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줘도 못 먹는 고양이
2018.12.14.
“어, 언제부터 거기…….”
기다렸다는 듯 등장한 남편의 모습에, 당황한 예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하필이면 왜 지금.
왜 이 타이밍에 저 남잘 마주하게 된 걸까.
‘……하여튼 운이라곤 지지리도 없지.’
언젠가 설령 이런 날이 온다 하더라도, 어른답게, 의연하게 대처하고 싶었는데.
적어도 저 남자 앞에서만큼은……
이렇게 초라한 꼴을 보이기 싫었는데.
“무슨 일이야. 왜 그래.”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순간, 안도감과 안정감이 먼저 들었다.
자신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남자의 눈빛 때문이었다.
남들이 뭘 어쩌든. 뭐라고 지껄이든.
이 남자는 오롯이 내 편이구나, 하는 느낌.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사람만은, 절대로 날 버리지 않을 거라는…….
“방금 누구였어? 누구길래 그렇게 화를 내. 응?”
“민혁 씨…….”
그러자 그만 힘이 풀리고 말았다.
예원은 어느새 제게로 바짝 다가온 그의 품에 그대로 쓰러지듯 안겼다.
그러고는 펑펑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예원아……?”
힘없이 픽 안긴 몸과 달리, 허리를 꼭 껴안고 옷자락을 부여잡는 손길은 끈질기게 엄마를 찾는 어린아이처럼 고집스러웠다.
예고도 없이 훅 끼쳐온 온기와 달콤한 향기에 잠시 긴장하던 그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보듬었다.
“……괜찮아, 예원아. 울지 마.”
“…….”
“울지 마…….”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직감적으로 지금은 위로가 먼저라는 판단이 선 터였다.
힘줄이 불거진 큼지막한 손이 그녀의 등을 천천히 다독이며 쓰다듬었다.
그의 토닥임이 더해질수록, 울음소리는 더더욱 커졌다.
“…….”
들판처럼 넓은 그의 가슴에 고개를 묻은 채, 예원은 참고 있던 울음을 몽땅 토해냈다.
그 별 것 아닌 위로에, 복잡하고 번다하던 마음은 거짓말처럼 차츰 사그라지고 있었다.
* * *
그렇게 서서 한참을 울어재낀 후.
두 사람은 침대 맡에 나란히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그의 노력에 힘입어 가까스로 진정을 마치게 된 예원은 결국, 그간 그에게는 미처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낱낱이 털어놓았다.
물론, 아까 전 그가 목격한 상황에 대한 설명도 마찬가지였다.
“……대체 몇 년 만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 전화가 온 게. 번호가 어딘가 익숙하다 했지만 그게 큰엄마 번호일 줄도 몰랐고……. 난 꿈에도 생각 못했으니까. 아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인 것처럼 생각하고 지냈으니까요.”
“…….”
“기억하고 있었으면…… 절대로 안 받았을 텐데.”
뼈아픈 후회가 가득한 듯한 어조.
짐짓 미소 지은 민혁은 물기가 밴 그녀의 발간 눈가를 엄지로 훑어내며 가볍게 대꾸했다.
“이제부터 안 받으면 되지.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했으니까, 잘 알아들었을 거야. 걱정 마.”
글쎄, 과연 그럴까.
예원은 문득 잔뜩 부어 무거워진 눈꺼풀을 들어 올리고 그를 바라보았다.
별안간 연락이 온 그 인간들의 심사는 보지 않아도 자명한 일이었다.
그래도 명색이 친척이니, 톱스타의 아내가 되었다는 그녀를 잘 구슬려 한 몫 챙겨보려는 의도였을 터.
그도 아마 그 사실을 뻔히 알고 있을 것이었다.
그런데…….
“…….”
당신은 왜 이리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
어째서.
저와는 다르게 살짝 올라가 있는 그의 입꼬리를 보며, 예원은 멍하니 물었다.
“……왜, 웃어요?”
“응? 뭐가.”
“웃을 일…… 아니잖아요.”
뭐,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울 일도 아닌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바랄 때는 매몰차게 버리더니…… 내가 민혁 씨랑 결혼했다고 하니까, 그것 때문에 일부러 연락한 거잖아요. 나 이용해서 민혁 씨 벗겨먹으려고.”
“…….”
“기분 나쁘지도 않아요?”
외려 그녀가 더 분해하는 것 같은 말투였다.
민혁은 다시금 싱긋 웃었다.
“응. 당신이 그렇게 놔둘 리도 없겠지만, 설사 그 사람들이 실컷 벗겨먹는다 해도 상관없어 난.”
“……왜요?”
그에게서 이내 당연하다는 듯 대답이 흘러나왔다.
“당신 가족들이니까.”
“…….”
“뭐 그 사람들이야 남보다 못한 사이니까 논외라고 쳐도……. 이모님이나 지원이의 경우도 마찬가지야.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거라면, 얼마든지 그렇게 해주고 싶어. 당신과 관련된 일이면 그건 곧 내 일이기도 하니까.”
거짓말이라곤 하나도 보태지 않은, 정말 순도 100퍼센트의 온전한 진심.
그 말을 들은 예원은 그를 멍하니 바라만 볼 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왜. 무슨 생각하길래 그런 눈빛이야?”
“……민혁 씬, 여자 잘 못 만났으면 진짜 큰 코 다쳤겠다는 생각이요.”
윽. 감동이라도 한 줄 알았더니.
역시 그녀에겐, 팩트 폭행으로도 모자라 뼈를 때리는 재주가 있었다.
“뭐, 그래서 당신 만난 거잖아. 그럼 됐지.”
“……쳇.”
“근데…….”
예원을 바라보는 민혁의 눈빛이 돌연 진지해졌다.
“그렇게 속상한 일들이 많았으면서, 왜 지금껏 나한텐 아무 얘기도 안 한 거야. 그거야말로 좀 기분 나빠지려고 하는데.”
“그건…….”
하긴, 이 남자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겠구나.
입술만 달싹달싹, 주춤하던 그녀는 곧 나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괜히 신경 쓰게 만드는 거 싫어서요. 솔직히 그게 민혁 씨 잘못도 아닌데.”
“…….”
“지원이 일도 그렇고, 내가 겪은 일들도 그렇고. 내가 당신 아내란 이유 하나 때문에 태도가 확확 바뀌는 게…… 너무 우습고, 슬프더라고요.”
그게 긍정적인 쪽이든 부정적인 쪽이든 상관없이.
예원이 또 한 번 소심하게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는 불쑥 입을 열었다.
“……그거 알아?”
“…….”
“난, 요즘 ‘현민혁’이란 이름보다…… ‘홍예원 남편’이란 이름으로 불릴 때 더 행복하다는 거.”
“……정말요?”
언제 참담한 표정을 지었냐는 듯, 슬쩍 고개를 든 여자의 입가에 배시시 미소가 어렸다.
“응.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해대건 하나도 신경 쓰지 마. 그런 일…… 어차피 처음부터 다 예상했던 거잖아.”
당신이 내 아내가 되어주기로 했던 바로 그 순간부터.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기에, 예원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까짓 일조차 감수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면, 그런 어마무시한 계약은 하지 않았을 터였다.
“……그건 그래요.”
“……미안해. 당신 힘들게 해서.”
“아, 아니에요. 민혁 씨가 대체 뭐가 미안해…….”
“아냐, 그래도 미안해.”
어렴풋한 미소를 띤 그는 예원에게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우린 너무 조심스럽고 배려하기만 해서…… 서로 뭐가 진짜인지 제대로 알고 지나간 적이 많지 않았던 것 같아.”
“…….”
“날 만나고 난 뒤에, 당신이 너무 울기만 하는 것 같아서 싫어.”
따지고 보면 그것도 전부 내 잘못이지만.
그 전민혁인지 뭔지 하는 놈 때문에 힘들어하던 때를 제외하면 늘 명랑하고 밝기만 했던 그녀가, 자신 때문에 슬퍼하면서 눈물을 쏟는다니.
기실 그에겐 청천벽력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나…… 되게 오랜만에 집에 들어온 건데. 이렇게 계속 울고만 있을 거야?”
“…….”
“응?”
사과도 했으니, 이쯤에서 분위기를 한 번 바꿔 볼까.
그는 울음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시무룩한 여자의 얼굴을 넌지시 올려다보며 장난스럽게 말을 걸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입가엔 금방 피식 웃음이 걸렸다.
불과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마냥 심각하게만 받아들여졌던 일들이었는데, 그 모든 게 남자를 거치자 금세 별 것 아닌 일들처럼 되어버렸다.
복잡했던 마음도 어느새 고요한 저수지처럼 잠잠해져 있었다.
“……아뇨. 이제 안 울게요. 약속.”
귀엽게 도리도리 고개를 젓고선, 새끼손가락을 애교스럽게 척 들어 보인다.
이런 타이밍에 맞장구는 필수였다.
“그래, 약속.”
바로 옆 약지에 결혼반지가 영롱히 빛나는 두 새끼손가락이 다정하게 얽혔다.
뿌듯하게 미소 지은 예원은 곧바로 손가락을 빼려 했지만, 그것은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마치, 헤어나올 수 없는 덫에 꽉 물려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
순간, 굳게 다문 입술 새로 그가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순수하고 말갛던 눈빛은 이미 온데간데없었다.
빤히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째 진득하고 음험해진다 싶더니,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서서히 좁혀지기 시작했다.
그 압도적인 기세에 예원은 저도 모르게 어깨를 살짝 움츠렸지만, 제게로 가까이 다가오는 남자를 피하지 않았다.
그저 눈꺼풀을 스르르 감은 채, 그의 부드러운 입술을 가만히 맞아들일 뿐.
‘……하아.’
홍예원 진짜, 지지리 지조도 없지.
그렇게 울어댈 땐 언제고, 고작 키스 좀 한다고 금방 또 이렇게 반응하면 어쩌자는 거니?
마음속 그녀가 힘껏 자조하듯 외쳤다.
하지만, 여자로서의 본능에 충실한 몸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의 입술이, 그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이 퐁퐁 차올랐다.
왠지 모르게 다리 사이가 조여들고, 아랫배가 뻐근해지고 있었다.
딱 알맞은 온도로 덥혀진 그의 입술은 금세 옆으로 미끄러져 내려가 여린 목덜미를 간질였고, 단단하고 두터운 손은 그녀의 옆구리 언저리를 배회했다.
언제 뒤로 쓰러져도 딱히 이상하지가 않은 상황.
그런데…….
─탁!
바로 그 순간, 두 사람의 움직임은 돌연 뚝 멈추었다.
일자로 맞물려 있던 두 개의 시선이 저절로 아래를 보았다가, 다시 서로를 향해 초점을 맞추었다.
은근슬쩍 그녀의 뽀얀 허리춤을 파고들던 그의 손 위로, 가느다란 예원의 손이 다급히 턱 겹쳐져 있었다.
“…….”
“…….”
후끈하게 달아오르고 있던 공기는 그새 놀라우리만치 차갑게 식어 있었다.
‘갑분싸’라는 말을 실제로 표현한다면 바로 이런 것일까.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새 거의 다 마르긴 했지만, 아직도 습기가 약간 남아있는 머리가 일순 오싹해졌다.
금방이라도 고드름이 줄줄 매달릴 것만 같은 기분.
꽁꽁 얼어붙은 분위기가 가히 시베리아 벌판이나 다름없었다.
“어, 어…… 이게…… 그, 그러니까…….”
뭐, 뭐라고 해야 하지?
이, 이걸 어째?
“너, 너무, 간지러워서…….”
아하하하……. 아하하하…….
그야말로 파워 어색.
겸연쩍은 그녀의 웃음소리가 크지 않은 방안을 울렸다.
“저, 저! 화장실 좀 갔다 올게요.”
“…….”
“민혁 씨도…… 얼른 가서 씻고 자요.”
약삭빠른 고양이처럼 그의 품에서 쏙 빠져나간 예원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그 뒷모습을, 민혁은 멀거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
뭐지. 왜 저러는 거지.
* * *
“……나 미쳤나 봐.”
“내 말이.”
“배가 불러서 아주 터졌지.”
“그걸 이제 알았냐?”
아휴…….
예원에게서 끙끙 앓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내가 대체 왜 그랬을까? 그런 일생일대의 기회를……! 왜 내 발로…….”
자괴감에 금방이라도 죽을상을 하고 있는 제 친구를 보며, 지영은 딱하다는 듯 혀를 끌끌 찼다.
“나야말로 궁금하다. 아니, 대체 왜 그런 건데?”
“그, 그게…….”
“…….”
“……하아. 나도, 잘 모르겠어.”
“뭐?”
네가 모르면 그걸 대체 누가 아냐.
어이가 없어진 지영이 헛웃음을 뱉었다.
“그, 그냥……. 그땐, 이상하게 민혁 씨가…….”
“…….”
“좀…… 무서웠어.”
엥. 부끄러웠다, 도 아니고 무서웠다니.
인상을 찌푸린 채 잠시 생각하던 지영은 곧 아, 하는 소리를 냈다.
“맞다. 그러고 보니까 너, 혼전순결주의였지?”
“이왕이면 ‘혼후관계주의자’라고 좀 해줄래.”
“아, 그거나 그거나! 아무튼 간에.”
“…….”
“너 설마, 그것 때문이냐?”
글쎄, 나도 확신은 없지만…….
잠시 말이 없던 예원은 끝내 천천히 고개를 주억거리곤 대답했다.
“그런 거…… 같아.”
이제껏 입맞춤을 나누기는 여러 번이었으나, 그렇게 그가 노골적인 뜻을 품은 손길로 다가온 것은 처음이었다.
허리 부근을 통해 느껴지던, 그 야릇하고 생경한 느낌.
그걸 느끼자 순간적으로 덜컥 두려움이 밀려왔다.
이러다, 정말 이대로 끝까지 가버리는 것 아닐까?
……하는 마음에.
“……하이구. 나참.”
“…….”
“야, 뭔 소릴 하고 있어 지금. 너 결혼했잖아. 한참 전에 유부녀 된 계집애가 아직까지 뭔 혼전순결이야, 혼전순결은?”
“…….”
쩜쩜쩜.
그것도 듣고 보니 틀린 말은 아니어서, 예원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그, 그건 맞는데…… 난 그냥…….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돼서…….”
“으이그. 코앞에 생선을 가져다 줘도 못 먹는 고양이는 세상에 너 하나밖에 없을 거다, 아마. 아니, 어떻게 천하의 현민혁을 마다할 수가 있어?”
씨이. 나라고 뭐 그러고 싶어서 그런 줄 아나.
답답해 못 견디겠어서 불렀더니, 괜히 얘기했다는 생각만 든다.
제 속도 모르는 채 연신 타박만 하고 있는 단짝을 예원이 가자미눈으로 쫙 째렸다.
“민혁 씨가 얼마나 놀라고 무안했을까……. 어휴. 내 맘이 다 아리다, 아려.”
“야! 나도 무지막지하게 당황스러웠거든?”
“됐고. 그래서, 이제 뭐 어쩔 거야?”
“아, 몰라…….”
그 날 이후 며칠간, 민혁은 그녀를 향한 스킨십을 의식적으로 피하는 것 같았다.
말해 무엇 하겠는가. 보나마나, 더럽고 치사해서라도 이제 건드리지 말아야겠다, 싶었겠지.
어쩌면 깔아뭉개진 자존심에, 화가 났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민혁 씨 성격상, 당분간은 너 털끝 하나도 안 건드릴 것 같은데.”
“……그렇겠지?”
하, 좋은 시절은 다 간 건가.
하나 해결하니 또 하나가 오고. 미쳐버리겠네, 정말.
오만상을 지은 그녀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때였다.
“……아! 그래. 그거!”
뭔가 깨달은 표정이 된 지영이 별안간 무릎을 탁 쳤다.
“뭐, 뭔데 그래?”
“……흐흐. 좋은 생각났다.”
“좋은 생각……?”
“어.”
그 좋은 생각이 무엇인지 어디 한 번 들어보려는데.
때마침 얄궂게도 똑똑, 하는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예원 양, 지금 1층에 손님 와 계시는데.”
“손님이요?”
뭐지? 이 시간에 따로 올 손님이 없는데.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물었다.
“누구신데요?”
“가보면 알아.”
빙긋 웃고 있는 표정으로 보아하니, 아주머니도 잘 알고 있는 인물인 모양이었다.
일순 호기심이 인 예원은 지영과 함께 얼른 1층으로 내려갔다.
이윽고, 마침내 예원이 그 곳에서 마주한 사람은…….
“어이, 홍예원이.”
그녀에게 또한 너무나 익숙해 마지않는 인물이었다.
“잘 지냈냐? 아, 이제 며늘아기라고 해야 하나?”
“……교수님!?”
예원과 지영의 눈이 일시에 휘둥그레졌다.
그녀의 눈앞에서 흐뭇하게 미소 짓고 있는 인물은, 그녀의 은사이자 민혁의 외삼촌.
다름 아닌 윤정한 교수였다.
#d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