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안 그만두겠습니다 125화
25. Outside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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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u @vvvinu94
헌이 늦기 전에 클리어런스 챌린지 할거래!! ٩(˃◡˂)۶
이번주 안에 영상 찍고 싶은데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그래도 늦어도 다음주에는 춤 춰서 올려주겠대 ㅜㅜ [영상]
정의헌.???????????? @EUIHEON_VIDEO
170213 위커넥션라이브
???? 진짜? 진짜 안경 써요? 아니이... 안경 쓰면 너무 좀... 너무 약간 모범생처럼 생기게 된다고 해야 되나? 책 펴고 공부해야 될 것 같아... 그거 너무 진실된 내 모습이 아니야... 진짜 이래도 괜찮아요? 진짜 거짓말 안 하고? 아 신경쓰여 ㅋㅋㅋㅋ #정의헌 #스테리나인 [영상]
밀월 ˚₊ᄋ—̳͟͞͞♡ @H0N3YM01N
개인으로 광고나 화보 들어온 것도 하나씩 스케줄 해내가는 중이고 단체활동도 연습 많이 하고 있다고 ㅠㅠ 촬영하면 스태프분들도 다 친절하시고 팬이라고 해주시는 분들도 많고 안 해본 일 하는 것도 재미있는데 그거 다 팬들이랑 직접 만나서 하는 일이 아니라서 너무 심심하대 ㅜㅜ 정군 마음씨가 태평양보다도 넓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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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월 ˚₊ᄋ—̳͟͞͞♡ @H0N3YM01N
@H0N3YM01N 아니 황당하네 이거 팬미팅 스포한거랜다 공지 이미 다 떴다고 기대된다고 하니까 땡나더뮤직이 일을 그렇게 빠르게 처리할 리 없다고 못믿으심 [영상]
아임 @mylasthoneyyy
아 ㅋㅋㅋ 정의헌 문제의 “학교썰” 추측 많았는데 학교 행정직원 실수로 휴학 군휴학으로 올라가 있었대 ㅠㅠ 그런데 다른 직원분이 TV랑 뉴스에 나오는거 보고 거기,,, 갔다는 애가 왜 저기 있어...?? 이러면서 연락주셨다고 ㅋㅋㅋ 뭐 더 얘기하려다가 레디소녀들이 그 단어 입에 담지도 말라고 해서 주제 넘어감 인생이 시트콤이야 진짜 [영상]
강석이 @ilovemalrang___
이 남자 은근 말 많다는 건 알았지만 혼자서 세시간을 떠드네 매니저님 퇴근해야 한다고 안 끊었으면 새벽까지 했을듯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오래 한 자리에 앉아있는데 자세가 흐트러지지가 않는지... 이게 코어 힘...? 덥다고 겉옷만 입었다가 벗었다가 입었다가 벗었다가...
ddu @date_ddu
라이브하는 내내 몇번이나 우리 멤버들 다 좋은 애들이고 앞으로 스나 이름으로도 보여주고 싶은 거 많다고 잘 부탁한다 좋게 봐줬으면 좋겠다 이러는데 ,,, ㅁㅊ
진심 나 지금 장남콤 MAX
그에게 쪽, 소리나는 행위를 해주고싶다 (???? 애한테 얼마나 싫은말을 많이 하신거임 반성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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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연습 시간 전에 잠시 여유가 있어서 〈Clearance〉라는 곡의 안무를 땄다.
노래 전체는 아니고, 후렴구 하이라이트 부분만이었다.
‘챌린지 영상 찍기로 했으니까~’
이 노래는……. 채호원의 솔로 데뷔곡이다.
R&B 장르에 마이너한 피아노 선율을 입힌, 카리스마가 느껴지면서도 몽롱하고 끈적한 곡.
스픽스에서도 보여주지 않았고, 〈데프아〉 경연 곡들도 그런 이미지가 아니었지만, 채호원만 떼어놓고 보면 꽤 어울렸다.
본인도 즐겁게 준비한 듯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고, 반응도 좋아서 아무렴 어떤가 싶었다.
그 데뷔 싱글 음반 음악방송 활동은 이미 끝났지만, 챌린지 유행은 활동 기간보다 오래가는 것 같았다.
‘노래 좋지.’
전국적으로 유행이 퍼진 수준은 아니었지만, 채호원의 입지는 충분히 다질 수 있을 만한 아웃풋이었다.
챌린지도 그랬다. 아주 흥행한 것은 아닌데 검색 결과 아이돌은 성별 가리지 않고 많이들 영상을 올렸다.
춤이 아주 난이도가 높지도 않고, 분위기와 제스처가 섹시해서 팬들이 아이돌에게 자주 요청하는 모양이었다.
‘마음만 같아서는 채호원과 같이 찍었겠지만…….’
저쪽도 바쁘고 나도 그렇게까지 시간을 따로 낼 수는 없어서, 챌린지를 떡밥 삼아서 통화나 했다.
톡은 틈틈이 해도 전화는 간만이었고, 말을 나누다 보면 이런저런 근황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었다.
나의 〈데프아〉 1호 라이벌은 솔로 가수로 홀로서기에 성공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음원 역시 발매 당시에는 스트리밍 차트 90위권에 올라서, 초기 성적은 스테리나인보다 앞서기도 했다.
‘지금은 스나가 조금 역주행을 해서 넘어섰지만.’
우리는 다인원 그룹이고 채호원은 혼자인데 성적을 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본다.
게다가 채호원은 대중을 노리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팬덤 마케팅으로 성적을 내야 하는 남성 솔로 아이돌이지 않나.
“요즘 보면 네가 진정한 〈데프아〉 승리자 아닌가 싶다.”
“그런가……. 불러주는 곳 많을 때 바짝 당겨야지.”
전화기 너머에서 약간 쑥스러운 듯한 목소리가 들려와서, 나는 싱겁게 웃고 말았다.
〈데프아〉의 진정한 승리자.
최근 채호원의 행보를 보면 이것도 아까운 타이틀 같지는 않았다.
상위 10위 안에 들어서 ‘에이레’ 데뷔조로 묶인 멤버들은 이제까지도 오피셜 없이 정비 중인 인원이 많았다.
〈데프아〉가 10월 말에 종영했으니까 이제 4개월 정도 지났나.
‘합의 최종 불발이 1월 말인가 2월 초였으니까, 완전히 쫑나기까지는 3개월쯤 걸린 거지.’
과거에 비해서는 거의 한 분기 이상 단축된 셈이었으나 그래도 소모한 시간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채호원은 그런 공백기 없이 곧바로 데뷔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녀석이 이루어낸 업적은 데뷔 싱글 활동은 물론이고 화보나 자잘한 제품 광고에 라디오 고정 스케줄, 여러 예능 게스트 패널 출연, 팬 콘서트 등.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아, 채호원 다음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한 건 당연히 스테리나인이다.
스테리나인 멤버들. 여섯 명에 나를 더하고 김지상과 안승준까지.
그룹 합류를 거쳐 〈오디뮤〉에 출연하고, 〈밀제트〉 출연 소식까지 알리고, 개인 활동을 병행하고…….
개인 활동을 피할 수 없다면 되도록이면 유닛보다는 개별로 활동하자고 우리는 회사와 합의했다.
그룹 안에서 우리 셋만 붕 뜨지 않으려면 유닛은 자제하는 편이 낫겠다는 직원분들의 조언 덕분이었다.
‘여기다가, 시간이 많이 필요한 연기나 솔로 음반 활동은 하지 않기로 정했지.’
그래서 개인 활동의 주 콘텐츠는 화보나 광고, 방송 출연, 더 나아가더라도 개인 팬미팅 선에서 정리되었다.
당연히 〈밀제트〉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을 잡고 방송 출연에 필요한 의논을 하는 등……. 우리 셋은 두 배로 바빴다.
다른 멤버들이 우리 스케줄을 우선시하여 기꺼이 일정을 맞춰주어 다행이었다.
‘그 배려가 없었으면 정말 힘들지 않았을까.’
아무튼, 이 대목까지가 나의 2호 라이벌들 김지상과 안승준의 근황이다.
한 계단 한 계단 차근차근 머릿속으로 정리해 보고 있는데 채호원이 갑자기 목소리를 내었다.
“너 희재 형이랑 수민이 데뷔하는 거 알아?”
……3호 라이벌의 근황이……?
“같이?”
“둘이서만.”
“오…….”
믿을 수 없는 소리에 나는 전화를 끊고 빠르게 인터넷으로 두 사람의 소식을 찾아보았다.
채호원의 말그대로였다.
송수민은 에이레 데뷔 무산 후 류희재가 연습생으로 소속된 CK미디어에 입사했고……. 그 후 한 달.
‘그룹 이름 너무 성의 없는 거 아니냐?’
SNS 공식 계정에 올라온 2인조 보이그룹 ‘희재&수민’의 데뷔 컨셉 포토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그뿐이었다.
아무리 봐도 순식간에 준비한 듯한 퀄리티, 콘셉트, 그리고 그룹 이름까지.
판타지스러운 청량 콘셉트에 묘하게 소품이 적은 사진 배경…….
정말 시간이 없었는지 두 사람의 이미지를 깊게 연구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서바이벌을 통해 대중에게 본명을 각인했으니 이름 글자를 전면에 내세우는 까닭은 이해하지만, 그게 성의 없어 보이는 건 별개였다.
신기해서 류희재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보았다.
“……급조한 건 맞지.”
‘희재&수민’에 후일 CK미디어 연습생 몇 명을 더 넣어 다시 데뷔할 수도 있단다.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하나 다행인 점도 있었다.
지금 공개된 사진은 데뷔 콘셉트만 담았고, 발매하게 될 싱글 음반은 조금 더 퀄리티 있게 준비 중이라는 것.
“그룹 할 만해요?”
“몰라. 그런데 너도……. 하잖아?”
“어쭈. 이 형 또 사람을 우습게 보네.”
“아니……. 그런 건 아니야.”
그래서 ‘그런 거’가 뭐냐고 물어보니까 류희재는 또 시원치 않은 대답을 내놓아서……. 나는 그러려니 했다.
많이 무리하는 뉘앙스도 아닌 데다가 본인도 하고 싶어 하니까 응원이나 하는 게 답이었다.
검색과 연락을 돌려가며 추가로 조사해 보니까, 많이들 다음 행보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솔로 데뷔라든가 연기 활동, 전에 이사님이 알려주신 대로 소속사 그룹으로 들어가 데뷔하는 경우도 있고…….
몇 명은 가까스로 소속사 합의에 성공했는지, 파이널에서 탈락한 연습생들까지 몇 명 끼워서 파생 그룹으로 데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는 것 같았다.
그렇게 따지자면 그룹에 합류해서 방송 출연을 준비하는 우리 행보가 가장 특이한 것 같기도 했다.
‘탄탄대로를 따라 수익을 뽑아내기 전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셈이니까.’
딴짓을 너무 오래 했는지, 챌린지 녹화를 채 끝마치기 전에 단체 연습 시간이 되어 나는 소지품을 정리했다.
〈데프아〉 일정과 이후 〈나에게〉 활동 일정을 생각하면 이번 〈밀제트〉는 그렇게까지 촉박한 스케줄이 아니었다.
〈밀제트〉 첫 방송은 프롤로그 목적으로 본 경연이 아니라 일종의 대면식으로 시작한다.
‘참가자를 어떻게 여덟 팀이나 모았는데, 바로 떨어뜨리기도 곤란하잖아.’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인 서로를 소개하고, 인사한 뒤 방청객 없이 짧은 무대를 하는 게 ‘대면식’이었다.
대면식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팀별 특별 영상 등을 따로 촬영해서 ‘0회’ 스페셜 방송도 예정되어 있다던가.
1회 촬영 준비 기간은 〈오디뮤〉 이후 3주 넘게 주어졌고……. 이것도 첫 방송 한 달 전에 이루어지는 녹화였다.
지난 일 년을 생각해 보면 정말이지 양반이 따로 없었다.
‘이렇게 생각하면 취급이 좋아진 게 체감이 되는군…….’
게다가 〈밀제트〉는 〈데프아〉와 달리 촬영 기간에 단체 활동 및 개인 활동, SNS 사용도 제한이 없었다.
물론 스포일러 금지 조항 정도는 있지만, 딱히 유난스러운 것도 아니고 상식 선이니까 납득이 가능했다.
방송 플랜을 차근차근 생각해 보며 나는 단체 연습실로 자리를 옮겼다.
오늘은 대면식에서 부를 곡을 확정하고 편곡 및 콘셉트 방향을 회의하는 날이었다.
〈밀제트〉 측에서 카메라 감독을 보내 그 과정을 촬영해 간다고 하던데, 따로 인터뷰나 미션은 없다는 듯했다.
“일찍일찍 다녀라~”
“죄삼다~ 미리 말씀드렸듯 오는 길에 차가 막혔습니다~”
그로부터 20분쯤 지나서(내가 일찍 가서 기다려서 그렇다).
아홉 중 마지막으로 도착한 것은 스케줄을 마치고 온 안승준이었다.
짧게 인사를 나누고, 카메라가 돌기 시작하며 우리도 회의의 막을 올렸다.
“나 하고 싶은 곡 있어.”
제일 먼저 손을 들고 의견을 낸 것은…….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