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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310화 (3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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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붉은 불개미

310.

“쥬디야, 저기 공중에 날아다니는 놈들도 개미 몬스터야?”

“잠시만요.”

- NPC 쥬디가 혜안을 사용해 살인 붉은 불개미 수개미의 능력을 확인했습니다.

“수개미예요. 그런데 정예가 아니라 보스 몬스터예요.”

“수개미라고? 내 눈에는 왜 벌처럼 보이지?”

“수개미는 머리가 작고 생김새도 개미보다는 벌에 가까워 많은 사람이 벌로 오인하기도 해요.”

“그렇구나. 그런데 다섯 마리가 모두 보스야?”

“네.”

“몇 레벨이야?”

“80레벨요.”

“그나마 다행이네.”

“그렇죠.”

이름 : 살인 붉은 불개미 수개미

레벨 : 80

등급 : 보스 몬스터

크기 : 체고 75cm, 길이 3.5m

생명력 : 1,500,000/1,500,000

마나 : 100,000/100,000

공격력 : 20,000

방어력 : 8,000

마법 저항력 : 15,000

공격속도 : 300

이동속도 : 450

치명타 확률 : 40%

상태이상 저항력 : 1,000

길이만 100km에 달하는 호르빌 평야를 삼 일에 걸쳐 횡단했다. 황금 가루다의 날개를 사용해 최고 고도 100m에서 최대 속도 300km로 비행하면 불개미의 개미산 공격을 피할 수 있어 호르빌 산맥까지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왕개미 베르나미만 잡는다고 에이다 공작 가문의 안전이 확보되는 게 아니었다.

호르빌 산맥과 호르빌 평야에 있는 살인 붉은 불개미를 모두 잡지 않으면 또 다른 베르나미가 언제 생길지 알 수 없었다.

개미는 바퀴벌레보다도 번식력이 강한 곤충으로 활동 영역도 매우 넓고, 활동성도 매우 뛰어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돌아다녔다.

또한, 숫자가 늘어나면 새로운 여왕개미를 만들어 분가시키는 등 생존력도 아주 강했다.

이런 이유를 떠나 무턱대고 여왕개미가 있는 개미굴로 날아가는 건 자살행위와 같았다.

오스트레일리아 서식하는 흰개미는 높이 6m의 거대한 둥지에 300만 마리가 넘는 대가족이 살았다.

살인 붉은 불개미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어 대책 없이 무작정 갔다간 저글링 러쉬에 악 소리와 함께 죽을 수도 있었다.

최대한 숫자를 줄이며 접근하는 게 안전도 확보, 뒷일도 줄이는 일이라 3일 동안 이동하며 눈에 띄는 불개미는 한 마리도 남김없이 잡았다.

그렇게 도착한 호르빌 산맥 입구에서 탑처럼 불룩 쏟아 있는 커다란 개미굴을 발견했다.

보스가 있는 소굴답게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 수천 마리가 1km 떨어진 지점부터 보초를 서고 섰고, 숫자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일개미가 먹이를 개미굴로 나르고 있었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날개 달린 개미 다섯 마리가 주변을 맴돌며 파수를 보고 있었다.

재미있는 건 파수꾼에 불과한 놈들이 레벨 80 보스 몬스터 살인 붉은 불개미 수개미라는 것이었다.

수개미가 개미 사회에서 찬밥 취급을 받는 신세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명색이 보스 몬스터인데 보초를 서자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오빠, 수개미는 원래 놀고먹다가 결혼비행 끝나면 일개미들에게 모두 쫓겨나거나 물려 죽는 거 아니었어요?”

“맞아.”

“그런데 얘들은 왜 파수를 보죠?”

“일개미들에게 맞아죽기 싫어서 그런가보지.”

“암컷들이 교육 제대로 했네요.”

“그런 건가?”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이말 모르세요?”

“알아.”

“그러니까 잘한 거죠. 안 그래요?”

“그러네.”

일개미는 모두 암컷이었다.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도 암컷으로 개미굴에서 유일한 수컷은 수개미밖에 없었다.

수개미는 암컷을 300만 마리나 거느린 행운아로 진정한 하렘을 실현한 불세출의 곤충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죽을 날만 기다리는 가엾은 신세로 결혼비행에 성공해 새로운 여왕개미를 차지해도 생식기가 뽑혀 죽었고, 여왕개미를 차지하지 못해도 이용가치가 사라져 암컷인 일개미에게 물려 죽거나 밖으로 쫓겨나 굶어 죽거나 천적에게 잡혀 먹었다.

이래죽으나 저래죽으나 죽는 건 마찬가지로 섹스 한 번을 위해 인생을 송두리째 바치는 불쌍한 놈이었다.

‘나도 돈 벌어오지 못하면 수개미 신세가 되는 건가? 무섭다!’

“오빠, 눈에 보이는 숫자만 1만 마리가 넘어. 뚫고 들어갔다간 개미굴에 들어서는 순간 포위당해 죽을 거야.”

“밖에 있는 놈들은 멀리 유인해서 잡고, 안에 있는 놈들은 불을 질러 밖으로 나오게 해서 잡자.”

“입구가 다른 곳에도 있을 수 있잖아? 그러면 여왕개미를 놓칠 수도 있어.”

“그래 봐야 이 근처야. 나오는 거 다 보여. 그리고 여왕개미가 우릴 언제 봤다고 도망치겠어. 안 그래?”

“그렇겠네.”

개미 중에는 출입로를 여러 개 뚫는 개미도 있었다. 그러나 달아날 용도를 뚫는 건 아니었다.

좀 더 편하게 다닐 수 있게 출입구를 여러 개 뚫는 것으로, 메인 출입구 주변에 뚫어 만득이가 공중에서 살피면 한 마리도 달아날 수 없었다.

“하린이와 하연이는 수개미가 나타나면 수개미부터 잡아.”

“예, 오빠.”

“나나는 수개미 나타나면 하린이와 하연이를 돕고.”

“네, 영주님.”

“야냐는 쥬디와 세라, 도로시를 보호하며 뒤로 돌아오는 불개민 있으면 잡아. 단번에 죽이려고 하지 말고 목만 잘라. 그러면 얼만 못 가 죽으니까.”

“네.”

살인 붉은 불개미는 목이 잘려도 바로 죽지 않았다. 강인한 생명력이 원인으로 한참 동안 몸통과 머리가 따로 움직이며 적을 공격했다.

심지어 잘린 머리가 상대를 물고 늘어져 피해를 주기도 해 목이 잘려도 방심해선 안 됐다.

또한, 단단한 외골격과 두꺼운 표피가 레어 방어구 이상의 방어력을 갖추고 있어 머리와 가슴, 가슴과 배, 몸통과 다리를 연결하는 관절 부위가 매우 얇았지만, 끊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의 한계를 초월해 소드마스터가 된 야냐에게 관절을 잘라내는 건 가벼운 손장난에 불과했다.

쌍검 시실리안의 파란 달빛이 푸른빛을 번쩍일 때마다 바람 든 무처럼 싹둑싹둑 잘려나갔다.

휘리릭 휘리릭

휘파람을 연달아 불자 보초를 서던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 백여 마리가 일제히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놈들뿐만 아니라 몬스터와 동물의 사체를 물고 오던 일개미와 톱니 개미 1,000여 마리, 하늘을 날며 불순분자를 찾던 수개미 2마리도 까만 눈을 번뜩이며 나를 쏘아봤다.

“안녕!”

도발 스킬을 사용해도 페로몬 때문에 금세 효과가 사라져 욕을 하는 대신 손을 흔들어주는 것으로 놈들을 유인했다.

인사를 받은 불개미들이 하던 일을 집어치우고 먹이를 발견한 맹수처럼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페로몬과 더듬이를 사용해 동료들을 불렀는지 멀리 떨어진 놈들까지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왔다.

「3.000마리 가까이 몰아간다. 준비해.」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

「너하고 하린이는 보스만 잡으면 돼. 나머지는 내가 잡을 거니까 신경 끄셔.」

「오빠 걱정돼서 한 말이에요.」

「나는 네가 가장 걱정이야.」

「아이씨.」

몬스터를 몰아가는 풀러(Puller)가 되어 1km 후방 언덕 아래에 숨어있는 일행에게 불개미들을 잔뜩 몰아갔다.

투명한 날개가 있어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보다 세 배 빠른 수개미 두 마리가 선두에 서서 따라왔다.

등을 돌리고 꽁지가 빠지도록 달아나자 만만하게 보고 가까이 내려와 개미산을 쏘아댔다.

치이익 치이익

좌우로 스탭을 밟아 요리조리 피하자 나 대신 힘없는 황무지가 지독한 독을 뒤집어쓰며 비명을 질러댔다.

「수개미 두 마리 바짝 뒤따라오고 있어. 왼쪽은 하린이, 오른쪽은 하연이가 맡아.」

「알았어.」

「네, 오빠.」

「바로 공격하지 말고 나나가 디버프와 저주 마법 걸면 그때 공격해. 나나야, 준비됐어?」

「준비됐어요.」

「5. 4. 3. 2. 1. 지금이야.」

- NPC 나나가 80레벨 보스 몬스터 살인 붉은 불개미 수개미 파애드와 스네아트에게 공격력, 방어력, 공격속도, 이동속도, 속성 저항력, 치명타 확률, 회피율, 관통력, 데미지 감소 50% 저하 디버프 마법을 걸었습니다.

- NPC 나나가 80레벨 보스 몬스터 살인 붉은 불개미 수개미 파애드와 스네아트에게에게 기억력 감퇴, 혼란 야기, 주의력 부족, 판단력 저하, 용기 저하 저주를 걸었습니다.

- 디버프와 저주 마법에 걸린 수개미 파애드와 스네아트의 전투력이 60% 이상 감소했습니다.

피융

북풍의 신 보레아스의 폭풍 활을 부러지도록 당기고 있던 하린이가 활시위를 놓자 래틀의 강철 화살이 공기를 찢어발기며 날아갔다.

화르르르륵

이글거리는 화염을 줄기줄기 품어내며 날아간 불화살이 한 점 붉은빛이 되어 파애드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콰앙

“캬아아아악~”

바람의 궁수 네 번째 스킬 불바람이 폭발음과 함께 악마의 시뻘건 불길로 반경 30m를 뒤덮었다.

- 보스 몬스터 수개미 파애드가 폭발로 인해 혼란에 빠졌습니다. 혼란 효과가 사라질 때까지 동료 개미를 공격합니다.

- 수개미 파애드가 화상에 걸렸습니다. 불을 끄기 전까지 3초마다 500 데미지가 지속해서 들어갑니다.

혼란에 빠진 수개미 파애드가 방향을 돌려 뒤따라오던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에게 달려들었다.

동족을 적으로 인신한 파애드는 적개심을 불태우며 입으론 개미산을 뿜어내고, 힘차게 퍼덕이는 날개에선 파랗게 빛나는 바람의 칼날을 날려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 100여 마리를 순식간에 죽였다.

선두에 섰던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이 목숨을 잃자 뒤에 있던 불개미들이 입을 벌려 페로몬을 뿜어냈다.

- 보스 몬스터 수개미 파애드가 페로몬의 영향으로 혼란에서 벗어났습니다.

살인 붉은 불개미는 페로몬을 사용해 소통도 하고, 상태 이상 효과도 제거하는 등 아주 다양한 용도로 사용했다.

다행히 디버프와 저주 마법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지 떨어졌던 능력이 복구되진 않았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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