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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319화 (319/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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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푸아 백작 가문을 수중에 넣다.

319. 시푸아 백작 가문을 수중에 넣다.

“십대 초인의 아이템은 세트 아이템이 모두 여섯 개일까요?”

“그럴 가능성이 있겠지. 그러나 다는 아닐 거야. 로만 히리테나는 지금껏 아이템이 하나도 안 나왔잖아. 스킬만 있고 아이템이 없는 초인도 있겠지.”

“설마 하나도 없겠어요?”

“아직은 추측일 뿐이니까 후반부 스킬을 구하면 알게 되겠지. 하나라도 줄지,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리일지.”

하연이 말처럼 로만 히리테나도 아이템을 남겼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껏 한 개도 얻지 못한 것으로 보아 없을 가능성이 컸다.

아이템이 없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검술 마스터, 바람 가르기, 삼연격, 불새만 봐도 리히테나의 스킬은 아이템의 빈자리를 채우고 남았다.

“하린아, 이건 너 써.”

“만순이도 내가 차지했는데, 아이템까지 가지면 너무 불공평해. 은하 언니나 하연이 줘.”

“가장 어울리는 사람에게 준 것뿐이야. 너만 예뻐서 준 거 아니야.”

“그래도...”

“지난번에 그렇게 한다고 말했잖아. 그러니 받아.”

“알았어.”

여왕개미 베르나미를 잡고 얻은 성장형 에픽 아이템 여왕개미 베르나미의 가죽 신발은 레전드로 업그레이드해 하린이에게 줬다.

여왕개미 베르나미의 가죽 신발

종류 : 신발

등급 : 레전드

살인 붉은 불개미의 여왕 베르나미는 500년 이상 산 장수 몬스터로 시야가 매우 넓고, 상대의 움직임도 정확히 포착하는 뛰어난 시력을 보유했다. 또한, 다리도 매우 튼튼해 먼 거리도 아주 빠르게 이동했다. 가죽 신발은 베르나미의 장점이 모두 모인 레전드 아이템으로 착용자의 전투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줬다.

내구도 : 300/300

공격력 : 300

생명력 : 1,000

순발력 : 7

착용 효과 1 : 명중률 30% 증가

착용 효과 2 : 시야 30% 증가

착용 효과 3 : 사거리 30% 증가

특수 옵션 : 이동속도 50% 증가

룬 슬롯 : 미착용

착용 제한 : 없음

명중률과 시야, 사거리는 하린이가 팀에서 독보적으로 뛰어난 능력으로 여왕개미 베르나미의 가죽 신발을 준 건 이 때문이었다.

용기사 안젤라의 드라코닉 보우와 화살집을 하연이에게 준 것도 그런 이유로 앞으로도 특화된 능력에 따라 아이템을 배분할 계획이었다.

딸랑딸랑

“자작님, 만찬이 준비됐습니다.”

“알겠습니다.”

에이다 공작이 주최한 만찬은 화려하다 못해 성대하기까지 했다. 다른 귀족들을 부르진 않았지만, 에이다 공작에 속한 귀족과 준 남작, 기사들과 그 가족들이 대부분 참석해 1,000명이 넘는 사람이 모였다.

가문을 위기에서 구해준 보답으로 공작이 가문에 속한 귀족을 모두 불러 모은 것으로 만찬이 아니라 승전파티였다.

저녁 식사 초대로 생각했던 만찬이 화려한 파티로 변질됐지만, 우리에게는 손해될 게 없었다.

안 그래도 에이다 공작 가문 귀족 중에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있는지 쥬디의 혜안으로 알아볼 계획이었다.

한 명씩 만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어 고민이 많았는데,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줘 수고로움을 덜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파티를 여는 건 해도 해도 정말 너무한 일이었다. 에이다 공작 가문은 식량은 물론 가문을 유지할 돈도 부족해 많은 부분을 레오니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스스로 가문을 지탱할 힘도 없으면서 농노 수만 명을 먹일 수 있는 돈을 하루에 날리고 있었다.

더군다나 지금은 십만 명이 넘는 농노가 죽고, 200만 명이 넘는 농노가 굶는 아주 위급한 상황이었다.

공작성을 벗어나면 가족을 잃은 슬픔과 배고픔에 눈물과 비명을 질러대는 농노가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산해진미를 가득 차려놓고 흥청망청 마시며 춤추고 웃고 떠드는 모습은 내 가치관으론 도저히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아틸라 귀족은 내일 당장 굶어 죽어도 오늘은 성대하게 파티를 열고 죽는 걸 자랑으로 여기는 미친놈들이라 이런 모습이 이상할 게 없겠지만, 미쳐도 정도가 있는 것이었다. 이건 절대 아니었다.

「인상 펴세요.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잖아요.」

「그러고 싶은데 마음이 그렇게 안 된다.」

「귀족들에게 농노는 가축과 같아요. 사람들도 가축이 죽으면 아까워하지 가슴 아파하지 않잖아요.」

「몰라서 이러는 거 아니야.」

「그럼 왜 그러세요?」

「나는 이런 쓰레기들보다 열심히 일하는 농노가 백 배는 더 소중하다고 생각해. 배우지 못했지만, 먹고 살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그들이 사치와 향락을 자랑으로 여기는 귀족 놈들보다 천 배, 만 배는 더 인간다워.」

「저도 오빠 생각과 같아요. 그러나 지금은 그런 감정을 얼굴에 보이면 안 돼요.」

「나도 알아. 그러나 이 모습은 도저히 못 참겠다. 지금 놈들이 먹고 마시는 돈이면 십만 명은 살릴 수 있어. 그런 돈을 춤추며 노는 일에 쓰다니...」

「돈이 넘쳐나 길가에 버려도 농노에게는 주지 않는 게 귀족이에요. 아틸라 귀족이 어떤 놈들인지 잘 아시잖아요?」

「그러니까 더 싫다고.」

「레오니에게는 거짓말도 곧잘 하면서 왜 이런 일에는 참질 못하세요?」

「몰라서 물어?」

「알아요. 그러나 이제 벗어날 때도 됐잖아요.」

「트라우마를 쉽게 벗어던질 수 있다면 병이라고 불리겠어?」

「마음에 병은 본인 마음 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고칠 수 있어요.」

「나는 죽을 때 다른 건 다 고쳐도 이 트라우마만은 고치지 않을 거야.」

「그것도 나쁘진 않겠네요. 나쁜 트라우마는 아니니까요.」

거창하게 부와 권력, 명성을 가진 자가 사회적 책임과 도덕적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 게 아니었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힘이 없다는 이유로, 많이 배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최소한의 기본권마저 유린당해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남도 싫어해 억지로 시키면 안 된다는 말을 신조로 삼은 것도, 죽어도 돈 지랄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내가 당해봤기에, 트라우마로 남았기에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화가 치밀어 참을 수가 없었다.

내 영지의 농노들은 신분은 여전히 농노였지만, 평민들과 다름없는 삶을 살았다. 죄를 짓지 않으면 맞을 일도 없었고, 구속될 일도 없었다.

아프면 누구나 치료받을 수 있었고, 글자를 배우고 싶다면 누구나 학교에 나와 배울 수 있었다.

정해진 시간만큼 일하면 억지로 끌어내 일 시키지도 않았고, 부득이하게 일과 시간 이외에 일하게 되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줬다.

세금은 여전히 80%였지만, 배부르게 먹을 식량과 고기가 모두에게 돌아갔고, 텃밭에서 가꾼 채소와 사냥으로 잡은 동물은 모두 그들 것이었다.

거주 이전의 자유는 여전히 없었지만, 초야권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강제로 누군가와 결혼시키지도 않았다.

아직 고쳐야 할 게 셀 수 없이 많았지만, 예전처럼 잘못이 없어도 농노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매질을 당하고, 억울하게 죽고, 강간을 당해도 침묵해야 하고, 죽도록 일하고도 배를 주리는 일은 없었다.

「큰오빠, 자기 할 일은 끝내고 짜증 내세요. 오빠 때문에 저까지 일 못하잖아요.」

「미안해.」

「미안한 거 알면 그만 얼굴 푸세요. 스마일~」

「하아...」

「그러게 마음 아프면 잔뜩 이용해먹고 쓸모가 없어지면 버리면 되잖아요. 아니면 농노로 만들어서 대대손손 괴롭히든지요.」

「그거 좋은 생각이네. 아주 좋아.」

쥬디 말을 듣자 그제야 굳었던 얼굴이 풀렸다. 레오니에게는 미안했지만,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놈들은 살려둘 가치가 없었다.

왕국을 건설한 후 한 놈도 남기지 않고 농노로 만들 것이다. 그래서 놈들이 개·돼지로 취급한 농노보다 더 힘든 삶을 살게 해줄 것이다.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삶을,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지독한 삶을...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무서워요.”

“걱정하지 마. 아무 일 없을 거야.”

“계속 옆에 계실 거죠?”

“그럼.”

“고마워요.”

“한잠 푹 자고 일어나. 그러면 예쁜 사내아이가 곁에 있을 거야.”

“네.”

“나나야, 시작해.”

“예, 영주님.”

겁에 질려 내 손을 꽉 잡은 레오니가 눈을 꼭 감자 나나와 다가와 투명한 병에 든 액체를 입에 넣어주었다.

꿀꺽꿀꺽

마취약을 마신 레오니는 10초도 안 돼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레오니가 잠들자 세라가 몽환술을 사용해 아기를 낳는 이미지를 심었다.

‘피터 소환.’

- 군주의 소환을 사용해 NPC 피터를 강제소환하시겠습니다?

‘예.’

- NPC 피터가 모모님 옆으로 강제소환됐습니다.

강제 소환을 사용해 태어난 지 하루도 안 된 사내아이를 소환했다. 슬립 마법에 걸려 잠이 깊이든 사내아이는 앞으로 일어날 추악한 미래도 모른 채 쌔근쌔근 웃으면 잘만 잤다.

「큰오빠, 밖에 시푸아 백작의 동생들과 친척들이 몰려왔어요. 아이를 빨리 공개하세요.」

「알았어.」

쥬디가 빨리 아이를 공개하라고 재촉하는 건 시푸아 백작의 숨이 끊어지기 직전이라서였다.

지나친 황음으로 건강을 잃은 시푸아 백작은 다 타버린 양초처럼 숨이 끊어지기 직전이었다.

그 때문에 백작의 동생들과 친인척들이 몰려와 아이가 사내아이인지 여자아이인지 확인하려 했다.

여자아이면 바로 밑에 있는 시동생이 백작 작위를 물려받지만, 사내아이면 그 아이가 백작이 됐다.

“레오니. 레오니. 눈떠봐.”

“으음...”

“건강한 사내아이야.”

“저.정말 사내아이였군요. 감사합니다. 환인님! 감사해요. 여보! 흑흑흑...”

“.......”

사내아이를 품에 안고 울음을 토하는 레오니의 모습을 차마볼 수 없고 천장을 바라보며 속으로 깊은 한숨을 토했다.

레오니가 품에 안은 사내아이는 수도 크라쿠푸스의 빈민가에서 구했다. 아이를 다섯 명이나 낳은 30대 중반의 농노 부부한테서 돈을 주고 샀다.

아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내 영지에서 데려오려 않고 수도에서 구한 건 차후 문제가 될 수도 있어서였다.

아이를 구하는 게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는데, 돈을 준다고 하자 농노 부부는 반색하며 갓 태어난 아이를 내밀었다.

아이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말을 잔뜩 준비해갔는데... 손에 쥔 금화만 바라보는 부부의 모습에 머쓱하다 못해 살심이 치밀었다.

그러나 그들이나 나나 잘한 게 없어 씁쓸함을 삼키며 레오니의 아들이 될 피터를 품에 안고 쓰러져가는 움막을 나왔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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