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의 시대-309화 (309/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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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붉은 불개미

309.

- 살인 붉은 불개미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 389마리가 어지럼증에 걸렸습니다. 어지럼증에 걸린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는 60초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무방비 상태로 인해 60초 동안 데미지가 1.5배 들어갑니다.

-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이 화상에 걸렸습니다. 30초간 2초마다 화상 데미지 800이 들어갑니다.

파멸의 인도자를 가볍게 무시하고 달려오던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이 화염 회오리에 갇히자 어지럼증에 걸려 맥을 못 추고 빙글빙글 돌다 타 죽었다.

살인 붉은 불개미의 약점은 불, 화기(火氣)였다. 얼음 속성에도 피해를 입지만, 워낙 힘이 좋아 관절이 얼어붙으면 힘으로 부수고 움직여 큰 타격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불은 뜨거운 열기가 두꺼운 표피를 뚫고 들어가 연약한 속살까지 익혀 방어구를 입지 않은 불개미는 화기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끼르륵 끼르륵

중앙에서 다가오던 불개미 무리가 화염 회오리에 무더기로 타죽자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이 기다란 더듬이를 비벼 작전을 주고받았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군대가 따로 없네요.」

「군대도 그냥 군대가 아니야. 수십 년 손발 맞춘 정예부대야. 줄 맞추는 거 봐. 매스 게임하는 것처럼 정확하잖아.」

살인 붉은 불개미는 페로몬과 안테나 같은 더듬이 두 가지를 이용해 대화를 주고받았다.

뇌가 작아 대화 내용이 인간처럼 복잡하진 않았지만, 공격과 후퇴, 반격, 속보 등 전투에 필요한 내용은 충분했다.

「큰오빠, 놈들이 산개하고 있어요.」

「정말 영리한 놈들이네.」

「왜요?」

「한 방향으로 몰려오면 불새의 검은 회오리에 몽땅 타죽을 걸 알고 사방에서 포위한 채 공격하려고 흩어지는 거야. 잘 봐. 뒤로 빠져서 무리를 짓고 있잖아.」

「정말이네요.」

「저런 부대 있으면 세계 제패도 하겠다.」

불개미는 탐날 만큼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여 두 번째 공격 진형을 짰다. 더욱 감탄스러운 건 자기가 해야 할 역할도 정확히 아는지 대형 위치에 따라 전후좌우를 살피며 나아갈 방향을 확인하고, 주변까지 정찰했다.

「큰오빠, 놈들이 움직이고 있어요. 절반은 하린이 언니와 하연이 언니, 야냐에게 달려들 기세고, 나머지 절반은 주변을 맴돌며 언제든지 약한 곳을 공격하려는 것 같아요.」

「하린아, 하연아, 뒤로 물러서면서 불새의 검은 회오리 쪽으로 천천히 움직여.」

「네!」

「그렇다고 너무 눈에 보이게 가까이 가진 마. 놈들이 눈치 챌 수 있어. 그러면 또다시 뒤로 물러나 진형을 다시 짤 수도 있어.」

「알았어.」

「야냐, 놈들을 잠시 몰고 다녀. 위험하면 바로 돌아오고.」

「예, 영주님,」

하린이와 하연이가 화살을 날리며 서서히 뒤로 물러서자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이 빠르게 달려들었다.

나도 놈들의 작전에 말려든 것처럼 보여주기 위해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제자리에 고정해놓고 허둥대며 급히 하린이와 하연이에게 다가갔다.

뒤로 물러나는 하린이와 하연이 앞에 서서 삼연격과 리히테나 검술을 사용해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을 공격했다.

파파파파팍

하린이가 화살비로 놈들의 시선을 가리자 하연이가 폭발 화살을 날려 선두에 선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을 흩어 놓았다.

사력을 다하는 것처럼 둘이 손발을 맞추며 슬금슬금 불새의 검은 회오리 쪽으로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을 유인했다.

나 역시 역부족인 것처럼 주춤주춤 물러서며 칼을 휘둘러 놈들을 끌어들었다. 그러자 기회가 생겼다고 판단했는지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들이 3열로 줄을 맞춰 날듯이 달려왔다.

잠시 멈춰서서 나머지 절반이 붙기를 기다렸다.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으려 달려드는 병정개미의 머리를 블레이드로 자르고,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개미산을 원형 방패로 막았다.

치이이익

홀레메탈 원형 방패로 개미산을 막을 때마다 뜨겁게 달궈진 철판에 고기를 올릴 때 나는 소리가 났다. 지글지글 익는 삼겹살 생각에 군침을 꿀꺽 삼키며 불새를 날렸다.

‘불새.’

뒤에 있던 놈들까지 다가오자 달아나지 못하게 후방에 불새를 날린 후 신속하게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불러 가까이 다가온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을 빨아들였다.

끼르륵 끼르륵

함정에 빠졌다는 걸 안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들이 뒤로 빠지려 했다. 그러나 등 뒤는 이미 불새로 불바다로 변해 빠져나갈 곳이 없었다.

하린이와 하연이에게 달려든 병정개미와 골리앗 개미를 잡고, 곧바로 야냐를 따라다니던 놈들을 화염 회오리에 가둬 깡그리 태워죽였다.

- 파티원 모모님이 95레벨 정예 몬스터 살인 붉은 불개미 병정개미 892와 100레벨 정예 몬스터 살인 붉은 불개미 골리앗 병정 95마리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업적 31,413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업적 31,413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연님이 업적 31,413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은하님이 업적 31,413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NPC 쥬디, 세라, 도로시, 나나, 야냐가 경험치 31,413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의 동료 만득이가 경험치 3,141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살인 붉은 불개미 병정개미 알 3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살인 붉은 불개미 골리앗 병정 알 1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살인 붉은 불개미의 개미산 43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근력 프라나 3개와 체력 프라나 3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유니크 등급 경험치 에그 2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레어 아이템 살인 붉은 불개미 골리앗 병정의 단단한 갑옷을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만득아, 먹어.”

“까르릉 까르릉.”

병정개미와 골리앗 병정을 잡고 얻은 유니크 경험치 에그 2개를 공중에 떠서 날개를 퍼덕이고 있는 만득이에게 던져주자 입을 있는 힘껏 벌려 자기 머리만 한 경험치 에그를 한입에 꿀꺽 삼켰다.

- 모모님의 동료 만득이가 21레벨이 됐습니다.

- 새로운 스킬 데미지 반사가 생성됐습니다.

- 경험치 획득량이 10%에서 30%로 대폭 향상했습니다.

- 필요한 경험치 양이 100만으로 초기화됐습니다.

- 21레벨부터 생명력과 마나가 1,000씩 오릅니다.

- 공격력과 방어력은 100씩 증가합니다.

- 그러나 스태미나 는종전과 같이 1레벨에 10씩 오릅니다.

이름 : 만득이

종족 : 만티코어

클래스 : 버퍼

등급 : 유니크

레벨 : 21(다음 레벨 144,670/1,000,000)

충성도 : 100

스태미나 : 300/300 +10

생명력 : 4,000/4,000 +1,000

마  나 : 3,000/3,000 +1,000

공격력 : 300 +100

방어력 : 300 +100

특이 사항 : 레벨이 오를 때마다 특수 능력 향상, 20레벨마다 새로운 능력 개방

경험치 획득 : 모모님이 획득한 경험치의 30% 획득

스킬

1. 생명력 회복 향상 : 모모님의 생명력 회복 속도 21% 향상

2. 데미지 반사 : 모모님이 받는 데미지의 1%를 공격한 적에게 돌려줌

게임 시간으로 만득이를 얻은 지 1년 만에 드디어 21레벨을 찍었다. 만득이 레벨을 올리기 어려웠던 건 등급이 유니크라서였다.

유니크 펫은 능력이 월등한 대신 경험치가 일반이나 희귀 펫보다 몇 배나 많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1년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인스턴트 던전과 사냥터에 데려가고도 고작 21레벨밖에 찍을 수 없었다.

“오빠, 그래도 양심은 있네요. 경험치도 100만으로 내려주고, 획득 경험치도 올려주고, 능력도 대폭 향상해주고요.”

“조련사 계열 유저들 덕분이지.”

“그러게요.”

“미안한데. 한 것도 없이 혜택 봐서.”

“하린이 언니 골렘 술사 되면서 직업 훈련소에 골렘 술사 생겼잖아요. 그거로 퉁 치면 되죠.”

“맞네. 그러면 되겠네.”

조련사 계열 유저들의 빗발치는 원성에 환인이 이례적으로 경험치 에그를 만들었지만, 레벨을 올리는데 필요한 경험치가 여전히 많았고, 어렵게 레벨을 올려도 능력치가 조금밖에 오르지 않아 불만이 잦아들지 않았다.

급기야 조련사 계열 유저들이 단체를 조직해 이번 달 말까지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모두 다른 계열로 갈아타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그 요구를 환인이 수용한 덕분에 조련사 계열도 아닌 내가 득을 보게 됐다.

조련사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동안 먼 산 구경하듯 바라만 보다 혜택을 보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하연이 말을 듣자 우리도 유저들에게 혜택을 줬다는 걸 알게 돼 미안한 마음이 조금은 줄어들었다.

‘누군가가 정당한 목소리를 내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 같은 사람도 혜택을 보게 되지. 그런 사람들이 사회를 좀 더 살만한 세상으로 만드는 것 같아. 게임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됐지만, 현실에서는 도움이 돼야겠어. 받기만 하는 얍삽한 놈으로 살 수는 없지.’

“은하야!”

“응?”

“모모 시큐리티로 사회사업 하는 건 이상하겠지?”

“누굴 돕고 싶은데 그래?”

“사회 운동하는 사람들. 나대신 좋은 세상 만들자고 낮이고 밤이고, 더운 여름이고 추운 겨울이고 거리를 뛰어다니는데, 받아먹기만 하는 건 양심 없는 행동인 것 같아서.”

“정말 좋은 생각이야.”

“미안해서 한 생각이야. 큰 뜻을 품고 한 생각 아니야.”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게 중요한 거야. 어떤 사람은 평생 사람들에게 피해만 주고, 어떤 사람은 그런 사람이 있는지 관심도 없는데, 너는 도울 생각까지 했어. 아주 멋져.”

“그만 비행기 태우고 모모 시큐리티로 할 수 있는지 말해.”

“경호업체로 하긴 그래. 우리만 보호해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지난번에 말했던 레오 재단 설립하면 돼. 돈 넣어놓고 그걸로 지원하면 되니까.”

“비영리 재단?”

“응.”

“1,000억 원 투자할 테니까 잘 만들어 봐. 재단 이사장은 네가 하고.”

“나 혼자 다 하면 욕먹어. 재단은 하린이에게 맡겨. 하린이 그런 일에 관심 커서 잘할 거야.”

“그럼 네가 하린이와 상의해서 처리해.”

“알았어.”

“한 가지 꼭 알아둘 게 있어.”

“뭔데?”

“사회 운동가라고, 사회 운동 단체라고 무턱대고 지원하면 안 돼. 진짜 사람들을 이롭게 하려 노력하는 사람과 단체만 지원해야 해.”

“당연히 그래야지. 정부처럼 검증도 안 된 단체에 기부하는 그런 골빈 짓은 절대 해선 안 되지.”

“또 하나. 사람들 입방아 오르지 않게 잘해. 돈 쓰고 욕먹고 싶지 않아.”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을게.”

“그래.”

조련사 계열 유저들에게 든 미안한 마음이 건전한 사회 운동가를 돕는 재단을 만들게 했다.

시작이 황당하다 못해 배꼽 잡고 웃을 일이었지만, 취지가 나쁘지 않아 강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처럼 어렵게 산 사람들을 도울 계획으로 재단을 만들려고 했다가 잠시 보류됐던 것뿐이라 핑계가 아주 적당(?)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했어. 좋은 일 하는데 누구 때문이면 어때? 좋은 일만 하면 되지. 안 그래?’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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