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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313화 (31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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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개미 베르나미

313.

「오빠, 불새의 검은 회오리 위력이 빠르게 줄고 있어.」

「하필이면 이럴 때...」

용량을 초과한 불개미의 진입에 불새의 검은 회오리 위력이 빠르게 감소했다. 평지에서 위력이 감소하면 다시 합체해 공격하면 됐지만, 지금은 지하 2층에서 지하 1층으로 올라오는 길을 3분의 2가량 막고 있었다.

새로 만들어 내려보내면 됐지만, 중첩 스킬이 아닌 스킬은 새로 만들면 기존 스킬은 사라졌다.

특급으로 진화하며 이동속도가 3배나 빨라져 다시 그 자리에 내려보내는데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이면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 일개미 수천 마리가 빠져나올 수도 있었다.

준비한 나무라도 많았다면 시간을 벌 수 있었겠지만, 나무도 100여 그루밖에 남지 않아 화염 회오리가 빠진 시간을 메워줄 수 없었다.

「은하야, 영혼 몇 개나 모았어?」

「566만 개 넘어.」

「하린이 옆에 가서 신호 주면 스켈레톤 만들어서 입구에 떨어뜨려.」

「몇 마리나?」

「한 번에 몇 마리나 만들 수 있어?」

「100마리가 최고야.」

「몇 초나 걸려?」

「5~6초.」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100마리씩 만들어서 떨어뜨려. 최대한 빨리.」

「알았어.」

은하에게 암흑의 군주 마지막 스킬 영혼 소환을 사용해 스켈레톤을 만들어 개미굴에 떨어뜨리라고 주문했다.

영혼 소환은 암흑의 군주 탈라한의 영혼 구슬로 흡수한 몬스터의 영혼을 언데드 몬스터로 만드는 스킬로 스켈레톤은 5개의 영혼으로 만들었다.

「시작해.」

- 파티원 은하님이 암흑의 군주 탈라한의 영혼 구슬을 사용해 30레벨 일반 몬스터 스켈레톤 100마리를 만들었습니다. 영혼 500개가 소모됐습니다.

「더 빨리 만들어.」

「이게 최선이야. 더는 안 돼.」

「하아. 그거로는 어림도 없는데...」

「그럼 어쩌지?」

은하가 5~6초마다 스켈레톤 100마리 만들어 개미굴에 떨어뜨렸지만, 심한 레벨 차이로 인해 커다란 호수에 물 한 바가지를 퍼부은 것처럼 효과가 없었다.

스켈레톤은 30레벨 일반 몬스터로 95레벨 정예인 병정개미의 날카로운 이빨에 스치기만 해도 수수깡처럼 박살 났다.

스켈레톤을 개미굴에 떨어뜨린 건 불개미를 잠시 물고 늘어져 시간을 벌어주질 바라서였다. 그러나 현격한 레벨 차이로 단 1초도 버티지 못하고 아까운 영혼만 사라졌다.

「듀라한 만들어서 떨어뜨려.」

「그러면 100마리 만드는데 영혼이 50만 개나 들어.」

「영혼은 다시 모으면 돼. 시간 없어 빨리해.」

「알았어.」

듀라한은 레벨 75 정예 몬스터로 스켈레톤처럼 한 방에 산산이 부서지는 일은 없었다.

100레벨 골리앗 병정과 싸워도 2~3방은 충분히 버틸 힘이 있었다. 듀라한이면 2층에서 1층으로 올라오는 불개미를 잠시 동안 막을 수 있었다.

문제는 듀라한 한 마리에 영혼이 5,000개나 들어 7개월 동안 은하가 고생 고생해 모은 영혼 566만 개가 100번만 소환하면 모두 사라졌다.

- 파티원 은하님이 암흑의 군주 탈라한의 영혼 구슬을 사용해 75레벨 정예 몬스터 듀라한 100마리를 만들었습니다. 영혼 50만 개가 소모됐습니다.

‘검은 회오리. 불새.’

100마리씩 다섯 무리를 떨어뜨리자 2층에서 1층으로 올라오는 불개미의 움직임이 딱 멈췄다.

재빨리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만들어 개미굴로 내려보냈다. 화염 회오리만으로 부족할 것 같아 나도 날개를 활짝 펴고 화염 회오리 안에 들어가 빨려 들어오는 불개미를 블레이드와 방패로 내려치며 전에 있던 자리로 이동했다.

퍽퍽퍽퍽

미친 듯이 칼과 방패를 휘두르며 내려가자 30초도 안 돼 전에 있던 자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후유.」

「고생했어. 오빠!」

「오빠, 이제 올라오세요. 거기 있으면 위험해요.」

「어.」

안도의 긴 한숨을 쉬고 날개를 힘차게 휘저어 개미굴 밖으로 나왔다. 아슬아슬하게 통로를 막았다.

10초만 늦었어도 듀라한을 조각낸 병정개미와 골리앗 개미 수천 마리가 위로 기어 올라왔을 것이다.

100레벨 골리앗 병정 2,000~3,000마리가 몰려와도 두려울 게 없었지만, 불새의 검은 회오리가 있을 때 얘기였다.

불새의 검은 회오리가 없으면 놈들과 붙어서 치고받고 싸워야 한다. 잡는데 시간도 오래 걸렸고, 개미산과 강력한 이빨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는 등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었다.

「은하야, 고생했어. 이제 그만 내려와서 쉬어.」

「응.」

「영혼 몇 개나 썼어?」

「260만 개 넘게 썼어.」

「절반이나 썼네.」

「응.」

지하 도시 바르탄야에 갈 때만 해도 영혼 흡수 확률이 매우 낮아 10마리를 잡아도 1~2개밖에 흡수할 수 없었다.

암흑의 군주 탈라한의 영혼 구슬을 15강으로 강화하며 영혼 흡수 성공 확률이 50%로 증가했다.

영혼 흡수 및 소환 스킬도 중급을 마스터하며 성공 확률이 10%로 늘어나 최대 60% 확률로 죽은 몬스터의 영혼을 흡수할 수 있게 됐다.

확률이 올라가자 순풍에 돛단 듯이 영혼이 모여 목표로 한 1,000만 개에 절반을 모을 수 있었다.

120레벨 정예 몬스터 본 드래곤을 소환하려면 영혼 100만 개만 있으면 됐지만, 보스 몬스터는 10배인 1,000만 개가 있어야 뽑을 수 있었다.

영혼을 쓰지 않고 계속 모은 건 크바시르 공성전을 대비해서였다. 시푸아 가문의 두 소드마스터와 아크메이지를 크바시르 함락에 모두 동원할 계획이었다.

그들 세 명과 시푸아 가문의 힘이면 내가 나서지 않아도 크바시르를 함락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영혼을 모은 건 언제든 변수가 생길 수 있어서였다. 그들에게 기대고 있다가 일이 틀어지면 크바시르만 날아가는 게 아니었다.

내 목숨은 물론 하린이와 하연이, 은하, 쥬디, 레이첼 등 나를 따르는 NPC 모두와 영지까지 날아갔다.

큰 꿈을 꾸려면 비장의 카드 한 장은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위기가 닥쳤을 때 위기를 극복하고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영혼 또 써야 할 수도 있으니까 쉬고 있어.」

「알았어.」

「하린아, 돌이건 나무건 모을 수 있는 건 다 모아.」

「응.」

불새의 검은 회오리 한 개로 5만 마리가 넘는 불개미를 잡았다. 개미굴에 20만 마리가 몽땅 있다면 앞으로 두 번의 더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랐지만, 바라는 마음은 마음이고 준비는 미리미리 해둬야 했다.

「많기도 하네요. 정말 끊임없이 나오네요. 오빠, 몇 마리 잡았어요?」

「9만 마리 넘긴 것 같아.」

「20만 마리 여기 다 있는 건 아니겠죠?」

「그렇진 않겠지.」

하연이의 말에 이마에 주름이 졌지만, 애써 태연한 척 대답했다. 내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면 모두가 동요한다.

조그만 더하면 된다는 말과 너도 할 수 있다는 말은 최악의 희망 고문이었지만, 누군가는 알면서도 듣고 싶은 희망의 말이었다.

다행히 20만 마리가 모두 개미굴에 있진 않았는지, 10만 마리가 넘어가자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덕분에 영혼을 더 쓰지 않고 급히 모아둔 돌과 나무로 올라오는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을 물리치고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교체할 수 있었다.

「마나 채워 줄 테니까 둘 다 내려오지 말고 하린이는 동쪽과 남쪽, 하연이는 북쪽과 서쪽 입구에 놈들 나오려고 하는지 계속 감시해. 그리고 다른 곳에서도 나올 수 있으니까 최대한 넓게 감시하고.」

「알았어.」

‘성자!’

- 파티원 모모님, 하린님, 하연님, 은하님, NPC 쥬디, 세라, 도로시, 나나, 야냐의 생명력과 마나가 모두 회복됐습니다.

숫자가 줄어들었지만, 연기도 함께 줄어들어 놈들이 다른 쪽으로 출구를 뚫을 수도 있었다.

방심하다가 다 잡은 대어를 놓칠 수도 있어 상급 성자로 생명력과 마나를 모두 채워주고 계속 주변을 감시하게 했다.

「오빠, 남쪽 입구에 땅이 들썩여요.」

「나나, 야냐, 잘 지켜.」

「네.」

나나와 야냐에게 메인 출입구를 맡긴 후 황급히 가루다의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올라 남쪽으로 전속력으로 날아갔다.

들썩이는 위치를 확인하자 블레이드를 높이 치켜들었다가 있는 힘껏 땅을 내려쳤다.

‘창공의 검!’

쿠웅

와르르륵

창공의 검으로 내려친 바닥에 균열이 생기며 지진을 만난 것처럼 흔들리다 내려앉았다.

10m 이상 위로 솟구친 개미굴 입구를 스톤 골렘을 이용해 무너뜨렸지만, 안쪽까지 무너진 건 아니었다.

밖에 쌓여있던 돌과 흙이 무너져 통로를 막은 것에 불과했었다. 그런 아슬아슬한 상태에서 내부까지 파고들어 창공의 검이 비어있는 공동에 큰 충격을 주자 땅이 30m 이상 주저앉으며 통로를 완벽히 막아버렸다.

「오빠, 동쪽도 들썩여.」

「알았어.」

‘불새.’

하린이의 다급한 목소리에 남쪽 입구로 날아가며 불새를 날렸다. 불새는 창공의 검처럼 깊숙한 내부까지 충격을 전달하진 못했지만, 근거리와 원거리, 마법 공격력을 합친 수치에 1.75배 곱한 데미지를 반경 10m에 줘 지반이 약한 땅은 한 방에 무너뜨릴 수 있었다.

쿠웅

와르르륵

큰 폭음과 함께 예상대로 땅이 무너지며 입구를 완전히 막았다. 남쪽 입구처럼 주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뚫고 나오려면 하루는 족히 걸릴 피해였다.

「오빠, 빨리 오세요. 여왕개미가 나오려고 하는지 땅이 심하게 들썩여요.」

「불화살과 폭발화살로 입구 무너뜨려.」

「네.」

「쥬디야, 올라가서 베르나미 확인해.」

「네.」

베르나미가 나온다는 것은 개미집을 버린다는 뜻이었다. 연기로 인해 애벌레들이 다 죽고, 집도 완전히 망가져 쓸 수 없게 됐다는 뜻으로 다른 곳으로 옮기려는 게 분명했다.

그렇다면 입구를 무너뜨려 베르나미가 나오지 못하게 막아야 했다. 놈은 다른 곳에 새로운 둥지를 지을 생각이라 기를 쓰고 나오려고 할 것이 분명했다.

나오지 못하게 위에서 막으면 쉽게 놈을 잡을 수 있었다. 발악이 최고조에 달하면 결국 나오게 되겠지만, 그때는 이미 심대한 타격을 받은 상태였다.

100레벨 보스 몬스터를 잡은 지 한 달이 넘었다. 그동안 33번의 전투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33번의 사냥을 통해 NPC의 장비를 모두 레어로 맞췄고, 레전드 아이템 얼음의 여신 니플네임의 수정 장갑을 얻어 하연이가 쓰고 있었다.

실력과 장비 모두 업그레이드된 상태로 놈이 멀쩡해도 잡을 확신이 100%였다. 그런데 지치고 다친 상태라면 손바닥을 뒤집는 것만큼 쉽게 해치울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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