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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안 그만 두겠습니다-111화 (111/192)

아이돌 안 그만두겠습니다 111화

23. ON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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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소식] 스테리나인, 미니 7집으로 첫 6인조 컴백 ‘Letters to’ 컨셉 포토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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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계정 @legendhogu

에이레멤버들도 얽혀 있다니 무슨 쳐황당한소리야

애들 오늘밤에도 라방하는데 어젯밤에도 그저께밤에도 그그저께밤에도 라방했는데

박까루 @ttkaru__

김석원미친쌔끼야… 아 우울해 ㅁㅊ

토모모 @daxse3132

바우와우 수능금지곡에서 진짜금지곡되다...

강석이 @ilovemalrang___

얘들아 이래도 그소속사 나오라고하면 레디물타기한다고 몰아갈거니...

물론 지금 꼬라지보면 소속사가 없어지는게 빠를것같긴 한데...

* * *

스테리나인의 7번째 미니앨범 컴백 프로모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내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 하나 일어났다.

검거된 연예인이 K14엔터 소속이 다가 아니었다.

보이그룹 ‘러키세븐’의 석원이라는 사람.

‘아니……. 실화?’

이 사람이 잡힐 줄이야……?

나도 그……. 그분이? 마약사범인지 진짜 몰랐다.

‘러키세븐’은 2대 기획사라고 하는 EX엔터테인먼트가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 소속 아이돌이다.

과거에는 어떻게 막은 건지, 마약을 안 했던 건지, 아니면 증거를 인멸한 건지 걸리지 않았었는데…….

‘증거를 인멸했을 가능성이 아무래도 높겠지?’

과거에는 불법 접대가 먼저 들통나고, 화이트가라오케라는 업소가 걸리고, 업소를 수색하다가 마약 루머가 불거졌다.

그 후 K14엔터 소속 가수 한두 명이 덜미를 잡히고, 의리 없는 마약사범 특성상 거래책과 공범자가 술술 밝혀졌다.

그렇게 비밀리에 수사가 확대되어 판결이 다 나올 때까지는 몇 개월에서 거의 일 년이 소모되었다.

‘전에는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경향이 강했어.’

‘게이트’라는 표현에 걸맞도록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프라이팬에 팝콘 튀기듯 모든 일이 동시에 타닥타닥 튀어나오고 있어서…….

이것저것 정리하고 숨을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아마도.

‘그런데 이분은……. 그거 아닌가.’

‘러키세븐’은 톱스타까지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롱런이 가능한 그룹이었다.

히트곡이 있고 그 한두 곡은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사람들은 멤버 개개인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몸집을 따져보자면 누가 뭐래도 반박 못 할 1군은 아니지만, 신인이나 라이징은 또 아닌 수준.

‘그렇다고 해서 한참 선배 그룹을 2군이네 마네 생각하는 것도 이상하니 여기까지만 하자…….’

내가 의문을 가지는 부분은 앞으로 이 그룹의 행보였다.

‘러키세븐은 원래는 4월부터 방송 출연 예정이었을 텐데.’

나는 빈 연습실 구석에 앉아서 잠시 생각해보았다.

사람이 가장 많아야 하는 저녁 시간대인데, 아무도 없는 실내.

그 이유는 연습생들 중 퇴사자가 많아서기도 했고, K14엔터가 에이레 멤버들을 상대로도 레슨 스케줄을 잡아주지 않아서기도 했다.

본래 데뷔 준비가 한참 진행 중인 시기에는 신인개발팀 트레이너들이 다 달라붙어서 어떻게든 연습생들을 사람 꼴 만들어서 데뷔 무대에 올리려고 들들 볶는데, 지금은 꽤나 공허했다.

이 모든 여유가……. 데뷔가 잠정 ‘무기한 연기’되어서라는 것을 나는 모르지 않았다.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은 라이브 방송 콘텐츠만 아니라면 정말로 아무런 스케줄도 없는 형편.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을 알아서인지, 다들 한 번이라도 방송에 더 출연하려고 하던데.’

덕분에 며칠째 연속으로 5명 넘게 방송에 참여 중이다.

어수선해지지 않게 순서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번호표까지 뽑아서 관리하고 있고.

‘직원들도 일없이 놀거나, 남의 쓸데없는 일까지 처리하느라 바쁘거나 둘 중 하나지…….’

이 회사를 둘러싼 어떤 것들이 하나하나, 눈에 띄지 않게, 순서대로 정리되고 있었다.

‘……흠.’

어나더뮤직 폐업 때도 이랬던 것 같은데, 그건 숙소 생활도 레슨도 이미 하지 않던 시기라 이렇게까지 매일의 변화가 체감되지는 않았다.

무언가 속이 답답한 마음에 나는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바닥에 천장을 보고 누웠다.

그리고 두 곡 정도 진행되었을까.

나는 다시 몸을 일으켰다.

이러나저러나 해도 마음이 좋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이럴 때일수록 주저앉지 않도록 애써야 했다.

‘다시 러키세븐 생각으로 돌아가서.’

석원이라는 멤버는 러키세븐의 메인댄서이자 래퍼로 매 무대에서 꽤나 큰 존재감을 자랑하고는 했다.

요즘 표현으로 말하면, ‘센터’ 멤버.

개인적으로 무대에 임하는 자세라든가, 동작을 부드럽게 흘려내는 멋이라든가, 배울 점이 많아서 좋아했는데 말이다…….

‘아니, 진짜 몰랐다고. 새삼 너무 충격이네.’

웬만한 연예계 소식은 가만히 있어도 들린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아는 것은 정말 새 발의 피였나 보다.

물론 클럽에 자주 출입한다느니, 클럽에 쓰는 돈이 하루 몇백 단위라느니 그런 말 도는 것은……. 듣긴 했지만…….

‘으윽……. 어떻게 그러세요, 선배님…….’

아무튼.

러키세븐이 그룹 활동을 그래도 강행할지, 아니면 당분간은 함께 자제에 들어갈지는 모를 일이었다.

그런데 만약 후자 같은 상황이 온다면…….

‘그 방송…….’

잠시 곰곰이 과거를 되짚어보았다.

그러다가,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다.

‘〈오디뮤〉 스페셜 스테이지.’

4월에 시작한다는, 그 방송 이름은 〈밀리어네어 Z 트랙〉.

지금은 이 방송이 무슨 콘셉트와 기획인지 훑을 때가 아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OTV가 저 방송 출연자들을 〈오디뮤〉 스페셜 스테이지로 소개했다는 것.

‘설마…….’

‘미션’이 지시한 〈오디뮤〉 출연이 이런 의미였을까.

변동 사항을 계획에 적용해가며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보고 있는데, 그때.

핸드폰에서 진동이 길게 울렸다.

[스테리나인 강주찬]

우선 받았다.

“왜? 무슨 일 있어?”

“어, 지금 바쁘냐.”

“아니, 시간 많아. 뭔데.”

시끄러울 것 같아서 음악을 끄고, 나는 슬슬 걸어서 다시 연습실 가장자리 벽에 붙어 앉았다.

짧게 들은 강주찬의 목소리에는 미묘한 스트레스가 묻어 있었다.

“어, 음……. 노래 한 번만 다시 들어줄 수 있나 해서.”

“당근 들어줄 수 있지. 뭐 막혀?”

내일이 뮤직비디오 촬영일 텐데 아직도 이걸 붙들고 있어도 되는 건가, 의문도 들었지만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이게 안 되어서 스트레스받는 사람은 어차피 강주찬일 테고, 원래 다……. 하면서 수정하는 법이니까…….

‘어차피 얘도 내일까지 수정하려는 생각은 아닌 것 같다.’

뮤직비디오 감독님께는 죄송하지만, 어차피 그런 감독들도 다 현장에서 수정하면서 찍으니까 그게 그거일지도 모르겠다.

강주찬은 작곡 프로그램을 켜놓고 있었는지 곧바로 전화를 통해 내게 완곡을 들려주었다.

가사도 얼추 전부 잡히고 가이드까지 다 불러놓았는데(이영하 목소리가 들린다), 거기서 계속 수정을 가하는 듯싶었다.

“오…….”

“어때?”

삼 분 정도 시간이 흐르고, 노래가 끝나자마자 강주찬이 내게 물었다.

곡을 들었을 때 처음 드는 느낌이 있었으므로 나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되물었다.

“진짜 나쁜 말 해도 돼?”

“해봐, 할 거면 빨리해.”

“전에 들려준 게……. 나은 것 같아…….”

“…….”

“미안해 사랑해 미안해…….”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다.

노래는…… 전에 비해서 악기가 많이 쌓이고, ‘여기는 힘을 뺍니다’, ‘여기가 빌드업입니다’, ‘여기가 클라이맥스입니다’ 구간 구분이 쉬워졌다.

무슨 느낌을 내고 싶어서 곡을 고쳤는지는 알 것 같았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하지 않나.

작은 요소들이 촘촘하게 쌓인 게 아니라 커다란 덩어리가 많아서 서로 잘 맞물리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듣는 이에게는 불안한 감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렇게 꽉 채워져 있으면 보컬이 들어갈 틈이 없다.

가요에서는 보컬의 존재가 몹시 중요하다는 것을, 강주찬이 모를 리는 없었다.

단지 다른 데 집중하느라 소홀하게 된 것 같았다.

나는 느낀 점을 빠르게 요약해서 주찬이에게 들려주기부터 했다.

“뭔가 마음이 급해. 타이틀이라는 거 뚝딱 안 나와…….”

“괜찮냐……. 너무 부담 느끼지 말고…….”

“아! 부담을 어떻게 안 느끼냐고오, 이 상황에에에.”

앗……. 땡깡 부리기 시작한다.

……잠깐 어르고 달래고 잘 들어줬다.

“그러면 레퍼런스나……. 그런 거 있으면 줘봐. 나도 고민을 해보게.”

내가 그렇게 주제를 돌리자 강주찬은 몇 번 마우스를 딸깍거리더니 리스트를 불러주었다.

보이그룹 노래 몇 곡, 걸그룹 노래 몇 곡, 그리고 힙합 몇 곡이었다.

“잠깐만……. 나도 처음 듣는 노래 좀 있어서 듣고 다시 얘기해 줄게, 이건.”

“그러니까 나는 랩 파트가 붕 뜨는 느낌이 없었으면 좋겠고, 하이라이트에서 더 벅차오르는 느낌이 나면 좋겠어.”

“벅차오르는 거……. 아, 오케이. 이따가 연락할게. 쉬고 있어봐.”

전화를 끊고 나서는 주찬이가 알려준 노래들을 하나씩 들어보았다.

따로따로 놓고 보면 스타일이 들쭉날쭉하다가도, 나란히 들으면 미묘하게 공통된 정서가 느껴지는 목록이었다.

그래서 각각 노래의 크레딧……. 그러니까 작곡가, 작사가, 편곡자가 누구인지 확인 겸 알아보았는데.

‘이 사람은…….’

다수의 곡에서 같은 사람이 발견되었다.

‘만다륜’이라는 이름을 쓰는 작곡가였다.

만다륜, CK미디어 소속 프로듀서.

전속까지는 아니라서 외주 작업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CK미디어 소속 아티스트로 취급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 회사가 나와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냐고 하면.

……류희재가 CK미디어 소속 연습생이다.

‘음, 이거 혼자 해결이 안 되겠는데.’

나는 고민하다가 강주찬에게 문자를 남겼다.

[쭈찬 이거 도와줄 분이 계실 것 같아서 내가 내일 연락해 볼게]

[낼 촬영도 힘내고 잘자 일찍 자]

류희재한테 말하겠다는 건 아니고.

우리 회사, 어나더뮤직의 도움이 필요했다.

〈밀리어네어 Z 트랙〉과 〈오디뮤〉에 관해서는 우선 이 문제부터 처리하고 따져보는 게 좋겠다.

결국 이 문제와 저 문제도 이어져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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