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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59화 (59/1,498)

59화 다시 현령종으로

제자뿐만 아니라 소냉과 초운도 안색이 변했다.

황용도 안색이 굳어졌다.

세 사람은 동시에 숨을 죽이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체내의 힘이 신속히 모여 언제든 강한 일격을 가할 준비를 했다.

임자소에게서 뿜어 나오는 강한 기세는 설사 진남이 입미지경에 도달했다 해도 이겨낼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임자소의 기세가 드러나자, 줄곧 안색이 볼썽사납던 소운하, 단목양 등은 더할 나위 없이 흥분했다.

"하하하! 임자소 사형의 최강 일격이다! 진남, 네가 이제 어떻게 나오는지 보자!"

"흥! 입미지경을 장악하면 천하무적인 줄 아느냐? 진남! 비록 네가 매우 강대하다고 생각하지만 임자소 사형의 이 한 수에 비하면 너는 한낱 개미에 불과하다!"

"어디 한번 발버둥 쳐봐라!"

"……"

임자소 무리는 다들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들의 말에 현재 싸움을 관찰하던 제자들은 동정 어린 시선으로 진남을 바라보았다.

"휴, 이번에 진남은 살 수 없을 거야."

"맞아. 지금 진남의 경지는 임자소와 비교가 안 돼."

"만약 진남이 너무 날뛰지 않았으면 임자소와 황용보다 못해도 틀림없이 십 대 천재 중 우두머리가 될 수 있었을 거야."

"어쩔 수 없지. 진남이 이렇게 된 건 자업자득이야. 조금도 겸손할 줄 모르니 어찌 보면 자업자득인 셈이야."

"……"

지금 진남의 실력은 존중받을 만했다. 그래서 제자들은 진남 같은 천재가 죽는 걸 보고만 있자니 속으로 안타까워했다.

서천도 고개를 저으며 속으로 한탄했다.

그는 무왕 경지의 강자로서 임자소의 공격이 어떤 위력을 지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진남은 틀림없이 죽을 것이었다. 설사 진남이 자신의 무혼을 드러낸다고 하더라도 형세를 돌릴 수 없울 것이었다.

"하하하, 진남, 보았느냐?"

임자소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고는 방자하게 웃으며 말했다.

"설사 너의 무예 재능을 나를 능가하고, 무도심이 나를 능가했다 해도 너와 나는 태어날 때부터 커다란 차이가 있다. 황급 구품 무혼의 초월급 천재는 너 같은 황급 팔품 무혼과는 근본이 다르다! 그러니 이제 죽어라!"

임자소는 전력을 다해 마지막으로 고함을 질렀다. 붕 떠 있던 구탑진마음이 뚝뚝 떨어지더니 진남을 향해 떨어졌다.

제자들은 그 광경에 일제히 동공이 움츠러들었다. 마치 커다란 산봉우리가 한 마리의 작은 개미를 누르는 걸 보는 것 같았다.

바로 이때 진남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웃음소리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

그는 오히려 전의를 더욱 끌어 올렸다.

"좋다! 역시 황급 구품 무혼의 최강 일격이구나! 네 일격이 나를 흥분하게 하는구나! 이 일격이라면 내 한 수를 사용할 가치가 있겠어!"

웃음소리와 함께 그의 기세가 순식간에 치솟더니 진남이 하늘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취천일격!"

진남의 손가락 끝에 현묘한 흡인력이 폭발했다. 흡인력은 진남의 온몸의 방대한 검의를 모두 모아 점차 엄지손가락만 한 빛을 이루었다.

"아직 부족하다!"

진남의 머리카락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그의 외침과 함께 손가락 끝에서 나온 빛이 그의 쉬체 경지 팔 단계의 경지, 소성입미지경의 의지, 그의 모든 기운을 모두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그 순간 진남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온몸의 기운이 극도로 처졌다.

사람들은 경악했다.

사람들은 진남의 손가락 끝에서 축적되어 나온 작은 빛 한 줄기에서 느껴지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평범하고 특별해 보이지 않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기세가 임자소의 최강 일격을 바로 눌러버렸다.

임자소는 실성한 듯 소리쳤다.

"어떻게 이럴 수가! 도대체 무슨 무예길래……! 어떻게 나의 최강 일격을 눌렀……"

임자소가 말을 끝맺지 못했다.

그의 안색이 확 바뀌더니 죽음의 기운이 얼굴 위에 드리었다. 그의 두 눈이 공포에 질렸다.

다들 지켜보는 가운데 작은 빛이 튕겨 나갔다.

쿵!

빛이 튕겨 나가는 순간 방대한 힘이 터져 나왔다.

방대한 힘은 분노한 바다처럼 사납게 출렁거리더니 임자소를 순식간에 삼켜버렸다.

순식간에 기운이 장내를 휩쓸었다. 마치 광풍이 부는 것처럼 사람들의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이내 모든 기운이 사라졌다. 장내는 여전히 조용했다.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고 얼굴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모든 이들은 진남이 오늘 틀림없이 죽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겨우 쉬체 경지 팔 단계의 진남이 임자소 같은 초월급 천재를 저항할 새도 없이 죽일 줄은 생각지 못했다.

방금 빛이 폭발하던 장면이 그들의 뇌리에 박혔다.

시간이 한참이나 흐르고서야 드디어 한 제자가 침을 꿀꺽 삼키더니 자신의 옆에 있는 다른 한 제자에게 물었다.

"나 좀 꼬집어 봐.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거야?"

그 말에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조용하던 장내가 갑자기 더없이 뜨거워졌다.

"믿을 수 없어! 임자소가 지다니."

"쉬체 경지 팔 단계인데 눈 깜짝할 사이에 쉬체 경지 십 단계의 초월급 천재를 죽였어!"

"허. 진남의 무예가 도대체 얼마나 강력한 거지?"

"믿을 수 없어! 꿈은 아니겠지?"

"……"

사람들의 얼굴엔 놀라움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소냉, 초운, 황용은 서로를 쳐다보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믿을 수 없었다. 초월급 천재인 임자소가 이렇게 진남에게 패할 줄이야.

그럼 진남의 전력은 도대체 어느 정도에 이른 걸까?

서천이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 그의 눈에는 여전히 놀라움을 띠고 있었다. 그가 진남에게 물었다.

"진남아, 네가 방금 펼친 그 공격은 도대체 무엇이냐?"

무왕 경지의 존재인 서천은 아는 게 많았다. 때문에, 그는 방금 전의 그 공격이 뭘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쉬체 경지의 수사가 어떻게 그렇게 강대한 공격을 할 수 있지?'

서천의 물음에 장내가 다시 조용해졌다. 제자들은 일제히 진남을 바라봤다.

그들은 진남이 도대체 어떤 무예를 펼쳤기에 이런 힘을 갖고 있는지 매우 궁금했다.

진남은 안색이 백지장처럼 창백하고 온몸의 기운이 전부 줄어들어 바람이 불면 쓰러질 것 같았다.

진남이 배운 취천일격은 아직 잔편일 뿐이었다. 때문에 진남은 대지, 산과 바다의 힘을 끌어모으지 못하고 자신의 힘밖에 모을 수 없었다. 온몸의 힘, 그리고 온몸의 기력, 갖고 있는 모든 걸 깡그리 모아야만 그런 놀라운 힘을 폭발시킬 수 있었다.

만약 지금 쉬체 경지 일 단계의 존재가 진남에게 손을 쓴다 해도 한 초식이면 그를 이길 수 있을 정도였다.

이것이 바로 취천일격을 쓴 후에 찾아온 후폭풍이었다. 한동안은 회복할 수 없었다.

진남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곧게 서려고 노력했다. 그는 서천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사람들이 지켜보는 속에서 눈길을 천천히 소운하 등 여러 천재에게 돌렸다.

진남이 쳐다보자 놀라움에 빠져있던 소운하 등은 모두 눈에 공포감이 짙게 드러났다.

진남이 말했다.

"너희들, 아직도 나를 죽이고 싶어?"

소운하는 그 말에 갑자기 번개에 맞은 것처럼 몸을 휘청거리곤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단목양은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지더니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왕초는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 나검호는 숨이 멎더니 쿵 하고 바닥에 무릎 꿇었다. 이마에 수없이 많은 식은땀이 났다.

그들은 공포에 질렸다.

진남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오십여 명의 임자소 무리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사실 너희들은 그저 한 초식만 써도 나를 죽일 수 있어. 지금 나는 힘이 다 빠졌거든. 그래서 지금 너희들에게 아직도 나를 죽이려는지 물어보는 거야. 어렵게 온 기회인데 놓치면 안 되잖아."

오십여 명의 천재들은 쥐 죽은 듯 아무도 움직이지 않고 소리조차도 내지 않았다. 그들의 안색이 마치 크게 다친 것처럼 창백해졌다.

진남은 억지로 몸을 지탱하고 힘겹게 돌아서서 제자들을 바라보더니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너, 너, 너, 그리고 너, 그리고 너도……"

진남은 백여 명을 가리켰다. 그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모두 기억하고 있어. 너희들은 전에 임자소의 요청을 받고 만상도에서 나를 죽이려 했지. 비록 지금은 임자소가 없긴 한데……, 아직도 나를 죽이고 싶어?"

백여 명의 제자들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 그들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모두 당황했다.

그들은 그동안 일어난 상황을 모두 직접 봤었다.

현령종에서 무예 재능으로 진남은 임자소를 짓밟았다. 그리고 난심고죽림에서 무도심을 견줄 때 진남은 현령종의 역사를 다시 썼다.

임자소와 대결할 때는 쉬체 경지 팔 단계지만 한 초식에 황급 구품의 무혼이자 쉬체 경지 십 단계의 임자소를 죽였다.

이렇게 끊임없이 기적을 창조하고 초월급 천재를 이긴 천재인데 그들이 어찌 감히 죽일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지금의 진남은 힘이 다 빠져 쉽게 이길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움직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것이 바로 진남이 난심고죽림의 천 보라는 정상에 오르고, 임자소의 피로 세운 위엄이었다.

"하하하!"

사람들의 모습에 진남은 참지 못하고 크게 웃었다.

백옥도장에서 그는 겨우 쉬체 경지 오 단계의 존재로 다른 사람들에게 폐물 취급을 당했었다. 또 임자소가 이백여 명의 제자들과 함께 그를 죽이려고 했다.

게다가 그동안 사람들은 그를 끊임없이 조롱했고, 그가 틀림없이 죽을 거라고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도 그의 말에 토를 달지 못했다.

이후 조용히 시간이 흘러갔다.

진남은 취천일격을 쓴 탓에 남은 시간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

다른 제자들은 형세가 이미 결정된 걸 알고 더는 다른 생각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들은 가부좌를 틀고 수행하며 이번 만상 대회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시간이 천천히 흘러 꼬박 사흘이 지난 후 만상도에 커다란 진법이 운행하기 시작했다.

* * *

천봉산, 현령종

휙 휙 휙!

다섯 장로가 하늘을 가르는 소리가 울렸다.

다섯 장로가 도착하자 무왕 경지의 기운이 세차게 밀려왔다. 현령종의 내문 제자들이었다. 내문 제자들의 제일 앞에 선 사람은 막려와 소경설이었다.

그들이 여기 모인 건 오늘이 바로 만상 대회가 끝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막려는 소경설 쪽을 바라보며 웃었다.

"경설, 너도 왔구나. 마침 너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잘됐다. 진남이 이번 만상 대회에서 살아남았을 것 같으냐?"

그 말에 소경설의 얼굴이 갑자기 싸늘해졌다.

그녀는 만상 대회가 시작된 후 막려와 임자소가 음모를 꾸며 이백이십여 명의 제자들을 연합해 만상도에서 진남을 살해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그녀는 분노하면서도 어쩔 수 없었다. 이미 일이 벌어졌고 그녀가 아무리 내문 제자라 해도 만상 대회에는 간섭할 수 없었다.

때문에, 한 달 동안 소경설은 매일 전전긍긍했다. 암암리에 진남이 절대 만상도에서 죽지 말라고 기도했다.

그때 다섯 장로 중 우두머리인 백발의 장로가 담담하게 말했다.

"막려, 너는 장로의 아들이란 놈이 말을 너무 품위 없이 하는구나. 진남은 고작 황급 팔품 무혼으로 임자소 같은 초월급 천재를 도발했다. 결코 이번 만상 대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거다."

다른 네 장로와 마중하러 온 내문 제자들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도 백옥도장에서 일어난 일을 모두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이 보기에 진남은 고작 황급 팔품 무혼으로 임자소의 노여움을 샀고, 이백이십 명의 제자들에게 쫓겼으니 이번 만상 대회에서 틀림없이 죽을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막려는 허허 웃기 시작했다.

"양 장로께서 모르시나 봅니다. 진남 사제는 경설이 발굴했습니다. 경설이 걱정하는 건 당연한 거죠."

그 말에 다섯 장로와 다른 내문 제자들의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

그들은 진남이 소경설이 발굴한 천재라는 걸 전혀 모르고 있던 게 분명했다.

우두머리 백발의 장로는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위안하며 말했다.

"경설아, 진남은 임자소 같은 초월급 천재를 평생 공법전에 못 들어가게 했다. 거기다 임자소의 분노를 마주하고도 그는 여전히 장내에서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간이 부은 게지. 설사 그가 황급 팔품 무혼이라 해도 이렇게 세상 물정을 모르면 죽어 마땅하다. 그러니 너무 신경 쓰지 말거라."

다른 장로들도 위로의 말을 건넸다.

다섯 장로들은 진남에겐 일말의 관심도 없었지만, 소경설은 진남과 달리 중시할 가치가 있었다.

다섯 장로의 말을 들은 소경설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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