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퀄라이저-82화 (82/141)

<-- 19. 살아있는 숲 -->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 그늘 때문인지 시원한 바람이 뺨을 스친다.

프레이 일행이 살아있는 숲 초입에 도착한 건 조금 늦은 오후였다.

“이상하네...”

바이런은 말 위에서 한 손으로는 고삐를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머리를 긁적였다.

“여기가 길 맞아요?”

그가 길 안내를 자처했기에 가장 선두에 있었다. 뒤에서 따라오던 세이렌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맞는데...”

“길처럼 보이는 곳은 없는데요...?”

프레이는 천천히 말을 몰아 바이런의 옆으로 다가왔다.

눈앞에 보이는 건 울창한 녹림뿐, 사람이 오갔다면 풀들이 짓밟혀 길이 나 있어야 했다.

“예전에 왔을 때는 길이 있었는데... 요즈음 왕래가 없었나?”

“아무리 왕래가 없어도 그렇지, 이렇게 풀이 울창한데요?”

세이렌이 그게 말이 되냐는 표정이었다. 아무리 봐도 사람의 발길은 한 번도 거치지 않았을 것처럼 자연스러웠으니까.

그러나 바이런은 검지를 들고 좌우로 흔들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시네. 엘드리안이 있는 곳에는 본래 식물의 성장 속도가 무척 빠릅니다. 솔리스의 축복을 받아서 그렇다고 짐작할 뿐이지만...”

“음... 그러면 일단 어떻게 해야 하죠? 여기를 통과할 수 있을까요?”

프레이가 말의 갈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말들은 뜻밖의 휴식시간을 가져서 기분이 좋아 보였다.

“음... 뭐 큰 문제는 없을 거야. 길이야 없으면 만들면 되지.”

바이런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고삐를 굳게 쥐었다. 프레이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좋아요. 혹시 맹수가 있을지 모르니 긴장을 늦추지 말아요.”

프레이 일행은 마치 숲으로 삼켜지듯 안으로 들어갔다.

원래 길이었던 곳은 쉽게 알 수 있었다. 풀이 무성하게 나 있을 뿐, 나무가 자라지는 않았으니까.

그렇게 나아가기를 한참, 세이렌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

“혹시 엘드리안을 만날 일이 있을까요?”

질문의 답변해야 하는 사람은 역시나 바이런이었다. 그는 턱을 문지르다가 곧 고개를 저었다.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엘드리안이 평화를 사랑한다고 해도 적극적인 종족은 아니니까요. 나무가 먼저 다가오는 거 봤습니까? 그들은 그저 자신의 구역을 지키죠.”

“그럼 엘드리안과 관련된 물건들은 어떻게 구해요?”

프레이는 바이런이 사용했던 어린 엘드리안의 잎을 떠올렸다. 엘드리안을 만나기 힘들다면 그건 어떻게 구했을까?

바이런의 얼굴에 얕은 주름이 생겼다. 곤란한 기색이 조금 드러났지만 곧 그는 입을 열었다.

“뭐... 숨길 거도 없겠지. 나중에라도 알게 될 테니까.”

“숨긴다고요?”

“아무래도 떳떳하게 얘기할 거리는 아니라서...”

바이런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세이렌과 프레이는 서로를 마주 보았다. 혹여나 자신들이 곤란한 질문을 던질 걸까.

“엘드리안을 전문으로 사냥하는 사람들이 있어.”

“사냥...?”

바이런의 말에 프레이가 조심스럽게 되물었다. 그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뭐... 어디까지나 플라모르 대륙은 예외지만. 엘드리안에게서 나오는 아이템은 좋은 약재나 마법 재료거든.”

“아...”

세이렌은 이해하겠다는 듯 짧게 탄성을 내뱉었다.

“내가 사용했던 잎은 원래 마법 재료야. 연금술이나 마법부여에 사용되곤 하지. 신성제국은 엘드리안을 솔리스의 자식으로 생각하니 사냥을 금지했지만. 혹시 모르지, 법으로 금지한다고 지켜지는 건 아니니까.”

바이런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는 착잡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근데 들어보니 참 안타깝더라고. 엘드리안은 싸울 생각이 없으니 도망치기만 하는데, 사냥꾼들은 또 그걸 즐겨. 저항도 못 하는 약자를 괴롭히는 맛에 사는 사람들이 더러 있잖아?”

“음...”

세이렌이 앓는 소리를 내었다. 그녀는 황태자 시절 폭군으로서 그런 사람을 연기했으니까.

“더 심한 건 엘드리안은 죽으면 근처의 식물과 동화가 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사냥꾼들은 엘드리안을 생포해서 숲 밖까지 끌고 나와서 죽이는 거야. 생명을 잃어가는 엘드리안은 뿌리를 뻗으며 주변의 식물을 찾으려 하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고통에 겨워 목숨을 잃지.”

바이런이 진저리를 치며 말을 마쳤다. 프레이와 세이렌은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아하하... 뭐, 그래도 플라모르의 엘드리안들은 행복한 거지. 여기처럼 자신들 만의 공간도 있고.”

“확실히 그렇네요. 집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나보다는 훨씬 낫네.”

바이런이 가라앉은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했다. 세이렌도 동조하듯 대답했다.

프레이는 겉으로 미소를 지었지만 속으로는 웃지 않았다.

‘저항조차 하지 않다니...’

저항을 포기하는 건 포식자 앞의 먹이가 하는 행동이었다.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깨물거나 할퀴기라도 한다.

‘스스로 먹이를 자처하는 건가...’

프레이는 도저히 엘드리안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 * *

엘타란은 병사들을 이끌고 동굴을 통과했다. 프레이 일행의 말을 듣기는 했지만, 그래도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언데드의 사체가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그런데 형태로 보아 아무래도 시체 골렘이 만들어졌던 것 같습니다.”

병사 하나가 엘타란에게 와서 보고했다. 엘타란은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했다. 내가 직접 살펴보도록 하지.”

엘타란은 곧 검게 그을린 시체 더미를 살폈다.

‘이 많은 시체를 한꺼번에 불태우다니... 보통 마법사의 짓이 아니군.’

그는 프레이 일행을 떠올렸다. 그들 중에는 마법사로 보이는 인물이 없었다. 그렇다면 이 시체 골렘을 처리한 마법사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 일행은 직접 처리를 했다고는 했지만, 이 시체 더미에서 토템을 구한 걸 수도 있겠어.’

엘타란은 프레이가 ‘이그니스의 붉은 심장’을 가지고 있다는 걸 몰랐기에 오해를 했다. 그러나 그 오해를 풀어줄 사람은 주변에 없었다.

‘어쩌면 아인족 마법사일지도 모르겠군.’

남부 쪽은 아무래도 인간의 발걸음이 뜸하니, 다른 종족의 짓일 가능성도 염려해 두어야 했다.

“엘타란님! 다른 언데드의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가... 그럼 정화를 시작해 주게.”

그의 명령에 병사가 사제를 데리고 왔다. 사제가 정화 의식을 준비했다.

‘음?’

엘타란은 혹시나 위협이 있을까 주변을 살피는 사이, 시체 골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시선을 돌렸다.

‘뭐지...?’

이미 굳어버린 핏자국.

그러나 주변 일대에 다른 생물이 없어서일까. 핏자국에서 시작된 무언가를 끌고 간 자국이 눈에 보였다.

‘짐승? 아니면... 아직 죽지 않은 언데드가 있는 것인가?’

엘타란은 곧바로 고개를 들었다. 가까운 병사를 가리켰다.

“긴장을 늦추지 말게. 나는 잠깐 조사를 하고 오겠네.”

“알겠습니다!”

기합이 잔뜩 들은 병사의 대답을 뒤로하고 엘타란은 걸음을 옮겼다.

‘여긴가?’

엘타란은 검을 빼 들었다.

어둑한 굴 하나가 보였다. 어쩌면 짐승이 시체를 물고 간 걸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엘타란은 추호의 위협도 남기고 싶지 않았다.

“나를 향해 비치는 햇살이시여, 어둠을 밝혀주소서...”

그가 기도를 읊조리자 은은한 빛이 그의 몸에서 흘러나왔다. 어두운 동굴의 윤곽이 드러났다.

엘타란은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주인은 아무래도 굴을 비운 게 아닐까?

‘이건...!’

더 깊숙이 들어간 엘타란은 흠칫 몸을 떨었다. 말라비틀어진 피스칸의 사체, 부패가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사체가 놓여 있었다.

‘끔찍하군...’

그나마 서늘한 동굴에 있어서인지 부패는 심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사체를 누가 보관하고 있단 말인가?

“누구냐피...!”

엘타란은 들려오는 목소리에 몸을 돌렸다. 작은 피스칸 하나가 더러운 꼴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너는...”

“내 친구에게 무슨 짓이냐피!”

피스칸의 정체는 브류였다. 브류는 마을을 떠나 하나뿐인 친구 곁으로 돌아왔다.

마을에서 배척당한 그가 있을 곳은 친구의 곁이었다.

“이건... 무슨 의미지?”

엘타란은 검을 붙잡았다. 시체를 숭상하는 건 모르테미안이나 하는 짓이었으니.

그러나 눈앞의 피스칸에게는 사악한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프람은 내 친구다피! 내 곁에 있을 거다피!”

엘타란은 씁쓸한 얼굴로 브류를 바라보았다. 이 피스칸은 그저 자신의 친구가 죽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았다.

“친구라면 편히 보내주어라. 네 친구가 이런 곳에서 썩어가기를 원하느냐?”

“아니다피... 하지만, 우리는 갈 곳이 없다피...”

“갈 곳이 없다? 다른 피스칸은 어디에 있지?”

브류는 몸을 움찔 떨었다. 자신을 혐오하는 동족들의 얼굴이 떠올랐기에.

“그들은... 그들은 우리를 싫어한다피.”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엘타란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비록 몇몇 사제들은 아인종을 싫어하지만, 엘타란은 달랐다.

솔리스는 생명의 신, 신을 섬기는 신도로서 신의 말씀을 행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비록 다른 종족이라고 하더라도 도움이 필요한 자에게는 손을 내밀어야 했다.

브류는 힐끔힐끔 엘타란의 눈치를 보다가 사정을 설명했다. 물론 프람이 모르테미안이라는 사실은 숨겼다. 모르테미안이 어디에서든 환영받지 못한다는 건 브류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런 일이 있었는가...”

엘타란은 가슴 아파했다. 따돌림당하는 친구를 도와줬다고 따돌림을 당한다니, 이해할 수 없는 행위였다.

“나를 따라오겠는가?”

엘타란은 브류에게 손을 내밀었다. 구원해야 할 신도가 눈앞에 있는데 어찌 손을 내밀지 않겠는가.

브류는 커다란 눈을 껌뻑였다. 이제 자신은 외톨이라고 좌절하던 그에게 손을 내미는 이가 있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피?”

“솔리스께서는 평등하시다. 모든 생명에게 은총을 내려주시니. 그대도 나와 같이 신도가 된다면,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프람을 놔두고 갈 수는 없...”

순간 혹했던 브류는 곧 고개를 저었다. 프람의 곁을 지키기로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브류는 말을 마치지 못했다. 프람의 시신이 먼지처럼 흩어지기 시작했다.

“프람...!”

“음... 그대의 친구는 언데드가 되었던 건가...”

엘타란이 안타깝다는 듯 중얼거렸다. 분명 정화 의식이 끝난 것이리라.

브류는 급하게 달려가 프람을 붙잡았지만 그의 손에 남아있는 건 잿빛 가루뿐이었다.

“프람... 프람...!”

브류는 멍하니 자신의 손에 담긴 가루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동족들에게도 버림받았다. 하나뿐인 친구도 사라졌다.

그가 기대야 할 곳은 어디인가.

이제 정말로 혼자가 되어버렸다. 이 넓은 정글에서, 누구도 찾지 않는 늪지대에서, 그는 그저 죽음만을 기다려야 할 처지가 되었다.

브류의 시선이 돌아갔다. 유일한 탈출구가 보였다.

엘타란의 손은 아직 거기에 있었다. 브류는 천천히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마음을 정한 것 같군.”

엘타란은 브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솔리스의 신도가 더 늘었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 * *

숲은 금방 어두워졌다. 태양이 저물면서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던 빛이 점차 엷어졌기 때문이었다.

“이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바이런이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세이렌도 얼굴을 찡그렸다.

“이참에 쉬었다 가요. 종일 말 타니까 허리에 쥐나겠어...”

“그럴까요?”

프레이가 먼저 말에서 내렸다. 바이런은 내리자마자 빠르게 준비를 시작했다.

“마른 나뭇가지나 좀 주어와. 식량은 사뒀으니까 사냥은 필요 없고.”

세이렌과 바이런은 주변 일대에서 마른 가지를 모아왔다. 그 사이 바이런은 빠르게 재료를 꺼내 요리를 준비했다.

“그 꼬챙이는 주고.”

바이런은 마른 가지에서 적당한 크기를 골라냈다. 나머지 가지를 모으고 기름을 뿌린 후 불을 붙였다.

화르륵-

모닥불이 만들어지자 골라낸 마른 가지를 단검으로 날카롭게 자른다. 그리고 불에 빠르게 넣어다 빼어 그슬린다.

“왜 그러는 거예요?”

“잔가지를 없애려고요.”

바이런은 간단하게 대답하고 가지로 만든 꼬치에 준비한 재료를 꿰었다. 그리고 모닥불 근처에 놔두면 요리는 끝.

잠시 기다리니 노릇하게 익은 꼬치 요리가 완성되었다. 세이렌은 한입 베어 물더니 환하게 미소를 짓는다.

“와, 진짜 맛있네.”

“그렇죠? 내 스킬이 그래도 쓸 만하거든.”

바이런의 어깨가 으쓱거렸다. 프레이는 웃으며 꼬치를 먹었다. 달콤한 육즙이 혀를 적셨다.

‘나도 틈틈이 스킬을 올려둬야겠어.’

분명 자신이 하면 퍽퍽한 고기가 되리라.

프레이는 슬쩍 고개를 들었다. 우물거리던 세이렌이 고개를 돌렸다.

“왜 그래?”

“무슨 소리 나지 않았어요?”

“소리?”

바이런이 말을 마치자 모두 숨을 죽였다. 프레이가 무슨 소리를 냈는가 했기에.

탁- 타닥-

“말이 내는 소리 아냐?”

바이런이 나무에 묶어 놓은 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나 프레이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방향이 다른데...”

세이렌이 검지를 입에 올렸다. 바이런은 얼른 입을 다물었다.

탁- 탁탁- 탁-

“발소리 같은데?”

바이런의 말이 끝나자 프레이는 일어나며 검을 들었다. 프레이의 모습에 세이렌은 얼른 꼬치를 입에 물고 일어섰다.

“뭐야, 뭔데?”

바이런이 놀라서 그들 뒤로 숨었다. 발소리는 점차 명확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다들 조심해요!”

우물거리며 음식을 넘긴 세이렌이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바이런은 곧바로 말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언제라도 도망칠 준비를 해야 했으니.

“살려, 살려주시오!”

나무 사이로 나타난 건, 피를 흘리며 달려오는 남자였다. 그는 넘어지듯 앞으로 쓰러졌다.

“괜찮으세요!?”

“불... 불...!”

그는 혼이 나간 듯 중얼거리며 모닥불로 기어갔다. 그는 모닥불의 근처까지 와서야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세이렌이 다급하게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세상에... 온몸이 피투성이야!”

마치 날카로운 것에 찔린 듯한 상처였다. 프레이는 이 남자를 쫓는 괴물이 나타날까 바짝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바이런! 좀 도와줘요!”

세이렌이 소리치며 그를 돌아보았다. 바이런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다가왔다.

“바이런?”

“도대체... 무슨 일이지?”

그는 혼란스러운 얼굴이었다. 프레이는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물었다.

“왜 그래요?”

“엘드리안...”

“네?”

바이런의 얼굴이 복잡했다. 그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른 장면을 목격해서일까.

“엘드리안, 엘드리안이 이 남자를 쫓았어.”

========== 작품 후기 ==========

[보유 스킬 목록]

[중급 궁술 Lv1 (15%)]

[중급 검술 Lv5 (3%)]

[초급 단검술 Lv9 (24%)]

[약초 채집 Lv3 (39%)]

[초급 추적 Lv4 (47%)]

[초급 승마 Lv7 (64%)]

[초급 도축 Lv3 (49%)]

[초급 요리 Lv1 (0%)]

[초급 수리 Lv8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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