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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317. 보상
“하연아, 이리 와봐.”
“또 엉덩이 때리려고 그러죠?”
“그런 거 아니야.”
“그럼 왜 이상한 표정 지으면서 오라고 하는데요?”
“내 표정이 이상해?”
“네.”
“어떻게?”
“몹시 흥분한 표정이잖아요. 그 표정 언니들 괴롭힐 때와 정액 나오기 직전 그리고 저 괴롭힐 때 짓는 표정이란 말이에요.”
“그런 것도 기억해?”
“그럼요. 오빠의 모든 것을 알고 싶으니까요.”
“흐흐흐흐.”
“왜 웃어요?”
“기분 좋아서.”
“그게 기분 좋아서 웃는 웃음이에요? 음흉하게 웃는 거지.”
“지금은 그래도 돼. 아주 좋은 일이 생겼으니까.”
“무슨 일인데요?”
“네가 밤새도록 방방 뛰며 좋아할 일.”
“오늘 밤 안아주는 거예요?”
“내년 네 생일 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잖아. 쪼그만 게 왜 이렇게 밝혀?”
“매일 밤 오빠와 언니들이 그거 하는 거 보는데, 안 밝히면 이상한 거죠.”
“그래 내가 죽일 놈이다.”
하린이와 은하를 안는 모습을 하연이에게 보여주지 않으려 무던히 노력했다. 그러나 고추를 만지게 한 후로 떨어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매일 밤 은밀한 사랑을 보여줘야 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나체로 유혹도 하고, 섹스 중간중간 고추도 빨고, 언니들 가슴도 만져주는 등 몸만 섞지 않았을 뿐이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끝까지 보여주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내 책임이 커 하연이의 밝힘증을 나무랄 수 없었다.
“그 일도 아니면 제가 방방 뛸 일이 있을까요?”
“방방 뛰면 어떻게 할래?”
“엉덩이 100대 맞을게요.”
“약속한 거다.”
“네.”
“뒤에 가서 딴소리하면 한 달 독방이다.”
“여아 일언 중천금이에요.”
“그 말 바로 후회하게 만들어주마. 받아.”
“헉!”
용기사 안젤라의 드라코닉 보우와 화살집을 건네자 하연이의 눈이 놀란 암소의 눈처럼 커졌다.
얼이 빠진 것처럼 활과 화살집을 한참 동안 넋 놓고 바라보던 하연이의 왕방울만한 눈과 찢어질 듯 벌어졌던 입이 점점 작아지며 반달로 변했다.
입과 눈에 스마일이 걸리자 내가 예상했던 대로 아이처럼 방방 뛰며 웃기 시작했다. 1m 이상 높이로 방방 뜨며 광소를 터뜨려 돼 달밤이었다면 광녀로 오해받았을 것이다.
“음하하하하~ 음하하하하~”
한참을 깡충깡충 뛰던 하연이가 내 품에 안기며 얼굴 전체에 뽀뽀를 해댔다. 실성한 것처럼 입술로 얼굴을 문지르자 끈적끈적한 침이 마사지 오일을 바른 것처럼 얼굴 전체를 뒤덮었다.
쪽쪽쪽쪽
“오빠, 사랑해. 죽도록 사랑해.”
“사랑하면 얼굴에 침 묻혀도 되는 거야?”
“네.”
“그럼 나도 침 묻힌다?”
“마음대로 하세요. 온몸에 다 묻혀도 돼요. 호호호호.”
“제정신이 아니구나.”
“당연하죠. 이런 걸 받고 제정신이면 그게 미친년이죠.”
“약속한 건 잊지 않았지?”
“때리세요. 원하는 만큼 때리세요. 밤새 때려도 웃으면서 맞을게요. 호호호호.”
“완전히 맛이 갔네.”
“맞아요. 저 미쳤어요. 호호호호.”
지금 하연이의 모습은 누가 봐도 실성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레전드 아이템을 한꺼번에 두 개나 얻었다. 그것도 아이템 중 가장 중요한 무기와 보조 무기였다. 실성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것이었다.
더군다나 그냥 레전드 아이템이 아니었다. 용기사 사이먼의 홀리메탈 세트와 같은 성장형 레전드 아이템이었다. 방방 뛰는 게 당연했다.
심지어 레전드 아이템보다 더 구하기 어려운 룬(Rune)이 박혀 있었다. 그것도 두 개 모두 유니크 등급으로. 발가벗고 뛰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강화가 안 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퀘스트와 던전, 사냥을 통해 구한 아이템은 강화된 게 없었다.
경매장과 유저간의 거래로 산 아이템이 아니면 강화가 초기화되는지 강화된 아이템을 얻을 수 없었다.
평판 포인트를 소모하게 하려는 환인의 꼼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평판 포인트를 우리처럼 모으는 유저가 없다는 걸 고려하면 아무 생각 없이 만든 규칙일 가능성이 컸다.
“대체 뭔데 그렇게 좋아하는 거야?”
“베르나미의 방에서 용기사 안젤라의 드라코닉 보우와 화살집을 찾았어.”
“우와! 우리 동생 땡잡았네. 축하해.”
“고마워. 언니.”
“하연이 축하 축하.”
“고마워요. 은하 언니.”
하린이와 은하의 축하를 시작으로 쥬디와 세라, 도로시, 나나, 야냐까지 축하가 이어졌다.
하린이가 아닌 하연이에게 용기사 안젤라의 드라코닉 보우와 화살집을 준 건 하린이는 레전드 아이템 북풍의 신녀 세트 아이템을 사용했지만, 하연이는 에픽 아이템인 아마존 푸른 얼음 부족 수정활과 수정 화살집을 사용했다.
또한, 공격속도와 이동속도, 치명타 확률 증가가 하린이보다 하연이에게 더 어울렸다.
하린이는 팀원의 각종 능력을 높여주는 버퍼 스타일이고, 하연이는 오롯이 자기 공격력에 특화한 스타일이었다.
이 때문에 무기와 보조무기가 에픽 아이템인데도 하연이가 하린이보다 원거리 공격력이 앞섰다.
“루피아 자작이 말한 동굴에 가보자.”
“아이템 찾았는데 뭣 하러 가요?”
“누가 또 알아? 더 좋은 게 있을지.”
“설마요?”
“설마가 사람 잡는 거야. 가자.”
루피아 자작이 말한 길을 따라가자 커다란 동굴이 나왔다. 인위적인 흔적이 없는 천연동굴로 500m쯤 들어가자 사람이 산 흔적이 나왔다. 그러나 안젤라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오래전에 사람이 살았던 흔적은 역력했지만, 삭아 부서지기 직전의 낡은 침대와 책상 등 어디서나 흔한 게 구할 수 있는 가구뿐으로 안젤라와 연관된 물건은 단 하나도 없었다.
“오빠, 설마가 설마로 끝나는데요.”
“안 그래도 짜증 나 죽겠는데, 염장 지를 거야? 아이템 뺏기고 싶어?”
“잘못했어요.”
“기분 별로다. 조심해라.”
“넵!”
동굴에 오기 전부터 용기사 안젤라의 드라코닉 보우와 화살집 빼고 또 다른 아이템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베르나미의 방에 아이템이 잔뜩 쌓인 걸 보고 놈이 아이템을 수집한다는 걸 알았다.
동굴에 아이템이 있었다면 놈이 가져다 놓았을 게 분명했다. 그걸 알면서도 다리품을 판 건 안젤라의 또 다른 용기사 세트를 찾을 수 있는 단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연이 말처럼 설마가 정말 설마가 되며 그 흔한 종이 쪼가리 하나 찾지 못하고 터벅터벅 동굴을 나와야 했다.
“나나와 야냐, 세라, 도로시는 동쪽으로 해서 에이다 영지로 가. 우리는 서쪽을 돌며 남은 불개미를 잡으며 갈 테니까.”
“네.”
“만약 위험한 일 생기면 신호탄 쏘아 올려. 바로 소환할 테니까.”
“네.”
10만 마리 가까운 살인 붉은 불개미가 호르빌 평야에 남아있었다. 아크메이지를 잃고, 소드마스터마저 늙어 전력이 예전 같지 않았지만, 에이다 공작 가문의 저력은 아직 다한 게 아니라서 우리가 나서지 않아도 잡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도 발에 땀 나게 뛰어다니는 건 전력이 또 줄어들면 도움은커녕 두고두고 지원해줘야 하는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어서였다.
그리고 일을 시작했으며 끝을 내야 한다. 완벽히 끝내지 않으면 볼일 보고 그냥 나온 것처럼 찝찝함이 사라지지 않았고, 에이다 공작 가문에도 두고두고 큰소리를 치기 어려웠다.
또한, 쏠쏠한 경험치와 불개미 알도 챙겨야 해 힘들고 피곤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기로 했다.
그래서 나와 하린이, 하연이, 은하, 쥬디가 한 팀이 되어 하르빌 평야 서쪽을 돌았고, 나나와 야냐, 세라, 도로시가 한 팀이 되어 3일 동안 동쪽을 돌았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열심히 뛰어다닌 덕분에 지난번 것과 합쳐 일개미 알 2,634개, 톱니 개미 알 1,334, 병정개미 알 857개, 골리앗 병정 알 125개를 모을 수 있었다.
“그런데 오빠 베르나미의 날개는 뭐예요?”
“황금 가루다의 날개와 같은 착용할 수 있는 날개야.”
“가루다 날개보다 빨라요?”
“어.”
“그럼 강화도 돼요?”
“아니.”
“그러면 속도 빼고는 크게 달라진 게 없네요.”
“있어.”
“뭔데요?”
“전투 중에도 사용할 수 있어.”
“헉!”
여왕개미 베르나미의 날개
종류 : 특수 아이템
등급 : 유니크
100레벨 보스 몬스터 여왕개미 베르나미의 날개. 매우 튼튼하고 강력해 태풍도 뚫고 날 수 있음
내구도 : 500/500
최대 속도 : 시속 400km
최대 상승 고도 : 200m
마나 소모량 : 1초에 200
특수 능력 : 순간 가속 – 최대 시속 800km로 비행
(1초에 마나 500 소모, 시간제한 없음)
특이 사항 : 강화 불가
착용 제한 : 없음
날개 형태 : 길이 5m, 폭 1m
착용 방법 : 착용 명령어 ‘착용’ / 해제 명령어 ‘해제’
베르나미의 날개는 가루다의 날개보다 최대 속도가 100km나 빨랐고, 상승 고도는 3배 높은 200m나 됐다.
그리고 순간 가속을 사용하면 마나 소모가 극심하긴 했지만, 최대 800km로 날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전투 중에 사용해도 날개가 사라지지 않아 날개를 단 채로 상대를 공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점도 있었다. 마나 소모가 가루다의 날개보다 4배나 많아 1분만 사용해도 마나 12,000이 사라졌다.
꾸준히 마나에 투자에 10만이나 됐지만, 베르나미의 날개를 사용하면 12분을 날면 추락이었다. 순간 가속은 더욱 심해 4분이면 마나 오링이었다.
하지만 내겐 마나 소모를 50%나 줄여주는 레드 와이번 카르파고스의 망토가 있고, 데미지 3%를 마나로 전환해주는 룬도 용기사 사이먼의 홀리메탈 블레이드에 박혀 있어 몰이 사냥을 할 수만 있다면 온종일 공중에 떠 있을 수도 있었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