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
29. 중독(4)
서문희는 사전 성형 -성형수술 후의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닮은 기술이라는 차원에서 그녀가 이름 붙인-을 네 곳을 하고 나서야 멈췄다.
만약 자신이 일 때문에 가봐야 한다고 하지 않았다면 하루 종일 잡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노형진의 근육을 체크한 후 살 처짐 방지 마사지를 하고, 진료를 하고, 고연아에게 점심을 먹이고, 걸크러시의 멤버들을 마시지를 하고 다시 진료.
뛰어다니다 보니 오전, 오후가 금방 갔다.
예약 손님이 오지 않아 약간의 틈이 나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저녁 스케줄을 떠올렸다.
장난 아니다.
고연아에게 저녁을 먹여야 하고, 저녁으로 옮긴 뇌전증 환자를 치료해야 하고, 바로 뇌전증 연구소로 가서 약효를 테스트하고, 마지막으로 이준호의 눈 주위에 뜸을 떠야 했다.
“그래도 내일부터는 주말이니까.”
주말이라고 일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평일에 비하면 한결 편했다.
똑똑!
손님인가 싶어 얼른 커피를 마시고 자세를 취했다. 근데 빠끔히 얼굴을 내미는 이는 류현수였다.
“너 자꾸 진료 시간에 올래?”
“진료 시간이 아니면 형 얼굴 보기 힘들잖아요. 일하느라 짜증이 난 것 같은데 이거 먹고 기분 풀어요.”
웬일로 푸드코트에서 파는 달달한 케이크와 과일 주스를 사왔다.
“…웬일이냐?”
“형 생각나서 샀죠.”
“…아무튼 고맙다.”
안 그래도 출출하던 차에 잘됐다고 생각하고 맛있게 먹다가 문득 류현수가 자신에게 뭔가를 사준 적이 있는지를 생각해 봤다.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때마다 뭔가를 부탁했었다.
그렇다고 갑자기 식욕이 떨어지진 않았다. 어차피 안 들어주면 그만이다.
그는 눈치를 보다가 입을 열었다.
“…형, 당직 근무표 나온 거 알고 있어요?”
“응, 봤어.”
누가 짰는지 모르지만 양심은 있는지 자신의 이름은 근무표에 없었다.
“그럼 내가 내일 근무라는 것도 알겠네요?”
“그랬냐? 난 내 이름만 확인하고 자세히 안 봤어.”
“하아~ 진짜 너무해요.”
그는 슬슬 시동을 걸었다.
“당직이야 10일에 한 번 꼴이니 많은 건 아니지만 최소한 일주일 전에는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표만 늦게 나온 거지 당직한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잖아?”
“그래도요. 사람마다 계획이 있는 거잖아요. 사실 전문의 결과 나온 후에 바로 병원에 출근하는 바람에 변변찮은 여행도 못 갔었거든요. 마침 장인규 선생님 교육이 없는 이번이 기회다 싶어 가까운 일본이라도 다녀오려고 비행기며 호텔까지 다 잡아놨는데 떡하니 당직에 걸린 거예요.”
당직 얘기가 나올 때부터 예상하고 있던 일이라 놀랍지도 않았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요, 형.”
“싫어!”
“…얘기를 끝까지 들어보세요.”
“안 들어도 알아. 당직 서달라는 얘기잖아? 내가 왜? 너 내가 하루에 몇 시간씩 일하는지 알고는 있냐? 안다면 절대 그런 부탁 못 할 거다. 여행? 하아~ 일요일까지 나와야 하는 나에겐 꿈도 못 꾸는 단어다. 너도 양심이라는 게 있으면 나한테 부탁하면 안 된다.”
다른 소리 못 하게 단번에 잘라냈다. 그러나 류현수는 포기를 몰랐다.
오히려 대화의 프레임을 바꿔 버렸다.
“형이 힘든 거 왜 모르겠어요. 은수에게 들으니 특실 손님들도 맡게 됐다면서요. 백번 이해하죠. 아! 그러고 보니 은수 특실에서 일하게 됐다면서요?”
“그게 왜?”
“형, 혹시… 은수한테 관심 있어요?”
“헐! 이게 미쳤나? 그 얘기가 갑자기 왜 나와?”
“아니 그렇잖아요. 많은 사람들 중에 왜 하필 은수냐고요.”
“실력이 좋아서 선택했다.”
“은수가요? 에이~ 은수 실력 빤히 아는데 무슨 소리에요. 수련의 때 제가 키우다시피 했어요.”
남자 친구를 위해 실력을 숨긴 건가? 모르겠다.
“너도 실력 좀 키워라. 그리고 은수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아보고.”
“어, 이거 봐. 형이 은수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나보다 은수에 대해 더 잘 알아요? 그냥 해본 말이었는데 점점 수상해요.”
“이 자식이 진짜! 나 좋아하는 사람 있거든? 그리고 은수는 내 스타일이 아니다.”
“증명해 봐요.”
그냥 패버릴까 하다가 민감하게 반응하면 더 이상했기에 스마트폰을 꺼내 하란과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류현수는 물끄러미 보다가 갑자기 ‘피식’하고 웃었다.
“형, 아무리 급해도 뽀샵한 사진을 보여주면 어떻게 해요. 옆에 있는 여자 연예인이잖아요.”
“그런 연예인 본 적 있냐?”
“딱 봐도 외국계네요. 이야~ 정말 예쁘네요. 어느 나라 연예인이에요? 혼자 보지 말고 같이 봐요.”
“말이 안 통하네. 꺼져, 이 자식아!”
결국 참지 못하고 고함을 쳤다.
류현수는 또 계획을 바꿨는지 금세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설마 제가 형을 못 믿겠어요? 믿어요! 아니 믿고 싶어요. 근데 자꾸 의심하게 돼요. 왜냐하면… 은수랑 아직 끝까지 못 가봤었어요.”
“…만나면 일단 침대에 눕히던 네가? 그 뻥을 믿으라고 하는 거냐?”
“진짜예요! 가벼운 스킨십은 했지만 그 이상은 은수가 절대 못 하게 했어요. 저도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어서 지켜주고 싶었고요. 하지만 저도 남잔데 도저히 더 참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국적인 분위기에선 좀 다르지 않을까 해서 이번 여행을 계획한 거예요. 근데 당직 근무라니……, 형이라면 참을 수 있겠어요?”
“…동기한테 부탁하면 되잖아.”
“그나마 조금 친해진 사람들에게 얘기해 봤죠. 선약이 있어서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고 형처럼 친한 것도 아닌데 구구절절 말을 할 수도 없고요. 봐요. 오늘 11시에 예약된 비행기 표예요. 정말 형이 마지막 희망이라고요.”
“…….”
여행을 간다는 걸 제외하곤 거짓말인 거 안다. 두 사람 분명 백 번도 넘게 갈 때까지 갔을 것이다.
“형, 정말 안 될까요?”
억지로 장인규에게 교육을 받게 만들었다는 점과, 내일은 일찍 집에 가도 하란이 없다는 점이 한몫했다. 결국 마음을 바꿨다.
“좋아! 당직 서줄게.”
“형! 고마워요! 진짜……!”
“끝까지 들어. 대신 장인규 선생님 교육할 때 빼고 앞으로 한 달간 내 앞에 나타나지 마.”
“에이~ 그건 좀 아니다.”
“그래? 싫음 말고.”
“아, 알았어요! 한 달간 진료실 출입 안 할게요.”
“꼴도 보기 싫으니 다른 곳에서 나 보면 피해 다녀. 아무 말도 말고 당장 나가!”
그는 말없이 비행기 표를 챙겨서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머리가 붕어인지 자신의 말을 귓등으로 들었는지 문을 다시 열고 빠끔히 얼굴을 내밀고 말했다.
“고마워요, 형! 그리고 사랑해요!
“꺼져라!”
“헤헤헤! 선물 사올게요.”
그는 볼펜을 던지려고 하자 비로소 사라졌다. 그 모습에 결국 피식 웃음이 나왔다.
“지겨운 놈.”
그래도 얼마 없는 미워할 수 없는 후배였다.
그러나 어쭙잖은 선의로 인해 길고 긴 밤을 보내게 될 줄은 이때까진 몰랐다.
* * *
토요일 날 한 시가 넘으면 병원의 로비는 썰렁하다 싶을 만큼 사람이 없다.
퇴근할 의사들은 언제 다시 잡힐지 몰라 후다닥 퇴근해 버리고 평일에 비해 그나마 숨을 돌릴 수 있게 된 의사와 수련의들은 병원 곳곳에 짱 박혀 부족한 수면을 채운다.
방금 수술을 마친 민청하는 그녀의 담당 교수이자 흉부외과 과장인 지강욱과 함께 늦은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너 다음 수술도 그렇게 해라.”
지강욱 과장의 말은 결코 잘했다고 하는 말이 아니었다. 다음에도 그렇게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질책이었다.
“…네, 선생님.”
“전문의가 됐다고 사람 구실 하나 했더니 어째 레지던트보다 손이 더 엉망이야.”
지강욱의 질책은 멈추지 않았다. 아마 밥 먹는 내내 잔소리를 할 게 빤했다.
‘치사하게. 시험 끝나고 바로 합류하지 않았다고 혼내는 게 분명해.’
그전에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오늘 시술은 그녀가 생각하기에도 잘했다.
좁혀진 혈관을 넓혀서 금속 그물망을 삽입하는 스텐트 시술.
팔에 있는 요골동맥으로 철사를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살짝 머뭇거리긴 했지만 그 후론 일사처리로 성공했다.
한데 지강욱은 계속 잔소리다.
인턴 생활 중 어떤 과를 선택할까 고민할 때 흉부외과를 선택하라고 꼬드기던 모습을 기대한 건 아니다. 하지만 못할 때야 당연하지만 잘했을 땐 칭찬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민청하는 바쁜 흉부외과의 사정을 무시하고 여행을 다녀와서 혼내는 거라고 확신했다.
레지던트 1년차에 배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우이독경 스킬을 발휘하며 식당으로 내려갔다.
점심시간이 지나서인지 넓은 식당엔 사람들이 드문드문 앉아 있을 뿐이었다.
사원증을 기계에 댄 후 쟁반을 들고 반찬과 음식들을 담은 후 어디에 앉을까 두리번거리는데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두삼 오빠!’
안 그래도 어떻게 하면 지강욱에게서 떨어질 수 있을까 고민하던 그녀는 일부러 두삼을 향해 걸었다.
집중하고 있어서 못 알아보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가 먼저 아는 척을 했다.
“어? 청하야, 토요일인데 퇴근 안 했어?”
“어! 오빠. 오늘 당직이에요.”
그녀는 인사를 하는 척하며 쟁반을 그의 맞은편에 뒀다. 그리고 계속 말했다.
“한데 오늘은 웬일로 식당에서 밥을 먹네요?”
“하하! 가끔 여유로울 땐 내려와서 먹어.”
“오빠가 여유로울 때가 있고 웬일이래요?”
“오늘 나도 당직이거든. 그래서인지 할 일이 있는데도 여유가 있네.”
“호호! 같이 당직이라니 재미있네요.”
“앉아. 같이 먹자. 어? 근데 저분, 흉부외과의 지 과장님 같은데 같이 온 거 아냐?”
뒤를 돌아보니 지강욱은 조금 떨어진 곳에 홀로 자리를 잡았다.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가 그녀가 바라보자 고개를 돌리는 것이 포기를 한 모양새였다.
잘됐다 싶어 그녀는 두삼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리고 낮게 중얼거렸다.
“살려줘서 고마워요, 오빠.”
“하하! 과장님이 어지간히 잔소리를 많이 한 모양이구나?”
“말도 마요. 우이독경 스킬을 써도 멘탈이 나갈 지경이었다니까요. 근데 오빠가 지 선생님을 어떻게 알아요? 봤었어요?”
“침술 마취 시연회 때 뵀었거든. 그때 마스크를 하고 있어서 선생님은 눈치 못 챈 것 같네.”
“아닐 텐데…….”
“뭐가?”
“아, 아니에요. 밥 먹어요.”
지강욱은 사람을 체형으로 기억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래서 예전에 그가 오는 것을 보고 피하던 수련의들이 엄청 혼난 적이 있었다.
[체형엔 얼굴만큼 많은 정보가 있어. 그러니 피하려면 몸뚱이가 안 보일 정도에서 피해.]
그가 했던 말이다.
두삼이 비밀로 하고 싶은 것 같은데 들켰다는 걸 굳이 말할 필요는 없겠다 싶었다.
우스갯소리를 잘하는 스타일이지만 사람이 밝아서 얘기하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맛있게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두삼이 사준 커피를 들고 과로 복귀를 했다. 한데 다크서클이 가득한 레지던트 3년차 후배가 와서 말했다.
“민 선생님, 지 선생님께서 방으로 오시랍니다.”
“…왜?”
“…저희에게 이유를 말해주시는 분이 아니잖습니까.”
“하아~ 점심시간에 못 한 잔소리를 지금 하시겠다는 건가? 미치겠다. 흉부외과를 선택한 내가 미친년이지.”
한데 그녀를 부른 이유는 다른 연유에서였다.
“아까 그 한의사 잘 아나 봐? 애인?”
“아뇨. 조금 아는 사이에요.”
애인 삼고 싶은 남자예요, 라는 말은 삼켰다.
“어느 과의 누구?”
“한방센터 안마과의 한두삼 선생이에요.”
“침술로 마취까지 하는 친구가 안마과라… 위장이라도 하고 싶었던 건가?”
‘역시 알고 계셨어.’
“근데 애인도 아닌데 무슨 얘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한 거야? 설마 내 뒷담화는 아니지?”
“아, 아니에요! 공교롭게도 같은 날 당직이 됐다는 얘기를 했을 뿐이에요, 선생니임~”
“말투에 애교가 섞이는 걸 보니 뒷담화도 했고만. 근데 한방센터에 당직이 있었든가?”
“입원 환자들이 늘면서 혹시 몰라 이번 주부터 서기로 했다나 봐요. 그리고 진짜 안 했다니까요오~”
“…아니라고 믿어줄 테니 콧소리 내지 마. 1시간 뒤에 있을 이소리 환자 수술은 누구 시키면 좋겠어?”
이소리 환자는 다한증으로 교감신경절제술을 시행해야 했다.
“제가…….”
“또 개판으로 하려고? 됐거든. 3년차 중에 한 명 시키고 네가 퍼스트 서. 네가 뭘 잘못했나 애들이 하는 거 보면서 생각해 보고.”
“…네, 선생님.”
지상욱의 말은 절대적이었다.
밖으로 나온 그녀는 후배를 잡고 한참 뒷담화를 한 후에 수술실로 들어갔다.
두 시간 후에 수술실을 나오는 민청하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녀는 수술을 한 3년차 김한성에게 돌아보며 말했다.
“김한성!”
“…예, 선생님.”
“너 인마, 수술이 우스워?”
“…아닙니다. 선생님.”
“근데 수술하는 게 왜 그래? 선생님들이 쉽게 수술하니까 쉬워 보여? 조금만 잘못해도 다른 신경이 잘못될 수 있는 거 몰라?”
한 시간이 끝나면 수술이 두 시간 넘게 걸린 것은 문제가 없었다. 다만 수술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듯한 모습에 실망했다.
“내가 혈관이 손상될까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지……!”
다시 잔소리를 하는데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아까 지강욱이 자신에게 했던 말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이래서 보라고 하신 건가?’
“에이! 아무튼 다음에도 그런 자세로 해봐. 선생님들께 말해서 너한텐 수술 주지 말고 애들 퍼스트만 서게 할 테니까.”
“…죄송합니다.”
자신도 한 짓이 있다 보니 더는 혼내지 못했다. 막 수술실을 나가는데 바쁘게 수술실로 향하는 이들이 보였다.
“비켜요!”
얼른 옆으로 피하자 피투성이의 남자를 싣고 침상이 지나갔다. 한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다시 새로운 침상이 수술실 입구 문이 열리며 들어왔다.
뒤이어 몇 명의 교수들이 뛰어왔다. 그중 지강욱 교수도 있었다. 그래서 얼른 다가가 물었다.
“선생님, 무슨 일이에요?”
“말할 시간 없다! 넌 바로 응급실로 가. 너희들은 따라 들어오고.”
“예!”
무슨 일이 생겼나 보다. 수술을 마친 애들은 지강욱 교수를 따라 갔고 민청하는 응급실로 가려고 했다.
그때, 지강욱이 수술실에서 나오더니 외쳤다.
“참! 아까 너랑 뒷담화하던 녀석, 두삼이랬나?”
“안 했다니까요~”
“됐고. 그 녀석도 당장 불러! 도움이 될 거다.”
민청하는 잠시 머리를 벅벅 긁다가 전화기를 꺼내며 응급실로 뛰었다.
* * *
“으응~ 정말 좋네요.”
여유가 될 때 걸크러시 멤버들의 마사지를 해주기 위해 왔다. 한데 일곱이던 환자가 그새 한 명이 늘었다.
“…근데 왜 강 이사님이 환자가 된 겁니까?”
“저도 몸이 안 좋아서 좀 쉬고 싶었다고 말했잖아요. 그래서 우리 회사 지정 병원에 입원한 건데 이상해요?”
“조금… 아닙니다.”
맞는 말이었다. 연예 기획사라고 연예인만 있는 건 아니니 말이다.
“제 몸은 어때요?”
“좋은 편은 아닙니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몸이 많이 경직되어 있네요.”
“그렇죠? 어쩐지 요즘 몸이 영 안 좋더라고요.”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거든요.
“다음 주에 두피 마사지와 경력 마시지를 받으면 한결 좋아지실 겁니다. 안마사들에게 말해둘게요.”
“전 선생님이 해주셨으면 하는데요.”
“…하하. 시간이 되면 해드릴게요.”
“마사지를 받으며 땀을 쫙 빼면 개운할 것 같은데… 그런 것도 가능한 가요?”
“그건… 잠깐만요. 연락이 와서.”
모르는 전화번호. 하지만 받았다.
-오빠?
“민 선생? 웬일이야?”
-바빠요?
“환자분 안마하고 있어.”
-미룰 수 있는 일이면 지금 바로 병원 응급실로 와주세요.
다급한 목소리가 무슨 일이 일어난 모양이다.
“알았어. 갈게.”
강가영에게 설명을 한 후 바로 응급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