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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81화 (81/1,498)

81화 사대 전주

"저, 전주? 어, 어떻게 여길……?"

조 부전주는 깜짝 놀라 횡포한 기세가 완전히 사라졌다.

대머리 남자는 바로 형벌전 전주였다!

현령종에서 전주의 지위는 종주와 태상 장로 다음이었다. 그렇기에 그 권력이 하늘을 찔렀다. 현령종의 진정한 거두(巨头)였다.

형벌전에는 조 부전주와 같은 부전주가 적어도 스무여 명이 있어서 부전주와 전주의 지위는 천지 차이였다.

대장로 정표와 막려의 안색이 일제히 굳어졌다. 형벌전의 전주가 직접 찾아올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제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에게 있어 형벌전의 전주는 한번 보기도 엄청 어려운 인물이었다.

이때 먼 하늘에 갑자기 한 줄기 강대한 기세가 일어 다시 한번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중년 미부(中年美婦)가 무표정한 얼굴로 허공을 밟으며 천천히 걸어왔다.

그녀의 몸에서는 위압이 뿜어져 나왔다. 형벌전 전주처럼 포악하지 않았지만, 뇌리에 깊게 각인됐다. 한 번만 봐도 평생 잊을 수 없었다.

제자들이 놀라 소리쳤다.

"이분은 공법전의 전주야. 일 년 전에 종문 대회에서 뵌 적 있어. 그때 전주께서 종문 대회를 주관하셨어!"

"나도 뵌 적 있어! 맙소사! 형벌전 전주께서 오셨는데 공법전 전주도 오셨다니!"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양대 전주께서 직접 오시다니!"

"……"

제자들은 눈앞에 벌어진 이 광경이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제자들뿐만 아니라 조 부전주, 대장로 정표, 막려 그리고 여러 장로들도 모두 당황했다.

형벌전 전주가 온 것만 해도 그들은 충분히 놀랐다. 그런데 공법전 전주도 오다니!

'종문에 무슨 큰일이 벌어진 걸까?'

이때 또 두 갈래의 기세가 다른 두 방향에서 밀려왔다.

한 노인과 노파가 허공을 가르며 왔다. 그들의 몸에서 공법전, 형벌전 전주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방대한 기세가 뿜어 나왔다.

두 사람을 본 조 부전주는 경악했다. 떨리는 말투로 더듬거렸다.

"공로전 전주…… 이보전 전주…… 어…… 어……"

대장로 정표와 막려뿐만 아니라 모두가 넋을 잃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공법전, 형벌전 전주가 온 후에 또 다른 전주가 두 명이나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제자들은 눈이 휘둥그레져 소리를 질렀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형벌전과 공법전 전주께서 오신 것도 놀라운데 공로전과 이보전의 전주께서도 오시다니!"

"이분들이 공로전과 이보전의 전주시구나……. 전주께서 네 분이나 오시다니."

"허, 종문 대회보다 더 놀랍구나……."

"……"

제자들이 놀란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현령종에는 여섯 개의 대전이 있다. 일 년에 한 번인 종문 대회는 한 명의 전주가 대회를 주관했다. 만약 문파에 중대한 사고가 발생할 때나 두 명의 전주가 주관했다.

그런데 지금 이 자리에 네 전주가 모였다!

사대 종문이 교류하는 성회 때나 있을 수 있는 광경이었다.

'한데, 사대 전주께서 도대체 무엇 때문에 외원 도장에 온 것일까?'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 그리고 장내의 모든 사람들은 진남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본능적으로 종문에 무슨 큰일이 생겨 네 전주가 동시에 도착했다고 생각했다.

조 부전주는 숨을 길게 들이쉬었다.

그러나 그의 말투는 여전히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소, 소인 형벌전 부전주…… 네, 네 분 전주를 뵙니다. 네 분 전주께서 오늘 외원 도장에 오시다니…… 무슨 큰일이라도 생긴 건지요……?"

대장로 정표와 장로들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들은 시선을 내리깔고 신속히 문안인사를 했다.

사대 전주는 그들을 힐끔 보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제자들을 훑어보더니 눈길을 거뒀다.

형벌전의 전주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매우 싸늘한 말투였다.

"좀 말해보시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당신이 직접 손을 쓰는 거요?"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는 부들부들 떨었다. 그들은 형벌전 전주가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물어볼 거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

두 사람은 동시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조 부전주가 앞으로 나서 말하려 했다. 하지만 그는 형벌전 전주를 두려워해서인지 말을 더듬었다.

"전, 전주께 아룁니다. 오늘 제가 여기로 온 건…… 여기 온 건…… 어……"

"됐소, 입 다무시오. 말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더니 진짜 폐물이군."

형벌전 전주가 호통을 치자 조 부전주는 두려움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어 형벌전 전주는 대장로 정표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이 말해보시오!"

대장로 정표는 그래도 다소의 평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가 바로 답했다.

"전주께 아룁니다. 지금 외원 심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제자가 규정을 어겼을 뿐만 아니라 금기 단약을 복용하고 실력을 제고하였습니다. 또 조 부전주가 오셨을 때 그 제자는 분노하며 반항했습니다. 그래서 전주들께서 보신 그 장면이……"

대장로 정표의 말은 매우 교묘했다. 진실 반 거짓 반으로 대부분의 사실을 숨겼다. 만일 사실대로 말하면 아마 그가 제일 먼저 봉변을 당할 것이었다.

정표는 형벌전 전주가 그저 한번 물어본 거고 다른 중요한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사대 전주가 직접 왔을 리가 없다.

그러니 사대 전주가 떠난 후 진남을 찢어 죽이면 될 것이었다.

형벌전 전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세 전주와 눈을 마주치더니 고개를 끄덕이곤 말했다.

"그렇소? 좋소. 당신은 한쪽으로 비켜서시오."

대장로 정표는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의 예상대로 사 대 전주가 이번에 온 건 더 중요한 일을 말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형벌전 전주는 장내를 둘러보더니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 중 누가 진남이더냐?"

그 말에 대장로 정표와 조 부전주는 자신이 잘못 들은 건지 의심했다. 하지만 이내 그들의 안색이 확 변했다.

'형벌전 전주가 직접 진남을 찾다니?'

사대 전주가 온 상황에 형벌전 전주가 갑자기 진남을 찾을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사람들의 눈길이 무심코 진남을 향했다.

진남은 당당하게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는 네 전주를 향해 공수하며 말했다.

"소인 진남, 네 분 전주를 뵙습니다."

네 전주들은 진남을 훑어봤다. 그들은 진남을 아래위로 훑어봤다.

공법전 전주인 중년 미부가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남, 네가 도장에서 다른 초월급 천재와 투무하다 자색 빛을 일으켰다는 일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말에 조 부전주와 정표 대장로는 가슴이 떨렸다. 얼굴은 벌써 굳어 있었다.

진남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전주께서 직접 치하해 주시니 영광입니다."

"됐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이때 형벌전 전주, 대머리 사내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진남,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걱정하지 말고 말하거라. 오늘 우리 넷이 이 자리에 모인 건 너의 주장을 들어주기 위해서이다."

'주장을 들어주기 위해서'라는 말이 우레처럼 조 부전주와 정표 대장로의 뇌리에 박혔다. 그들의 얼굴빛이 창백해졌다.

그들 두 사람뿐만 아니라 제자들의 얼굴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그들은 잘못 들은 게 아닌지 자신의 두 귀를 의심했다.

'사대 전주가 모인 게 진남의 주장을 들어주기 위해서라고? 진남에게 이토록 거대한 배후가 있었다니?'

궁양이 속으로 한숨을 지었다. 조 부전주와 정표 등 사람을 바라보는 그의 눈길에는 연민이 가득했다.

진남의 표정은 여전히 평온했다.

마치 네 전주가 자신의 주장을 들어주는 것이 당연한 일인 듯했다. 진남이 담담하게 천천히 말했다.

"일이 조금 복잡합니다. 우선 대장로 정표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대장로 정표는 순간 몸을 떨었다. 눈에 공포가 드러났다. 좀 전의 제멋대로 날뛰던 기세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는 드디어 일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진남은 대장로 정표를 바라봤다. 그의 말투가 갑자기 더없이 예리해졌다.

"대장로, 이번 외원 심사에서 당신은 당신의 제자 남궁성을 우승하도록 심사에 간여하여 첫 번째 관문을 문초간단으로 바꿨어요. 다들 대장로가 고급 연단사라는 걸 잘 알고 있어요. 당신의 제자도 단도 조예가 꽤 깊지요. 당신은 이번 첫 번째 심사가 당신이 제자 남궁성을 위해 공들여 준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나요?"

사대 전주의 눈길이 일제히 대장로 정표를 향했다.

대장로 정표는 그 시선에 몸을 떨었다. 마치 몸이 네 마리의 짐승에게 둘러싸인 것만 같았다. 그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 상황에서 부정하면 더 고통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진남이 느긋하게 말했다.

"그러나 대장로는 저에게도 매우 높은 단도 조예가 있어서 첫 번째 심사에서 우승을 차지할 줄은 몰랐죠. 또 내기로 오십만 알의 선천단을 빼앗길 거라고 생각지 못했죠."

네 전주는 그 말을 듣고 모두 눈길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진남은 계속해서 말했다.

"두 번째 관 연무대 심사에서는 대장로 정표는 저에게 보복하기 위해 저와 가까운 십일 위, 십이 위의 두 친구를 끊임없이 저와 대전하게 하여 첫 번째 시합에서 탈락하게 했어요. 그뿐만 아니라 이어진 몇 번의 시합에서 이 위, 삼 위, 사 위의 천재들과 대진하게 했어요. 저를 제압하기 위해서요!"

사대 전주는 안색이 굳어졌다.

"하지만 다른 제자들도 불합리함에 분노해 저에게 양보했지요. 그래서 대장로의 제자 남궁성과 승부를 가리게 됐죠!"

진남이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는 웃음에 짙은 분노를 띠고 말했다.

"제가 반보선천의 경지로 남궁성 선천 경지 이 단계의 수행을 격파하자 대장로는 제가 단약을 복용했다고 헐뜯었어요! 그뿐만 아니라 그는 억지로 저를 문파에서 쫓아내려고 직접 전음표(傳音符)를 보내 형벌전의 조 부전주를 불러냈어요!"

진남이 손가락으로 조 부전주를 가리키며 싸늘하게 말했다.

"조 부전주는 더 심했죠. 대장로의 말을 듣더니 제게는 한마디도 묻지 않고 바로 저를 쫓아낸다고 했어요. 제가 한마디 되물었더니 그는 바로 저에게 손을 써 저를 죽이려 했어요!"

대장로 정표와 조 부전주의 안색이 모두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사대 전주는 이 말을 듣고는 오히려 놀라움을 나타내며 다시 한번 아래위로 진남을 훑어봤다.

그들 넷이 이번에 온 건 태상 장로 선노의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그들은 황급히 달려왔다.

상황을 몰랐던 그들 넷이 놀랐던 건 진남이 반보선천의 경지로 선천 경지 이 단계의 존재를 싸워 이겼다는 것이다.

장내의 제자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남이 사대 전주 앞에서 조 부전주와 대장로 정표를 질책하는 걸 보고도 시종일관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진남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공수하고 물었다.

"전주님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미 다 했습니다. 네 분 전주께서는 두 사람을 어떻게 처리하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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