 힘의 열매에는 현묘하고 순수한 힘이 가득했다. 선천 경지 일 단계의 진기와 맞먹었다.

노인은 사람들의 의문스러운 표정을 보고 덤덤하게 말했다.

“힘의 열매는 삼키면 바로 경지를 한 단계 돌파할 수 있다. 그러나 오직 선천 경지에서만 쓸 수 있다. 그리고 오직 첫 번째 복용했을 때만 효과가 있다. 후에는 계속 복용해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

그 말에 제자들이 술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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