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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320화 (32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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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푸아 백작 가문을 수중에 넣다.

320.

“아이 이름을 지어주세요.”

“피터.”

“이제 네 이름은 피터야. 피터 레오.”

피터는 ‘사라지다’라는 자동사를 생각해 지은 이름으로 조만간 레오니 곁에서 사라진다는 의미였다.

“도로시, 레오니를 치료해.”

“예, 영주님.”

도로시의 손이 황금색으로 물들자 반짝이는 황금가루가 날아가 레오니의 몸을 감쌌다.

환인의 자비와 환인의 의지, 환인의 미소가 연달아 레오니를 감싸자 불렀던 배도 원상태로 홀쭉하게 줄어들고, 핼쑥했던 볼도 생기를 되찾았다.

「놈들만 왔어?」

「1,000명 넘는 부하를 데려왔지만, 경비대가 통과시키지 않아 모두 밖에 있어요.」

「정예로만 끌고 왔겠지?」

「당연히 그렇겠죠.」

만약을 대비해 석 달 전부터 저택은 물론 백작성 전체를 기사단과 마법병단이 철통같이 방비하고 있었다.

특히 레오니가 머무는 중앙 저택은... 시푸아 백작은 좌측에 있는 저택으로 석 달 전 옮겼음... 출입증이 없이 접근하면 죽을 수도 있었다.

이뿐만 아니었다. 6개월 전부터 중앙 저택은 레오니의 허락을 받은 여자들만 나들 수 있었다.

모두 내게 피를 빨린 여자들로 내 추종자들이 에오니는 물론 건물을 완벽히 에워싸고 있었다.

“레오니, 친척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나가서 피터 보여줘.”

“위험한 짓을 하진 않겠죠?”

“놈들 빼고 다 우리 사람이야.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그래도 걱정돼요. 피터를 공격할까 봐요.”

“그러면 놈들도 죽어. 그러지 않을 거야.”

“알아요. 그런데도 마음이 불안해요.”

“에니트라 남작과 가스밀라 남작, 콘트라스 준 남작이 잘 대처할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알았어요.”

피터가 사내인지 여아인지 확인하기 위해 시푸아 백작의 동생들과 친인척들이 20명 넘게 몰려왔다.

그러나 걱정할 게 없었다. 부하들은 성 밖에 있었고, 성에 들어온 놈들도 기사단과 마법병단이 에워싸고 있었다.

또한, 소드마스터 에니트라 남작과 콘트라스 준 남작, 아크메이지 가스밀라 남작이 레오니와 피터 옆에 바짝 붙어 있어 드래곤이라면 모를까 다칠 확률은 없었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사내아이인 피터를 보면 초조해진 놈들이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었다.

시푸아 백작이 건강을 차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동생들과 친척들이 레오니를 물어뜯었다.

불만을 토로하는 정도가 아니라 없는 얘기까지 지어내며 레오니를 찍어내기 위해 온갖 음해를 해댔다.

레오니가 병석에 누운 시푸아 백작을 대신해 가문을 이끄는 동안 가문의 성세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발전하지 못한 건 레오니가 백작이 아닌 백작 부인이란 핸디캡과 가문의 힘을 마음껏 쓸 수 없는 위치 때문이었지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능력이 없었다면 시푸아 백작 가문은 엄청나게 후퇴를 했을 것이고, 기사단장 에니트라 남작과 마법병단장 가스밀라 남작 등 가문을 이끄는 핵심 세력도 따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이 전적으로 시푸아 가문만을 위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시동생과 친척들이 호시탐탐 백작 자리를 노리며 흥청망청 가문의 재산을 탕진한 것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었다.

시동생들과 친척들도 레오니의 능력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시푸아 백작이 알게 될까 봐 겁이 나서 그런 것이었다.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하나에서 열까지 다 알고 있는 레오니를 없애야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없는 죄를 만들어 덮어씌우려고 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레오니와 시동생들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네.」

「신호 주면 바로 몽환술 걸어. 실수하면 안 돼.」

「걱정하지 마세요. 저 이래 봬도 90레벨 보스 몬스터예요. 이딴 일은 식은 죽 먹기라고요.」

「헛소리하지 말고 시킨 일이나 잘해.」

「90레벨 보스 몬스터를 무시하는 사람은 영주님밖에 없을 거예요.」

「계속 말대꾸하면 평생 90레벨에 머물게 하는 수가 있어.」

「제가 영주님 죽도록 사랑하는 거 알죠? 알라뷰!!」

「입 다물고 준비나 해.」

「넵.」

시푸아 백작의 동생들과 친척들은 레오니가 사내아이를 낳으면 모두 죽은 목숨이었다.

시푸아 백작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관리와 병사는 물론 기사단장 에니트라 남작과 기사단 전체, 마법병단장 가스밀라 남작과 마법병단 전체, 시푸아 백작의 보디가드인 콘트라스 준 남작까지 사내아이를 새로운 백작으로 인정하고 따를 게 확실했다.

그렇게 되면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가문의 권한은 아이의 엄마인 레오니가 갖게 된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상태에서 레오니가 기사단과 마법병단을 움직일 권한을 갖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너무나도 명확했다.

어린 자식과 레오니 자신의 안위를 위해 갖가지 핑계로 또는 사고로 자신들을 죽일 게 확실했다.

시간이 많다면 에니트라 남작과 가스밀라 남작, 콘트라스 준 남작을 회유하겠지만, 백작이 죽으면 바로 공격할 게 분명해 마음이 더 다급했다.

우리는 놈들의 이런 다급한 심리를 이용해 함정을 팠다. 일주일 전부터 세라가 시동생 3명과 친척 20명에게 몽환술을 걸어 다급한 마음을 한껏 부채질했다.

90레벨을 찍은 세라의 몽환술은 소드마스터와 아크메이지가 아니면 벗어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그리고 잠들지 않은 상태에서도 몽환술을 걸어 꿈인 듯 현실인 듯 몽롱한 상태로 만든 후 부정적인 생각을 깊게 심을 수 있었다.

이를 이용해 놈들이 피터를 공격하게 할 생각이었다. 자칫 레오니까지 위험해질 수도 있었지만, 프로보스트 10명과 마도사 5명이 놈들을 에워싸고 있었고, 옆에는 소드마스터 2명과 아크메이지 1명이 태산처럼 버티고 있었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나요?”

“형수님이 아이를 낳으셨다는 얘기를 듣고 축하하러 왔습니다.”

“빈손으로요?”

“너무 기뻐서 그만... 선물은 다음에 아주 멋진 거로 준비하겠습니다.”

“그러세요. 그런데 아이 낳은 지 1시간도 안 됐는데, 벌써 소문이 거기까지 퍼졌나요? 참 이상하네요.”

“그건... 그건...”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지만, 에단 도련님이 계신 곳은 여기서 500km나 떨어져 있는데, 1시간 만에 그곳까지 소문이 났다니... 이해하기 어렵군요.”

“소.소문을 듣고 바로 포털을 타고 왔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빨리 올 수 있었습니다.”

“제집에 스파이라도 심었나요?”

“네?”

“아이를 낳은 건 저택에서 일하는 시녀들과 제 옆에 있는 에니트라 남작, 가스밀라 남작, 콘트라스 준 남작밖에 모르는 일이에요. 에니트라 남작과 가스밀라 남작, 콘트라스 준 남작은 제 명령 없이는 함부로 기밀을 발설하지 않는 충신들이에요. 그렇다면 도련님께 소식을 전한 건 저택에 근무하는 시녀라는 뜻인데... 제 집에 근무하는 시녀들 중에 마음에 둔 시녀라도 있나요?”

“아.아닙니다. 그.그런 시녀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제가 아이를 낳을 걸 아셨죠?”

“제.제가 말을 잘못했습니다. 형수님이 해산한다는 소식을 듣고 축하하기 위해 미리 온 것입니다.”

“아아~ 그렇군요. 축하하기 위해 미리 오신 거군요. 병사들을 잔뜩 거느리고. 만반의 준비를 한 채로.”

“.......”

레오니가 시동생 에단을 몰아붙였다. 피터를 품에 안고 나오며 기사단장인 에니트라 남작에게 에단과 친척들이 기사와 마법사를 잔뜩 끌고 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기회가 되면 자신과 피터를 죽이겠다는 뜻으로 포커페이스는 유지해도 말까지 좋게 나올 순 없었다.

“형수님, 조카를 잠시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

“어려울 것 없죠. 두 눈 똑바로 뜨고 보세요.”

“으아아아앙. 으아아아앙.”

레오니가 피터를 번쩍 들어 시동생들과 친척들에게 보여주며 아랫도리를 감싸고 있던 비단을 풀었다.

그러자 서늘한 기운이 여린 살을 파고들었다. 서늘한 기운에 놀란 피터가 힘차게 울어댔다.

“어떠세요? 이제 만족스럽나요?”

아랫도리를 감싼 비단이 사라지자 손톱만 한 고추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자아이이길 간절히 바랐던 백작의 동생들과 친척들의 입에서 탄식이 쏟아졌다.

“이런...”

“하아...”

“젠장!”

“에단 도련님, 친척들은 피터가 사내아이인 게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네요. 여자아이를 낳았어야 했나요?”

“그.그런 뜻이 아닙니다. 너무 좋아서 그런 겁니다.”

“제 귀에는 세상에게 가장 슬픈 탄식처럼 들리던데요. 아닌가요?”

“저.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세라야, 시작해.」

「네.」

- 90레벨 보스 몬스터 세라가 NPC 에단을 포함한 23명에게 몽환술을 사용합니다.

“형수님, 아이를 안아보고 싶습니다.”

“네에?”

“삼촌으로서 시푸아 가문의 대를 이어갈 조카를 안아보고 싶습니다. 잠시 제게 아이를 건네주십시오.”

“그럴 수는 없어요.”

“왜죠?”

“믿을 수 없으니까요.”

“저는 그 아이의 삼촌입니다. 안아볼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아이를 제게 넘기십시오.”

“피터는 태어난 지 1시간밖에 안 된 아기예요. 갓 태어난 아기를 밖에 데리고 나오는 건 매우 위험한 짓이에요. 더군다나 피터는 위대한 시푸아 가문을 이어갈 유일한 핏줄이에요. 그런 소중한 아이를 보여드린 것만 해도 감사할 줄 아세요. 이제 그만 물러가세요.”

“피터를 저에게 넘기지 않는 건 몸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닙니까? 장애가 있는 아이는 가문을 이어받을 수 없다는 걸 형수님도 잘 알고 계시죠?”

“억지 부리지 마세요. 피터는 아주 건강한 사내아이예요. 당신들도 봤잖아요.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그러니 제가 확인해 보겠다는 거 아닙니까. 아이를 제게 주십시요.”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군요.”

“가문을 위해 확인하겠다는 겁니다. 뭐가 잘못입니까?”

“가문이 아니라 당신들을 위해서겠지.”

“마음대로 생각하십시오. 저는 삼촌으로서 형님을 대신해 할 일을 하는 것뿐입니다.”

에단은 매우 능글맞고 음흉한 성격으로 평소였다면 일단 물러나 밤에 몰래 야습을 하거나 틈을 노려 피터를 제거하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세라의 몽환술에 빠져 침착함을 잃어 레오니에게 피터를 넘겨달라며 악다구니를 써댔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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