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악마의 재능-25화 (2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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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 ]

[ 안녕하세요 Joker U입니다.

너무나도 많은 요청이 있었고, 그렇기에 고민해야만 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미니게임천국의 2부에 이어 그 다음의 내용인 3부를 쓸 것인가 하는 것이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한 달 뒤 미니게임천국 3부를 추가연재할 계획에 있으며, 지금 이 공지는 그 사실을 알림과 동시에 간략한 설명을 위해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미니게임천국은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초기설정 때문에 늘여 쓰려면 얼마든지 추가로 쓸 수 있는 소설입니다. 게다가 인기가 유난히 많았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독자분들의 원성도 더 큰 것이라고 감안해서 고심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방금의 말에서 눈치 채신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저는 미니게임천국 3부를 쓸 생각이 조금도 없었습니다. 1,2부를 합치면 무려 626화라는 분량이 나옵니다. 적은 양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제가 보여드리고자 했던 부분들은 충분히 썼다고 봅니다. 후회도 없고, 완결을 낼때는 후련함마저 있었습니다.

앞서 말했듯 수많은 독자분들에게서 많은 요청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는 작가로써의 소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랑해주시는 독자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써, 혹은 누군가에게 보은을 하기위해 글을 쓴다는 것은 제 기준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작가가 주관대로 끝이라고 생각되는 시점이라면 끝내는게 맞다는 것이 제 사상입니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생각도 또 있습니다. 애당초 첫 기획이 2부까지였기 때문에, 3부는 억지로 쓴 것이라는 전개가 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명작들이 2,3부로 접어들면 급격히 퀄리티가 떨어지고 저평가를 받는 것처럼, 저 역시 계획에도 없던 3부를 기획하고 집필을 시작하게 될 경우에 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코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보험 같은 것이 아니라, 정말로 이 부분에 대해서 막연한 두려움마저 있었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모든 부정적인 부분들을 제쳐두고 어제, 3부를 쓰겠다고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제 동생이 원하기 때문입니다.

9년 전에 교통사고로 부모님과 막냇동생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뒤로 저와 하나뿐인 여동생은 매우 힘든 시기를 겪어야 했었지요. 저는 이번에 막 20살이 되었고, 제 동생은 겨우 열여덟살에 불과합니다. 어리고 의지할 것이 없었던 저희에게 서로는 그저 버팀목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에, 저는 제 소설을 좋아하고 특히 미니게임천국을 좋아하며, 3부를 간절히 원하면서 제게 계속해서 조르는 여동생에게 져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미니게임천국 3부를 원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신작을 갈구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3부를 원하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에게 핀잔을 주는 독자분들이 대립하고 있는 것도 저는 보고 있었습니다.

제 글을 좋아해주시는 모든 분들은 저에게 있어 감사한 독자님들이시고, 저는 언제나 최선의 작품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분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면 어찌해야할까 고민한 끝에 결정한 연재의 진행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왕(王)은 곧 1일 2연재로 변경될 것입니다.

2. 추가로 2개의 신작을 하루 1편씩 연재할 생각입니다.

여기까지가 기존의 계획이었으나, 추가로 하나가 더 붙게 되었습니다.

3. 한 달 뒤 미니게임천국 3부가 1일 1연재로 연재됩니다.

동시에 4개의 작품, 1일 5연재를 하는 것이기는 합니다만, 앞선 작품들은 써둔 양이 많아 부담되는 정도는 아닙니다. 제가 수년간 집필하여 소유하고 있었던 비축분들은 대부분 소진되었기에 이제는 연재속도의 조절은 선택이 아니라 강제입니다.

그리고 추가로 하나 말씀드릴 부분이 있는데, 새로이 연재될 신작 2개는 기존에 연재하던 플랫폼이 아닌 다른 곳에서 독점연재가 될 것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추후에 따로 공지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새로운 신작이 아닌 미니게임천국 3부의 집필을 준비하여 한 달 뒤, 3부로써 독자여러분들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늘 사랑해주시는 독자분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Joker U 배상(拜上) ]

“후….”

공지를 써서 올린 지혁은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이미 차현진에게는 이야기를 해 두었다. 날이 밝자마자 전화를 해서 미니게임천국 3부를 쓸 것이며 한 달 뒤에 연재를 시작하자는 등의 이야기를 끝내놓았고, 추가로 2부에 공지글도 작성하겠다는 말도 해놓은 상태였다.

- 정말 잘 생각하셨습니다!

격한 반응을 보이던 차현진의 목소리를 떠올린 지혁은 피식 웃었다.

“그럼….”

차현진에게 설명한 것은 어디까지나 미니게임천국 3부에 관한 이야기뿐이다. 정작 중요한 얘기는 빠져 있었다.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협의할 사안이 있다고 차현진을 집으로 호출한 상태였고, 그녀는 바로 달려오겠다는 말을 하고서 통화를 종료했다. 나는 그녀가 집에 올때까지의 틈나는 시간에 공지글을 작성해서 올린 것이다.

‘슬슬 올때가 됐는데….’

지혁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댓글의 반응을 살펴보기로 했다.

[ 언덕위에하얀집 : 감사합니다 작가님. 동생님 감사합니다. 착하게 살겠습니다. ]

[ 불타면붉은집 : 작가님이 글을 써주시기만 한다면야 저희는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힘들었던 과거는 잊고 훌훌 날아가세요! 저희도 따라 가겠습니다! 너무 무리하지는 마시고 오래오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 타고나면검은집 : ???????? 진짜 스무 살이세요? 와 대단하시다;; ]

[ 알고보면니집 : 그동안 조커 유의 글에선 연숙한 연륜이 느껴지며 40대 이상일 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인기작가가 정체를 숨기고 장르소설계로 뛰어들었다는 소리도 나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ㅋㅋㅋㅋ 스무 살이라니 ㅋㅋㅋ 대반전 ]

‘내 정체를 궁금해 했었다고?’

얼핏 그런 댓글들을 본 적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그때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는데 꽤 화제가 되었었던 모양이다. 그 뒤로도 ‘그러니까ㅋㅋ’ 등의 댓글로써 호응하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딩동-

과거사까지 밝혔기 때문인지 댓글창은 그야말로 폭주를 하고 있었다. 지혁은 잠깐 사이 수십개씩 늘어나는 댓글을 읽어보면서 시간을 떼우다가 울리는 벨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향했다.

“들어오세요.”

“실례하겠습니다.”

차현진은 구두를 벗으면서 슬쩍 들어와서는 휴지를 척 내려놓았다. 지혁은 헛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으면서 말했다.

“뭘 또 이런걸 사오시고 그러세요.”

“그냥 오기가 조금 민망해서 집들이 선물로 사왔습….”

철컥.

“오빠. 누가 왔어?”

그때 방문이 끼익 하고 열리고, 막 잠에서 깼는지 부스스한 얼굴로 은서가 고개를 내밀었다. 그러자 차현진이 어색하게 웃다말고 표정을 싹 굳히며 눈에 띄게 경직된 모습을 보였다. 지혁은 손바닥을 펴서 차현진을 가리키며 은서에게 말했다.

“깼어? 소개할게. 이쪽은 출판사의 업무를 총괄하고 계시는 차현진 팀장님이야.”

“아, 그러시구….”

“안녕하십니까!”

은서가 지혁의 말에 호응하려는 찰나 차현진이 90도에 가깝게 고개를 푹 숙이면서 우렁차게 인사했다. 그 모습이 꼭 군기가 바짝 든 이등병같다. 지혁은 갑자기 차현진이 왜 이러나 싶어서 당황했다.

“팀장님. 왜 이러세요?”

지혁이 그러거나 말거나, 차현진은 흠칫한 기색의 은서에게 다가가서 그녀의 양손을 꼬옥 붙잡았다.

“…!?”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3부가 연재 재개가 된 것은 어디까지나 동생님의 공이라고…. 아마 독자분들은 작가님의 동생님을 신처럼 떠받들 것입니다.”

뭐야. 오는 사이에 지혁이 올린 공지 글을 읽은 건가?

졸지에 손을 붙잡히고 자신보다 두배 가까이의 나이를 보유한 여성에게 초롱초롱한 눈빛을 받게 된 은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지혁을 쳐다보았다. 지혁은 떠름하게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                 *

“…그렇게 하죠. 이미 공지도 올렸구요. 어차피 3부를 제외하면 다 써둔 상태잖아요. 딱히 부담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원래는 휴식을 취하면서 다른 일에 충실하려고 했었는데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요. 자 오빠.”

식탁에 앉아서 차현진과 대화를 나누던 지혁은 은서가 타준 커피를 받아들었다. 컵을 받아들고서 곧장 한모금 마시는 지혁과는 다르게 차현진은 어쩔 줄 몰라하는 기색이었다. 물론 그녀가 지혁의 정체를 알게되었을 때도 흡사 신앙심과도 같은 감정을 토대로한 행동을 보여주기는 했었지만 지혁을 대할때도 저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건 어려워하는 것을 넘어서 무서워하는 것 같다는 기분마저 든다.

“나도 들어도 돼?”

“음. 그렇게 해. 괜찮겠죠?”

“네, 네.”

차현진의 태도에서 관심을 끄기로 한 지혁은 곧장 말했다.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겁니다. 정확히는, 만들었습니다. 이미 제작은 다 끝났고 소설을 올리기만 하면 됩니다. 저번에 말씀을 드리지 않은 것 같아서 이 부분에 관한 협의를 하기 위해 잠깐 들러달라 요청드린 겁니다. 직접 보여드려야하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해서.”

“그렇습니까.”

소설을 쓰는 모습은 종종 보여준 적 있지만, 사무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나 업무를 보는 일은 은서에게 공개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은서는 신기하다는 듯이 차현진과 지혁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제가 만든 플랫폼 역시 마찬가지로 저의 작품만을 서비스하는 독자적인 형태로 운영을 해나가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 만든 플랫폼이기도 하고요. 다른 플랫폼에서 연재한 작품들 역시 끌어다가 옮길 생각이지만, 결국 머지않아 다른 플랫폼에서 제 소설이 연재되는 일은 없도록 할겁니다.”

“자신감의… 표현이시군요.”

지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혁의 소설만을 연재하는, 어플리케이션과 연동이 되는 홈페이지를 제작해서 본인의 작품을 올린다. 형식은 그럴듯해 보여도 어지간한 자신감이 없으면 시도하기 힘든 일이다. 심지어 지혁은 이렇다할 홍보조차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래도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와 소설을 볼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었다.

‘보험도 있고.’

지혁은 왼손으로는 턱을 괴고, 오른손 검지손가락으로 탁자를 톡톡 치면서 잠깐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다가 결정을 내리고서는 입을 열었다.

“사실 거기에는 소설만 연재되는 건 아닐 겁니다.”

“네?”

“제 방으로 와보시죠.”

지혁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커피가 담겨있는 컵을 들어올린 뒤 방으로 향했다.

‘어차피 거쳐야할 과정이니.’

지혁이 가져온 본체. 거기엔 많은 수년간의 노력이 담겨 있었다.

지혁은 지금, 그것을 이들에게 보여줄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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