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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안 그만 두겠습니다-122화 (122/192)

아이돌 안 그만두겠습니다 122화

24. Never Ever(4)

* * *

[ From. STARRYNINE ] [ 의헌 ] 디어 레디 ????

안녕 우리 레디!

잘 지내고 있어요???

오랜만에 찾아온 프롬 의헌입니다 ????????

글은 쓰고 고치고 검수도 받고 해서 아침이나 낮에 올라가겠지만, 지금 제가 글을 쓰는 시간대는 새벽이에요. 간만에 무대도 하고, 단체 라이브도 하고, 스태프분들이랑 멤버들이랑 회식도 하고 숙소에 들어와서 프롬을 쓰고 있네요~

이번 오디뮤는 오래 기다리기도 했고, 많이 기대해서인지 제가 사람 앞에 서는 게 처음도 아닌데!! 유독 많이 떨렸던 것 같아요 ㅋㅅㅋ

사실 끝나고 모니터를 하는데 제가 라이브에 집중해서 리허설 때 받은 피드백을 다 무시하고 있더라고요?? ㅋㅋㅋ 후렴구에는 표정 없이 옆얼굴이 나와야 예쁜데 자꾸 카메라 보고 웃고 있어서 ㅠㅠ... 아쉽기도 아쉬운데 피드백을 까먹었다는 게 너무 민망해요 ㅋㅋㅋ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더 멋진 모습 보여줄게요 약속!!! ????????????

그 외 무대 소감은 아까 위라이브에서 이미 간단하게 얘기했지만~ 차분하게 우리끼리 말하고도 싶어서 이렇게 왔습니다 헷

아까부터 오랜만이라는 말을 계속 쓰고 있는데... 음음 진짜 오랜만이죠? 낯설게 느끼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레디라는 이름이 아직 어색한 분들도 계실 것 같고요. (누구 한 명, 특정 한 집단만을 레디라고 지칭하는 건 아니랍니다 마음 1퍼센트만 레디여도, 100퍼센트 다 레디여도 이제 제게는 모두 레디예요! 제 마음 알죠 다들?? ????)

공카 편지는 반년+a만이네요. 그런데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어서 정말 몇 년 만인 것 같다는 착각도 들어요... ㅋㅋㅋ ㅠㅠ

아직 진행 중인 일도 있고, 다 끝났다고 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 이 점에 관해서는 말을 조금 줄이려고 해요. 음... 힘든 일도 있었고 불안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지만, 지금은 정말정말 괜찮다고만 말해둘게요!

여러모로 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아요. 새로운 인연도 많이 만났고, 많이 배웠고, 깨달음도 있었고, 그 자리가 아니면 느끼지 못했을 감정도 많이 느꼈어요.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아무튼 저는 앞으로도 열심히 할 거고, 앞으로도 우리 만날 기회는 많으니까요!

레디도 넘 서운해하지 말고 저희 스테리나인 따숩게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계속 근황 이야기를 해보자면... 요 몇 주 동안은 진짜 바빴어요!

(저 바쁘다는 말 잘 안 하는 거 알죠... 그런데 지금 말할 정도로 바빴어요... ????)

오디뮤 준비도 하고 프로그램 미팅도 하고 회사 직원분들이랑 멤버들이랑 대화도 많이 하고 그 외에 학교 일이라든지 (이거 썰 있어요 다음에 풀게요 ㅋㅋㅋ) 청산할 업보도 좀 있어서 해결하느라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냈답니다 ㅜ.ㅜ

준비하는 거, 의논하는 거 아주 많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줘요! ㅎㅎ

그래도 운동도 꾸준히 했고! 틈틈이 사진도 많이 찍어서 이따가 인리얼그램에 몇 장 올려볼게요 ㅎㅎ 여기 첨부하는 사진은 미리 보너스스스~

[슬라이드로 묶은 셀카 8장]

[손으로 하트 하는 사진만 따로 묶은 슬라이드 사진 6장]

tmi: 사실 여기 한 번에 다 올리려고 했는데 너무 많아서 나눠 올리는 게 좋을 것 같더라고요 ㅡㅠ 기다려조

tmi2: 저 방송 마지막 날 몸무게 역대 최저치 찍었다는 말했었나요?? 며칠 전에 그때 사진 다시 보는데 깜짝 놀랐어요 다시 건강해질게요...

아무튼 저는 그렇게 잘 지냈는데, 레디도 잘 지냈을까요??

사실 정말 궁금했어요. 정말 많이 생각했고, 레디가 보고 싶었거든요. 날씨가 더우면 더운 대로 생각나고 추우면 추운 대로 생각나고, 상황이 나빠진 뒤로는 어떻게 하면 다시 빨리 만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했어요.

이러나저러나 해도 다시 만나게 되어서, 그것도 큰 무대에서 모습을 보여주게 되어서 아주아주 기뻐요!

길다고 하면 긴 시간인데 기다려 준 것도 참 고맙고 그동안 응원해 준 거, 믿어준 거 다 진심으로 고마워요.

옛날에는 내가 좋아해서 하는 일인데 왜 이렇게 좋아해 주시지? 궁금했던 적도 많았어요.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지나니까 그런 응원이 더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게 해주고, 더 열정적으로 살게 해주고, 더 세상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더라고요.

고맙다는 말로는 부족하겠지만, 이건 고맙다는 말이 아니면 표현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우리 레디 위해서 매일 매 순간 더 열심히 할게요.

저희 이제 시작이라는 것만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요즘은 뭐랄까 제가 앞으로의 시간을 위해 지금까지 열심히 하고 달려온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더 달려야죠!!

저 좋아한 거 절대 후회하지 않게, 다들 행복해지게 많이 많이 노력해서 꼭 자랑스러운 가수가 될게요!!

옆에 있어줘서 항상 고마워요. 사랑해!!! ????????????

그리고 오랜만에 우리 개인 위라이브도 한번 합시다!

올해 첫 헌책방송 하장 (신입 레디를 위해 설명: 연습실 소통방송!! 책 얘기하는 방송 아님! 근데 매번 물어봐서 한 번씩은 꼭 얘기함????)

오늘 말고 내일!! 월요일 저녁에 봐요! ★★날짜 중요★★

시간 투표 ???????? ⬇⬇⬇

[설문 투표 폼]

시간은 결과 보고 오늘 저녁에는 결정해서 알려줄게요!

콘텐츠 없이 편하게 소통할 건데 만약 댓글로 질문이나 하고 싶은 말 있다면 남겨줘요

오늘은 비밀 댓글도...! 괜찮아...! (안 되면 이 말은 삭제해서 올려주세여 ㅜ) (???? 수정하려고 했는데 레디가 이 말 지우지 말라고 해서 그냥 둠)

+ 으악 미안미안 10시는 지상이가 예약해 뒀대요!!

투표만 지웠다가 새로 만들었어요 기존 투표 퍼센트랑 인원 수는 제가 캡처해 뒀으니까 정할 때 보고 고려할게요!!

++ 신청곡은 뭐야...? ㅋㅋㅋㅋ 알았어 일단 써봐요 안 출 수도 있어!! ????????

댓글 9999개 [열기]

* * *

오전, 공식 카페에 업로드된 글을 확인하고 조식을 먹은 뒤 호텔 방으로 들어왔다.

‘믿을 수 없는 수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 수 9999개. 카페 최대 댓글 숫자를 몇 시간 만에 달성했다.

평소의 거의 다섯 배에서 최대 열 배에 달하는 수였다.

원래는 댓글로 같이 떠들까 싶기도 했는데 엄두가 나지 않아 사족과 추신은 본문을 수정해 붙였다.

‘……잘하자.’

간단히 결심했다.

다른 멤버들은 조식 뷔페를 먹고 커피까지 마시겠다는데, 나는 커피만 마다하고 먼저 올라왔다.

다름이 아니라 연락할 곳이 있어서였다.

숙소 룸메이트들, 강주찬과 한이주는 다 호텔 카페테리아에 가둬놓았으므로 거동은 자유로웠다.

미리 잡아둔 통화 약속 시각에 맞추어 나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

데이터 음성 통화지만, 일단 국제 전화였다.

수신인은 배우 남소리.

몇 번의 알림음 끝에 기척이 들려왔다.

- 아, 정의헌 씨.

인사를 나누고, 어떻게 지내는지 안부도 묻고, 우선 잡담을 주고받았다.

한국과 시차가 한 시간밖에 나지 않아서 눈치도 보이지 않았고, 호텔 보안 잘되고.

그사이에 내가 틈틈이 궁금한 것을 묻기 위해 연락을 한 적 있었기 때문에 분위기는 불편하지 않았다.

‘여기서 잠깐. 처음 일대일로 만났을 때 들은 이야기와 그 사이에 내가 상태창에 관해 물어보아서 알게 된 것을 종합하면…….’

먼저 남소리 선배님은 나를 여기로 돌려보낸 ‘천사’ 집단의 일원이다.

종교적인 존재가 세상에 강림해 배우를 하고 있는 것인지 혹은 직업이 배우인 사람이 천사가 된 것인지, 그 선후 관계는 확실하지 않다.

후자일 수도 있다고 본다. 첫 만남의 임팩트가 강해서 전자처럼 보이지만…….

‘느낌이 묘하게 인간적이란 말이지.’

그리고 나의 개인정보를 담은 홀로그램 창은 시쳇말로 ‘상태창’이라고 부른다.

게임 같은 체계로 나의 현재 정보 열람 기능뿐만 아니라 미션, 아이템, 스킬 등의 기능도 존재한다.

물론 내가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불완전한 버전의 정보 열람과 미션이 전부인 것 같은데…….

그것도 에러 표시와 함께 사라져서 지금 마음대로 볼 수는 없다.

사라진 원인은 알 수 없다. 선배님이 알면서 말을 안 해주는지, 선배님도 모르는지는 불분명하다.

‘선배님은 상태창이 내 눈에 보이게 된 게 일종의 사고라고 했어.’

남소리 선배님은 이를 힘의 충돌이라고 표현했다.

어떤 자연의 흐름이 상태창과 내 접속을 억지로 끊어 충돌이 없는 원래 상태로 돌아간 것이라고.

그 말에 따르면 상태창이 없는 것이 인간의 내추럴한 모습이라는 거다.

‘정보 안 봐도 멀쩡히 살았고 남들도 잘만 사니까, 틀린 말은 아니야.’

덧붙이자면 상태창이 아우르는 데이터 양은 몹시 많고, 남소리 선배님은 원하는 정보를 검색해서 볼 수 있단다.

설명을 들어보면 아이돌 활동에 도움이 되는 정보도 없지는 않은 것 같던데.

전에 선배님이 알려준 정보만 생각하면, 나는 당장 도끼 들고 나가서 수렵 생활을 하는 게 적성 같았다.

‘…….’

나는 방 책상 위에 놓인 –그날 이후로 사서 쓰고 있는– 텀블러를 왠지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하여간 지금 나는 정보가 팝업되었을 때 재빨리 보거나 남소리 선배님이 본 것을 전해 듣는 것이 최대였다.

데이터를 수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읽는 것만 불완전하게 가능했으므로.

그래서 개인정보를 볼 수 있어도 그게 전부고……. 변화는 많지 않았다. 큰 이득도 손해도 없었고.

‘정리 끝.’

잡담 결과 남소리 선배님은 오늘 일찍 일어나서 브런치를 먹고 밀린 드라마를 보며 주말 오전의 휴식을 만끽하는 중이라고 하신다.

적당히 하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아, 그래서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 네, 말씀하세요.

“전에 했던 대화 연장선이에요. 그, 상태창……. 이야기요.”

- 하아…….

“저기요~ 한숨 쉬지 말고 들어주세요~”

몇 번 전화로 귀찮게 굴었더니, 선배님은 그 사이에 태도가 은근히 노골적으로 바뀌었다.

‘네, 네’ 하는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고, 나는 거두절미하고 말했다.

“〈오디뮤〉에 출연했는데, 미션을 성공했다는 알림이 오지 않아서요.”

답은 바로 돌아오지 않았다.

조금 더 정확하게 질문해 보았다.

“음. 그러니까, 처음 제가 선배님께 받은 권고도 〈데프아〉 출연이었지, 우승은 아니었던 것 같거든요. 그런데 첫 번째 미션 클리어라고 상태창이 말한 것은 제가 1위를 했을 때였고……. 뭔가 이런 식으로 〈오디뮤〉가 끝이 아닌 건지, 제가 뭘 더 해야 하는 건지 알고 싶습니다.”

- …….

“제가 뭘 해야 하는 건지 알려달라는 건 아니고요. 그냥 오류인지 뭔지 궁금……. 아니, 한숨 쉬지 말고요~”

웬만하면 협력하고 싶지 않은데 들켜서 어쩔 수 없다는 태도였다. 서글프다.

고민이 길어지는 것 같아서 허락받고 양치나 하고 오니까, 그제야 남소리 선배님은 비밀을 알려주었다.

- 제가 한 가지 알려주고 싶은 게 있어요.

“네.”

- 정의헌 씨가 생각하는 저……. 아니, 우리라고 해도 되겠죠. 그 체계는 우리가 만든 게 아니에요.

흥미로운 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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